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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 왕이 된 남자' '댄싱퀸' '건축학개론'...

피에타4.jpg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신작 '피에타'. 22일 뉴욕 최초로 상영된다. 


한국산 최신 영화를 소개하는 제 11회 뉴욕한국영화제 2월 22일부터 24일까지 브루클린아카데미오브뮤직(Brooklyn Academy of Music)의 
로즈시네마에서 열린다.

코리아소사이어티(The Korea Society)와 BAM 시네마테크(Cinematek)가 공동으로 기획한 사흘간의 한국영화제에선 최신 블록버스터, 액션, 
드라마, 로맨틱 코미디,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8편이 상영된다.

오프닝 상영작은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Pieta)’가 선정됐다. 할리우드리포터지는 ‘피에타’에 
대해 “강렬하며, 처음 한 시간 동안 놀라울 정도로 폭력적이었던 영화가 예상치 못한 감동으로 전환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광해3.jpg 광해


‘G. I. 조’로 할리우드 데뷔에 성공한 이병헌이 1인 2역을 맡은 블록버스터 ‘광해, 왕이 된 남자’도 찾아온다. 이외에도 400만 관객을 돌파한 황정민, 
엄정화 주연의 ‘댄싱퀸’, 야생소년과 소녀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늑대소년’, 첫사랑에 대한 향수를 자아내는 ‘건축학개론’도 상영된다.


뉴욕한국영화제를 기획한 조윤정 코리아소사이어티 영화 프로그래머가 상영작품 감상 포인트를 소개한다. 감상 포인트는 2회로 나뉘어
연재할 예정이다.


뉴욕한국영화제@BAM

▶일정: 2월 22-24일
▶장소: BAM Rose Cinema & BAMcinématek(30 Lafayette Ave. 718-636-4100x1). www.bam.org.
▶티켓: $13
▶지하철: 2, 3, 4, 5, B, Q to Atlantic Ave or D, M. N. R to Pacific St.


♣상영 일정

-2월 22일(금)
    오후 7시 피에타 Pieta
    오후 9시 15분 개들의 전쟁 All Bark, No Bite

-2월 23일(토)
    오후 4시 *댄싱퀸 Dancing Queen
    오후 6시 30분 *광해, 왕이 된 남자 Masquerade
    오후 9시 15분 늑대소년 A Werewolf Boy

-2월 24일(일)
    오후 2시 다른 나라에서 In Another Country
    오후 4시 30분 *건축학개론 Architecture 101
    오후 7시 연가시 Deranged


choyoonjung1-small.jpg 조윤정 코리아소사이어티 프로그래머

조윤정의 한국영화 감상 포인트<1>




# 광해 Masquerade

추창민 감독/이병헌, 류승룡, 한효주 출연.


광해4.jpg  광해


줄거리: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또 한 명의 광해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당쟁으로 혼란이 극에 달한 광해군 8년.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으로 점점 난폭해져 가던 왕 광해는 도승지 허균에게 자신을 대신하여 위협에 노출될 대역을 찾을 것을 지시한다. 이에 허균은 기방의 취객들 사이에 걸쭉한 만담으로 인기를 끌던 하선을 발견한다. 왕과 똑 같은 외모는 물론 타고난 재주와 말솜씨로 왕의 흉내도 완벽하게 내는 하선. 영문도 모른 채 궁에 끌려간 하선은 광해군이 자리를 비운 하룻밤 가슴 조이며 왕의 대역을 하게 된다. 왕이 되어선 안 되는 남자, 조선의 왕이 되다! 131분


choyoonjung2-small.jpg 
"본인은 업이 업이다 보니, 영화를 볼 때 진심보다 사심이 잔뜩이다. ‘이 영화는 이래서 성공하겠다, 이것 때문에 실패하겠네’라는 상업성부터 시작한다. 그런 면에서 ‘광해, 왕이 된 남자’ 역시 무사할 수 없다. 일찍이 한국에서의 엄청난 성공을 익히 들었기에 ‘한번 두고 보자’라는 마음이었다. 

‘왕이 된 남자’라... 제목부터 어렵지 않게 내용을 예측 가능케 한다. 하지만 첫 장면부터 내 눈을 사로잡고, 끝까지 맘을 놓지 못하게 만든 것은 힘을 쫘악 뺀 이병헌이라는 배우의 연기다. 배우 경력 20년이 넘도록 처음 도전하는 사극이라니, 왜 이제서야 도전했는지 안타깝기 그지 없다. 


광해2.jpg 광해


이런 이병헌을 언제 봤더라? ‘차도남’이나 ‘G.I. Joe’에서의 식스팩을 자랑하는 국제스타가 아니라, 천덕스럽기 그지없고, 껄쭉하고, 게걸스럽고, 하지만 사람을 휘어잡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이 연기는 과연 이 영화를 볼만한 가치가 100%를 상회하고도 남게 만든다. 그의 연기에 동화되다 보면 과연 이 가짜 왕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한치의 눈도 돌릴 수 없게 만든다. 

실존 인물인 광해는 왕으로 남지 못하고, ‘군’이 된 역사적 비운의 인물이다. 그는 어미를 폐하고, 형제를 살해했다는, '폐모살제(廢母殺弟)'로 폭군에 패륜자로 일컬어져 왔으나, 사실은 원대한 꿈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 정치적인 희생양이었다는 재조명이 최근에 일어나기 시작했다. 작년 대선에 맞춰 한국에서 개봉된 이 영화에서 관객들은 왕이 된 ‘하선’이 보여주는 백성을 위한 진심을 자신들이 생각하는 대선 후보들에게 맞춰보지 않았을까?

이에 맞는 미국영화가 있다. 1993년작인 이반 라이트만의 ‘데이브’(케빈 클라인, 시고니 위버 주연)에서 대통령의 갑작스런 뇌졸증으로 대역을 찾게 되고, 그 또한 무엇이 국민을 위한 최선의 정책인가를 고심하게 된다. 이 두 영화를 비교해 보는 것 또한 쏠쏠한 재미가 될 것이다." (23일 오후 6시 
30분)


# 건축학개론 Architecture 101

이용주 감독/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수지 출연.


건축학개론1.jpg 건축학개론

줄거리: 15년 만에 그녀를 다시 만났다 서른 다섯의 건축가가 된 승민 앞에 15년 만에 불쑥 나타난 서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승민에게 서연은 자신을 위한 집을 설계해달라고 한다. 자신의 이름을 건 첫 작품으로 서연의 집을 짓게된 승민, 함께 집을 완성해 가는 동안 어쩌면 사랑이었을지 모를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 두 사람 사이에 새로운 감정이 쌓이기 시작하는데…1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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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데뷔작 ‘불신지옥’(2010)’이라는 호러 영화로 안타를 친 이용주 감독은 트라이베카 영화제 초청으로 뉴욕을 방문, 우리 기관에서 ‘관객과의 대담’을 가진 바 있다. 소탈하고 털털하고 인상좋은 이 감독은 “감독 데뷔 전부터 공들여 준비해 온 작품으로 10년동안 마음속에 품어온 러브 스토리를 가지고 두 번째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나의 우려심이 발동! 공포영화로 데뷔한 감독이 왠 러브 스토리? 왜? 로맨스 영화의 제목조차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는 ‘건축학개론’이다. 게다가 전문 배우가 아니고, 아이돌 스타가 주인공이라니!

하지만, 이용주 감독은 성공적인 데뷔를 자칫 그르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나의 노파심을 보기 좋게 뒤엎고, 로맨스 영화로는 드물게 400만을 넘는 관객을 동원, ‘2012년 다시 보고 싶은 영화’로 뽑혔다.


건축학개론2.jpg 건축학개론


이 영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첫사랑’이라는 클래식한 감성을 이으면서도 ‘현대’와 ‘과거’를 절묘하게 배치해 신세대와 구세대 관객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었고, 9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 음악과, 배우들의 호연이다.
그리고, 지금은 제주도의 명소가 된 영화 속 ‘승민’이 ‘서연’을 위해서 지은 집은 단순한 영화 속 배경이 아니라 또 다는 주인공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데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  

‘건축학개론’의 캐치프레이즈는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솔직히 내가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누구나 짜릿하게 설레였던 애틋한 감정은 있었을 것이다. 그 대상이 누구였던 간에. 가까워 지기까지, 서로 말을 놓기까지, 손을 잡기까지, 키스를 하기까지, 그러한 순수한 시절의 기억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을 빨아 들인다. 

배우들의 열연도 무시할 수 없는데, 이에 빠질 수 없는 캐릭터가 ‘납득이’이다. 유튜브나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납득이 어록’이라는 말 그대로 그의 등장은 과연 센세이셔널하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노스탤직한 음악을 들으면서 문득 건축공학과 출신인 이 감독이 영화 내내 ‘승민’과 겹쳐 보이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24일 오후 4시 30분)



# 댄싱퀸 Dancing Queen

이석훈 감독/황정민, 엄정화, 라미란 출연.


댄싱퀸5.jpg 댄싱퀸


줄거리: 서울 시장 후보의 아내가 댄싱퀸?! “혹시 가수 해 볼 생각 없어요?” 왕년의 신촌 마돈나 정화 앞에 댄스 가수가 될 일생 일대의 기회가 찾아온다. 하지만 오랜 꿈을 향한 도전의 설렘도 잠시, ‘서울 시장 후보로 출마하게 되었다!’는 남편 정민의 폭탄 선언! 서울 시장 후보의 부인과 화려한 ‘댄싱퀸즈’의 리더 사이에서 남편도 모르는 위험천만, 다이나믹한 이중생활이 시작된다. 1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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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계속 겹쳐지면 필연이 되는 것이다. 꿈은 노력하는 자에게만 이루어진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다시 할 수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기회가 와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잡을 수 없다....등등은 이 영화를 이루는 근본적인 토대이고 뼈대다. 

이 영화는 사실 개연성과 우연성의 남발이다. 이 영화에서 꼼꼼하게 캐릭터의 상호관계와 사건의 연계성, 구조적인 필연성, 정치적인 논리성을 찾으려고 한다면 이 영화를 볼 자격이 없다. 하지만 확실한 소재와 주제, 끝까지 밀고 나가는 추진력 있는 스토리, 중견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력, 화려한 음악과 춤은 이 영화를 아주 매력적인, 볼 가치가 충분한 영화로 탈바꿈해 놓았다.  


댄싱퀸1.jpg 댄싱퀸


배우의 실명 그대로인 ‘황정민’과 ‘엄정화’는 삶의 무게에 지치고 찌들어가는 중년에 우연하게 자신들이 오랜동안 꾸어오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 물론 여기서 우연은 필연의 연속이지만, 이들은 꾸준히 그 준비를 해 오고 있었던 인물임에 주의하자. 사람은 모름지기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아야 한다고, 이들은 갑작스럽게 주어진 자신들의 마지막 기회일 지 모르는 찬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자신에게 중요한 꿈이,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을 깨닫게 되고, 오랜 숙원인 자신들의 꿈 이상으로 더 소중한 것은 자신이 아끼는 사람들과의 소통, 이해, 그리고 양보라는 것을 깨닫고 이에 더 노력하게 된다는 것이다. 


댄싱퀸4.jpg 댄싱퀸


걸쭉한 사투리를 뱉어내는 황정민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가수 출신인 엄정화의 화려하고 섹시한 댄스는 두말해 무엇하랴. 그야말로 눈요기를 톡톡히 한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 이후 두 번째 호흡을 맞추는 두 배우의 찰떡 궁합은 그야말로 덤이다. 가끔은 무장해제를 하고 영화를 보자. 영화 속의 이 사람과 저 사람과의 관계를 파악하고, 이해하느라 박 터지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즐겨보자. 

일상 속에 찌들어 있던 두 주인공이 서울시장 후보와 댄스가수가 되기 위해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며 도전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에게 잊고 살았던 가슴 속 꿈을 상기시켜준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꿈이 있음에도 쉽게 부딪치기 어려운 현대인들에게 순수하게 자신의 꿈을 위하여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남녀, 성별, 나이를 불문하고 큰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다." (23일 오후 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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