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겐하임뮤지엄(Solomon R. Guggenheim Museum)이 일본 근대미술을 탐구하는 특별전을 열고 있다.

지난 2월 15일 시작된 전시의 주제는 ‘구체: 화려한 놀이터(Gutai: Splendid Playground)’.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전위 

미술운동그룹 구체미술협회(Gutai Art Association)의 활동을 회고한다.

이 특별전은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리고 있는 정도련 큐레이터의 기획전 ‘토쿄: 1955-1970: 아방 가르드의 탄생(“Tokyo 1955-1970:The Birth of the Avant-Garde)’과 부분적으로 오버랩된다.

 

 

구체미술협회는 1954년 창단되어 1972년까지 지속되면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스타일로 일본의 미술을 이끌었던 그룹이다.

미술 소재와 표현의 경계를 넘어서며 독창적이며, 실험적인 미술을 추구했던 구체미술협회는 미국의 추상표현주의와 동시대의 미술운동이었다.

구체미술협회는 오사카 인근 지로의 화가 요시하라 지로에 의해 창단됐다. 이후 18년간 총 59명의 화가들이 소속되어 미술운동을 벌였다. 구체(Gutai)는 말 그대로 구체적인 미술 운동이다. 즉, 소재를 직접적으로 미술표현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구체미술은 전후 반성으로 시작됐다. 일본의 군국주의는 제 2차 세계대전 패배로 쓴맛을 보았고, 미국의 지배 하에 일본 사회는 절망에 빠져들었다. 화가들은 이런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기 위해 무언가 새로운 것을 외쳐야 했다. 전체주의에 저항하는 개인주의, 관습에 반발하는 실험이 그 해답이었다. 

 

잿더미에서 창의성은 싹이 텄다. 창단 화가 요시라하 지로는 “이전에 아무도 하지 않았던 것을 하라!”는 슬로건으로 화가들을 부추겼다. 그리고, 미술과 퍼포먼스를 결합했고, 오브제와 창작 과정, 미술과 관람자, 일상의 경계를 무너트렸다. 이로써, ‘구타이’는 인간의 영혼과 자유를 실험하는 민주적인 미술운동이 된다.

 

소재도 깡통, 장난감, 밧줄, 맨발 등 일상생활과 몸뚱아리를 활용하는 구체적인 오브제였으며, 특정 장소 설치작에서는 하늘, 물, 모래, 창호지 등을 사용해 공원과 해변, 또는 폭발로 폐허가 된 장소는 갤러리가 됐다. 구체미술협회는 일본과 세계의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배경 속에서 구체미술운동의 미학인 독창성과 개인주의를 표방한 구체미술협회는 부단한 실험을 지속했다.

 

구체미술협회는 관서지방에서 지역적으로 시작됐지만, 곧 국제 현대미술 운동과 호흡을 함께 하게 된다. 

모더니즘, 극장 디자인 전통 일본축제, 어린이 미술교육 및 전위적인 서예 스타일 등 일본의 국지적인 배경에서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아르 앵포르멜(Art Informel, 유럽에서 미국의 추상표현주의에 대항해 생겨난 형태를 부정하는 제스처 미술), 그룹 제로(Gruppe Zero, 1950년대 독일에서 시작된 반사실주의 그룹) 해프닝(Happenings), 그리고 환경 미술과 동시대의 조류를 구축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1972년 구체미술협회는 요시하라 지로의 사망으로 해산된다.

 

구체미술협회는 1958년 뉴욕의 마사잭슨 갤러리에서 미국 내 첫 그룹전을 열었다. 특별전 ‘구체: 화려한 놀이터’는 구체미술 화가 25명의 회화, 조각, 드로잉, 설치미술, 사진, 벽화, 퍼포먼스 등 145점이 선보인다. 

▶티켓: $22(일반), $18(노인, 학생, 회원), 무료(12세 미만). 오디오 투어 포함. 토요일 오후 5시 45분 이후 ‘마음대로 내세요(Pay What You Wish)’. 목요일 휴관.

▶전시일정: 2월 15일-5월 8일

▶구겐하임뮤지엄: 1071 Fifth Ave.@89th St. 212-423-3500. http://www.guggenhei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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