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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오바마 다녀간 식당...So What!

거북이 서비스, 닭 대신 꿩요리...  '일 물리노(Il Mulino)'  ★★
Il-mulino-bill-clinton-barack-obama.jpg Getty

뉴욕 레스토랑 위크의 장점은 그루폰과 마찬가지로 평상시보다 싼 가격으로 새 식당을 시도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번엔 평소에는 가격이 너무 높아 엄두를 못냈던 새 중국 식당 하카산(Hakkasan)의 런치를 즐길 수 있었다. 이번에는 오래된 이탈리안 식당에 가보기로 했다. 

2009년 9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 점심 식사를 즐겼다는 ‘일 물리노(Il Mulino)’. 워싱턴스퀘어파크에서 한 블록 떨어진 3스트릿에 자리한 아담한 레스토랑이다. 이탈리아 중부 아브루조(Abruzzo) 요리 전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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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점심 무렵, 고객의 대부분은 연로했다. 그리고, 동네 단골들인지 서로서로 인사하는 모습도 보였다. 마치 토리노나 피렌체의 한적한 곳에 있을 법한 홈 스타일 레스토랑이다. 다운타운과 어퍼이스트사이드 외에 시카고, 마이애미, 라스베가스, 아스펜 등지에도 '일 물리노'가 있다. 그러나 다운타운 일 물리노가 30년 가까운 역사를 간직한 오리지널이다.

일 무리노에서 레스토랑 위크 런치($25)를 시도해봤다.

Restaurant Week Lunch at Il Mul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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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코: 입구에 바를 지나면, 이탈리아 수퍼 터스칸 와인 싸사카야(Sassicaia) 박스가 전리품인양 장식용으로 쌓여있다. 낮은 천장에 꽃무늬 도배, 어느 집의 거실만한 다이닝 공간은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콩나물 시루를 연상시킨다. 그나마 하얀 테이블 위에 빨간 장미가 과연 이탈리아 인들의 미감을 반영하는 듯하다.

▶서비스: 일 물리노는 고객 수에 비해 웨이터 수가 절대 부족한 것 같았다. 3코스 점심 식사에 거의 2시간이 걸렸다. 기다림과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워터 보이와 버스 보이는 신속하게 움직였지만, 우리의 보조개 있는 라틴계 웨이터는 아시안 고객에게 윙크는 할 줄 알아도 민첩한 서비스는 부족했다. 와인 소멀리에도 너무 바빠 메인디쉬가 끝나갈 때까지 빈 잔에 와인을 채워주지 않았다. 그래서 디저트와 함께 마시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게다가 메인디쉬로 시킨 치킨 파미지아노는 치킨 대신 송아지 고기(veal)이 나와 당혹스러웠다. 그런데, 웨이터는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Food 

IMG_1764.jpg호박튀김

# 식전 무료 애피타이저: 일 물리노는 식전에 다양한 무료 애피타이저(free starter)를 내준다. 테이블 위엔 이미 호박 튀김(fried zucchini)이 놓여있는데, 사실 이날 런치의 최고 맛이었다. 이외에도 살라미, 파미자노 휠 째 가져와 긁어서 치즈를 한덩어리 준다. 그리고 토마토와 홍합 브루세타(tomato brucetta)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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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미자노 레지아노 치즈
IMG_1767.jpg   IMG_1771.jpg 토마토 브루세타(왼쪽)와 살라미

그런데, 토마토 브루세타가 너무 짰다. 파미잔 치즈의 짠맛은 식욕을 불러일으키지만, 이건 식욕 감퇴용이었다. 웨이터에게 말해주었더니 , 몇 분 후 돌아와 “말해 줘서 너무 고맙다. 나도 먹어봤는데, 진짜 너무 짰다”하며 인상을 찡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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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수퍼마켓 이태리(Eataly)의 와인숍으로 가서 찾아보니, $18.80. 
2병을 사왔다. 일 물리노에선 $65. 식당에서 와인은 보통 3배를 받는다.

# 와인: 우리의 와인 전문가가 리스트를 보더니, 좋지 않은 와인 한 잔에 15달러 지불하느니, 병을 시키는 것이 낫다고 했다. 이탈리아 북부 알토 아디제(Alto Adige) 지역의 소비뇽 블랑 콜트렌지오 프라일 2012($65)를 주문했다. 드라이하고, 상큼, 개운한 맛이 음식과 잘 어우러졌다.

IMG_1776.jpg 카프레세 샐러드

# 애피타이저:  이탈리아 국기색의 간판 샐러드인 카프레세 샐러드(caprese salad)는 두 개의 버팔로 모짜젤라와 토마토, 베이질인데, 토마토가 특히 싱싱했다. 버팔로 모짜렐라는 생각보다 부드럽지 않아 레귤러 모짜렐라 같았다. 

IMG_1775.jpg 투나 카파치오

투나 카파치오(tuna carpaccio)는 하와이산 아히 투나를 종이처럼 얇게 저며 접시에 펼치고, 생강식초 소스를 뿌렸다는데, 맛은 마요네즈 같았다. 참치가 너무 얇아 맛을 느낄 수 없었다. 아무래도 오리지널 비프 카파치오가 맞는 것 같다.

IMG_1782.jpg 빌 파미잔
# 메인디쉬:  1코스 끝내고, 15분쯤 기다려서야 주 요리가 등장했다. 먹음직스럽게 보인 치킨 파미잔(chicken parmesan)은 잘라서 먹어 보니 닭이 아니라 송아지(veal)였다. 웨이터에게 말했더니, 겸연쩍은 표정을 짓고 말았다. 우리는 '괜찮다'고 했지만, ‘닭보다 송아지 고기가 비싼 탓’인지 아무런 사과의 말이나 보너스도 없었다. 닭 대신 꿩인 케이스다. 닭의 튼실한 살이 아니라 얄팍한 송아지 파미잔이라니. ..

IMG_1784.jpg 빌 밀라네즈
내가 시킨 밀라노 스타일 송아지 요리(veal Milanese)는 송아지 고기를 두드려서 얄팍하게(일 물리노는 고기를 얇게 만드는 것이 특기인 듯하다) 만든 후 비프까스처럼 튀겨 그 위에 아루굴라를 얹고, 발사믹 식초를 뿌린 것이다. 오스트리아의 비너 슈니첼같은 요리. 그런데, 비프가스와 샐러드를 한꺼번에 먹는 느낌이라 좀 어색한 어우러짐이었다.

그래도 와인 선택은 잘 한 것 같았다. 주 요리와 잘 어울리는 와인이 다 떨어져가는데, 먼 테이블의 버켓에 있는 와인에 손에 닿질 않는다. 소멀리에도, 웨이터도 눈을 마추치기 어렵다. 동네 단골들을 상대하는 식당이라서일까? 서비스가 너무너무 느렸다. 열심히 물을 채워주는 워터보이에게 와인 잔을 보여주니, 그제서야 소멀리에가 다가와 와인을 부어준다.

IMG_1791.jpg  IMG_1792.jpg 레몬 소베

# 디저트: 밀가루를 쓰지 않은 초컬릿 케이크와 레몬 소베 중 둘 다 레몬 소베를 시켰다. 또, 함흥차사다. 웨이터는 뚱딴지처럼, 내가 초컬릿 케이크를 시켰고, 크림을 만드는데… 어쩌고 한다. 알 수 없는 일이다. 웨이터 한 둘이 결근했을까? 이어 레몬 안에 레몬 소베가 담겼고, 블루베리 핀을 꼽고 나왔다. 

무료 애피타이저 호박 튀김과 이 신선하고, 상큼하고, 개운한 디저트 레몬 소베가 아니었다면, 일 물리노는 정말 물리는 이태리 식당이었을 것이다. 소금 덩어리같은 애피타이저, 늦은 서비스, 잘못 나온 요리, 빽빽한 테이블… 다시 안가도 되는 식당일 것 같다. 아무리 빌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가 맛있게 먹었더라도...


NYC Restaurant Week MENU, Summer 2013


First Course

Caprese Salad
Imported Buffalo Mozzarella with vine ripe tomato and basil

Tuna Carpaccio 
Thinly sliced Ahi Tuna topped with ginger vinaigrette


Entrée

Pesto Gnocchi
Homemade potato gnocchi with fresh basil pesto

Chicken Parmesan
Pounded, breaded chicken breast topped with imported cheese

Veal Milanese
Pounded, breaded veal topped with arugula salad

Striped Bass Sughetto di Fungi
Grilled Striped Bass topped with wild mushrooms


Dessert

Flourless Chocolate Cake
Lemon Sorb


Il Mulino
86 West Third St.(Thompson & Sullivan St.) 
212-673-3783 
http://www.ilmulin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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