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adway Beat <12> 브로드웨이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전쟁터
덴젤 워싱턴, 미셸 윌리엄스, 대니얼 래드클리프, 제임스 프랭코, 토니 콜레트, 마리사 토메이...
브로드웨이 연기로 승부거는 할리우드 스타들
할리우드 스타, 아니 배우들이 브로드웨이에 몰려오고 있다.
영화계 스타는 연기가 부족하더라도, 카리스마와 인기가 있으면 되지만, 진짜 배우들은 연기를 잘 해야 한다. 사실상 진지한 배우들에게 영화 연기는 재미없다. 촬영 장소를 바꾸어가며, 숏을 바꾸어서 찍는 영화는 긴 호흡을 유지하면서 촬영 현장에서 조차도 그 배역으로 살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관객 없이 카메라와 감독, 스탭 앞에서 하는 연기는 긴장감도 떨어지기 쉽다. 대사를 다 외울 필요조차 없는 것이 영화 연기다.
'베니스의 상인'에 출연한 알 파치노 아서 밀러 걸작 '세일즈맨의 죽음'에서 고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그러나, 무대 연기는 다르다. 공연하는 동안 매일 2시간 여 가까이 되는 극 속에서 그 배역으로 살아야 한다. 대사를 잊어버릴 수 없다. 매일 생생한 관객 앞에서 리얼한 연기를 하면서 작가가 창조한 인물로 살게 된다. 이것이 진짜 연기의 맛을 아는 배우들이 브로드웨이를 기웃거리고, 또한 토니상 트로피를 거머쥐어 연기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이유다. 할리우드에 비하면 출연료는 미미하지만, 브로드웨이에서 인정받는 연기자는 배우로서의 수명이 길어지기 마련이다.
제작자로서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브로드웨이 외출이 노다지에 가깝다. 스타들을 캐스팅하면, 투자자들이 몰려오고, 스타를 직접 보기위해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몰려오며 티켓 판매도 푸른 신호등인 것. 그러나, 문제라면 할리우드 스타들은 영화 촬영 일정에서 장기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길어야 3개월 내외 출연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럭키 가이'에서 톰 행크스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에서 스칼렛 요한슨
메릴 스트립, 알 파치노에서 휴 잭맨, 줄리아 로버츠, 니콜 키드만, 톰 행크스, 매튜 브로데릭,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케빈 스페이시, 스칼렛 요한슨, 케이티 홈스, 알렉 볼드윈… 브로드웨이로 나들이를 했던 할리우드 스타들이다.
그리고, 최근 사라 제시카 파커는 오프브로드웨이 연극 ‘펜사콜라의 평범한 사람들(The Commons of Pensacola)’에서 토니상 수상자이자 기네스 팰트로의 엄마인 연극 배우 블리스 대너(Blythe Danner)와 공연한 바 있다. 사실 사라 제시카 파커는 9살 때 뮤지컬 '애니'에 출연했던 브로드웨이 아역배우 출신이다.
The Commons of Pensacola
지금 브로드웨이엔 2014 토니상을 겨냥하는 신작들이 브로드웨이에 속속 올려지고 있다.
덴젤 워싱턴, 미셸 윌리엄스, 제임스 프랭코, 대니얼 래드클리프, 토니 콜레트, 마리사 토메이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브로드웨이 무대를 종횡무진하는 중이다. 토니상 후보에 오르려면, 4월 24일 이전 막이 올라야 한다.
▶덴젤 워싱턴 in ‘태양 아래 건포도’
2010년 오거스트 윌슨의 ‘펜스(Fences)’로 토니상을 품에 안았던 덴젤 워싱턴(Denzel Washington)은 이번 시즌 ‘태양 아래 건포도(A Raisin in the Sun)’로 브로드웨이에 돌아왔다.
1959년 미국 내 아직도 인종차별이 심할 때 흑인 희곡작가 로레인 한스베리가 발표한 ‘태양 아래 건포도’는 10여년 만에 브로드웨이에 리바이벌된다. 이 작품은 시카고를 배경으로 인종차별에 시달리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번 시즌 핫 티켓. 시드니 포에티어 주연 할리우드 영화로도 제작됐던 ‘태양 아래 건포도’는 10여년 전 래퍼 숀 (P. 디디) 콤이 토니상 5회 수상 기록의 오드리 맥도날드와 공연한 바 있다. 6월 15일까지. http://www.raisinbroadway.com
▶미셸 윌리엄스 in 캬바레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의 미셸 윌리엄스(Michelle Williams)는 뮤지컬 ‘캬바레’에서 샐리 보울스 역으로 브로드웨이에 데뷔한다.
‘캬바레’는 1931년 나치즘이 비등하던 베를린의 ‘킷 캣 클럽’을 무대로 19세의 영국 출신 댄서와 미국인 작가의 관계를 그린 1998년 히트 뮤지컬. 미셸 윌리엄스는 샐리 보울스 역을 위해 4개월간 노래와 춤 훈련을 했으며, 베를린에서 원작자 크리스토퍼 이셔우드가 살던 거리를 걷기도 했다고.
‘아메리칸 뷰티’의 샘 멘더스와 뮤지컬 영화 ‘시카고’의 로브 마샬이 리바이벌했으며, MC 역으로 토니상을 거머쥔 브로드웨이 베테랑 알란 커밍이 복귀한다. 4월 24일 스튜디오 54에서 공식 개막된다. http://www.roundabouttheatre.org/shows-events/cabaret.aspx
▶대니얼 래드클리프 in 절름뱅이 이니쉬만
Photo: Johan Persson
블록버스터 흥행영화 ‘해리 포터’의 대니얼 래드클리프도 브로드웨이 극장가에 복귀했다.
연극 ‘에쿠스’와 뮤지컬 ‘비즈니스에서 노력하지않고 성공하는 법(How to Succeed in Business Without Trying)’에 출연했던 래드클리프는 런던에서 초연된 연극 ‘절름뱅이 애니쉬만(The Cripple of Inishmaan)’.
‘해리 포터’로 세계적인 팬을 형성했지만, 성인 배우로서 연기력을 인정받기엔 연극 무대가 최고다. ‘절름뱅이 이니쉬만’은 1934년 아일랜드 인근 섬 아란 군도에서 일어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아란 군도에서 찍은 걸작 다큐멘터리 ‘아란의 남자(Man of Aran’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 대니얼 래드클리프는 주인공 크리플 빌리 역을 맡아 지난해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매진 속에 연기했다. 브로드웨이에선 4월 20일 코트 시어터에서 공식 개막, 14주간 공연된다.
http://www.crippleofinishmaan.com
*브로드웨이는 지금<3> 캐스팅의 묘미: 해리 포터, 노래하고 춤추다
▶제임스 프랭코 in 생쥐와 인간
재난 영화 ‘136 시간’의 제임스 프랭코는 존 스타인벡의 걸작 ‘생쥐와 인간(Of Mice and Man)’에 출연 중이다. 제임스 프랭코는 크리스 오다우드와 호흡을 맞춘다. 캘리포니아 경기 침체 중 일자리를 찾아나선 레니와 조지의 아메리칸 드림이 깨어지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심연을 파헤친 작품이다. 1992년 존 말코비치와 게리 시니즈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제임스 프랭코는 2011년 가을 브로드웨이에서 니콜 키드만과 테네시 윌리엄스 원작 연극 ‘청춘의 달콤한 새(Sweet Bird of Youth)’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무산됐었다.
‘생쥐와 인간’은 4월 16일 롱에이커 시어터에서 공식 개막된다. http://www.ofmiceandmenonbroadway.com
*할리우드 르네상스 맨, 제임스 프랭코
▶토니 콜레트 & 마리사 토메이 in 리얼리스틱 존스씨들
영화 ‘뮤리엘의 결혼식’의 토니 콜레트와 ‘나의 사촌 비니’의 마리사 토메이는 ‘리얼리스틱 존스씨들(The Realistic Joneses)에 출연한다.
퓰리처상 후보자였던 윌 이노(Will Eno) 원작, 연극 ‘세미나’의 샘 골드가 연출하는 이 작품은 성이 같은 두 커플의 삶이 부딪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4월 6일 라이시움 시어터 개막. http://www.therealisticjones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