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맛있는 집 <1> '풍전등화' 만두집 *<Update> 짜장면($3.50)도 맛있는 집
Cheap & Delicious <1> Golden Fried Dumpling, BK
등하불명(燈下不明), 풍전등화(風前燈火)?
돼지+부추만두(5p) $1.25, 야채볶음밥 $3.25, 짜장면 $3.50
요즘엔 심심하면 아이폰의 옐프(Yelp) 앱(APP)을 두드린다.
낯설은 동네에 가서 맛집을 찾는데, 옐프가 최고의 참고자료다. 엘프는 엘리트주의에 사로잡혔던 '자갓 서베이(Zagat Survey)'를 능가하며, ' 새로운 식도락가들의 성경'이 되었다.
얼마 전 동네에서 멀지 않은 치과에 갔다가 대기 시간이 길어져서 옐프를 두드렸다. 김치 냄새 날까봐 점심을 건너 뛰고 갔기에 배가 고파졌다. 금강산도 식후경, 치과도 식후경인 걸...
치료 끝난 후 어디서 먹을까?
브루클린 보로홀 인근에도 인기 햄버거 체인 셰이크섁(Shake Shack, 409 Fulton St.)과 텍사스 바비큐 식당 힐 컨트리(Hill Country, 345 Adams St.)까지 오픈했다. 풀턴 스트릿으로 더 들어가면 본드 스트릿에 뉴욕에서 제일 좋아하게 된 일본라멘집 간소(Ganso, 25 Bond St.)가 있다. 간소의 날개달린 만두는 속도 알차고,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금상첨화다.
간소(Ganso)의 간소 라멘($12)과 바삭한 날개를 자랑하는 교자($7).
그날 오후엔 간소 라멘보다 좀 새로운 곳을 찾고 싶었다. 한식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이 동네에 한식당은 없으니 안타깝다.
옐프를 훑어내려가다 보니 Golden Fried Dumpling이라는 집이 눈에 띄었다. 별이 4개인데다가 리뷰가 좋았다.
허름한(hole in the wall)집이지만, 가격이 엄청 싸고, 맛있다는 칭찬 일색들.
누군가가 MSG를 엄청 쓴다는 리뷰를 하나 올리기는 했지만... 어느 식당에나 불평불만인 옐퍼들이 있다. 이들은 주로 처음이나 1-2회 리뷰를 쓴 이들이라 믿을만한 것도 못된다. 게다가 한식당, 중식당, 일식당 거의 MSG를 쓰고 있으니.
누구나 입맛이다르고, 심지어는 뉴욕타임스나 유력 언론의 비평가들의 편견도 감안해야한다. 그래도 열혈 식도락가들의 여론을 반영하는 옐프는 가장 신뢰가 간다. 다다익선의 여론과 다양한 사진을 참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든 프라이드 덤플링의 돼지고기부추 찐만두($3.25)
만두.
중국식 만두하면, 단성사 옆 신성원의 물만두와 우리 동네 영춘원의 군만두가 제일 맛있는 집으로 기억난다. 속살이 보이는 씨스루 만두피에 고기속이 일품인 물만두와 짜장면과 함께 배달되었던 고소한 군만두의 맛은 추억의 보관함에서 영원히 명품 음식으로 남았다.
뉴욕에서 소문 듣고 찾아갔던 엘름허스트의 라오베이팡 덤플링하우스(Lao Bei Fang Dumpling House, 83-05 Broadway New York)는 실망스러웠다. 중국식 짜장면을 먹은 후 냉동만두를 한 포 사왔지만, 만두피가 너무 두껍고, 돼지고기 부추 속이 인색했다.
등하불명(燈下不明), 등잔 밑이 어둡다. 브루클린의 골든 프라이드 덤플링은 어딸까?
옐프에선 맨해튼 차이나타운의 인기 만두집 바네사 덤플링 하우스(Vanessa's Dumpling House, 118A Eldridge St.)가 지존의 만두집이 되었고, 프로스퍼리티 덤플링(Prosperity Dumplings, 46 Eldridge St.)가 그 뒤를 따르는 중이다.
메뉴를 보니 돼지고기 부추 만두 5개에 1불25전, 80년대 가격인가?
사진을 보니 속이 들여다 보이는 얇은 만두피가 구미를 당겼다. 금요일 오후 5시 경 싼 맛과 사진에 홀려서 가보기로 했다.
# 첫번째 식사, 금요일 오후 5시
Golden Fried Dumplings
192 Duffield Street, Brooklyn
뉴욕시는 현재 공사 중이다. 57스트릿 억만장자의 길을 비롯 곳곳에 크레인이 올라가고 있다. 브루클린도 마찬가지. 풀턴스트릿은 맨해튼 할렘의 마틴루터킹스 불러바드(125스트릿) 격인 메인 스트릿이다. 메이시백화점에 H&M 등 쇼핑몰이 지속되는 풀턴 스트릿과 브루클린 아카데미 오브 뮤직(BAM) 중간 플랫부시 애브뉴에 콘도처럼 보이는 빌딩들이 하늘로 치솟는 중이다. 더필드 스트릿엔 'Abolition Place'라는 이름도 붙여진 걸 보면, 노예해방운동을 했던 발자취가 서려 있는 것 같다.
풀턴 스트릿에서 더필드 스트릿(Duffield St.)으로 들어가면, 셰라톤 호텔과 W 호텔 계열의 Aloft 호텔이 있다. '골든 프라이드 덤플링'은 메트로텍 로드웨이(MetroTec Roadway)와 윌로우비 스트릿(Willouby St.) 사이에 자리해 있다.
브루클린 다운타운의 소도시라 할 수 있는 메트로텍 센터(MetroTec Center)의 고층 빌딩 숲 속에서 이 만두집은 다행히 성당과 자동차 보험회사 사이에 끼인 초라한 식당이다.
메트로텍의 머틀 애브뉴(Myrtle Ave.) 코너를 돌면, 멕시칸 타코 그릴 치폴레(Chipotle), 화이브 가이즈 버거(FiveGuy's Burger)가 당당히 서있다. 골든 프라이드 덤플링은 풍전등화(風前燈火),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운명같은, 나약해보이는 만두집.
골든 프라이드 덤플링은 20여명의 손님이 한꺼번에 식사를 할 수 있을 만큼 자그마하다.
돼지고기부추 만두 5개($1.25), 야채 볶음밥($3.50), 메뉴에서 가장 비싼 것이 새우 볶음밥($5.25)과 샤차 비프 누들 수프(Sha Cha Beef Noodle Soup, $5.25). 세금 포함 가격이다. 식당 분위기나 메뉴도 80년대에서 정지한 듯해 노스탈지어를 풍긴다. 돼지고기 부추 찐만두와 군만두($3.25), 샤차비프누들수프를 주문했다. 세 가지 요리에 $9.75. 세금 포함 가격이다.
허름하지만, 깔끔하다. 벽에 구멍은 없다(hole in the wall). 오픈 키친에서 아주머니들이 열심히 만두를 만드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테이블 식사보다는 테이크 아웃 손님이 많다. 앉아서 먹으면 조금 주눅이 들기 때문일까?
4인용 식탁을 차지하고 앉아서 기다리는데, 귀여운 캐셔와 요리사 아주머니들이 화들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손님이 거스름돈 2달러를 잊고 았기 때문이다. 소리 질러 가는 손님을 불렀고, 거스름돈을 건내주어서 이 작은 식당에는 평화가 돌아왔다.
살코기가 보이는 돼지부추 찐만두는 고기 속이 실했다. 그러나, 군만두는 같은 만두일 터인데도 껍질이 두껍게 느껴졌다. 군만두보다 찐만두가 월등하다. 따라서 식당 이름을 바꾸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만두에도 스리라차 핫 소스를 뿌려먹는 고객들이 많다고.
샤차 비프(沙茶牛肉)는 중국 남부 후지안(福建)과 대만에서 유래한 요리로 쇠고기를 얇게 저민 후 간장, 마늘, 고추가루, 마른 새우와 피시 소스를 섞은 양념장을 발라 조리한 것. 불고기처럼 달착지근하진 않지만, 새우의 풍미가 감미로왔고, 육질도 부드러웠다.
샤차 비프 누들 수프는 국수의 국물이 자작해서 아쉬웠다. 숙주와 베이비 복초이 등 야채도 싱싱하다. 가격이 싸다고 식재료를 싸구려를 쓰는 것 같지않다. 고기는 다 먹었지만, 국수는 남겼다. 만두를 먹고 나니 배가 불러졌기 때문.
# 두번째 식사, 월요일 오후 1시 30분
며칠 후 골든 프라이드 덤플링에 다시 갔다. 새우 만두는 어떨까?
만두 레이디들도 착해보여서 신뢰감이 갔다. 무엇보다도 싸고 맛있는 집이라는 확신이 들어서였다.
새우만두는 물론 돼지부추 만두보다 훨씬 비싸다. 찌거나 굽거나 새우만두 8개에 $5.25. 이렇게 싼집에서 새우가 과연 신선할까? 미심쩍었다. 새우만두탕면은 $4. 착한 가격.
이날은 점심 무렵이라 시티바이크들이 빼곡하게 주차되어 있고, 테이크아웃하기 위해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점심 무렵이라 줄이 꽤 길었다. 번호로 주문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만두 아주머니가 번호로 소리를 지른다.
혼자서 10불 안팎으로 포식할 수 있는 곳, 골든 프라이드 덤플링이다. 이날은 새우만두(8개, $5.25), 핫&사워 수프(Small, $2), 야채볶음밥($3.50). total $10.75.
찐만두는 생강맛이 도는 간장에 찍어먹거나, 핫소스를 뿌려 먹기도 한다.
만두 속이 꽉차있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빈 속도 아니었다. 새우의 양이 적절하고 상당히 신선했다. 중국집에서 공짜로 나오기도 하는 핫&사워 수프는 재료들이 튼실했고, 여느 중국집보다 더 깔끔한 맛이었다. 볶음밥을 먹으면서 '핫 앤 사워 국물'을 다 비웠다.
3불 50센트짜리 야채 볶음밥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런데, 배추, 양파와 당근을 넣고 볶은 밥이 꼬들꼬들했다. 배추도 양파도 넉넉했다. 파를 조금 얹고, 색깔을 보완해서 4불을 받아도 좋으련만, 싸고, 소박하게 만든 볶음밥이다.
그러나 밥알의 맛이 보통 중국집의 날아다니는 쌀과 달랐다. 꼬들꼬들하고, 맛있었다. 여기에 스리랏차 핫소스를 넣어서 비볐더니, 한층 입맛이 살아났다.
세금 포함, 팁도 없이 10불 75센트로 푸짐한 점심을 즐겼다.
다음 번에는 새우 볶음밥과 돼지만두 수프(Pork Wonton Soup, $2)과 새우 볶음밥($5.25)을 시도해보고 싶다. 만두도 , 돼지고기부추 만두 50개들이 한포($13)을 사올 계획이다. 새우만두는 40개 들이가 $23, 비싼 편이다.
더필드 스트릿 개발로 '골든 프라이드 덤플링'이 희생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풍전등화(風前燈火), 사면초가(四面楚歌)의 만두집이 오래 생존하기를 바랄뿐이다.
만두집 옆의 정신적인 지주(?) 성당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한. 더필드 스트릿의 맛집도 오래 지속될 것 같다.
# 세번째 식사, 화요일 오후 2시
풍전등화 만두집에 이상한 애착이 생겼다.
메트로테크라는 도시 속의 도시, 크레인이 돌아가는 브루클린 다운타운의 성당 옆에 의지하고 있는 '골든 프라이드 덤플링'의 싸고, 맛있고, 깔끔하고, 빠른 서비스야말로 미슐랭 스타감이 아닐까?
프랑스 타이어 회사가 홍보용으로 시작한 미슐랭 가이드의 별은 프랑스 심사위원들의 입맛에 맞춘 레스토랑들이 받기 쉽다.
두번 가서 5가지 메뉴를 시도해 봤지만, 짜장면이 궁금했다. 또한, 먹는데 열중하느라 돼지부추만두의 속 사진을 못찍어서 다시 먹어보려고 어느 화요일 오후에 풍전등화 만두집으로 갔다.
코너는 공사 중. 더필드와 윌로우비 스트릿 사이.
점심시간이라 다소 붐볐지만, 10분이 채 안되어 주문 넘버를 불렀다.
식당 인테리어는 허름하지만, 오픈 키친은 깔끔한 편이다.
짜장면(Noodles with Meat & Bean Sauce, $3.50)과 돼지고기 부추만두(Chive & Pork Dumplings, $3.25). 세금 포함 가격.
한국식 중국집 짜장면과는 달리 시큼했으며, 무엇보다도 콩과 쇠고기(?)를 섞어 만든 장이 담백하고, 감칠맛이 있었다. 숙주도 신선하다. 간식용으로 그만. *어떤 날은 짜장면이 매콤하기도 하다.
하지만, 점심 무렵이라 만두를 곁들였다. 돼지부추 만두는 속이 알차다. 다음엔 50개 한포($13)를 사와야할듯.
Dumplings To Go
Golden Fried Dumpling
192 Duffield St. Brooklyn, NY 11201
(718) 522-2836
*지하철 2,3 타고 Hoyt St. 하차. 혹은 A,C 타고 Jay St./MetroTec 하차.
*뉴욕 일본 라멘 베스트 10: 간소, 토토, 잇푸도, 나루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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