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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 New Yorkers


<1> 민형은 Hyung Eun Min


행복을 바느질하는 남자


000min-family-full.jpg 민형은씨 가족, 2014년

5annversary.jpg Made by Min, Hyung Eun

결혼 5주년 기념으로 아내에게 가방을 만들어주었다.

루이x통사의 speedy 25 모방했다... 누군가는 가방을 보고 민비통이라나...

암튼 가방끈 탓인지... 보기가 좋다... 역시 돈을 들여야 하나보네...^^ www.studiomin.com



민형은(Hyung Eun Min, 41)씨는 부인에게 가방을 만들어준다. 딸에게는 스웨터, 모자, 목도리를 짜준다. 

그는 가구도 만든다. TV 받침대를 만들었고, 지금은 자전거도 직접 만들고 있다. 또, 지인의 아기들 백일, 돌사진을 찍어주며, 집들이 선물로 집을 그려주기도 한다.


선물을 정성스럽게 만들어주던 시절이 있었다. 선물을 사서주면, 더 환영받던 때에서 이젠 상품보다 현금이나 선물권을 선호하는 시대가 됐다. 손가락 끝으로 사고, 보내고, 즉각적인 만족을 기대하는 12세기 뉴욕의 디지털족에게 민형은씨는 멸종위기에 놓인 '도구형 인간(호모 파버, Homo Faber)'을 연상시킨다. 만물의 영장인 인류(Homo Sapiens)는 불을 사용해서 문명을 창조한 '호모 파버'가 아닌가? 


민형은씨는 나인 투 화이브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틈이 나면, 아내와 딸, 친구들, 때로는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 가죽을 자르고, 바느질을 하며, 털실로 뜨개질하면서, 자전거를 분해하고, 조립하는 과정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그는 '유희적 인간(호모 루덴스, Homo Ludens)'이기도 하다. 직접 손으로 만들어서 사랑을 표현하고, 행복을 만끽하는 소박한 남자, 그는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형 뉴요커'다. 



min.jpg 자전거를 만들고, 타는 민형은씨


탄탄한 지름길을 두고, 굳이 울퉁불퉁하게 돌아가는 길을 선택할 것 같은 남자. 민형은씨는 자전거로 출근하며 길 풍경을 즐긴다. 날씨가 좋으면 부인 노여사, 딸 주은양과 함께 자전거로 뉴저지 뉴오버펙 파크를 누빈다.


'손가락이 근질거려서 무엇을 해야만 직성이 풀린다'는 일중독자이면서도, 언젠가 첼로와 색소폰도 배우고 밴드에서 연주하고 싶다고 꿈꾸는 사람. 뉴욕의 '빨리빨리' 숨가뿐 리듬 속에서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삶을 음미하는 사람,  우리 시대 느림의 미학을 상기시켜주는 쿨 뉴요커(Cool New Yorker)다. 


민형은씨는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공예과를 지원했으나 낙방했다. 시각디자인과를 1년 다니다 군복무를 마치고, 1997년 뉴욕에 왔다. 2002년 뉴저지시립대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하던 중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노여사'로 부르는 부인과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딸 주은양과 함께 뉴저지 포트리에서 살고 있다. http://www.studi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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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국문화원(Korean Cultural Service, New York)에서 종종 뵈었는데요, 어떤 일을 하시나요?

"처음에는 갤러리 설치와 행사 사진 촬영 등 여러가지 업무를 담당했는데요. 지금은 인사복무/체육등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가방 만드는 건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원래 워낙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데 2012년 제 자전거 새들백(saddle bag, 안장 가방) 사려고 인터넷을 보다가 맘에 드는 것이 없어서 만들어 볼까해서 시작했습니다."


-'민비통'이라는 별명이 있던데요. 

"명품이라고는 루이비통(Louis Vuitton) 밖에 몰라서 루이비통 보스톤백을 똑같이 만들어 봤더니 주위에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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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문제는 안생기나요?

"디자인에 관해서는 저작권 소멸한걸루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회사들이 보스톤백을 만들고 있구요. 그러나, 로고를 사용하면 당연히 걸리구요."


-가방에 자신의 로고를 넣으시나요?

"아니요. 넣고 싶은데 딱 이거다 하는 것이 없어서 아직 못넣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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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비통은 어떻게 제작되나요?

"만들고 싶은 가방과 재질이 결정되면 그때 가죽 리서치를 시작합니다. 한국에서 주문할 때도 있고 맨하탄 가죽가게도 있고요. 좋은 퀼러티를 위해서 독일/프랑스/이태리 가죽 공장에 연락을 해봤더니 미국에 딜러쉽이 없고 개인이 주문하는 소량 단위는 안판다고 하네요 가죽은 일반 커터 칼로 자르고, 취즐이라는 펀칭도구로 구멍을 낸 후 손바느질을 합니다."


-딸 모자, 목도리, 스웨터도 짜신다구요? 

"딸 아이 옷을 만들어 주고 싶은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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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하는 남자! 여자들이 주로 하는 뜨개질을 하실 때 기분은 어떤가요?

"하다 보니 뜨개질 자체가 예술인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실로 얽히고 섥히고 해서 마지막에는 옷이 되는데, 그게 하나의 줄로 처음과 끝이 연결된..."


-부인과 따님의 지난 크리스마스 선물도 만들어주셨나요?

"아니요^^ 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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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무엇을 만드시나요?

"얼마전 아내에게 간단하게 핸드폰하고 카드같은 것 들어가는 손가방을 만들어 줬는데 주위에서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좀 있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문 제작도 하시나요? 

"지금까지는 제 주위에 계신 분들만 제가 만든 것 중에 맘에 들어서 판적도 있는데, 여건이 허락하면 하고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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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도 만드신다고 들었어요.

"집에 가구가 필요해서 쇼핑을 하는데 맘에 드는 것은 너무 비싸고, 그래서 한번 만들어 보자해서 만들었지요. 테레비 받침대를 만들었는데 조희성(*뉴욕한국문화원 큐레이터)씨가 너무 맘에 든다고해서 넘긴 다음 제 것으로 테레비 받침대랑 테이블/벤치도 만들었지요. 최근엔 자전거도 만들어봤어요."


-자전거는 어떻게?

"운동이 절실히 필요한 40대가 되다보니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다가 본격적으로 탄지는 한 2년 되었지요. 그런데 타고난 성향을 못버려서 타는 것보다 자전거 정비등 만드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얼마 전 1985년에 제작된 파나소닉 자전거를 구해다가 다시 도색하기도 하고, 부품을 때서 완전히 청소한 후에 다시 되팔기도 했지요. 자전거 휠 빌딩도 재미있더라구요."



bike.jpg 30년된 프레임으로 다시 만든 자전거



-온가족이 자전거족이시라구요. 어디를 가시나요?

"가족끼리는 주로 뉴저지 뉴 오버펙 공원에가구요. 토요일 새벽 운동으로는 집에서 헨리허드슨, 맨하탄 배터리파크, 브루클린, 세븐레이크 등등 갑니다."


-풀타임 직장인이신데, 언제 작업하시나요? 

"대부분 집에서 작업을 합니다. 주말에도 작업하지만, 돌사진이나 백일사진 등 사진 찍을 일이 있으면 사진도 찍어요. 워낙 아기들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제 딸아이 사진 찍어주다가 아는 지인이 부탁하고, 그 지인의 친구가 부탁하고 해서 사진을 찍어 가죽을 사기도 하고, 모아서 렌즈를 업그레이드 하기도 합니다. 지금은 바빠서 사진은 잘 안찍어요.^^"


-작업하실 때 즐겨 듣는 음악은?

"제이슨 무라츠, 에피톤 프로젝트, 신해철, 퀸, 뉴트롤스, 유재하, 여행스케치, 이적등 좋아하지만 주로 드라마를 봅니다. ㅎㅎ"


-악기도 연주하시는지요?

"기타도 쬐금 치고, 플룻도 불고ㅎㅎ. 40-50대에는 첼로나 소프라노 색소폰을 배우고 싶어요."



totoro.jpg토토로 가방


지난번에 만들어준 아내 가방이 밑에가 조금 낡았길래 안입는 내 바지 가지고 만들었다.

패턴도 그렇고 심심해서 토토로 모양을 넣었는데... 

주은이 왈 "아빠 토토로 가방 내꺼야?" 난중에 주은이 것도 만들어야 할듯...


-취미가 많으셔서 전업작가가 부러우실 때가 있을텐데요.

"갤러리의 많은 작가들을 보며 꼭 전업작가가 아니더라도, 꼭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내가 하고싶은 것을 언제가는 할수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스튜디오 민(http://www.studiomin.com)'을 발전시켜서 아예 크래프트 사업을 론칭하실 계획은 있는지요?

"마음은 이미 날개를 폈죠"


-뉴욕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나 식당은?

"특별히 좋아하는 장소는 없구요. 자전거로 출퇴근하면서 보는 길 풍경을 좋아합니다. 필요하면 사진찍어 두기도 하구요. 식당은... 흠....미식가가 아니라서... CHOPT(*샐러드 바)?"


000mins-bike.jpg 헨리허드슨 파크웨이에서 민형은씨와 부인.


-생활 신조는?

"'웃자'입니다.^^"


-2016년 계획은?

"우선 회사 일 열심히 하구요 머리 속에서 계속 맴돌고 있는 로고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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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씀.

"언제나 일탈을 꿈꾸며 지냅니다.

가방을 만들 때나 가구를 만들 때나집들이 선물로 집을 그려줄 때나 머리 속에 마지막 모습이 그려지면 손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그럴 때면 정말 잠이 오질 않아요머리 속에 떠오른 것을 눈으로 보고 싶어서... 그래서 가끔은 가방을 만들  밤을 새곤합니다.

항상 어릴  소풍가기 전날의 설레임, 100미터 달리기하기  그리고 처음 아내의 손을 잡을 때의 두근거리는 가슴을 나이가 들어서도 가지고 싶은   바램이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밴드에서 공연하고 싶고그림을 그려 선물도 하고 싶고좋아하는 LP 바늘을 올려 음악을 들으며 커피 한잔하며 가방도 만들고 싶고....  하고 싶은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사실 심심해본 적이 거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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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tudiomin.com



000.jpg 뉴욕컬처비트가 새해 PEOPLE의 새 시리즈 Cool New Yorkers(쿨 뉴요커)를 시작합니다.

Cool New Yorkers는 세계 문화의 메카, 다민족의 용광로/샐러드볼, 뉴욕에서 독특하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멋지게 사시는 분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유명한 사회인사나 예술가, 언론에 종종 등장하는 분이 아닐지라도, 라이프 스타일이 우리들에게 영감을 주는 Cool New Yorkers를 찾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추천도 받습니다. Cool New Yorkers로 추천하시는 이유와 연락처를 NYCultureBeat@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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