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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은 뉴욕에서 가까운듯 먼 도시다. 자동차로 다섯시간 거리, 하루 여행으론 빠듯하기에 며칠 작정하고 가야한다. 보스턴은 또한 역사적이며, 학구적인 도시라 이민자에게, 특히 중년의 나이에는 더욱 주눅들 것 같다. 이번 겨울 보스턴에 세번째 가서야 그 참멋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하버드 상아탑을 뒤로 하고 한적한 비컨 힐(Beacon Hill)에 머물며 미술관을 두루 구경했기 때문일 것이다. '문화의 중심' 뉴욕과 거리를 두고 보스턴 특유의 역사와 문화를 탐험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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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공립도서관 인근의 트리니티 교회, 터키 이스탄불의 성소피아성당을 본따 건축됐다.

 

 

<30> 보스턴에서 해야할 것

 

# 보스턴미술관 Museum of Fine Arts, Boston(M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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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에서 성장, 죽음까지 고갱의 걸작이 보스턴미술관에 있다.

 

메트로폴리탄뮤지엄,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 내셔널갤러리(워싱턴 D.C.)에 이어 미국에서 4번째로 규모가 큰 뮤지엄으로 메트뮤지엄과 같은 해인 1870년 창립됐다. 메트 뮤지엄처럼 이집트와 그리스로마 미술부터 유럽, 아시아, 미국, 현대미술까지 백과사전적인 컬렉션을 자랑한다. 

 

고갱의 걸작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는가', 고흐의 '우체부 조셉 물랑의 초상', 길버트 스튜어트의 '미완성 조지 워싱턴의 초상' 그리고 보스턴에서 활동했던 존 싱거 사전트의 벽화와 회화 '에드워드 달리 보이트의 딸들' 등과 엘 그레코, 벨라스케즈까지 명작의 향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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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 회화 8점과 바꾼 구스타브 카유보트의 '욕탕의 남자'.

 

보스턴미술관은 2011년 마네, 르노아르, 피사로, 시슬리, 고갱 등을 소더비 경매에 내놓아 총 2160만 달러에 팔았으며, 프랑스 인상파 화가 구스타브 카유보트(Gustave Caillebotte)의 회화 '욕탕의 남자'(1884)를 1500만 달러에 사들였다. 목욕하는 남자 누드를 사기위해 뮤지엄에 기부된 인상파 화가 8점을 팔았다는 사실이 논쟁이 되었다. 2010년 2400만 달러를 들여 개조를 갤러리 공간을 확장했다. http://www.mfa.org

 

*보스턴미술관 하이라이트 <1>

*보스턴미술관 하이라이트 <2>

 

 

#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뮤지엄 Isabella Stewart Gardner Museum

 

912.jpg 코트야드

 

뉴욕에서 태어나 보스턴 갑부와 결혼한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는 자식이 없었다. 대신 부부가 세계여행을 하며 미술품을 수집하고, 미술가들을 후원한다. 1902년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여사는 베니스의 궁전을 본딴 미술관을 세우고, 자신의 컬렉션을 진열했다. 라파엘로, 보티첼리, 티치아노, 베르메르, 렘브란트, 마네, 드가, 존 싱거 사전트, 윈슬로우 호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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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당한 렘브란트와 베르메르, 프레임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런데, 1990년 3월 베르메르 등 13점, 5억 달러 가치의 미술품을 훔쳐 달아났다. 사건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며, 그림을 도려낸 액자는 빈 채로 남아 있어 관람객들을 애처롭게 한다. 뉴욕의 휘트니뮤지엄을 설계하고, 모건라이브러리를 확장한 박물관 전문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2012년 유리 부속관을 확장했다. http://www.gardnermuseum.org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뮤지엄 가이드

 

 

# 하버드 미술관 Harvard Art Museu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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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미술관의 놀라운 컬렉션, 반 고흐 자화상, 피카소 청색시대...

 

미술관 이름에 복수(Museums)일까? 원래 하버드대학교 내엔 포그 뮤지엄(Fogg Museum, 1895년 설립), 부쉬-라이싱거 뮤지엄(Busch-Reisinger Museum, 1903), 그리고 아서 M. 새클러 뮤지엄(Arthur M. Sackler Museum, 1985)의 3개의 미술관으로 구성됐다. 이중 아시아 미술품 전문관인 아서 M. 새클러 뮤지엄은 중국과 한국미술 전문 큐레이터 로버트 마우리(Robert D. Mowry)씨가 잘 알려졌다.  이 건물은 통로도 좁고 갑갑한 느낌이었는데, 건축물 자체가 혹평을 받아 문을 닫았고 철거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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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니 신관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확장 보수공사를 통해 넓은 로비를 마련했다.

 

역시 박물관 전문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개조, 확장 공사로 2014년 재개관하면서 '뭉치면 산다'로 3개 뮤지엄이 하나로 통합됐다. 대학 미술관이지만, 약 25만점의 소장품 중에 티치아노, 보티첼리, 카날레토, 앵그르, 렘브란트, 세잔, 고흐, 고갱,  피카소, 베크만, 폴락, 로스코 등 메이저 뮤지엄 급의 걸작들이 부지기수다.  한국의 청동 불상, 책거리 병풍과 백남준 기차 조각 'Fluxux Express(1977)도 전시 중이다. http://www.harvardartmuseum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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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투어는 하버드 스퀘어에서 시작한다. 

 

 

# 보스턴 공립 도서관 Boston Public Lib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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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궁전으로 지어졌다는 보스턴공립도서관, 스펙터클하다.

 

뉴욕공립도서관만큼이나 스펙터클하며, 더욱 흥미진진한 보스턴공립도서관. 이유는 건축과 미술의 화려한 만남이기 때문이다. 보자르 양식의 거봉 맥킴, 미드 & 화이트의 찰스 폴른 맥킴이 설계한 구관과 모던 거장 필립 존슨의 신관이 나란히 있으며, 구관에는 존 싱거 사전트 벽화로 꾸며진 갤러리가 따로 있다. 내부에는 코트야드까지... 뉴욕공립도서관의 확장계획이 무산된 것은 다행이지만, 보스턴공립도서관은 걸작 건축물이다. 도서관 안에서 애프터눈 티도 즐길 수 있다. http://www.bpl.org

 

*서민들을 위한 궁전, 보스턴공립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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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nity Church  http://www.trinitychurchboston.org

 

뉴욕공립도서관 인근의 오래된 교회들도 방문해볼만 할 것이다. 구관 건녀편의 트리니티 처치(Trinity Church)는 이스탄불의 성 소피아 성당(Hagia Sophia)를 본따 지은 교회로 늘 보스턴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선정된다 로마네스크 스타일 양식이다.  볼리스턴 스트릿의 올드 사우스 처치(Old South Church) 건물도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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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South Church http://www.oldsouth.org

 

 

# 비컨 힐 Beacon 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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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건축 양식을 그대로 보존한 비컨힐, 가장 아름다운 동네로 선정됐다.

 

보스턴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네로 꼽히며, 스릴리스트(Thrillist)가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네 1위(2위는 뉴욕 센트럴파크웨스트)로 선정한 비컨 힐(Beacon Hill)은 브루클린하이츠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언덕길에 가스등이 있다는 점이 차이라고나 할까. 주택 건축양식은 주로 좌우대칭의 조지안 양식이며, 자갈길 골목(Acorn Street)도 있다. 비컨힐 투어가 따로 있을 정도로 골목골목 길을 여유롭게 걸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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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컨힐의 쇼핑가 찰스 스트릿엔 아기자기한 부티크와 숍이 즐비하다.

 

비컨힐의 센터는 23캐럿 금도금된 돔이 올라간 매사추세츠 스테이트하우스(Massachusetts State House, 1798).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일하는 건물로 보스턴의 센트럴파크 격인 보스턴 커먼(Boston Common)이 내려다 보인다. 가스 가로등이 서있는 찰스 스트릿(Charles Street)엔 골동품숍, 부티크, 커피숍, 레스토랑들이 아기자기 자리해 있다. 가게 이름도 Good, Dress, Black Ink, Artifaktori, December Thief, Holiday Boutique, That;s It! 등 대담하고, 유머러스하다. 이중 란제리 부티크 KM Hudson은 브래지어를 6천개 이상 보유하고 고객 사이즈에 꼭 맞는 브라를 추천해준다고. 시간이 없어서 상담하고, 구입하지는 못했지만 뉴욕에 없는 유니크한 숍. http://katherinemhudson.com

 

 

# 리버티 호텔 Liberty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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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서 럭셔리 호텔로. 차라리 궁전같은 리버티는 보스턴에서 가장 힙한 곳 중의 하나로 떠올랐다.

 

1999년 가을에 친구와 여행했을 때는 다운타운 리츠 칼튼, 2007년 서울예고 하버드대 콘서트 취재차 갔을 때는 찰스 디킨스가 살았었다는 옴니 파커 하우스에 묵었다. 이번에는 교도소를 개조했다는 리버티 호텔로 갔는데, 찰스강 롱펠로우 브리지 옆의 로케이션이 편리했다. 보스턴의 브루클린 하이츠 격인 비컨힐이 이웃하며, 하버드대-MIT와 사우스스테이션을 잇는 지하철(레드라인)이 지나는 요지에 위치해 있다. 

 

교도소라기보다는 성채같은 외관의 리버티 호텔은 8각형의 라운지가 스펙터클하다.  감방을 개조한 객실은 18개에 불과하므로 경쟁이 치열하다. 모던 빌딩보다는 사이즈가 조금 작다. 감옥 모티프 인테리어도 유머러스하다. http://libertyhotel.com

 

*교도소에서 럭셔리 호텔로, 리버티 호텔

 

 

# 타테 베이커리 샥슈카 Shakshuka@Tatte Bakery

 

mousetriangle14a.jpg L.A. Burdick

 

보스턴의 먹거리는 물론 뉴잉글랜드 클램 차우더일 것이다. 그리고,  파뉴일 홀(Faneuil Hall)의 먹거리 시장 퀸시 마켓(Quincy Market, http://www.faneuilhallmarketplace.com )은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보스턴 클램 차우더와 베이글 피자가 명물인듯 하다. 인근의 재래장터 헤이 마켓(Hay Market) 옆에는 필라델피아의 레딩 터미널 마켓같은 실내 먹거리 시장 'Boston Public Market'도 나란히 영업하고 있다. 10여년 전 보스턴에서 런던의 국수 체인 와가마마(Wagamama)를 보고 반가왔는데, 지난 가을에야 맨해튼 에 입성했다. 모두들 뉴욕에 오는 것은 아니며, 가장 빠르지도 않다는 것을 입증한 셈. 

 

또한, 하버드 출신 오바마 대통령과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찾았던 L.A. 버딕 초콜릿이 자리해 있다. 뉴욕에 지점이 오픈하기 전엔 프레시한 쥐 모양 초콜릿을 찾아 갔었다. 이번 여행에선 카페를 공사 중이었다.

 

*뉴햄프셔 시골에서 뉴욕까지, LA 버딕 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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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가장 즐겨찾은 맛집은 빵집이었다. 타테 베이커리(Tatte Bakery)는 아직 캠브리지/보스턴 지역에만 6개의 지점을 갖고 있는, 뉴욕의 메종 카이저(Maison Kayser) 분위기의 베이커리. 비컨 힐의 찰스 스트릿에도, 하버드 스퀘어에도 있다. yelp를 찾아보니 타테 베이커리에서 주목을 끈 것은  샥슈카(Shakshuka)라는 음식이었다. 토마토 소스 안에 계란, 빵과 함께 제공되는 샥슈카는 원래 아랍인들, 특히 리비아, 이집트, 튀니지아, 알제리아, 모로코 지역에서 즐겨 먹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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샥슈카는 미트볼 스파게티에서 파스타 대신, 토스트. 그리고 계란 반숙이 들어가며, 뜨거운 팬에 제공한다.

 

361.jpg 퀸시마켓에도 샥슈카

 

토마토와 피망, 양파와 각종 허브를 넣고 조리한 소스에 달걀 반숙을 넣고, 때로는 미트볼을 넣는다. 단, 접시나 보울 대신 뜨거운 후라이팬째로 나온다. 그리고 토스트한 식빵을 곁들인다. 말하자면, 이탈리안 토마토 소스에 국수(파스타) 대신 빵을 내놓는 퓨전 요리. 샥슈카는 한식이 그리운 외지 여행에 위장을 달래주는 위안식이었다. 처음엔 트래디셔널($12.50), 두번째는 미트볼과 그리스 요거트(labneh, $14.50)을 시도했는데, 미트볼이 역시 든든했다. 타테 베이커리가 뉴욕에 진출하기를 고대해 본다. http://tattebake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