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 신작 2편 뉴욕영화제(9/28-10/15) 초대
제 55회 뉴욕영화제 '밤의 해변에서 혼자' '그후' 상영
홍상수 감독 통산 12편 초청
9월 28일-10월 15일
2017 뉴욕영화제(New York Film Festival)에 홍상수 감독의 신작 2편이 초대됐다.
올해로 55회를 맞는 뉴욕영화제는 '그후(The Day After)'와 '밤의 해변에서 혼자(On the Beach at Night Alone)'를 비롯 총 25편의 공식 상영작을 발표했다.
뉴욕영화제에서 한 감독의 영화 두편이 초청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기도 하다. 이로써 홍상수 감독의 영화 12편이 뉴욕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2002년 '생활의 발견'으로 시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 '극장전' (2005), 해변의 여인(2006), '밤과 낮'(2008), '옥희의 영화'(2010),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자유의 언덕'(2014),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 그리고 지난해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Yourself and Yours)'까지 10편이 뉴욕영화제에서 상영됐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On the Beach at Night Alone) *예고편 https://youtu.be/CwxyZYaswqo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외국의 한 도시에서 여배우 영희(김민희 분)이 유부남과의 연애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포기한다. 지인과 해변으로 놀러가 유부남 생각에 빠진다. 한편 강릉에서 지인들과 술 마시던 영희는 역시 관계 때문에 불편해지고, 홀로 남아 해변으로 간다. 그리고, 사랑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제목은 월트 휘트만의 시 'On the Beach at Night Alone'에서 따왔다. 김민희는 한국 배우 최초로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은곰상)을 수상했다.
그후(The Day After) *예고편 https://youtu.be/El2OdssgPwI
흑백영화 '그후'는 홍상수 감독의 21번째 장편으로 올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아름(김민희 분)은 소규모 출판사에 취직하는데, 그 직장에 다녔던 여성과 결별한 유부남 상사 봉완(권햬효 분)의 아내가 아름을 그녀로 착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그후(The Day After)':10/7 4PM, 10/8 9PM, 월터리드시어터, *홍상수 감독, 김형구 촬영감독 Q&A
-'밤의 해변에서 혼자(On the Beach at Night Alone)': 10/8 6:15PM, 10/9 9PM, 월터리드시어터, *홍상수 감독과 Q&A
Wonder Wheel
뉴욕영화제는 9월 28일 링컨센터 앨리스털리홀에서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마지막 깃발은 날리고(Last Flag Flying)'로 개막되어 10월 15일 우디 알렌 감독이 코니아일랜드를 배경으로 연출한 신작 '관람차(Wonder Wheel)'로 막을 내린다. 올 초청작에는 이외에도 토드 헤인스의 '원더스트럭(Wonderstruck)', 기요시 구로사와의 '사라지기 전에(Before We Vanish)', 클레어 데니의 '밝은 햇살(Bright Sunshine), 아그네스 바르다의 '얼굴들 장소들(Faces Places)',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희망의 이면(The Other Side of Hope)', 아그니츠카 홀란드의 'Spoor/Pokot' 등이 상영된다.
수상하지 않는 비경쟁 영화제인 뉴욕영화제는 본 영화제 이외에도 특별행사, 다큐멘터리 스포트라이트, 리바이벌, 콘버전스, 프로젝션 등으로 나뉘어 18일동안 진행된다. https://www.filmlinc.org/nyff2017
Interview Flashback: Hong Sangsoo
홍상수 감독 2004 뉴욕영화제 기자회견
"내 영화는 자전적이다"
2010년 MoMA에서 열린 'Yeonghwa: Korean Film Today'에 '다른 나라에서' 상영 후 홍상수 감독이 관객과 대화를 하고 있다.
*다음은 2004년 10월 '남자는 여자의 미래다'로 뉴욕영화제에 초대됐던 홍상수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완한 것입니다.
뉴욕중앙일보(2004/10/08)
홍상수 감독은 특히 뉴욕 비평가들의 총애를 받아왔다. 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에서 발행하는 필름 코멘트(Film Comment)와 문화 비평주간지 빌리지 보이스(Village Voice)에서는 '강원도의 힘' '생활의 발견' '극장전' '오! 수정' '우리 선희' 등을 미국 내 개봉되지 못한 걸작으로 선정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브루클린아카데미오브뮤직(BAM)은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오! 수정'까지 홍 감독의 영화 4편의 회고전을 열어 그의 작품세계를 조명하기도 했다. 뉴욕국제영화제는 2년 전 '생활의 발견'을 초대 상영했으며 올해에는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랐던 신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로 다시 홍감독을 초대했다.
지난 10월 4일 오후 홍감독은 링컨센터 앨리스털리홀에서 '여자는...' 시사회 이후 기자회견을 가졌다.
2004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로 뉴욕영화제(NYFF 2014)에 초대된 홍상수 감독이 비평가와 토론하고 있다.
▶당신의 영화는 자전적인가?
"내 영화에는 교수나 감독들이 등장해 흔히들 그런 질문을 한다. 내 모든 영화들이 자전적이라 할 수 있다. 나는 필터없이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영화 속에 담기 위해 내가 아는 주변 인물들을 선택한다."
▶영화 속에 음악이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유는?
"장편 영화를 찍으면서 음악 사용하는 것을 지극히 두려워했다. 음악을 깔면 관객들은 음악에 빠져버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절제했다."
▶왜 제목이 '여자는 남자의 미래인가?' 페미니스트 제목같은데.
"영화 시작에서 주인공 선화(성현아)는 남자들(유지태.김태우)의 과거에서 존재하다가 다음에는 현재 속에서 남자들의 의식을 지배한다. 다음에는 그들이 찾아가는 미래가 된다. 움직임 자체가 여자가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나?"
▶마지막 장면이 미완성인 것처럼 보인다. 왜 그런가?
"오픈된 결말이다. 미래가 어둡기 때문일 것이다."
▶왜 유지태의 아내는 영화에 등장하지 않나?
"마지막 장면 전에 문호가 집으로 돌아가 백일몽을 꾸는 장면이 있다. 만일 자신이 선화와 결혼했다면 하고 몽상하는 장면이다. 긴 장면인데 계절상 문제가 있어서 편집 때 잘라냈다."
▶왜 당신의 영화는 롱숏과 롱테이크가 많은가?
"내 영화는 남녀의 관계를 주로 그리고 있다. 관계를 설정하기 위해 롱 숏을 즐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태극기를 휘날리며'에 이어 '스캔들'도 개봉된다. 당신의 영화는 왜 미국에서 개봉되지 않나?
"아무도 사지 않기 때문이다."(웃음)
▶한국에서의 흥행 성적은?
"차차 좋아지고 있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약 40만명의 관객이 들었다."
박숙희 기자
nysuki@joongangusa.com
홍상수 영화 연보
The Day a Pig Fell into the Well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1996)
The Power of Kangwon Province (강원도의 힘, 1998)
Virgin Stripped Bare by Her Bachelors (오! 수정, 2000)
On the Occasion of Remembering the Turning Gate (생활의 발견, 2002)
Woman Is the Future of Man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4)
Tale of Cinema (극장전, 2005)
Woman on the Beach (해변의 여인, 2006)
Night and Day (밤과 낮, 2008)
Like You Know It All (잘 알지도 못하면서, 2009)
Jeonju Digital Project "Visitors": Lost in the Mountains (어떤 방문: 첩첩산중) (short film, 2009)
Hahaha (하하하, 2010)
Oki's Movie (옥희의 영화, 2010)
The Day He Arrives (북촌방향, 2011)
List (리스트) (short film, 2011)
In Another Country (다른 나라에서, 2012)
Nobody's Daughter Haewon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2013)
Our Sunhi (우리 선희, 2013)
"Hong Sang-soo": Venice 70: Future Reloaded (홍상수 베니스 70: 미래 리로디드) (short film, 2013)
Hill of Freedom (자유의 언덕, 2014)
Right Now, Wrong Then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2015)
Yourself and Yours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2016)
On the Beach at Night Alone (밤의 해변에 혼자서, 2017)
Clair's Camera (클레어의 카메라, 2017)
The Day After (그후, 2017)
홍상수의 영화사상 걸작 10편
영국의 영화 전문지 '사이트&사운드(Sight & Sound)'가 2012년 영화 사상 위대한 영화 250 (Greatest Films Of All Time)의 순위를 발표했다. 다음은 홍상수 감독이 선정한 영화사상 걸작 10편.
아틀란테 L'Atalante(1934) 장 비고 Jean Vigo
항구를 떠나는 배 Boat Leaving the Port(1895) 루이와 오귀스테 뤼미에르 Louis et Auguste Lumière
익사에서 구조된 부뒤 Boudu Saved from Drowning(1932) 장 르누아르 Jean Renoir
초여름 Early Summer(1951) 오즈 야스지로 Ozu Yasujirô
녹색광선 The Green Ray(1986) 에릭 로메르 Eric Rohmer
탈출한 남자 A Man Escaped(1956) 로베르 브레쏭 Robert Bresson
북극의 나누크 Nanook of the North(1922) 로버트 플래허티 Robert J. Flaherty
마자린 Nazarín(1958) 루이스 브뉘엘 Luis Buñuel
오르뎃 Ordet(1955) 칼 데오도르 드라이어 Carl Theodor Dreyer
청년 링컨씨 Young Mr. Lincoln(1939) 존 포드 John Ford
홍상수 감독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 영화과를 중퇴한 후 캘리포니아 미술공예대학(California College of Arts and Crafts) 졸업 후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 귀국 후 SBS-TV '작가와 화제작'의 PD로 일하다 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데뷔했으며, '하하하'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상(2010), '우리 선희'로 로카르노 영화제 은표범상(감독상, 2013),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로카르노영화제 황금표범상(대상, 2015)을 수상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건국대 영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상수 영화는 왜 나를 슬프게 하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