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의 심포니 제 5번과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
영화 음악: 구스타프 말러와 '베니스에서의 죽음'
뉴욕필 시즌 개막 콘서트 말러 '심포니 제 5번' 연주
9/22, 23 콘서트 프로그램
뉴욕필하모닉이 9월 19일 2017-18 시즌 오프닝 갈라 콘서트에서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의 심포니 제 5번을 연주했다.
새 음악감독 야프 판 즈베덴과 뉴욕필은 22일과 23일에도 교향곡 제 5번을 선사할 예정이다.
*Luchino Visconti Morte a Venezia 1971<YouTube>
'베니스에서의 죽음'
말러의 심포니 제 5번은 영화음악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제 5번 중 4악장 '아다지에토'는 이탈리아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Morte a Venezia, 1971)'에 사용되어 더욱 유명해진 작품이다. 독일작가 토마스 만(Thomas Mann)이 쓴 단편소설 '베니스에서 죽다(Der Tod in Venedig)'를 원작으로 한 영화 '베니스에서 죽다'는 노년의 음악가 구스타프 폰 아센바흐(더크 보가트 분)가 베니스에서 요양 중 미소년 타찌오(비욘 안드레센)에게서 완벽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도취되어 콜레라에 감염된 베니스에서 숨을 거둔다는 이야기.
'베니스에서의 죽음'
영화 '베니스에서 죽음'은 독일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 독일 작가 토마스 만, 이탈리아 감독 루키노 비스콘티라는 유럽의 예술(음악, 문학, 영화) 거장들이 성취한 걸작의 결정체다.
토마스 만은 동성애 성향이 있었고, 1912년 발표한 소설 '베니스에서 죽다 '에서 주인공은 작가다.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은 주인공의 직업을 음악가로 바꾼 후 1911년 사망한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제 5번을 주제 음악으로 사용했다.
'베니스에서의 죽음'
시한부 인생을 사는 독일 작곡가 구스타프는 베니스 옆 리도섬에 요양하러 갔다가 호텔에서 조각같은 미모의 폴란드계 소년 타찌오에 반한다. 노년의 구스타프는 그에게서 정신적인 미와 관능적인 미가 결합된 완벽한 아름다움을 발견한 것이다. 물의 도시 베니스는 콜레라가 창궐해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지만, 구스타프의 열정은 깊어가며 타찌오가 있는 베니스를 떠날 수 없다. 호텔 로비에서 레스토랑, 베니스 골목과 리도 해변까지 타찌오를 따라간다.
'베니스에서의 죽음'
타찌오 가족이 떠나기 전 구스타프는 마지막으로 젊은 날로 복귀하기 위해 화장을 하고 바닷가에 앉아 타찌오를 바라본다. 타찌오는 친구와 노닐다가 바다으로 걸어간다. 타찌오는 바다에서 구스타프를 향해 미소지은 뒤 팔을 들어보인다. 그 모습이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를 연상시킨다. 해변가엔 카메라가 서있다. 구스타프는 타찌오에게 손을 흔든 후 숨을 거둔다.
'베니스에서의 죽음'
이 마지막 바닷가 시퀀스에서 4악장 아다지에토가 서정적으로 흘러나온다. 죽음을 앞둔 노년 작곡가의 예술적 고뇌와 육체적인 열망을 상징하는 타찌오는 비스콘티 감독에겐 완벽한 예술영화의 상징인듯 하다. 해변에 서있는 카메라는 비스콘티일 것이다. 타찌오가 바닷 속으로 들어갈 때 입은 튜닉 가운 역시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던 고대 그리스 문화에 대한 오마쥬처럼 보인다. '베니스에서 죽음'은 처절할 정도로 아름다운 비극이다.
'베니스에서의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