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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 리코 돼지구이 '퍼닐(Pernil)'

뉴욕 남미식당 릴레이 <1> 푸에르토 리코: 소프리토(Sofr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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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벌거벗은 도시엔 800만개의 이야기가 있으며, 이것은 그중 하나였다.

(There are eight million stories in the naked city; this has been one of them.)"


줄 닷신(Jules Dassin) 감독의 뉴욕 배경 범죄 영화 '벌거벗은 도시(The Naked City, 1948)'에 나오는 명 대사다. 


2010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다민족의 샐러드 볼' 뉴욕의 인구는 817만명이다. 실제로 불법체류자와 유동인구를 합치면 천만은 거뜬히 넘길 것이다. 인종별로는 백인(44.6%), 히스패닉(27.5%), 흑인(25.1%), 아시아계(11.8%) 순이다. 그중 히스패닉(중남미계) 인구는 230만명으로 북미 최대의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이 모여사는 도시이기도 하다. 그들의 모국어인 스페인어가 미국의 제 2국어가 될 정도로 히스패닉 인구는 급증하고 있다. 특히 뉴욕의 공공기관, 병원, 서비스 기관 등지에서 스페인어 서비스는 이제 필수가 됐다.


남미인들의 게으를 정도로 느긋하고, 낙천적인 기질에는 따뜻한 기후와 토양, 그리고 가족 중심주의적인 종교적 성향도 있는듯 하다. "먹는 음식이 곧 몸이 되고, 마음이 된다"는 말도 있다. 실제로 뉴욕의 남미 출신 이민자들 상당수가 식당 키친에서 일하고 있고, 우리는 그들이 닦은 그릇에, 그들이 조리한 요리를, 그들이 배달한 음식을 먹고 있다. 뉴욕에 온지 22년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기본적인 스페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음식, 식당 메뉴부터 스페인어, 남미 문화와 친숙해지는 것도 좋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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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인들의 주식 플렌테인은 바나나 사촌으로 조리해야 한다. 유카(카사바)도 갈아서 각종 요리의 식재료로 사용된다.


# 플랜테인은 사촌 바나나처럼 영양소가 풍부하다. 비타민 A, C, B6와 철분, 마그네슘이 풍부하다. 플랜테인은 면역체계를 증진시키며, 섬유소가 많아 소화를 돕고, 두뇌기능을 향상시키며, 혈압 저하 효능이 있다.  


# 유카(카싸바)엔 비타민 C, 엽산이 풍부하다. 비타민 C는 콜라겐 생산을 도와준다. 비누, 로션, 샴푸에 유카 성분이 들어가는 것도 그런 이유다. 유카는 또한 면역체계를 증진시키며, 당뇨병 예방 효능에, 관절염 통증을 완화해주며, 천연 SPF라할 만큼 자외선 차단 효능이 있다. 


# 아보카도(Avocado)에는 비타민 C, E, K, B-6, 마그네숌, 엽산, 나이아신, 리보플라빈이 풍부하다. 아보카도는 시력을 강화하며, 암과 관절염 예방, 소화기능을 증진하고, 우울증 감소, 해독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의 맛집 하면,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타이 등 인기 레스토랑들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뉴욕처럼 남미 대륙의 음식들을 고루 맛볼 수 있는 도시도 흔치 않을 것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멀 수도 있는 남미는 브라질의 아마존 정글, 페루의 마추피추,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멕시코의 칸쿤 등 유명 관광지 외에 여행자들이 발굴한 숨은 명소도 무궁무진하다. 유럽의 문명화된 대도시들과는 다른 광활한 대륙, 자연의 멋이 남미에 펼쳐져 있다. 


스페인어를 배우기 전, 버킷 리스트에 올린 남미 여행 이전, 먼저 음식으로 남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남미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세계음식의 메카' 뉴욕의 푸에르토 리코, 도미니카 공화국, 에쿠아도르,  쿠바, 아르헨티나, 브라질, 페루, 자메이카, 베네수엘라 음식과 식당을 릴레이로 소개한다.



# 뉴요리칸 Nuyorican : 푸에르토 리코 Puerto R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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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 리코 출신 가수 마크 안소니와 제니퍼 로페즈, 리키 마틴, 배우 베네치오 델 토로, '해밀턴' 창시자 린 마누엘 미란다.


올 가을 허리케인으로 초토화된 카리브해의 섬나라 푸에르토리코, 뉴욕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까마득하게 먼 나라였다. 그런데, 어학원 기숙사의 경비원들이 모두 푸에르토리코 이민자들이라 놀랐던 적이 있다. 알고 보니 푸에르토 리코는 미국의 자치령으로 모든 국민이 시민권자들이며, 뉴욕에서 히스패닉 중 대다수를 차지한다.


뮤지컬 '해밀턴'의 귀재 린 마누엘 미란다(Lin-Manuel Miranda), 가수 제니퍼 로페즈(Jennifer Lopez)와 마크 안소니(Marc Anthony), 리키 마틴(Ricky Martin), 호세 펠리치아노(José Feliciano), 배우 베니치오 델 토로(Benicio del Toro), 뉴욕영화제 전 디렉터 리처드 페나(Richard Peña), 그리고 연방 대법관 소니아 소토마이어(Sonia Sotomayor)가 푸에르토리코 계다.

뉴욕의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을 '뉴요리칸(Nuyorican)'이라 부른다. 2012년 센서스에 의하면, 뉴요리칸은 72만여명으로 히스패닉 중엔 33%로 절대 다수이며, 뉴욕시 인구의 8.9%에 달한다. 



'국가가 아닌 국가' 푸에르토리코의 간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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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2년 크리스토퍼 컬럼버스가 미 대륙을 발견한 후 스페인의 식민지가 된 푸에르토 리코(Commonwealth of Puerto Rico)는 '부유한 항구(rich port)'라는 뜻이다. 1898년 미국과 스페인 전쟁 때 미국으로 할양된 후 1952년 괌과 사이판처럼 독립된 국가가 아니라 미국의 자치령이 되었다. 푸에르토 리코인들은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투표권은 없다. 국가 원수는 미국 대통령, 푸에르토 리코 주지사(총독)가 내정을 담당하며, 국방과 외교는 미 연방정부과 주관한다. 


때문에 국가의 정체성 자체가 위기에 놓여있다. 2012년, 2017년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는 주민투표에서 찬했지만, 미국 의회의 승인을 거치지 못한 상태다. 빚더미에 쌓인 나라를 인수하는 것도 골치거리일 터이니. 푸에르토 리코의 면적은 제주도의 5배에 가깝고, 인구는 340만명으로 관광산업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으로 이주자들이 증가하면서 인구는 감소 중이다.  



푸에르토 리코 식당: 소프리토 Sofr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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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푸에르토 리코 식당 셰프/오우너 프랭크 말도나도와 그의 대표 요리인 퍼닐(Pernil). 


뉴욕에선 매주 6월 두번째 주 일요일 푸에르토리칸 퍼레이드가 열린다. 2000년 센트럴파크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으로 푸에르토리칸 데이는 악명높은 날이 되었다. 뉴요리칸들이 파티 애니멀임을 입증하는 레스토랑이 소프리토(Sofrito, 400 East 57th St.). 맨해튼 부자동네에 자리했던 레스토랑 소프리토는 인테리어와 음악이 나이트 클럽처럼 고급스러웠다. 가수 제니퍼 로페즈와 퍼프 대디, 배우 제이미 폭스, 농구스타 카멜로 안소니(Camelo Anthony)와 모델 부인 랄라(Alani "La La" Vazquez)가 즐겨 찾았다는 소프리토에 두 차례 가보았다.  


소프리토는 2015년 허드슨강과 조지워싱턴 브리지가 보이는 전망좋은 업타운(679 Riverside Dr.)으로 이전했고, 업스테이트 뉴욕 화이트플레인스에도 지점이 있다. 레스토랑 이름 소프리토(sofrito)는 마늘, 양파, 파프리카, 토마토에 올리브 오일을 넣은 매콤한 양념 소스로 여러 음식에 감초처럼 들어간다.http://sofrito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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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57스트릿@2애브뉴 시절 디스코 클럽같은 소프리토엔 남미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푸에르토리코는 토착 인디언 원주민 타이노(Tainos), 식민통치를 했던 스페인, 아프리카, 그리고 미국과 최근에는 중국 이민자들이 유입되며 아시안 요리 영향을 받았다. 한인 수퍼마켓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뿌리 채소 유카(카싸바)를 비롯 열대 과일 구아바, 파인애플, 스페인 요리인 빠예야가 인기있으며 식재료로 콩과 밥, 돼지고기, 올리브, 양파, 마늘을 주로 쓴다. 아프리카 노예들이 유입되면서 푸에르토 리코에 튀김 음식을 소개했다. 코코넛, 오크라, 타마린드, 얌, 깨, 피존콩도 원산지는 아프리카다. 

 

남미 식당에서 두루 볼 수 있는 '쿠킹 바나나' 녹색 플랜테인(Plantain)은 바나나 사촌이지만, 과일처럼 그냥 먹을 수는 없고, 조리를 해야 한다. 모퐁고(Mofongo)는 플랜테인을 튀겨서 으깬 다음 나무 통에 넣고, 돼지고기, 육수, 마늘, 소금, 오일을 넣고 비빈 음식으로 속 재료는 소고기, 닭고기, 새우, 야채 등 우리 비빔밥처럼 무궁무진하다. 원래 푸에르토 리코의 대표음식이었으나, 도미니카공화국으로 가서 더 인기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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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마리가 나무처럼 꽂혀 나와 마치 언덕같은 퍼닐과 비둘기콩밥, 플란테인 튀김(마두로스), 엠파나다(오른쪽 위), 스페인 요리 해산물 빠예야(아래).


소프리토의 셰프/오우너 프랭크 말도나도(Frank Maldonado)는 푸에르토 리코의 식당을 운영하는 가정에서 태어나 산후안의 에스큐엘라 호텔레라에서 요리사 자격증을 받은 후 플로리다주 올란도의 디즈니 인스티튜트에서 요리를 전공했다. 


그의 특기는 돼지고기 다리나 어깨살을 구운 퍼닐(Pernil, Puerto Rican Roast Pork)로 우리의 족발집이나 데이빗 장의 모모푸쿠 쌈바(Momofuku Ssam Bar)의 쌈 요리에 나오는 육중한 돼지고기를 연상시킨다. 독일 바이에른 지방의 돼지다리 구이 '슈바인스학세(Schweinshaxe)'도 유사하다. 퍼닐은 미국인들이 추수감사절에 먹는 터키 요리처럼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돼지 구이다. 프랭크 말도나도가 운영하는 트라이베카의 세이존(Sazon, 105 Reade St.)도 퍼닐을 제공한다.


스페인 영향으로 빠예야(Paella)도 있는데 랍스터, 조개, 홍합, 오징어, 새우, 초리조 등 소프리토 빠예야($32)는 2인이 먹기도 충분한 양이다. 소프리토는 또한 라틴-아시안 코너로 퓨전 스시(쿠바노 롤, 스패니쉬 롤) 메뉴도 구비하고 있다. http://sofritony.com



푸에르토 리코 대표 음식


-피나 콜라다(Piña colada): 1954년 산 후안의 카리비힐튼 호텔 바에서 처음 만들어진 칵테일(럼주, 코코넛 크림, 코코넛밀크, 파인애플 주스)로 푸에르토 리코의 간판 음료가 됐다.

-모퐁고(Mofongo): 플란테인이나 뿌리채소를 갈아 돼지고기 구이, 육수, 올리브유, 마늘 등 양념에 버무린 음식. 돼지, 소고기나 해산물을 섞는다. 

-퍼닐 아로즈(Pernil Arroz con Gandules): 돼지 정강이나 어깨살 구이. 크리스마스 등에 인기 요리로 종종 비둘기콩밥과 함께 제공한다. 

-쿠치프리토(Cuchifrito): 돼지고기 튀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 요리.

-모르시야(Morcilla): 순대(blood sausage), 선지, 쌀, 양파 등을 넣은 소시지. 

-알카푸리아(Alcapurrias): 카싸바(유카)로 반죽해 속에 간 고기를 넣고 튀긴 크로켓(고로께) 

-바칼라이토(Bacalaítos): 포르투갈의 대표음식인 절인 대구(바칼라우) 부침.  

-엠파나디아(Empanadias): 아르헨티나 대표음식인 만두.

-렐레노스 드 파파(Rellenos de papa): 감자 고로께.

-피오노노(Pionono): 칠리처럼 잘게 다진 고기를 넣은 디저트. 교황 파이어스 9세의 이름을 따서 피오 노노(Pio Nono)라 지어졌다. 아르헨티나 등 다른 나라에서는 롤케이크로 만들기도 한다.

-플라나토스 렐레노스(Plátanos rellenos): 플란테인을 갈아 찐 후 치즈를 넣고, 옥수수 가루를 묻혀 튀긴 음식.

-파스텔레(Pasteles): 바나나 이파리나 옥수수 껍질에 싼 뿌리 뿌리채소찜 요리(*옥수수 타말레)

-코키토(Coquito): 크리스마스 드링크. 럼, 코코넛 밀크, 농축 우유, 계피, 바닐라를 섞은 칵테일. 맨해튼 히스패닉 미술관 엘 무세오 델 바리오(El Museo del Barrio)에선 매년 12월 코퀴토 시음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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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rito

679 Riverside Dr. (bet. 144th & 145th St.) 

http://sofrito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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