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힌데 와일리 동상 '전쟁의 소문(Rumors of War)' @타임스퀘어
Kehinde Wiley, Rumors of War, 2019
케힌데 와일리 타임스퀘어에 말탄 흑인병사 동상 설치
September 27 – December 1, 2019
Times Square
Kehinde Wiley, Rumors of War, 2019
#Black Art Matters? 바야흐로 미국 미술계는 흑인작가 전성시대를 맞았다.
올 4월 하이라인(High Line) 공원엔 흑인 여성작가 시몬 리(Simon Leigh)의 16피트 높이 청동 조각 '브릭 하우스(Brick House)'가 설치됐다. 9월 초엔 메트로폴리탄뮤지엄 건물 정면에 흑인 여성작가 왕게치 무투(Wangechi Mutu)의 조각 ' "새로운 이들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The NewOnes, will free Us)"4점이 공개됐다.
그리고, 9월 27일엔 타임스퀘어 한복판(브로드웨이 플라자, 46-47스트릿)에 흑인 남성작가 케힌데 와일리(Kehinde Wiley)의 조각 '전쟁의 소문(Rumors of War)'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Kehinde Wiley, Rumors of War, 2019
케힌데 와일리는 버지니아주 리치몬드를 방문한 후 모뉴먼트 애브뉴에 서있는 남부연합군 기념물과 힙스터 타운에 존재하는 남부연합군의 잃어버린 대의명분에 관심을 갖고 '전쟁의 소문'을 제작하게 됐다. 젊은 흑인 병사가 말타고 있는 모습을 담은 30피트 높이 조각의 영감을 폭력이 극대화한 전쟁에서 얻었다고 밝히고 있다.
케힌데 와일리에 따르면, 미술과 폭력은 서로 강력한 내러티브를 갖고 있으며, 흑인 기수(騎手)를 통해 폭력의 상태를 탐구한다. 뉴욕과 타임스퀘어는 전세계 사람들이 모여드는 교차로다. '전쟁의 소문'은 아름답고도 잠재적으로 흉칙한 그 무엇을 상기시킨다.
Kehinde Wiley, Rumors of War, 2019
뉴욕 곳곳엔 백인 장군들의 용맹성을 과시하는 동상들이 세워져 있다. '전쟁의 소문'이 설치된 더피 스퀘어(Duffy Square)의 TKTS 붉은 계단 앞에는 스페인 전쟁과 제 1차 세계대전의 영웅 프란시스 더피(Francis Duffy) 신부와 브로드웨이 프로듀서 조지 M. 코핸(George M. Cohan)이 설치되어 있다. 둘다 백인 남성이다.
'전쟁의 소문'은 오는 12월 1일까지 전시된 후 리치몬드의 버지니아미술관(Virginia Museum of Fine Arts) 입구 아서애쉬 불러바드에 영구히 설치될 예정이다. 아서 애쉬(Arthur Ashe)는 전설적인 흑인 테니스 선수. '전쟁의 소문'은 남북전쟁 때 남부연합군의 장군이었던 15피트 높이 J. E. B. 스튜어트(Stuart) 동상에서 1마일 가량 떨어지게 된다.
Kehinde Wiley, Rumors of War, 2019
1977년 LA에서 나이지리아계 아버지와 미국 흑인 아머니 사이에서 쌍둥이로 태어난 케힌데 와일리는 어린시절 러시아에 살며 미술학원을 다녔다. 아버지가 나이지리아로 귀국하면서 엄마 품에서 자라다가 20세에 나이지리아에서 아버지를 만나 뿌리를 탐험했다. 샌프란시스코아트인스티튜트를 거쳐 예일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맨해튼 스튜디오뮤지엄의 거주작가를 지냈다.
케힌데 와일리는 신고전주의나 로코코 시대 등 옛 거장들의 회화를 참조해서 오늘의 힙합, 서아프리카의 섬유디자인, 이슬람 건축양식, 마사 스튜어트 인테리어 색상 등을 조화한 독특한 초상화로 두각을 나타냈다. 2017년 버락 오바마(Barak Obaman) 대통령의 초상화(스미소니언국립초상화갤러리 소장)를 그려 스타덤에 올랐다.
Kehinde Wiley (born 1977), Barack Obama, Oil on canvas, 2018
미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기록된 제 44대(2009-2017) 버락 오바마의 초상화는 생동감있는 서양미술사의 주요 인물로 분장한 흑인 인물화로 주목받아온 흑인 화가 케힌데 와일리가 위임받았다. 와일리는 배경에 시카고의 공식꽃인 국화, 오바마가 소년시절을 보낸 하와이를 대표하는 자스민꽃, 그리고 아버지의 나라 케냐를 상징하는 청색 릴리로 장식했다. 에이미 셰랄드(Amy Sherald)의 미셸 오바마 초상화와 함께 공개된 후 국립초상화갤러리의 관람객이 두배 이상(211만명) 증가하는 블록버스터 히트 초상화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