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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Muse <22> Alex Kats & Ada Kats 

알렉스 카츠의 영원한 뮤즈 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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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 and Ada Katz, 1958/ Alex and Ada, 1980

 

 

"나에게 에이다는 피카소에게 도라 마르(Dora Maar)와도 같다.

하지만, 에이다는 더 좋은  어깨를 갖고 있어서 쉽게 미스 아메리카도 될만 하다."

-알렉스 카츠-

 

파블로 피카소와 구스타프 클림트 곁에는 수많은 뮤즈들이 머물다 갔다. 하지만, 지고지순한 화가들도 있다. 살바도르 달리에겐  부인 갈라 달리가 평생의 뮤즈였고, 뉴욕 화가 알렉스 카츠(Alex Katz, 93)에겐 부인 에이다 카츠(Ada Katz, 92)가 영원한 뮤즈의 자리를 지켜왔다.

 

 

#브루클린 화가와 브롱스 생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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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 and Ada Katz, 1969/ Alex and Ada Katz, 2019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화가 알렉스 카츠는 1927년 브루클린의 러시아계 유태인 이민자 가정에서, 생물학자 에이다 델 모로는 이듬해 브롱스의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건장한 체구의 알렉스 카츠는 맨해튼 쿠퍼 유니온(Cooper Union)를 거쳐 메인주의 스코웨건회화조각 학교(Skowhegan School of Painting and Sculpture)에서 수학했다. 1950년대 뉴욕의 화단은 잭슨 폴락과 윌렘 드쿠닝이 이끌었던 추상표현주의가 풍미했다. 하지만, 알렉스 카츠는 유행을 추종하는 대신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와 앤드류 와이어스(Andrew Wyeth)처럼 북동부의 풍광에 매료되어 메인주의 링컨빌에 별장을 마련해 소호와 오가면서 작업했다. 

 

가녀린 체구의 에이다 델 모로(Ada Del Moro)의 재봉사 엄마는 딸의 옷을 만들어주며 어릴 적부터 패션센스를 키웠다. 에이다는 브루클린대를 거쳐 뉴욕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후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고 밀라노에서 종양유전학을 공부하고 돌아왔다. 이후 뉴욕의 슬로안-케터링 암협회에서 연구 생물학자로 일했다. 

 

노벨상 수상 과학자 퀴리 부인을 꿈꾸던 에이다는 1957년 가을 이스트빌리지의 타네이저 갤러리에서 열리는 그룹전 오프닝에서 알렉스를 만났다. 뉴요커들은 그날 행사 후 단체로 커피를 마시러 갔다. 알렉스는 그곳에서 거무잡잡한 피부에 미소가 아름다운 여인을 발견했다. 에이다는 배우 로버트 테일러같은 미남과 함께 갤러리에 왔는데, 그녀의 코트를 입혀주지 않았다. 이에 카츠가 대신 입혀주며 접근했다. 다음날 카츠는 에이다를 재즈 싱어 빌리 할리데이(Billie Holiday) 콘서트에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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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 Katz, Ada With Bathing Cap, 1965/ Red Hat, Ada, 2015 

 

에이다는 아름답고 지적이었다. 알렉스는 뉴요커지와의 인터뷰에서 에이다가 "도톰한 입술, 짧은 코와 큰 눈으로 조화된 미인"이라고 밝혔다. 알렉스는 에이다를 뉴욕학파들의 아지트였던 시더 스트리트 태번(Cedar Street Tavern)에 데려갔다. 알렉스는 에이다를 만난 후 풍경에서 얼굴로 관심을 돌리게 된다. 이들은 이듬해 2월 결혼에 이르렀다. 

 

알렉스와  에이다는 서로 사진을 찍지 않았다. 알렉스는 공짜 모델인 부인 에이다를 즐겨 그렸다. 알렉스 나이 93세, 그의 뮤즈 92세, 이제까지 에이다를 모델로 그린 작품이 약 250여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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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 Katz, The Black Dress, 1960

 

에이다의 클로즈업은 영화 속의 캐릭터처럼 카리스마적이며, 스토리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패션센스 역시 흥미롭다. 1960년 알렉스 카츠는 블랙 드레스 시리즈를 작업했다. 아다가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듬해 나온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 주연의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 1961)'의 오프닝 장면에서도 블랙 드레스가 나온다. 오드리 헵번은 선글래스에 블랙 원피스(little black dress) 차림으로 나타나 커피와 크롸쌍으로 아침식사를 하면서 맨해튼 5애브뉴 티파니 윈도우를 구경한다. 이 장면으로 지방시(Givenchy)가 디자인한 블랙 드레스는 한 시대의 상징이 되었다.   

 

 

#알렉스 카츠 인물화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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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Still from Federico Fellini's "La Dolce Vita, 1960"/ Alex Katz, Blue Umbrella, 1972

 

알렉스 카츠가 아티스트로서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는데는 10여년이 걸렸다. 그는 1950년대 다운타운의 허름한 로프트를 얻어 액자가게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했다. 잭슨 폴락 스타일의 추상화부터 뉴욕 거리 풍경, 메인주의 풍경, 정물, 인물화, 마티스에게서 영감을 받은 컷 페이퍼 콜라쥬까지 두루 시험하면서 수천점을 화로에 던져 태워버렸다. 초기 작품들은 나비파(Nabis)와 밀턴 에버리(Milton Avery)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카츠는 마침내 운명의 여인 에이다을 만나면서 '인물화'로 자신의 색깔을 찾게 된다. 카츠의 인물화는 빌보드 광고판의 얼굴처럼, TV나 영화처럼 극단적인 클로즈업이다. 입체감이 없는 평면에서 디테일은 사라졌다. 컬러는 선명하고, 단순하면서 붓질은 과감하다. 그는 빌보드 광고판을 연상시키는 팝아트성과 색면화의 특성을 조율했다. 인물의 표정은 대부분 마스크를 쓴 것처럼 감정이 없다. 그래서 느낌은 종종 싸늘하다. 도시의 소외된 인물들같다. 뉴요커들의 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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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Close, Lucas I, 1986/ Alex Katz, Red Coat, 1983,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알렉스 카츠는 미 고속도로의 빌보드 광고, 영화의 빅 클로즈업, 일본 키타가와 우타마로의 판화에서 영향을 받은 대형 인물화로 동료들과 경주하는 대신 홀로 경쟁하게 된다. 외로운 경주에 비평가들은 혹평을 쏘아댔다. 뉴욕타임스의 비평가 힐튼 크레이머는 "잘 그리던 화가였으나 길을 잃었다"며 "정서적인 공허" "사교성에 개의치 않는 분위기" 등을 지적했으며, 로버트 휴즈는 "지성파들의 노만 로크웰"이라며 비아냥거렸다. 이에 카츠는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는 "마침내 네게 관심을 보여주는 사람이 생겼구나!"라고 말했다고 카츠가 '뉴요커'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편, 화가들은 카츠를 옹호했다. 1959년 인물화 개인전 오프닝 나타난 윌렘 드 쿠닝이 그를 칭찬했고, 필립 거스톤이 전화해주고, 로버트 라우셴버그와 재스퍼 존스 커플은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라우셴버그는 모델까지 되어주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리처드 프린스, 엘리자베스 페이톤 등 후대 화가들은 카츠를 발견하게 된다. 1986년 휘트니뮤지엄에서 알렉스 카츠의 첫 회고전이 열렸다. 2018년 서울 잠실의 롯데뮤지엄에서 70여점, 올 봄엔 대구미술관에서 110점을 소개하는 전시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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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 KATZ, Metropolitan Faces, 2019, Laminated glass. 57 Street & 6th Ave.(F Train)

 

독야청청 화가 알렉스 카츠는 93세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아침 7시 30분에 일어나 윗몸 일으키기 200회, 팔굽혀 펴기 300회, 턱걸이 100회를 했으며, 최근에는 매일 조깅과 수영을 즐겼다. 

 

알렉스와 에이다 카츠 부부는 1968년 구입한 소호의 건물에서 살면서 여름에는 메인주 링콘빌의 농장을 오가며 작업해오고 있다. 카츠는 1992년 메인주의 콜비칼리지 미술관(Colby College Museum of Art)에 400여점을 기부했으며, 이후 컬렉션은 900여점으로 증가했다. 

 

 2019년 12월 맨해튼 57스트릿 F트레인 지하철 역에는 알렉스 카츠의 인물화들 시리즈  'Metropolitan Faces'가 걸렸다. 우연히 작품을 보러 외출한 카츠와 그의 뮤즈 에이다를 포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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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 Katz, Park Avenue Departure, 2019. Photo courtesy of Kasmin Gallery

 

"예전엔 화가란 천재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건 19세기의 생각이다...열심히 작업하면서 나는 좋은 화가가 되었다."

-알렉스 카츠-

 

 

*알렉스 카츠와 '뮤즈' 에이다의 지하철 외출, 2019

*메트뮤지엄의 알렉스 카츠 Alex Katz at The Met,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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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1.03.04 12:53
    코로나가 가시면 우선 미술관부터 나들이를 할겁니다. 컬빗이 올려주신 화가들의 이름을 손에 쥐고서요.오늘은 알렉스 카츠를 알게됐습니다. 처음 접하는 화가라 흥미를 끕니다. 젊었을 때는 미남 소리를 많이 듣었을거라 짐작됩니다. 평생을 함께하고 있는 부인 에이다는 청순미가 얼굴 전체에 흐릅니다. 다른 화가들의 뮤즈들에게서 없는 청순미가 카츠를 사로잡았나 봅니다. 한 여인을 평생 반려자로 삼고 사랑한 카츠가 우러러보입니다.메트로폴리탄 뮤지움에 그의 그림이 있다니 가서 관람하겠다고 마음 먹습니다. F트레인 57가 지하철역에도 설치돼 있더니 꼭 가서 봐야겠습니다.
    새로운 작가를 발굴해서 알게해 주시는 컬빗에 감사를 드립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