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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메트로폴리탄뮤지엄 초기 여성사진작가전 

The New Woman Behind the Camera 

 

메트로폴리탄뮤지엄(NY), 2021년 7월 2일-10월 3일

내셔널 갤러리(워싱턴 DC), 10월 31일- 2022년 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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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Woman Behind the Camera,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미국에서 페미니즘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70년대였지만, 우리는 1920년대 신여성(New Women)을 기억해야 한다. 

재즈 열풍으로 덮였던 1920년 8월 미 여성들은 마침내 투표권을 갖게됐다. 조선에선 단발령이 남성들의 울분을 자아냈지만, 이즈음 미 여성들은 긴 머리를 잘라버리고, 보브 컷(bob cut)으로 해방감을 만끽했다. 재즈와 아르데코에 어울리는 신여성 스타일이었다. 

 

그리고, 여성들은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섰다. 렌즈 뒤의 여성들은 성차별의 공격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이들은 딸, 부인, 엄마의 관습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그녀들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셔터를 눌렀다. 카메라는 신여성들의 독립성과 자유를 상징했다.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은 지금 '카메라 뒤의 신여성(New Women Behind the Camera, 7/2-10/3)'를 열고 있다. 이 전시는 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사진예술에 기여한 여성작가 120여명을 조명한다. Berenice Abbott, Ilse Bing, Lola Álvarez Bravo, Florestine Perrault Collins, Imogen Cunningham, Madame d'Ora, Florence Henri, Elizaveta Ignatovich, Consuelo Kanaga, Germaine Krull, Dorothea Lange, Dora Maar, Tina Modotti, Niu Weiyu, Tsuneko Sasamoto, Gerda Taro, Homai Vyarawalla 등 미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멕시코, 아르헨티나, 일본, 중국, 안도 등 세계 20여개국에서 여성사진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중 유일하게 생존한 사진작가는 일본 최초의 사진기자였던 106세의 츠네코 사사모토(Tsuneko Sasamoto/ 笹本恒子, 1914- )씨다. 메트뮤지엄은 사사모토씨의 자화상을 포스터 이미지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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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known. Tsuneko Sasamoto, Tokyo, 1940. Inkjet print

 

이 전시는 메트로폴리탄뮤지엄(7/2-10/3)에서 워싱턴 D.C.의 내셔널갤러리(National Gallery of Art, 10/31-1/30, 2022)으로 순회 전시된다. 큐레이터는 내셔널갤러리의 안드레아 넬슨(Andrea Nelson)이다. 

 

사상 최초의 여성 사진작가는 해조류 사진집 '(Photograhphs of British Algae, 1843)'을 출간한 영국의 안나 앳킨스(Anna Atkins, 1799-1871)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사라 앤 브라이트(Sarah Anne Bright, 1793–1866), 콘스탄스 폭스 탈보트(Constance Fox Talbot,1811–1880)도 초기 여성 사진가다. 한국에선 제 1세대 페미니스트 사진작가로 박영숙(1941- )씨가 꼽힌다. 

 

뉴욕컬처비트는 이 사진전에서 주목할만한 여성 사진작가들을 릴레이로 소개한다. 

 

 

#1 마가렛 버크-화이트(Margaret Bourke-White, 1904-1971)

여성 사진기자의 선구자...2차세계대전, 한국전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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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매우 미묘하다. 당신은 카메라로 하여금 손으로 당신을 피사체 속으로 있는 그대로 데려가야 한다." 

-마가렛 버크 화이트-

 

그녀는 1930년 소련에 입국이 허가된 최초의 서구 사진가였으며, 제 2차 세계대전 제 1호 여성 종군사진가였고, 한국전쟁 중 카메라를 들고 뛰었다. 간디가 암살 당하기 6시간 전 인터뷰를 했으며, 프랭클린 D. 루즈벨트와 조셉 스탈린의 초상화를 찍었다. '대지'의 작가 펄 벅에서 아돌프 히틀러까지 편지를 주고 받았다. 그녀의 별명은 '파괴할 수 없는 매기(Indestructible Maggie)'였다. 

 

마가렛 버크-화이트는 뉴욕 브롱스 출신이다. 폴란드계 유대인 아버지와 아이리시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뉴저지주 바운드브룩 인근에서 자랐다. 어릴 적 카메라에 열광했던 엔지니어 아버지 영향으로 사진에 취미를 붙였다. 

 

버크-화이트는 컬럼비아대에서 파충학(생물학)을 전공하다가 클라렌스 화이트에게 사진을 사사했다. 미시간대, 퍼듀대, 웨스턴리저브대를 거쳐 코넬대에서 졸업했다. 대학교를 전전한 이유는 대학 동창 에버릿 채프만과 결혼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대학시절엔 캠퍼스 사진 담은 카드를 5센트씩 팔아 학비에 보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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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Woman Behind the Camera,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1927년 코넬대 졸업 후 산업도시 클리블랜드로 이주하면서 이름에 엄마의 성 버크(Bourke)를 삽입했다. 이 시절 버크-화이트는 오티스 강철회사 등 건축산업 사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1929년 24세에 경제잡지 '포춘(Fortures)'의 제 1호 사진기자로 발탁됐으며, 기자들도 익명으로 출판되던 당시 자신의 이름을 올린 '기명(byline)' 사진기자가 됐다. 인터넷도 없고, TV가 보급되지 않던 시대 보도사진의 영향력은 파워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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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 Peck Dam, Montana, 1936/ Otis Steel Mill, Ohio, 1931

 

1933년 록펠러센터의 NBC 로툰다에 160피트 길이의 사진벽화를 설치했는데, 1950년대 철거됐다. 2014년 디지털로 재현되어 NBC 스튜디오 투어에서 감상할 수 있다. 

 

1934년엔 뉴욕 최고층 빌딩 중 하나였던 크라이슬러 빌딩 61층의 독수리형 처마(가고일, gargoyle)에 앉아 촬영했다. 1936년 창간한 '라이프(Life)'지의 위임으로 루즈벨트 뉴딜 정책의 일환이었던 몬타나주 콜로라도강 포트펙댐의 건축과정과 동네 사람들의 일상을 담았다. 그의 댐 사진은 라이프지 창간호(1936. 11. 23)의 표지를 장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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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car Graubner. Margaret Bourke-White atop the Chrysler Building. c. 1930

 

마가렛 버크 화이트는 1930년 소련에 입국이 허가된 최초의 서구 사진가가 됐다. 제 2차세계대전 때 활동한 첫 여성 종군 특파원이기도 했다. 

1942년 미 공군에 종군기자로 유럽에 파견됐지만, 여자는 공군 비행기 탑승이 금지되어 미군들과 카메라 장비를 잔뜩 싣고 배를 타고 가던 중 배가 어뢰 공격을 받는다. 이에 구명선에 옮겨 사투를 벌이다가 영국 공군에 의해 구조되어 알제리에 도착했다. 버크 화이트는 어뢰 생존자로 유명해졌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이 뉴스에서 영감을 받아 독일 잠수함의 어뢰공격을 받은 여객선 생존자들이 구명선에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영화 '구명선(Lifeboat, 1944)'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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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ndhi and the Spinning Wheel, 1948

 

1945년 모스크바 주재원으로 독일의 침공을 목격했으며, 미 조지 패튼 장군이 이끄는 군대와 포로수용소를 취재했다. 1946년 물레 앞의 마하트마 간디의 모습은 드라마틱했다. 무저항 비폭력으로 인도의 독립운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버크-화이트는 촬영 며칠 후 간디와 인터뷰를 했고, 6시간 후 간디는 암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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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en Mourn, Korean War, 1952

 

버크-화이트는 한국전쟁 때도 '라이프'지의  종군 사진기자로 일했다. 전장의 시체들, 피난민들, 관으로 들어가는 병사에 통곡하는 어머니, 특히 '북한 공산주의 게릴라의 잘린 머리를 안고 있는 한국 경찰'(1952) 사진은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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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rican American flood victims lined up to get food and clothing from a Red Cross relief station in front of an ironic billboard extolling,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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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at Migration, Pakistan, 1947

 

버크-화이트는 언제나 여성, 흑인, 빈곤층에 연민을 갖고 있었다. 1936년 남편이 될 소설가 어스킨 캘드웰(Erskine Caldwell)과 남부 시골의 빈민들을 폭로한 넌픽션 '당신은 그들의 얼굴을 보았다(You Have Seen Their Faces)'를 출간했다. 책과 소련 특파원 시절 공산주의를 선전했다는 누명을 쓰고 1951년 빨갱이 색출 캠페인 '매카시즘'의 타겟이 되기도 했다.  

 

전장에서 위험을 부릅쓰고 셔터를 눌러댄 버크-화이트는 여러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 그녀가 탄 배는 어뢰의 폭격을 받았고, 그녀의 헬리콥터엔 불이 났다. 북극의 섬에서는 좌초했으며, 모스크바에 주재했을 때는 독일군이 폭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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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Wall Mural ca 1934/ The reconstructed rotunda at Rockefeller Center. Photo: Omar Sanders/courtesy of NBCUniversal

 

그러나, 버크-화이트 최대의 장벽은 파킨슨병이었다. 1953년경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후 18년 동안 투병하면서 1963년 자서전 'Portrait of Myself'를 출간했다. 버크-화이트는 1971년 67세에 코네티컷주 스탬포드에서 별세했다. 

 

마가렛 버크 화이트의 개인전은 록펠러센터(1932),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1956), 시라큐스대(1966)에서, 코넬대 뮤지엄(1972)과 시라큐스대 갤러리(2015, 'Margaret Bourke-White: Moments in History 1930-1945')이 열렸다. 

 

The New Woman Behind the Camera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July 2–October 3, 2021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October 31, 2021–January 30, 2022

https://www.metmu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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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1.07.20 13:57
    사진은 나에게는 추억을 되살려 줍니다. 학창시절 사진을 보면 머리를 맞대고 얘기하던 친구들이 그립고, 엄마의 사진을 보면 보고싶어서 눈물 콧물이 줄줄이 흐릅니다. 그림이나 예술품보다도 사진은 감정을 즉각 표출하는 것 같아요. 눈물이 나고, 훌쩍이다보면 콧물이 나지요.
    마가렛 버크 화이트 사진작가의 일대기를 읽었습니다. 태어날 때도 카메라를 몸속에 간직하고 태어난 게 아닌가 합니다. 그녀의 삶은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 카메라와 함께했다고 말 할 수 있겠지요? 종군기자로, 삶의 현장으로 종횡무진 뛰어달리면서 사진을 찍은 그 정신력이 중세의 기사도를 연상시킴니다. 물레를 옆에두고 찍은 간디의 사진은 한장의 사진이지만 인도의 역사와 간디의 생애가 담겨있음을 느꼈습니다. 고층건물 모서리에서 카메라를 붙들고 무언가를 포착하고 찍는 모습은 작가의 투철한 직업정신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가렛 버크 화이트 여사를 존경합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