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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aste of Philadelphia, The Fat City 

Cheesesteak & Apple Dump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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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트리와 관람차가 설치된 필라델피아 시청과 리버티 플레이스 빌딩

 

필라델피아(Philedelphia)는 양 옆으로 델라웨어강과 스퀄킬강, 두개의 강을 낀 도시다. 강이 생명력과 문명, 보호와 치유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필라델피아는 축복의 도시인 것 같다. 그 이름은 우정, 사랑과 우애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필로스(Philos)와 형제를 뜻하는 아델포스(Adelpos)에서 따서 필라델피아, '형제애의 도시(City of Brotherly Love)'가 됐다.  

 

1681년 영국의 찰스 2세가 윌리엄 펜(William Penn)에게 펜실베니아 지역을 식민지로 하사했다. 실베니아는 라틴어로 '목재'를 뜻하므로 펜실베이아는 '펜의 숲'이다. 윌리엄 펜은 시청 건물 시계탑 꼭대기에서 천사처럼 이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다. 필라델피아의 스카이라인은 윌리엄 펜과 함께 뉴욕의 크라이슬러 빌딩을 닮은 이란성 쌍둥이 건물(One Liberty Place, Two Liberty Place)이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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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건너편 메이소닉 템플(Masonic Temple) 앞의 조지 워싱턴과 벤자민 프랭클린 동상 'The Bond'

 

미 독립운동 역사에서 심장부 역할을 했던 필라델피아는 그 상징인 '자유의 종'이 자리해 있다. 1790년부터 10년간 미국의 수도였으며, 노예운동의 중심부였다는 점도 기억해야할 것이다. 1876년 미 독립 100주년을 기념한 세계 박람회가 필라델피아에서 열렸다. 역사 깊은 이 도시에서 권투선수 록키(Rocky, 실베스터 스탤론)가 야망을 가득 담고 필라뮤지엄 계단을 올를 때 "Gonna Fly Now"가 흘렀다. 지금, 필라 거리 곳곳의 건물 벽은 컬러풀한 스트리트 아트의 캔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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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과 펜실베니아아카데미오브파인아트(Pennsylvania Academy of the Fine Arts)

 

그런데, 필라델피아는 오래 전부터 뚱보의 도시(Fat City)로 오명을 써왔다. 미국의 건강 연구소나 잡지(Men's Health)에서 조사하면, 단연 필라델피는 비만자들의 도시로 톱을 차지해왔다. 필라 잡지(https://www.phillymag.com)에선 "우린 잘 먹고, 잘 마시고, 운동은 안하고, 담배를 피운다"며 자조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신문은 "왜 필라 주민들은 그토록 뚱뚱할까(Why Philadelphians are so fat?)는 칼럼을 싣기도 했다. 인디 록밴드 팻 시티 리프라이즈(Fat City Reprise)도 필라델피아에서 탄생했으며, 이 도시의 식당 이름에도 코믹하게 Fat Tuesday Philly, Fat Shack, Fat Salmon Sushi, Fat Tuna Sushi Bar, Fat Boys, Fat Ham 등이 자부심처럼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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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딩 터미널 마켓엔 치즈스테이크를 제공하는 벤더들이 많다.

 

뚱보 주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음식은 무엇일까? 필라델피아의 대표 음식 치즈 스테이크(cheesesteak)가 비만의 원흉일지도 모른다. 핫도그 소시지가 아니라 스테이크에 치즈까지 얹은 이 '거부할 수 없는' 샌드위치가 필라인들에게 희열과 후회, 슬픔을 안겨주는 음식이 아닐까?

 

여러번 필라델피아에 갔지만, '치즈스테이크'는 '팻 시티'와 오버랩되어서 시도하지 못했다. 최근 필라델피아 뮤지엄 여행을 갔다가 본격적으로 치즈스테이크의 맛을 보기로 했다. 매년 3월 플라워쇼가 열리는 컨벤션 센터 바로 앞에 있는 레딩 터미널 마켓(Reading Terminal Market)은 1892년 오픈한 푸드 코트다.  필라 지역에서 가장 yelp 리뷰가 많은(5.666) 먹거리 명소로 최근 먹거리도 뉴올리언스, 스페인, 그리스, 타이, 필리핀까지 다양해졌고, 김치와 파전도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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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도넛도 필라델피아를 '뚱보 도시'로 만드는지도... 레딩 터미널 마켓의 베일러즈 도넛(Beiler's Donuts)

 

미술관에 가기 전 레딩 마켓 안에서 브런치를 아미시인들이 운영하는 더치 이팅 플레이스(Dutch Eating Place)에서 먹기로 했다. 여기서 더치(Dutch)는 네덜란드인이 아니라 펜실베니아 더치, 즉 펜실베니아 독일인(Pennsylvania Deutsch)이다. 2016년 여름 이집의 유명한 사과만두/애플 덤플링(Apple Dumpling)과 폭신한 팬케이크를 맛있게 먹었다. 이번엔 필라델피아의 간판 메뉴 치즈스테이크와 펜주의 명물 애플 덤플링을 주문했다. 

 

 

#필라델피아 치즈스테이크 Philadelphia Cheesesteak @Dutch Eating Place, Reading Terminal 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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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치즈스테이크는 샌드위치다. 길다란 롤 사이에 꽃등심(ribeye)을 얇게 썰어 양파와 함께 볶아 프로볼로네(Provolonese) 치즈를 얹은 샌드위치다. 피망(bell pepper)나 버섯을 넣거나, 케첩을 뿌리기도 한다. 뉴욕의 소시지를 넣은 핫도그에 비하면 양과 칼로리가 막대하다. 

 

한국의 기사식당에 맛집이 많듯이 필라델피아 치즈스테이크의 탄생 배경에도 택시기사와 연관이 있다. 1930년대 어느날 필라델피아의 핫도그 상인 팻 올리비에리(Pat Olivieri)는 빵 사이에 소시지를 넣는 것에 질려 얇게 저민 쇠고기를 구워서 넣어 먹었다. 지나가던 택시 운전사가 냄새를 맡고, 이 샌드위치를 시켰다. 그후 기사들 사이에 소문이 퍼져나갔다. 너도나도 이 샌드위치를 주문하기 시작했다.

 

오리지널에는 치즈가 없었지만, 1940년대에 매니저 조 로렌자(Joe Lorenza)가 넣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치즈스테이크의 고향 팻즈 킹 오브 스테이크(Pat's King of Steaks, 1237 E. Passyunk Avenue, Philadelphia, PA 19147, 215-468-1546)는 지금도 같은 자리에서 24시간 영업하고 있다.

https://www.patskingofsteak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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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치 이팅 플레이스의 치즈스테이크는 차돌박이(beef brisket)처럼 부드럽고, 고소해 양파의 달큰한 맛이 잘 어우러졌다. 단 프로볼로네 치즈는 좀더 짭조롬해야 샌드위치의 맛이 한층 좋을 것 같았다. 한국인으로서 늘 이런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무엇가 결핍이 느껴진다. 바로 매운 맛이다. 핫소스를 뿌려서 먹으니 그 맛이 완성되는 느낌, 한국인의 입맛은 어쩔 수 없는듯 하다. 애플 덤플링이 있기에 치즈스테이크 빵은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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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로 감자튀김이나 감자칲 중 택일하고, 피클과 함께 나왔다. 아미쉬 의상의 예쁘장한 웨이트레스가 싹싹하게 주문을 받고, 커피도 리필해주었다. 

 

필리 치즈스테이크는 만족스럽지만, 아쉬움이 있었다. 멕시칸 타코에 김치를 넣어 히트했듯이 이 단조로운 치즈스테이크에도 한식의 맛을 첨가하면 어떨까? 고추장의 깊은 맛과 김치의 상큼함을 치즈스테이크에 응용할 셰프를 기대해 본다. 

 

*Where to Find the Best Cheesesteaks in Philadelphia

 

 

#애플 덤플링 Apple Dumpling @Dutch Eating Place, Reading Terminal 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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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모든 민족은 만두(dumpling)를 만들어 먹는듯 하다. 밀가루 반죽에 고기, 치즈, 감자, 채소, 과일 등을 넣고, 굽거나, 삶거나, 튀기거나, 지져 먹는 만두. 일본엔 교자, 이탈리아엔 라비올리(ravioli), 폴란드엔 피에로기(pierogi), 러시아엔 펠메니(pelmeni), 인도엔 사모사(samosa), 브라질엔 파스테이스(pasteis), 스페인엔 엠파나다(empanada) 등이 있다. 그런데, 각나라 버전의 만두 속은 한국의 맛 오묘한 맛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다. 감자나 치즈를 달랑 넣은 서양만두를 보면, 우리 민족이 얼마나 솜씨가 좋고, 참맛을 아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애플 덤플링은 사과를 깎아 심지를 뺀 후 안에 설탕, 버터, 계피를 넣은 후 통째로 구워서 만두피를 입혀 구워내는 사과 만두다.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는 18세기 영국이라고 한다. 그러나, 유명해진 것은 펜실베니아 더치(독일인)에 의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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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치 이팅 플레이스의 애플 덤플링은 부드러운 휩드 크림 속으로 계피향과 달큰한 사과의 맛이 일품이었다. 애플 파이 옆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곁들여 나오는 '파이 아 라 모드(Pie  à la Mode)'로 주문하는 대신 휩드 크림이다. 애플 덤플링이 따끈해서 아이스크림보단 휩드 크림이 철떡궁합이었다. 애플 파이는 접시에 올려진 파이 사이로 조각난 사과들이 보인다. 애플 덤플링은 그릇 안에 사과가 통째로 담겼는데 부드러워서 부수워 먹는다. 따끈해서 커피와 함께  한끼 아침식사로 무척 만족스러운 메뉴다. 

 

그런데, 치즈스테이크와 함께 시키면서 디저트가 되어 버렸다. 필라델피아에서 아침에 눈을 뜨면 먹고 싶어질 것 같은 음식, 애플 덤플링이다.  "하루에 사과 한알은 의사를 내쫓는다"는 서양 속담이 있다. 하루 사과 한알 먹기 운동에 딱 맞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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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덤플링 애호가였던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1879년 미국 음식 목록에 구운 애플 덤플링을 올렸으며,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은 1946년 영국 요리 책에 삶은 애플 덤플링을 '전후 불안감 속에서 위대한 영광'이라고 묘사했다.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은 애플 덤플링 애호가였다. 에디슨은 가난했던 시절 뉴욕에서 아침식사로 애플 덤플링을 사먹을 돈이 없어서 차잎(tea leaves)와 교환했다고 한다. 그의 애플 덤플링에 대한 집착은 직원 면접 볼 때도 나타났다. 응시자들에게 애플 덤플링을 맛보라고 테스트한 후 먹기 전 후추나 소금을 치면 낙방시켰다고 한다.

 

뉴욕은 Big Apple이며, 뉴욕주는 최고의 사과 생산지인데, 애플 덤플링을 제공하는 식당이나 빵집은 어디에 있을까? 모두들 어디로 갔나? 애플 덤플링이여 돌아오라. 

 

*위인들의 아침식사: 에디슨의 애플 덤플링

*Martha Stewart's Apple Dumplings <YouTube>

*Apple Dumpling reci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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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tch Eating Place

Reading Terminal Market, Philadelphia

https://readingterminalmarket.org/merchant/dutch-eating-place

 

 

*필라델피아 가이드, 2016

*재스퍼 존스 회고전 'Jasper Johns: Mind/Mirror'@필라델피아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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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1.12.02 02:52
    필라델피아는 제가 사는 로렌스빌에서 50분 정도 국도로 가면 됩니다. 떡을 좋아해서, 5가에 약 40년된 떡집이 있어서 가끔 갔었습니다. 인심이 후해서 일단 가게겸 방앗간에 들어서면 뜨끈뜨끈한 인절미나 시루떡을 한 접시 썰어서 내놓아요. 맛있게 먹고나서 여러가지 떡과 직접 짠 참기름과 오곡미수가루를 사서 집에오면 먹을 게 가득히 있는 기분을 느낍니다. 치즈스테이크와 애플 덤플링은 못 먹어봤습니다. 컬빗이 이 두가지 음식을 알려주셔서 언제고 시식할려고 합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