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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Korean Artists
2015.06.14 23:04

화가 김민정(Minjung Kim)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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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평정수양을 위한 미술

 

화가 김민정씨 인터뷰

An Interview with Artist Minjung Kim

 

*화가 김민정씨가 9월 1일부터 10월 8일까지 서울 현대화랑에서 개인전 '종이, 먹, 그을음: 그 후'  Minjung Kim Paper, Ink and Fire: After the Process'을 연다. <Update>

http://www.nyculturebeat.com/index.php?document_srl=3627576

 

*화가 김민정씨가 11월 5일부터 12월 27일까지 서울 OCI미술관에서 24년만의 귀국전 '결'(TRACES)을 연다. <Update>

http://www.nyculturebeat.com/index.php?document_srl=3337854&mid=CulBeatEx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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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작업실에서 김민정씨.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김민정 베니스 카보토 갤러리 개인전(5/5-9/27)

Minjung Kim: The Light, The Shade, The Depth

 

 

뉴욕과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Saint Paul de Vence)를 오가며 작업하는 화가 김민정(Minjung Kim, 52)씨가 베니스에서 개인전 '김민정: 빛, 그늘, 깊이(Minjung Kim: The Light, The Shade, The Depth)'를 열고 있다.

 

제 56회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5/9-11/22)에 맞추어 5월 5일 갤러리 카보토(Ca’ Boto)에서 시작되어 9월 27일까지 계속되는 김민정씨의 전시회는 한지 작품 30여점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붉은색이 점령한 수묵화 'Cries'(2001)부터 겹겹이 이어지는 산(Mountain) 시리즈, 거리의 우산에서 영감을 얻은 믹스드미디어작 'The Street'(2015)까지 15년간 그의 작업을 결산하는 회고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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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유럽 특히 미술계의 권위있는 미술사가 장 크리스토프 아망(Jean-Christophe Ammann)이 큐레이터로 나섰다는 점이 주목을 끈다. 스위스 태생의 아망은 1978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관의 공동 기획자였으며, 바젤미술관장을 지냈다. 또한,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관 커미셔너를 맡았던 베테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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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작가의 어깨 너머로 먼곳으로, 온화한 붓놀림으로 배회하면서 그녀의 시선을 따라간다. 

그곳에, 항상성이 있다! 우리를 열망으로 채워주는 지각 속에서 변하지 않는, 도취적인 축복이다." 

 -장 크리스토프 아망(Jean-Christophe Ammann) from 'The Light, The Shade, The Depth' catalogue-

 

 

전시를 기획한 룩셈부르그&다이얀(Luxembourg & Dayan) 또한 파워 갤러리. 뉴욕, 런던 제네바에 갤러리를 두고 마르셸 뒤샹, 제프 쿤스, 리처드 프린스, 알리기에로 보에티, 알베르토 부리 등의 전시회를 열어온 화랑이다. 공동 창립자 다니엘라 룩셈부르그는 지난해 미술웹진 아트넷(Artnet)에 의해 세계 미술계 파워 여성 48위에 선정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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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jung Kim, The Street, mixed media on mulberry Hanji paper, 2015

 

*NYCB Gallery (105)김민정 개인전: 빛, 그늘, 깊이 (5/5-9/27)@카보토, 베니스

 

 

'The Light, The Shade, The Depth' 전은 김민정씨가 자연과 일상에서 받은 것을 영감으로 동양화와 서예의 기법과 서양의 추상표현주의 방식이 극적으로 랑데부한다. 이미지는 풍경화가 아닌 명상의 세계로 인도하는듯 하다.

 

'Mountain' 시리즈에서 한지에 스며든 산의 연속적인 굴곡은 연약한듯 하지만 유구한 자연의 심오함을 품어낸다. 

한지를 잘게 잘라 불에 태워 한지에 겹겹이 붙인 콜라쥬는 수묵화의 물(水) 대신 불(火)과 풀에 의해 강인하게 진화하는 듯 하다. 이미지는 반복적이지만, 리드미컬하며, 강인하며, 조화롭다. 그것이 김민정씨가 추구하는 명상의 세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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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씨는 홍익대와 동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후 백송갤러리와 인제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1991년 이탈리아 밀라노로 이주해 브레라 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이후 2004년 광주 비엔날레,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초대됐으며, 유럽을 중심으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열어왔다. 

 

올 3월엔 뉴욕의 강콜렉션(Kang Collection)에서 아시아 주간에 강익중, 곽선경, 김민정씨의 3인전 'Happy Modern & Contemporary Paintings'를 열었다. 뉴욕에 온 김민정씨를 맨해튼 그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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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비엔날레 기간 중 베니스에서 개인전을 하는 의미는?

“흥분된다. 내가 세상이 돌아가는 것과 역으로 나가는 것이다. 요즘엔 도 트는 마음, 옛날 마음을 키워주는 이가 없다. 온갖 세계 각국의 기고나는 작가들이 나오는데, 나는 아주 조용한 작품으로 선보인다. 이들과 싸움이 될까? 궁금하다. 

대신 왕년의 파워풀한 미술비평가(*장 크리스토프 암만)와 함께 비엔날레로 나가는 것이다. 완전히 아웃사이더로 나간다. 위치도 너무 좋아서 많이 볼 것이다. 이런 미술계의 흐름에서 나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나는 어떤 위치에 있나? 내 자리가 있나? 큐레이터와 컬렉터들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완전히 깔아 뭉개질 수도 있다. 즉 내 작품의 시험대인 것이다."

 

-자신의 아티스트로서의 정체는 무엇인가?

“내 아이덴티티는 안다. 많은 사람들이 내 작품 같은 걸 못보았다고 했다. 인스티튜션으로 나가지 않고, 혼자 나가는 것이라 나도 궁금하다. ‘이런 것도 있었나?’하고 관심을 끌고, 인정받게되지 않을까. 단색화 같은 조용한 것을 찾으므로 맞을 수도 있다. 성공도, 실패도 없다. 작품이 좋고, 힘이 있고… 아는 사람에겐 보이지만,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보여진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기회다. 때때로 다른 남의 전시를 보면서 “내 것도 좋네’하는 생각할 때가 있다.”

 

-자신 작업의 테마는? 어떤 작업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나? 어떤 생각을 주로 하나?

“내가 살아있는 것에 대한 주변들과 나와의 소통이나 교환, 관계에 관한 것이다. 원래는 살아있는 도(), 진리가 무엇인가 철학적인 생각을 하면서 작업을 하는데, 역시 그것을 담아줄 수 있는 도구는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사실 작가는 자기가 뭘 하는지 모른다.”

 

-그러면 왜 작품을 하나?

“안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어떤 순간 작업을 하고 싶어지나?

“살아 있는 이유가 없는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돼지같이 반복하지 않나? 살아있는 이유를 무언가 남에게 변명을 하기 위해서 하는 것 같다. 자고 일어나 밥 먹고, 등등 이런 반복의 시간은 안해도 되지 않나?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도대체 남을 위해서 하는 게 무엇이 있나? 자기를 정말 위하기 때문에 남을 위해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이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남을 사랑한다. 나같은 사람을 위해서 상통하면서 위안해주는 것이다. 삶이 어렵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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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미술을 통해 위안을 받을 수 있을까?

“사람마다 아트를 하는 이유는 다 틀리겠지만, 악 쓰는 아티스트도 있고, 방법은 다르다. 

나의 경우는 내 마음의 평정이나 내가 갖고 있는 가장 좋은 면을 드러냄으로써 다른 사람도 자신의 좋은 면과 만나게 하는 것이다.

 

-결국 소통인가?

“좋은 면끼리 만나게 해준다. 그래서 내 작품을 사가는 사람들은 침대 위나 방에 걸어놓고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고 하더라. 나와 비슷한 사람들, 개인의 수양에 도움이 되는 미술. 그게 작품을 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자신의 작품을 사가는 이들은 자신과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즉, 김민정 콜렉터는 어떤 이들일까?

“무언가 좋은 마음의 안정을 찾는 사람들. 수양이 되거나 도를 트고 싶어하는 것. 차를 마실 때 수면이 움직이지 않으면, 얼굴이 비친다. 마음의 평정을 찾는 것이다. 명경지수(明鏡止水)라고나 할까? 호수같은 미술, 내가 종이를 불에 태울 때 집중하면서 잡념을 가라앉히면서 무념, 평정의 경지에 이른다. 사실 진짜 도가 튼 사람들은 이런 걸 하지 않는다. 작가는 아직 도가 트지 않은 사람, 도 트기 전 단계 사람이다. 세상은 움직일 필요가 없다. 우리가 안해도 다 돌아가고 있다. 그걸 아는 사람은 가만히 있기 마련이다.”

 

-그러면, 자신의 작품은 공익 미술과는 거리가 먼가?

“대중을 위한 미술을 하는 이도 있지만, 나는 대중 속에 있는 개개인과, 맞는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다. 나는 중생을 구원한다던가 하는 큰 야망은 없다. 내가 그만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은 것을 권하는 것이 결국 크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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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작품에 나타나는 동양적인 것은?

“재료로 종이를 쓴다는 것, 버리지 못한다는 것은 동양사상을 못버리는 것. 한국 작가들이 나가면 아크릴릭 등 서양 재료로 바꾸지 않나? 난 재료가 동양이다.”

 

-서양적인 것은?

“작품 찢어 붙이는 것. 추상이 반추상이 되는 것. 산이지만, 산으로 그리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접목이 된다. 그런데, 작가는 자기가 하고 있으면, 저절로 나온다. 이미 의도가 다 들어있다. 일부러 의도를 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모든 복합적인 것의 산물이다.”

 

-작품의 플랜이 따로 있나?

“일진에 따라 그런 날이 있기도 하다. 질려서 하기 싫을 때 그 시리즈는 끝이다. 작가가 붕어빵을 찍을 수는 없지 않나? 충분히 테크닉을 구사 다 하면, 끝이다. 다른 것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면, 영감은 어디서 오나?

“영감을 모르지만, 지금 와서 받은 것이 아니라 여행 한 달 후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도 있다. 그건 축적되어 나오는 것이다.”

 

-그럼 여행인가?

“자연의 현상이나 여행이 될 것이다.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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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작가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나?

“좋다는 생각을 해도 내 작품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좋아하는 작가는?

“아그네스 마틴(Agnes Martin)이나 폴 클레(Paul Klee), 브리지트 라일리(Bridget Riley), 셜리 레빈(Shirley Levine )도 좋아한다. 비슷하다. 빔 델보예(Wim Delvoye)는 실은 좋아하는 성향은 아니었다. 나와는 정 반대다. 생각도 너무 반대다. “

 

-한국에서 전시 계획은.
"가을에 서울의 OCI미술관에서 개인전(11/7-12/27)을 한다."
 
-그러면, 1991년 서울을 떠난 후 처음 여는귀국전인가?
"맞다! 2004년 광주 비엔날레에 참가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귀국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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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jung Kim: The Light, The Shade, The Depth        

curated by Jean-Christophe Ammann                       

5 May – 27 September, 2015

Ca’ Boto, Via Garibaldi 1643, at Riva dei Sette Martiri, Venice, Ita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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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Minjung Kim 
1962년 광주에서 태어나 홍익대와 동 대학원에서 동양화 전공. 1991년 백송갤러리와 인제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 후 밀라노로 이주. 밀라노의 브레라 아카데미에서 수학한 후 이탈리아, 스위스, 덴마크, 영국, 독일, 그리고 LA와 뉴욕 등지에서 개인전 약 40회, 그룹전 약 50회 열었다. 2004년 광주 비엔날레,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 파리국립도서관, 프랑스 콜마시립도서관 등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http://www.minjung-kim.com
 

 

*CulBeat Express: 김민정 베니스 개인전 

*NYCB Gallery (105)김민정 개인전: 빛, 그늘, 깊이 (5/5-9/27)@베니스

*2015 베니스 비엔날레 참가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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