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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아일랜드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은 지금

조각가 시워드 존슨의 마술봉...환상의 파티 속으로 

 

사진: 진영미 Youngmi 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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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아일랜드 익스프레스에서 멀찌기 떨어진 한적한 마을에 숨은 에덴동산. 

꿈결같은 녹색 벌판 위로 드넓은 정원이 펼쳐지고, 그 한편에 맨션이 자리하고 있다. 

아담과 이브가 노닐고 있을 듯한 정원은 이름도 고풍스런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OWG, Old Westbury Gard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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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에선 조각가 시워드 존슨(Seward Johnson)의 명화 가든 파티가 열리고 있다. 

 

 

풍경 속에서 감상하는 미술(EXPERIENCING ART IN THE LANDSCAPE)을 주제로 한 시워드 존슨 특별전에는 인상파 회화에서 탈출한듯한 명화 조각 시리즈 '액자를 넘어서(Beyond the Frame)'와 일상생활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Celebrating the Familiar' 시리즈 등 32점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 6월 16일 시작된 이 전시는 르노아르, 모네, 마네 등 19세기 말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에서 걸어나온 3D 조각과 실물 크기 일상의 현대인 조각들이 가든 곳곳에 설치됐다. 방문객들은 명화 조각들과 어우러지며, 꿈의 나라로 상상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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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워드 존슨은 마치 마술봉을 쥔 아티스트처럼 2차원적 회화를 3차원의 조각으로, 명화 속 허구를 가든 안의 현실로 이전하면서 고요한 정원에 유머러스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덕분에 방문객들은 시워드 존슨의 조각을 찾아 나서면서 더 흥미진진한 가든 나들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이름은 우리에게 친숙하다. 시워드 존슨은 지난 2014년-2015년 뉴저지 해밀턴의 조각공원 Grounds For Sculpture에서 274점을 소개하는 회고전을 연 바 있다.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 특별전은 오는 9월 4일까지 계속된다. 

 

 

An Old Fashioned Love Story

 

100여년 전 미국인 청년 존이 영국인 약혼녀 마거리타를 위해 지은 럭셔리 사랑의 둥지,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 

100여년 전 아름다운 커플의 올드패션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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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롱아일랜드 한 복판에 궁전 같은 집을 지은 인물은 존 S. 핍스(John S. Phipps, 1874-1958)였다. 예일대와 하버드 법대를 졸업한 제이는 금융인이자 스포츠광. 제이의 아버지는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동업자였던 헨리 핍스다. 존, 일명 제이는 런던에서 선적회사 가정의 아리따운 처녀 마거리타 그레이스(Margarita Grace, 1876-1957)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853a5f4eeb2b2b876b532c1114c1df30.jpg ace9c4c0d19ef0dc19859696818cbcd9.jpg 제이와 마거리타

 

제이는 마거리타, 일명 디타에게 청혼하며 한가지를 굳게 약속한다. 결혼 후 디타의 친정 집 같은 거대한 맨션을 짓고 정원 가꾸기를 좋아하는 그녀를 위해 아름다운 가든을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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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는 이를 위해 롱아일랜드에 175에이커의 대지를 구입했다. 런던의 건축가 조지 A. 크롤리를 고용해서 17세기 찰스 왕조 스타일로 맨션을 짓고, 인테리어는 영국식 가구로 꾸몄다. 아내에게 고향을 느끼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대지의 70%도 영국식 정원으로 꾸몄다. 두 개의 큰 연못에 일본식 목교(나무 다리)를 세우고, 이탈리아 양식의 분수대와 테라스가 있는 ‘월 가든(Walled Garden)’을 만들었다. 그리고, 영국장미가 만발하는 로즈가든과 대나무 정원, 라일락 산책길, 호숫가엔 아담한 정자 같은 ‘사랑의 신전(Temple of Love)’도 마련했다. 다이애나와 사이크 등 신화에 등장하는 조각을 곳곳에 세워 부부의 보금자리를 ‘꿈의 궁전’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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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와 디타에겐 벤, 휴버트, 페기, 그리고 마이클 4명의 자녀가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유럽이 전화에 시달릴 때 영국에서 피난온 30여명의 아이들도 함께 키우게 된다. 에덴의 동산에 사는 잉꼬 부부 존과 디타는 죽음으로 이별하게 된다. 1957년엔 디타가 세상을 떠났고, 이듬해엔 제이도 아내를 따라 눈을 감았다.

 

아버지 제이는 막내 딸 페기의 10살 생일 때 초가집 놀이터(태치드 코티지)를 선물로 지어주었다. 페기는 부친이 사망한 이듬해 자택을 식물원으로 개조하고 대중에 개방했다. 페기는 2006년 100살로 동화 같은 삶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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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로 둘러싸인 붉은 벽돌의 맨션, 웨스트베리 하우스는 75개의 방을 갖추고 있다.

로코코 스타일의 샹들리에와 붉은 색 벽으로 칠해진 무도회장을 비롯해 제이의 서재로 사용된 녹색방, 흰색의 드로잉 룸, 조각가 프란시스 더웬트 우드가 제작한 벽난로가 아늑한 다이닝룸, 등 테마 색상이 있는 방이 다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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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마다엔 실물 크기 인형과 애견들이 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 다니엘 데이 루이스, 위노나 라이더, 미셸 파이퍼 주연의 영화 ‘순수의 시대(The Age of Innocence)’에 등장한 유리벽의 웨스트 포치, 의자를 개조한 재래식 화장실도 눈여겨볼 만하다. 조지 1, 2세 때 풍미했던 영국식 가구와 중국 도자기로 장식한 인테리어가 부부의 예술적 감각을 짐작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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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웨스트베리 가든의 하이라이트는 이탈리아 스타일의 ‘월 가든’이다. 이외에도 맨해튼 프릭컬렉션의 정원을 설계한 화이트, 알롬&컴퍼니가 디자인한 복스우드 가든, 그리고 로즈 가든, 라일락 워크, 그레이 가든, 베지터블 가든, 대나무숲 등 거대한 정원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아무래도 가장 화려한 계절은 5000송이 튜울립, 5000송이 장미 등 꽃이 만발하는 5월일 것이다. 그러나 녹색이 울창한 정원은 풍경화 속에 들어가있는 듯 착각을 일으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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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 레이크 위에 놓여진 교토식 다리를 찾아가는 트레일은 간단한 등산 코스이기도 하다. 다리를 지나 로맨틱한 ‘사랑의 신전(Temple of Love)’ 앞에 서면 카메라를 들지않을 수 없다. 결혼을 앞둔 커플, 결혼 기념일에 찾는 부부들의 기념 촬영에 인기있는 장소다. 금강산도 식후경. 노스 앨리에 있는 ‘카페 인더 우드’에서 수프와 샌드위치, 샐러드와 음료로 요기를 하고 산책을 계속할 수 있다. 노스 론에는 피크닉 장소가 있으니, 도시락을 싸가는 것도 좋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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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Westbury Gardens

▶개방 시간: 4/2-10/31 10AM-5PM. 화요일 폐문. 추수감사절 연휴 폐문.

▶입장료: $12(일반), $10(학생, 62세 이상 노인), $7(7∼12세), 무료(6세 이하)

▶주소: 71 Old Westbury Road. http://www.oldwestburygardens.org

 

 

진영미 Youngmi Jin

경북 김천 출생.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가정주부. 2014 NYCB Photo Contest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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