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83 댓글 1

Hermès & Grcae Kelly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가 사랑했던 에르메스 백

001.jpg

Grace Kelly with Hermes (Kelly) Bag, 1956/ 1955/ Her Hermes bag

 

에르메스 버킨백(Birkin Bag, 1984)보다 먼저 세상에 나온 것은 켈리 백(Kelly Bag)이었다. 모나코의 왕비가 된 할리우드 스타 그레이스 켈리(Grace Kelly, 1929-1982)의 이름을 딴 핸드백이다. 

 

오리지널 켈리백은 1892년 핸들이 긴 안장 가방(saddle holder)으로 제작됐고, 당시 이름은 '오타 쿠로아(Haut à courroies)'였다. 1923년 부가티 자동차의 창립자이자 디자이너였던 인 였던 에토레 부가티(Ettore Bugatti)가 에밀 모리스 에르메스(Émile-Maurice Hermès, 창립자 티에리 에르메스의 아들)의 부인 줄리를 위해 핸드백을 디자인했다. 승마할 때 안장을 넣고 다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 문 안에도 들어가는 가죽 백이었다. 

 

 

old.jpg

Haut à courroies in 1950s/ https://www.hermes.com/us/en/story/227536-haut-a-courroies

 

1930년대 에르메스의 사위로 에르메스의 경영자(1951-1978)였던 로베르 뒤마(Rober Dumas)는 이것을 개조해 줄이 길고 큰 여행가방(Sac à dépêches)으로 새로 디자인하게 된다. 당시 부유층은 자동차와 기차 여행을 즐겼고, 루이 뷔통도 여행 가방을 대량 생산했다. 에르메스의 박스형 여행가방은 1930년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000z-tocachathief-1955-2.jpg

000z-rear-window1954-2.jpg

000z-dial-m-for-murder-1954.jpg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에서 패셔니스타 그레이스 켈리 위로부터 'To Catch a Thief/나는 결백하다'(1955)/ 'Rear Window/이창'(1954)/ 'Dial M for Murder/ 다이얼 M을 돌려라'(1954)

 

필라델피아의 상류가정 출신 배우 그레이스 켈리는 1950년대 할리우드에서 전성기를 누렸다. '하이 눈(High Noon, 1952)' '모감보(Mogambo, 1953)'에 출연했고, 1954년엔 '컨트리 걸(The Country Girl)'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켈리는 '스릴러의 명장'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ke) 감독의 뮤즈였다.

 

히치콕이 연출한 '다이얼 M을 돌려라(Dial M for Murder, 1954) ''이창(Rear Window, 1954)'에 이어  1955년 '나는 결백하다(To Catch a Thief)'에 출연할 때 의상 디자이너는 전설적인 이디스 헤드(Edith Head)였다. 헤드는 그레이스 켈리를 위해 에르메스 액세서리를 조달했고, 켈리는 에르메스 핸드백을 보고 첫 눈에 반하게 된다. 이 영화는 프랑스 남부 코테다주르(Côte d'Azur)에서 벌어진 보석절도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로 캐리 그랜트가 누명 쓴 남자로 등장한다. 

 

 

000grace1.jpg

Grace Kelly with Hermes Bag 

 

그레이스 켈리는 클라크 게이블, 윌리엄 홀덴에서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와 빙 크로스비까지 스캔달을 뿌렸다. 하지만, 1955년 칸영화제에 갔다가 모나코 대공 레이니에 3세를 만나 12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로 청혼 받고, 결혼하기에 이른다. 그레이스 켈리는 26세에 뮤지컬 '상류사회(High Society)'를 끝으로 할리우드에서 은퇴하고 모나코 왕비가 된다. 몇달 후 임신한 그레이스 켈리는 부풀은 배를 에르메스 핸드백으로 가렸다. 파파라찌가 그 모습을 촬영했고, '라이프(LIFE)' 잡지에 실리면서 에르메스 핸드백은 널리 알려지게 된다.

 

하지만, 이 핸드백은 1977년에서야 '켈리백'으로 정식 이름이 바뀌었다. 그레이스 켈리는 1남2녀(캐롤라인 알버트, 스테파니)를 낳고, 1982년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며, 52세의 영화같은 삶을 마감했다. 2010년 런던의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Victoria and Albert Museum)에서 열린 'Grace Kelly: Style Icon'에서 그레이스 켈리의 의상과 켈리백 등 모나코 왕실 콜렉션을 전시했다. 

 

 

Untitled-5.jpg

Anatomy of a Kelly

 

켈리백도 버킨백처럼 송아지, 염소, 소, 타조 가죽 외에도 호주산 악어가죽, 플로리다산 악어가죽, 말레이시아 도마뱀 가죽, 파키스탄산 버팔로 가죽, 태국산 상어 가죽으로도 제작한다. 각 가죽은 염색 과정을 거친다.  말고도 이국적인 가죽을 소재로 만든다. 

 

버킨백은 직사각형 모양이며, 켈리백은 사다리꼴이다. 버킨백은 핸들(손잡이)이 2개지만, 켈리백은 손잡이가 1개다. 버킨백엔 핸들이 백의 몸체에 부착되어 있으며, 켈리백엔 백의 상단 플랩 위에 붙어 있다. 켈리백엔 어깨 끈이 있다. 바닥의 스터드 4개 자체가 가죽으로 제작되어 바닥에 세울 수 있다. 자물쇠, 열쇠 및 라드웨어는 백금이나 옐로 골드로 만들어졌다.

 

 

Untitled-6.jpg

Hermès Kelly Bags

 

켈리백 제작엔 18-25시간이 소요된다. 사이즈는 15cm(5.9")에서 50cm(20")까지 8종의 크기로 제작된다. 1990년대 중반까지 켈리백의 가격은 3천500달러, 현재는 8천400달러(Hermes Kelly 25 Bag in Togo) 이상이다. 하지만, 버킨백처럼 중고의 가치가 계속 올라가며 소더비에서도 판매한다. 악어가죽 켈리백(Hermès 32cm Matte Geranium Porosus Crocodile & Black Togo Leather Sellier Kelly Bag)은 2013년 12만 5천 달러에 경매됐다. 

 

 

kelly2.jpg

Hermès 32cm Matte Geranium Porosus Crocodile & Black Togo Leather Sellier Kelly Bag($125,000, left)/ Hermès Kelly Rose Gold($2,000,000)

 

에르메스와 쥬얼리 디자이너 피에르 하디(Pierre Hardy)가 협업한 에르메스 켈리 로즈 골드(Hermès Kelly Rose Gold) 200만 달러에 경매되며, 에르메스 백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켈레백엔 다이아몬드 1천600개가 부착됐으며, 제작에만 2년이 걸렸다고 한다. 

 

켈리백은 영화에도 주요 캐릭터로 등장했다. '전망 좋은 방(A Room with a View)'의 제임스 아이보리(James Ivory) 감독이 연출하고, 케이트 허드슨과 엠마 왓슨이 출연한 영화 '이혼(Le Divorce, 2003)' 촬영 때 에르메스는 1만 달러짜리 켈리백을 대여해주었다. 

 

 

00film.jpg

Hermès Kelly bag in the film 'Le Divorce, 2003)'/ Hermès Kelly bag 35 returned in black box leather customized "Grace Kelly" # 54 by PatBo

 

*버킨백은 어떻게 세계 최고가 되었나? All About The Birkin

http://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Fashion2&document_srl=4046677 

 

*Top 7 Most Expensive Hermès Bags in the World

https://www.expensive-world.com/most-expensive-hermes-bag

 

 

 

?
  • sukie 2021.10.20 21:16
    에르메스 버킨/켈리백의 역사를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레이스 켈리와 제임스 스튜어트가 주연한 "이창"을 대학시절에 종로 3가에 있던 단성사에서 본 것같은 희미한 기억이 떠오릅다. 영화를 볼 때면 여배우의 핸드백도 자세히 봐야겠구나 했습니다.
    에르메스 백을 내가 알게된 것은 최근입니다. 어느 지인이 그 부인이 든 백이 1200만원짜리라고 해서 깜짝 놀래서 무슨 백이길래 그렇게 고가냐고 물었더니 에르메스라고 해서 에르메스란 이름을 알았습니다.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이되면 사서 쓰다가 며느리한테 대물림도하고 오래 쓰고 간직할 수있어서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핸드백이나 구두같은 소모품도 장인이 만들었다면 잘 쓰고 보관하면 예술품이 되지않겠나 생각했습니다. 루이비통 백을($300) 막내 여동생이 십년 전에 생일선물로 사줘서 가끔 들고 다닙니다. 줄수록 양양이라고 루이비통 대신 에르메스 백을 사주지 하곤 웃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