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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kie2024.06.02 10:44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동생과 같이 게장맛이 일품인 후러싱의 한 한식당에서 보냈습니다. 은퇴하고 방콕 신세를 지고 있는지도 20년이 넘으니까 연휴가 큰 의미가 없습니다. 타국에 있는 애들이 집에 오겠다고 했지만, 비용이 많이 듬을 감안해서 아빠 엄마는 다른 약속이 있다는 핑계를 대고 못오게 했습니다. 커피 한잔과 토스트 한 조각을 들고 동네 가까운 공원에 가서, 벤치에 앉아 지금 재밌게 읽고 있는 책(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이나가키 에미코 지음)을 끝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동생이 게장을 끝내주게 잘하는 맛집에서 점심을 하자고 전화가 왔습니다. 남편도 게장을 좋아해서 같이 갔습니다. 연휴 끝날 아침이라 차량도 별로없고 길이 뻥 뚫려서, 1시간 40분만에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중간 크기의 게장과 김이 모락모락나는 따끈한 흰밥과 잡곡밥을 옆도 안 보고 먹었는데, 웨이트레스가 인제 게장은 이게 마지막이야요해서 고개를 들었더니, 무려 일곱 접시를(한 접시에 게장이 여섯개) 먹었드라고요. 우리는 밥도둑이 되어서야 쫓기듯 일어났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연휴를 게장맛으로 만끽했으니 이만하면 잘보냈다고 자랑할만 하지요?
그리고 Rice Theif라는 식당이름은 기네스북에 오를만한 명사라고 생각했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