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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23.06.21 19:57

(675) 강익중: 혹시 perhaps

조회 수 120 댓글 1

詩 아닌 詩 (71) perhaps  



Untitled 1, 2023, 10 x 8 in, Mixed Media on Paper.jpg

Ik-Joong Kang, Untitled 1, 2023, 10 x 8 in, Mixed Media on Paper


혹시


혹시 들을 걷다가

예쁜 들꽃을 보거든


예쁜 들꽃에 맞는 

예쁜 꽃병을 사야지


예쁜 꽃병에 맞는 

예쁜 창문을 만들고


예쁜 창문에 맞는 

예쁜 집을 지어보자



Untitled 2, 2023, 10 x 8 in, Mixed Media on Paper.jpg

Ik-Joong Kang, Untitled 1, 2023, 10 x 8 in, Mixed Media on Paper



마음


귀한 꽃도

잡초라고 생각하면 잡초

그래서 마음


잡초도

귀한 꽃이라고 생각하면 귀한 꽃

결국은 마음


맑은 날도

흐리다고 생각하면 흐린 날

시작은 마음


흐린 날도

맑다고 생각하면 흐린 날

끝도 마음



Untitled 3, 2023, 10 x 8 in, Mixed Media on Paper.jpg

Ik-Joong Kang, Untitled 1, 2023, 10 x 8 in, Mixed Media on Paper


나만 눈치챘나 


나만 눈치챘나

봄꽃들이

한 끼 굶은 강아지들처럼

허겁지겁 피었던 걸


제일 먼저 수선화

그다음엔 개나리 

매화 철쭉 진달래에

하얀 벚꽃이 피는 건데


나만 눈치챘나

봄꽃들이 

알사탕 먹는 아이들처럼

와구와구 피었던 걸



*첫 시집 '달항아리' 출간한 화가 강익중씨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강익중 순천국제정원박람회 설치작 '꿈의 다리' 

*NYCB 갤러리(17): 강익중 신작@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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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3.06.28 15:28
    강익중 작가의 시는 깜짝깜짝 놀라게하는 그 무엇이 숨겨있어요. 간단히 그냥 읽고 지나치다가도 다시 읽을려고 되돌아오는 매력을 지녔습니다.
    꽃을 겉으로 보고 예쁘다하고 마는게 아니라 마음을 가지고 보면 들꽃도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꽃으로 변해서 보이게 된다는 걸 간결하게 시로 얘기했네요. 꽃을 보는 시야를 눈이 아닌, 마음에 중심을 두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