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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24.09.04 16:56

(724) 강익중: 가을 햇살처럼

조회 수 294 댓글 1

詩 아닌 詩 (84)

 

가을 햇살처럼

 

Untitled 1, 2024, 12 x 8in, Oil Pastel on Paper.jpg

Ik-Joong Kang, Untitled 1, 2024, 12 x 8in, Oil Pastel on Paper

 

 

어디서 오나 봤더니 

 

걱정이 어디서 오나 봤더니

아직 하지 않은 숙제에서 

 

아직 하지 않은 숙제는 어디서 오나 봤더니

치우지 않은 책상에서 

 

치우지 않은 책상이 어디서 오나 봤더니

게으름에서 

 

게으름은 어디서 오나 봤더니

놀고 싶은 욕심에서 

 

놀고 싶은 욕심은 어디서 오나 봤더니

바람에 춤추는 햇살 때문에

 

 

Untitled 2, 2024, 12 x 8in, Oil Pastel on Paper.jpg

Ik-Joong Kang, Untitled 2, 2024, 12 x 8in, Oil Pastel on Paper

 

 

너처럼 나처럼 

 

가을 햇살 타고서

고운 숨결 

살며시

귓등에 내려앉는다

가을 바람처럼

너처럼

 

가을 바람 사이로

환한 미소

가만히

어깨를 토닥거린다

가을 햇살처럼

나처럼

 

 

Untitled 3, 2024, 12 x 8in, Oil Pastel on Paper.jpg

Ik-Joong Kang, Untitled 3, 2024, 12 x 8in, Oil Pastel on Paper

 

달라 

 

가을 햇살은 달라

뜨겁지도 따갑지도 않아

여름 햇살과 달라

 

가을 물살은 달라

급하지도 빠르지도 않아

여름 물살과 달라

 

가을 바람살은 달라

무덥지도 습하지도 않아

여름 바람살과 달라

 

가을 팔뚝 살은 달라

까맣지도 빨갛지도 않아

여름 팔뚝 살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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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4.09.06 10:11
    강익중 화가님의 시를 접하게됐습니다. 간결하고 꾸밈없는 언어가 마음을 사로 잡습니다.
    가을 햇살 처럼에서는 "바람에 춤추는 햇살"이라고 표현했는데, 맞아요. 토닥임을 느끼지요.
    가을 햇살은 달라-분명히 달라요. 강 작가님의 가을 햇살은 달라가 나를 생애 처음으로 가을 햇살이 어떻게 다른가를 생각케 했습니다.
    행복한 과제를 주셔서 행복한 고민을 합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