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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 한류 33 코드 #17 '미 태권도의 대부' 이준구(Jhoon Rhee) 대사범
수다만리 (46) 한류 원조 태권도
한류를 이해하는 33가지 코드
#17 '미 태권도의 아버지' 이준구 대사범
'The Father of American Tae Kwon Do' Grandmaster Jhoon Rhee
이준구 대사범과 이소룡의 우정을 담은 '브루스와 나(Bruce and I, 2011)', 무하마드 알리에게 발차기를 가르치는 대사범.
그는 1957년 태권도 기술과 영어 실력, 그리고 단돈 45달러를 갖고 미국으로 왔다. 1962년 워싱턴 DC에 미국 최초의 태권도장을 오픈, 조 바이든(Joe Biden)을 비롯 국회의원과 세계 각국 대사 자녀들을 가르치며, 태권도를 보급하는 한편, 마케팅 전술과 네트워킹으로 미 방방곡곡, 러시아 등 세계 곳곳까지 태권도 글로벌화의 기반을 쌓았다.
그는 브루스 리(이소룡)의 친구였으며, 선생이자 제자였고, 무하마드 알리의 트레이너이자 코치였다. 그는 태권도 안전장비를 고안했고, 태권도 영화에 출연했으며, 태권도 발레를 안무했다. 그에게 태권도는 단순한 무술이 아니라 삶의 철학이었으며, 그는 평화의 메신저였다. 오리지널 한류 스타, '미 태권도의 아버지' 이준구(Jhoon Rhee, 1932-2018) 대사범(Grandmaster)의 라이프 스토리.
'미 태권도의 아버지' 이준구 대사범
Grandmaster Jhoon Rhee
"워싱턴에 정착해 미국에 태권도를 대중화했으며 국회에서 의원들에게 발차기와 권법을 가르치며 "진실, 아름다움과 사랑"의 철학을 설파해온 한국 출신 무술가, 그랜드마스터(대사범) 이준구(Jhoon Rhee)씨가 4월 30일 알링턴 요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는 86세였다." -워싱턴 포스트, 2018. 5.1.-
워싱턴포스트는 2018년 5월 1일자에서 이준구 대사범의 별세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이 신문은 "이준구씨처럼 성취한 무술가는 거의 없다. 한때 한국 군대의 비행기 정비사였던 이씨는 동료인 브루스 리(Bruce Lee, 이소룡),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와 격투 요령을 교환했으며, 칼럼니스트 잭 앤더슨(Jack Anderson, *퓰리처상 수상), 배우 척 노리스(Chuck Norris)와 워싱턴 레드스킨(풋볼팀)의 코치 조지 앨런(George Allen)에게도 태권도를 가르쳤다"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닷새 후 '준 리: 태권도의 스포츠 대사 86세로 별세(Jhoon Rhee, Athletic Ambassador of Taekwondo, Dies at 86)'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이준구 대사범이 표지로 등장한 무술 잡지
'미국 태권도의 아버지(The Father of American Taekwondo, TKD)'로 불리우는 이준구 대사범은 1957년 이승만 시대에 한국을 떠났다. 그는 아이젠하워가 대통령이었고, 엘비스 프레슬리와 마릴린 먼로가 전성기를 누리던 때부터 미국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기 시작해 세계로 전파시킨 장본인이다. 오늘날 한류(Hallyu, Korean Wave)의 뿌리는 이준구 대사범과 태권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이 전쟁 후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던 시절 맨몸의 이준구 대사범은 한민족 고유의 무술, 태권도를 미국에 보급시켰다. 무기 없이 언제 어디서나 손과 발을 이용해 공격, 방어할 수 있는 무도 태권도는 신체단련뿐 아니라 정신무장으로 바른 인간을 추구한다. 총기 소지가 허용된 미국에서 태권도는 단순한 무술과 스포츠가 아니라 철학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970년대 태권도 사범들이 세계 각국의 왕이나 대통령의 경호원이 됐다.
그 사람들이 삼성, 현대, LG의 인맥을 다 맺어준 것이다."
1986년 현대 자동차가 엑셀(Excel)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30년 전, 1960년대 미국에 한국가발과 섬유가 수출되기 10여년 전 이준구 대사범은 혈혈단신 미국인 한명 한명을 상대로 태권도를 전파했다. 한때 'Korean Karate'로 불리우던 태권도는 정체성을 확립하고, 오늘날 글로벌 스포츠가 됐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태권도는 시범종목이었으며, 2000년 시드니 올핌픽에선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젠 이준구 대사범의 후예들인 미국인들도 태권도장을 열고, 태극 마크가 부착된 도복을 입고, 한국어로 "차렷, 경례!(Charyot, Kyong ye!)"를 하며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엘비스 프레슬리, 클린턴, 오바마 태권도 수련
엘비스 프레슬리는 1970년대 멤피스에서 이강희 사범의 지도를 받고, 7단증을 받았다.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 1935-1977)는 1972년 38세에 테네시주 멤피스의 이강희(Kang Rhee) 사범으로부터 태권도를 배워 1974년 7단을 땄다. 20대에 가라데를 배웠던 프레슬리는 태권도를 배워 콘서트에 활용했다. 프레슬리는 일주일에 세번씩 훈련했으며, 특히 옆차기를 잘했다. 이강희 사범은 한 인터뷰에서 "프레슬리는 열정이 대단했고, 예의가 발랐다"고 회고했다.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는 종종 친구였던 프레슬리의 체육관을 찾아가 발차기를 연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1988년 주지사(아칸소주) 시절 이행웅 사범에게 태권도를 배워 명예 4단이 됐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1년 상원의원(일리노이주) 시절 미국인 사범(David Posner)에게 4년간 태권도를 배워 5급(녹색띠)를 땄다. 세계태권도연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2009)과 유도 8단 보유자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2013)에게 명예 9단증을 수여했다.
*President Bill Clinton (as Governor) breaks boards with ATA <YouTube>
할리우드에도 태권도를 배우는 배우들이 증가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척 노리스(Chuck Norris)는 태권도 8단, 한인과 결혼한 웨슬리 스나입스(Wesley Snipes)는 명예 3단(블랙벨트) 보유자다. 컨트리 가수 윌리 넬슨(Willie Nelson)은 81세에 공권유술(태권도·유도·가라테 기술을 종합한 실전 무술) 5단(블랙벨트)를 땄다. 그의 사범은 한인 샘 엄(Sam Um)씨. 배우 제니퍼 가너(Jennifer Garner), 제시카 알바(Jessica Alba), 사라 미셸 겔러(Sarah Michelle Geller), 장 클로드 반담(Jean-Claude Van Damme), 에릭 로버츠(Eric Roberts) 등도 태권도를 배웠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후 아테네, 베이징, 런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미국, 영국, 중국, 호주, 이탈리아, 쿠바, 멕시코, 아르헨티나, 코티디부아르, 이란, 세르비아, 아제르바이젠 선수들이 금메달을 딴 것도 태권도가 오래 전 글로벌 스포츠가 됐음을 입증한다.
오리지널 한류 스타, 이준구 대사범(Grand Master Jhoon Rhee)의 드라마틱한 삶의 여정, 그 하이라이트를 소개한다.
'The Father of American Tae Kwon Do' Grandmaster Jhoon Rhee
Grandmaster Jhoon Rhee
#호랑이의 포효: 이전구 대사범은 1932년 1월 7일 충청남도 아산에서 이진훈, 홍계임 부부의 2남 3녀 중 세째로 태어났다.
한밤중 호화로운 궁 안에서 젊은 여성이 호랑이의 포효를 들었다. 궁은 높은 담으로 쌓여있어서 그녀는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 소리에 깨어났다. 어머니가 꾸었다는 태몽이다. 막내 동생 이전구 뉴욕골프센터 회장은 뉴욕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가 성균관 유학자로 1902년 21살 나이에 고종황제가 하사하시는 박사 벼슬을 한날 한시에 받으셨다. 두분이 함께 성균관 앞뜰 계단을 내려오시면서 어머니가 3살, 아버지가 한 살이던 때 사돈하자고 약속하셨다"고 밝혔다.
#매맞던 소년: 이준구 대사범은 작은 체구로 어릴 적 동네북이었다. 6살 때는 5살 짜리 여자애에게 맞았다. 일제 강점기 그애의 아버지는 순사였다. 울며 집에 가서 엄마에게 일렀더니 엄마는 맞았다고 마구 팼다. 그때 소년은 자신감을 갖고, 자신을 방어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엎드려 팔굽혀 펴기, 역기 들기로 몸을 단련하기 시작했다.
#사부는 청도관 이원국: 일제 강점기에는 한국 전통무술이 금지됐다. 그가 14살 때 해방이 됐고, 이후 무술도장이 속속 생겨났다. 그는 이원국 대스승이 가르치는 청도관에 들어가 당수도(현 태권도)를 배웠다. 아버지에게 태권도 배우는 것은 비밀로 했다. 부친은 태권도를 거리 싸움꾼들이나 하는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 이에 대사범은 훗날 태권도의 공적 이미지를 바꾸기에 노력하게 된다. (*'태권도'라는 명칭은 1955년 육군 소장이던 최홍희씨가 제정했으며, 4년 후 대한태권도협회를 창립한 인물이다.)
#아메리칸 드림: 사춘기 때 미국영화를 보고 블론드 여배우에 반했다. 마릴린 먼로였다. 그후 금발 미녀와 결혼하기 위해 미국에 가기로 결심했다. 이릉 휘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 미국에 가면, 태권도로 먹고 살아야겠다고 작정하게 된다.
2000년 워싱턴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하모니카 콘체르토를 협연 중인 이준구 대사범. http://www.jhoonrhee.com
#바이올린과 하모니카: 이준구 소년은 태권도뿐만 아니라 음악에도 재능을 보였다. 고등학교 시절 독학으로 바이올린을 배워 민요를 귀에 익혀 연주했으며, 6살 때부터 배운 하모니카 연주도 수준급이다. 그는 워싱턴심포니오케스트라(Washington Symphony Orchestra)의 이사로 활동했으며, 2000년 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WSO 기금마련 콘서트 무대에 올라 하모니카 콘체르토를 연주했다. 2005년엔 KBS 음악홀에서 서울로열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하모니카 콘체르토를 협연하기도 했다.
#한국전쟁 발발: 1950년 당수부가 있던 동국대에 들어갔지만, 4개월만에 전쟁이 터졌다. 미 공군부대에 통역사로 일하다가 군에 입대, 포병장교로 복무했다. 제대 후 육군항공학교에서 비행기 정비와 기상훈련을 받던 중 미국 연수 프로그램이 있는 항공정비 교육장교에 응모했다. 시험에 합격한 후 텍사스에서 공군부대에서 정비교육을 받았다. 고국으로 돌아가야할 즈음, 미국에 다시 올 수 있는 방법은 재정 후원자를 찾는 것이었다. 교회에서 로버트 L. 번팅 부부가 선뜻 후원자로 나섰다. 귀국 때는 나일론 옷감을 사다가 팔아 유학자금을 마련했다.
#태권도 가르치며 학비 조달: 1957년 11월 문교부 주최 유학시험에서 패스한 후 유학길에 올랐다. 그에겐 달랑 45달러 뿐이었다. 사우스 텍사스 주립대 토목공학과 입학 후 교내 태권도 클럽을 만들어 가르치며 학비를 벌었다. 2년 후 텍사스대로 전학해서는 태권도로 기숙사 치안 담당을 하며 기숙사비도 면제받았다.
#인종 통합의 태권도: 흑백인 분리 정책(짐 크로법, Jim Crow laws)이 시행되던 1960년대 텍사스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던 중 한 흑인 학생이 뒷문으로 들어왔다. 당시 학교, 식당, 대중교통 등에서 백인고 흑인이 격리되었기 때문이다. 그때 이준구 대사범은 "No"라며, "태권도에서는 누구나 똑같다. 정문으로 들어오라"고 지시했다. 그 학생이 미국 흑인 최초의 태권도 10단(블랙벨트) 소지자이며 첫 흑인사범인 프레드 사이먼(Fred Simon)이다. 그는 휴스턴 인근 보몬트에서 태권도장(Fred Simon's Institute Of Tae Kwon Do)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흑인 그랜드마스터 제라드 로빈스(GM Gerard Robbins)은 2007년 뉴저지에 태권도 명예의 전당(Taekwondo Hall of Fame)을 창립했다. http://www.taekwondohalloffame.com
*Nobody Bothers Me: Remembering D.C.’s Taekwondo Grandmaster Jhoon Rhee
#워싱턴 DC, 준리 태권도장 설립: 1962년, 텍사스대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던 중 워싱턴 DC의 가라데 도장에서 강사 자리를 제의받고 짐을 쌌다. DC에 막상 도착하니 학생이라곤 6명뿐이었다. 때문에 도장에서는 그의 봉급을 줄 여유도 없었다. 이에 아예 자신의 이름을 딴 태권도장을 오픈했다. 1962년 6월 28일, 미국 최초의 태권도장이다.
#대사들에게 친필 편지: 이준구 대사범은 마케팅의 귀재다. 그는 도장 오픈 후 태권도 수강생을 모으기 위해 DC의 각국 대사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는 대사 자녀들을 도장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태권도를 가르칠 뿐만 아니라 인성교육을 시키며, 학교 성적을 모두 A, B 학점으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워싱턴포스트지에 조그마한 광고도 냈다. 그러자, 수강생들이 몰려들었다. 이 마케팅이 오늘날 태권도가 글로벌 스포츠가 된 씨앗이었을 터이다.
"나는 결코 무엇을 소원하지 않는다. 그저 행동으로 옮긴다.
소원이라는 생각 자체는 일을 발생하게 하지 않는다. 행동만이 일을 성사시킨다."
-그랜드마스터 이준구-
1962년 미국 최초 태권도장 오픈
*Jhoon Rhee Taekwondo Nobody Bother Me Commercial <YouTube>
"When you take Jhoon Rhee self-defense
Then you too can say
Nobody bothers me/ Nobody bothers me
Call USA-1000
Jhoon Rhee means might for right!"
#태권도 TV 광고 "Nobody bothers me": 이준구 대사범은 1972년 준리 태권도장 TV 광고를 내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토요일 아침 만화 영화 시간대에 나온 준리 태권도장 광고는 워싱턴 주민에게 노스탤지어 광고다. 대사범이 무술을 하는 장면에 이어 여아와 남아가 등장하는 이 광고는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않아(Nobody bothers me!)"로 워싱턴 D.C. 일대에 널리 알려졌다.
두 어린이는 대사범의 자녀, 4세의 미미(Meme)와 5세의 천우(Chun)였다. 광고 촬영 전 미미와 천우는 아이스크림 투쟁을 했고, 옷이 초콜릿으로 얼룩져서 거꾸로 입고 촬영했다. 미미 리는 현재 심리치료사, 천 리는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에서 준리 도장을 운영한다.
또한, 테마송 작곡가는 록스타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의 E 스트릿 밴드(E Street Band) 기타리스트 닐스 로프그렌(Nils Lofgren)이다. 로프그렌은 댓가로 준리 태권도장의 평생 회원이 됐고, 녹색벨트까지 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인들은 인내심이 없어서 동기 부여를 위해 벨트를 10개로 늘이고, 줄무늬도 넣었다.
http://www.jhoonrhee.com
#국회의사당으로: 1965년 4월 워싱턴 포스트에 하원의원 제임스 클리블랜드(James Cleveland, 공화당/뉴햄프셔주)가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강도당했다는 기사가 났다. 이준구 대사범은 기사를 읽은 후 바로 클리블랜드 의원에게 전화해 "다시는 강도당하지 않도록 태권도를 가르쳐주겠다"며 무료 강습을 제안했다. 그해 5월 첫 강습에 클리블랜드 의원은 동료 몇명을 데리고 와서 태권도를 배웠다. 이것이 'US Congressional Tae Kwon Do Club)의 시초였다.
이준구 대사범은 국회의사당 체육관에서 일주일에 2-3회씩 의원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게 됐다. 그에게 태권도를 배운 이는 조 바이든(Joe Biden) 전 부통령, 뉴트 깅그리치(Newt Gingrich)에서 제시씨 잭슨 주니어 까지 350여명에 이른다. 이중 잭 발렌티(Jack Valenti), 토니 로빈스(Tony Robbins), 잭 앤더슨(Jack Anderson) 의원 등 19명은 블랙벨트를 땄다.
아이크 스켈턴(Ike Skelton, 민주당/미주리주) 하원의원은 "이준구 사범은 국보(National Treasure)"라고 밝혔다. 이준구 대사범은 "나는 한국전쟁 때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나라, 아는 이도 없는 사람들을 방어하기 위해 온 미군들과 나란히 싸웠다. 때문에 나는 내 조국을 위해 미국이 한 것처럼 나도 내가 가장 잘 하는 태권도를 통해 미국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싶었다. 감사의 뜻으로 나는 지난 45년간 아침 5시에 일어나 일주일에 세번씩 국회의원 350명에게 태권도를 무료로 가르쳐주었다.
1975년 9월 14일 워싱턴 DC 아모리에서 대사범의 주최로 공화당 의원 대 민주당 의원의 시합이 열렸으며, 5천여명의 관중이 몰린 이 대회는 미 전역에 TV로 방영됐다.
*Repubican vs Democrat Sparring Event, 1975
브루스 리(이소룡)과의 우정
"브루스 리는 내게 권법을 가르쳐주었고, 나는 발차기를 가르쳐주었다.
우리는 서로 선생이었으며, 서로 학생이었다."
이준구 대사범과 쿵후스타 이소룡은 9살의 차이였지만, 아시아계 무술 명인이라는 공통점으로 만나 우정을 나누었다.
#이소룡과의 만남: 태권도 명인과 쿵후 명인은 1964년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열린 국제가라데 대회(Grandmaster Ed Parker's International Karate Championships)에 참가해 시범하다 만났다. 이준구 대사범은 32세, 브루스 리(Bruce Lee, 이소룡)은 23세였다. 이소룡은 이준구 대사범의 높이 차기를 부러워했고, 이준구씨는 권법을 찬미했다. 대사범은 쿵후의 전설에게 옆차기, 돌려차기, 뒤돌려차기를 가르쳐주었다. 이들은 우정을 나누며 시간이 날 때마다 함께 훈련했다. 어떤 때는 이준구 대사범의 집에서 새벽 5시까지 밤을 지새기도 했다. 이소룡은 1966년부터 70년까지 매년 준리 내셔널 챔피온쉽(Jhoon Rhee Nationals)에 참가핬으며, 10여년간 편지를 주고받았다.
*Bruce Lee performs demonstration at Jhoon Rhee Tournament - History of Martial Arts <YouTube>
이소룡(Bruce Lee), 린다 리 카드웰, 브랜던 리(왼쪽). 아들 브랜던에게 발차기 송판 격파를 가르치는 이소룡.
#회고록 '브루스 리와 나': 이준구 대사범은 2011년 이소룡과의 관계를 회고한 'Bruce Lee and I'를 출간했다. 이소룡의 부인 린다 리 카드웰(Linda Lee Cadwell)은 이 책의 서문에 "브루스와 저는 종종 이준구 사범님과 그의 우아한 부인 한순씨 댁에 초대됐습니다. 브루스와 이준구 사범님은 훈련 기술에 대해 밤 늦게까지 이야기했지요. 브루스는 1966년부터 1970년까지 매년 준리 전국 대회(Jhoon Rhee Nationals)에 참가했으며, 1970년 대회에서는 우리가 시범도 했습니다. 이준구 사범님도 종종 캘리포니아의 우리 집을 방문했으며, 1973년 이 사범님이 홍콩에 영화 '흑권(When Tae Kwon Do Strikes)'을 촬영하러 왔을 때 두 사람은 거의 매일 함께 지냈습니다. 제겐 이준구 사범님과 그 가족과 함께 참 좋은 기억이 많습니다. 그러는 동안 브루스와 저는 한국 음식을 점점 좋아하게 됐습니다"라고 썼다. 이소룡은 불고기와 김밥을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소룡의 딸인 배우 샤논 리(Shannon Lee, 51)도 태권도를 배웠다.
이준구 대사범은 두편의 태권도 영화에 출연했다. 이소룡의 추천으로 출연한 '흑권'의 시나리오도 썼다.
*When Tae Kwon Do Strikes(흑권, 1973) 예고편
#영화배우 준 리: 이소룡이 홍콩 영화사 골든하베스트필름의 레이몬드 초우(Raymond Chow)를 만나 태권도 영화를 권유했고, 이준구 대사범을 주인공으로 추천했다. 1973년 안양영화사의 신상옥 감독이 제작에 참가하는 한국과 홍콩의 합작 영화 'When Tae Kwon Do Strikes /跆拳震九州 '에서 대사범은 일제강점기 독립투사 이진동으로 출연했다. 감독은 황펭(Huang Feng, 黃楓), 홍금보(Sammo Hung)이 조연으로 나오며, 작곡가 황문평이 음악에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흑권'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어 1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준구 대사범은 그해 영화를 찍은 후 미국으로 돌아왔고, 7월 19일 홍콩의 이소룡으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았다. 그 영화의 편집은 끝났고, 곧 개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음날 이소룡은 33세로 숨을 거두었다. 'Little Dragon(小龍)'과의 마지막 대화였다.
#두번째 영화 '돌아온 용쟁호투': 대사범은 1980년 한국 박우상 감독의 '돌아온 용쟁호투(Fighting in Hong Kong)'에 출연했다. 홍콩영화사의 출연 요청을 받은 이준은 쿵후연기를 강요하자 출연 거부를 하며 암흑가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소룡 주연 '용쟁호투(龍爭虎鬪/ Enter the Dragon, 1973)'와는 무관한 영화다.
무하마드 알리의 코치
"그건 이준구씨가 가르쳐준 아큐펀치입니다!(That is Mr. Jhoon Rhee’s Accupunch!)"
이준구 대사범은 무하마드 알리에게 '아큐펀치(accupunch)'를 가르쳤다. http://www.jhoonrhee.com
#무하마드 알리와의 만남: 1975년 4월 전설의 헤비급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The Greatest Muhammad Ali)는 한 파티에서 일본 아마추어 레슬링 협회장(핫타 이치로)에게 농담으로 "동양의 격투가 중 누구라도 나를 이긴다면 100만 달러를 주겠다"고 말했다. 이것이 언론에 알려지자 일본의 레슬링 선수 안토니오 이노키가 대결하겠다고 선언, 1976년 6월 26일 도쿄 부도칸으로 잡힌 '세기의 대결'로 관심을 촉발시켰다. 이노키의 후원자는 알리에게 대전료로 600만 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구 대사범은 태권도 안전장비 사업가를 통해 알리를 소개받았고, 펜실베니아주 디어레이크의 캠프에 들어가 트레이닝을 했다. 대사범은 알리에게 "힘보다 속도를 키우면 파워가 배로 늘어난다"고 가르쳤다. 알리는 힘의 권투에 속도를 추가한 아큐펀치(Accupunch)'를 조 프레이지어(Joe Frazier)와의 경기(Thrilla in Manila, 1975. 10.)에서 발휘해 판정승으로 이겼다.
1976년 5월엔 영국의 도전자 리처드 던(Richard Dunn)과는 5회전에 KO승했다. 아큐펀치는 침과 바늘처럼 찌르는 주먹이다. 이 경기는 알리 최후의 KO로 기록됐다. 알리는 이 성공의 KO시킨 펀치는 "태권도 그랜드마스터 이준구씨가 가르쳐준 것이며, 이준구 대사범은 브루스 리로부터 배웠다"고 밝혔다.
*1976년 6월 무하마드 알리 MBC-TV 출연<YouTube>
#1976 알리와 한국 방문: 대사범은 알리의 코치로 일본에 아서 이노키와의 경기를 지도했다. 세기의 게임은 맥빠진 대전이었다. 알리는 경기 후 코치의 요청으로 사흘간 한국을 방문했다. 김포공항에서부터 시청까지 3시간 동안 카 퍼레이드가 펼쳐졌으며, 서울 시민 200여만명의 환호하러 나갔다. 알리는 방한 중 12곳을 방문했고, 갓과 도포 차림으로 MBC-TV의 코미디언 이기동이 사회를 본 버라이어티 쇼에 출연했다. 이준구 대사범은 이 쇼에서 통역을 맡았다.
#태권도 안전장비 발명: 대사범은 태권도 부상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머리, 손, 발에 착용하는 안전장비를 고안했다. 폼패딩(form padding) 등 Jhoon Rhee Safe-T equipment가 그 결과다. 이와 함께 태권도 교본(5권)을 집필했다.
http://www.jhoonrhee.com
#태권도발레 안무가: 이준구 대사범은 철학 없이 태권도는 길거리 싸움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면서 장르를 확대하는데 고심했다. 음악과 무용의 애호가로서 발레 안무(martial art ballet)를 고안한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무술 태권도와 무용(dance)을 결합해 베토벤의 5번 교향곡 '운명'과 1960년 영화 엑소더스(Exodus)'의 테마음악에 맞추어 태권도무를 안무했다.
1982년엔 워싱턴 DC 미독립기념일 행사 집행위원장을 맡아 7월 4일 몰(The Mall)에서 태권도 수강생으로 구성된 인간 성조기(Human Stars & Stripes)를 선사했다. 미국 인구 2억2천900만명을 대표한 학생 229명이 레드, 화이트, 블루 유니폼으로 성조기를 만들고, 'God Bless America'와 함께 태권도 발레가 펼쳐졌다.
*Jhoon Rhee's martial ballet ex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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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이민자 203인 선정: 2000년 미 이민포럼(National Immigration Forum)과 이민국(Immigration and Naturalization Services)의 성공한 이민자 203인에 알버트 아인슈타인, 알렉산더 그레이함 벨 등과 함께 선정됐다. 미의회 기록(Congressional Record)에 따르면, 2007년 태권도 명예의 전당에 오른 이준구 대사범은 '미국 태권도의 선구자'일 뿐 아니라 '러시아 태권도의 선구자'라고 강조했다. 당시 미국 내에 준리 도장은 60여개, 러시아엔 65개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기의 무술인: 1976년 워싱턴 타치다운 클럽(Washington Touchdown Club)이 2년마다 시상하는 스포츠상 '세기의 무술인(Martial Arts Man of the Century)'으로 선정됐다. 시상식 날 사회는 코미디언 밥 호프(Bob Hope)가 맡았으며, 만찬에는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 전 국무장관, 복서 무하마드 알리, 농구스타 윌트 체임벌린(Wilt Chamberlain) 등 2천여명이 참석했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왼쪽),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의 만남. http://www.jhoonrhee.com
#해빙 러시아 태권도의 대부: 1989년 혁명으로 동유럽의 공산주의가 멸망하자 이준구 대사범은 소련으로 눈길을 돌렸다. 무술을 금지했던 소련을 방문해 모스크바대학교에서 무술철학 세미나를 열었으며, 아나톨리 콜레소프 체육부 장관에게 태권도를 소련의 공식 스포츠로 합법화할 것을 건의했다. 이후 소련은 모든 아시아 무술을 합법화했다. 1991년 다시 소련을 방문해 11일간 무술철학에 대한 세미나를 11일간 열었다.
그리고, 오늘날 러시아를 비롯,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지에는 준리 계열의 도장이 운영되고 있다. 스포츠를 통한 자유와 평화를 역설한 대사범은 2007년 모스크바에서 세계평화상(World Peace Maker)을 수상했다. 2006년 미하일 고르바체프가 수상한 상이기도 하다.
#레이건, 부시 대통령 특별자문: 로날드 레이건 대통령은 1984년 이준구 대사범을 전국직업교육위원회(National Council on Vocational Education), 조지 H. 부시 대통령은 1988년 체육위원회(Council on Physical Fitness and Sports)의 특별 자문으로 임명했다.
로날드 레이건, 조지 H. 부시 대통령 행정부에서 요직을 맡았던 이준구 대사범. http://www.jhoonrhee.com
#준 리의 날(2003. 6. 28): 워싱턴 D.C. 시장 안소니 A. 윌리엄스(Anthony A. Williams)는 2003년 6월 28일 준 리의 날(Jhoon Rhee Day)'를 선포했다. 이날은 1962년 창립된 준리 태권도장(Jhoon Rhee Taekwondo School, 2035 K Street NW Washington, DC)이 41주년을 맞은 날이었다.
#태권도 철학: 2010년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준구 대사범은 "나의 철학은 사람을 때리는 게 뭐 그리 대단할까? 대부분의 스포츠가 이기는 것을 강조하지만, 나는 체육관에서 태권도 훈련을 인간적인 면으로 변형하고 싶다. 인내심에서 지구력, 타이밍에서 시간엄수, 권력에서 지식까지"라고 밝혔다.
#UN 연설: 2007년 4월엔 유엔(UN)에서 '병든 세상을 생활철학으로 고치자(Mending Our Torubled World through a Philosophy of Action)'을 주제로 연설했다.
#진미애(眞美愛)의 트루토피아(Trutopia): 2002년 서울에 '국제 10021 클럽(100년의 지혜가 깃들인 21세의 젊음)을 조직해 참됨(眞), 아름다움(美), 사랑(愛)의 조화를 통해 행복한 공동체 사회를 만드는 것을 추구하는 '트루토피아(Trutopia, True Utopia)' 철학을 전파하는데 열정을 쏟았다.
*Jhoon Rhee's 80th Birthday-100 Pushups in 50 seconds in the Cannon Caucus Room of the U.S. Capitol.
#노장의 황혼: 2004년 73세에도 하루에 팔굽혀 펴기를 1천회씩 하던 대사범은 심장판막 수술을 받았다. 80세 생일 날 국회의사당에서 50초에 팔굽혀펴기 100회를 해냈다. 그는 80세 이후 대상포진을 앓았으며, 2018년 4월 30일 그 합병증으로 별세했다. 그랜드마스터의 장례식엔 제씨 잭슨과 주니어, 토비 로스, 코니 모렐라, 폴 라이언, 엘레인 차오, 조지 알렌, 래리 호건 등 정계 인사들과 이소룡 미망인 린다 리 카드웰, 배우 척 노리스 등이 참석해 고인과 작별을 고했다.
#동방의 밝은 빛: 이준구 대사범은 인도 시인 타고르의 '동방의 등불'(The Lamp of the East, 1929)을 한국어와 영어로 즐겨 애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권철학으로 세계에 '동방의 등불'을 밝히는 것이 그의 염원이었다.
"일찍이 아세아의 황금 시기에
빛나던 등촉의 하나인 조선
그 등불 한 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In the golden age of Asia
Korea was one of its lamp-bearers
And that lamp is waiting
to be lighted once again
For the illumination
in the East."
A Tiger Roars: The Story of Jhoon Rhee, Martial Arts Legend, by Mr. Michael Shackelford, 2017
박숙희/블로거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한양대 대학원 연극영화과 수료. 사진, 비디오, 영화 잡지 기자, 대우비디오 카피라이터, KBS-2FM '영화음악실', MBC-TV '출발! 비디오 여행' 작가로 일한 후 1996년 뉴욕으로 이주했다. Korean Press Agency와 뉴욕중앙일보 문화 & 레저 담당 기자를 거쳐 2012년 3월부터 뉴욕컬처비트(NYCultureBeat)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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