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에플릭의 '아르고(Argo)' 골든글로브 작품상...아카데미 '경악'
아카데미와 스필버그 감독 '링컨'에 찬물
The 70th Golden Globe Awards
70세의 골든글로브가 85세의
오스카에게 시비를 걸었다.
할리우드 외신기자단(HFPA, 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이 미영화과학아카데미(AMPAS, 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해야할 것이다.
아카데미가 외면했던 벤 에플렉이 감독과 주연을 겸한 '아르고'가 골든글로브에서 명예를 찾았다. Photo: Warner Brothers
13일 비버리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 70회 골든글로브상(Golden Globe Awards) 시상식에서 벤 에플렉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스릴러 ‘아르고(Argo)’가 드라마 부문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레 미제라블’은 뮤지컬/코미디 부문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휴 잭맨), 여우조연상(앤 해서웨이) 등 3개 부문상을 석권했다.
이틀 전 발표된 아카데미상 후보에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링컨’이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바 있다. 앙 리 감독작 '파이의
일생'은 11개 부문 후보에 올랐었다.
할리우드 외신기자단은 '링컨'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에게 남우주연상 골든글로브 트로피, '파이의 일생'엔 오리지널 작곡상 트로피
하나씩을 분배했다.
대신, 1979년 호메이니 집정 당시 이란의 미국인 인질 사태를 다룬 ‘아르고’와 벤 에플릭에 작품상과 감독상을 바쳤다.
그리고, 아카데미 감독 후보에서 줄줄이 무시된 퀜틴 타란티노(장고 언체인드), 캐슬린 비겔로우(제로 다크 서티)의 체면을 세워
주었다. 타란티노 감독에겐 시나리오상, ‘제로 다크 서티’의 제시카 채스테인에겐 여우주연상을 나누어 안겨줌으로써 아카데미의 후보
선택을 전격 조롱한 셈이 됐다.
뮤지컬/코미디 부문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 여우조연을 거머쥔 '레 미제라블'.
골든글로브상은 세계 각국에서 할리우드에 파견 나와있는 특파원, 즉 영화담당 기자 93명이 투표하는 상이다. 이들의 영화 전문
지식이나 영어 독해력도 사실은 의문이 된다. 골든글로브는 영화와 TV 부문을 대상으로 하며, 영화는 드라마와 뮤지컬/코미디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한다. 시상식은 NBC-TV가 중계하고 있다.
역사는 70년이 됐지만, 골든글로브는 연기상 위주에 스타 위주의 선정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이를테면, 예일대학교를 중퇴한 클레어
데인스는 4번 후보에 올라 4번 모두 상을 거머쥐었다. 이날 '홈랜드'로 TV 드라마 시리즈 여우상을 하나 더 추가한 것.
아카데미상은 영화인 5783명(2012년 현재)이 투표를 하지만, 평균 연령이 62세인 백인 남성이 다수를 이룬다. 따라서 미국의
대표적인 두 영화상의 취향이 다른 것도 사실이며, 편견도 내재되어
있다.
골든글로브에 도전당한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2월 24일 LA 코닥시어터에서 열리며, ABC-TV가 방영한다.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 '카밍 아웃'한 조디 포스터.
한편, 이날 평생공로상 격인 세실 B. 드밀상을 수상한 배우 조디 포스터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식적으로 밝혀서 화제가 됐다.
세살 때부터 연예활동을 시작한 포스터는 50년 가까이 대중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의 어려움에 대해 고백했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은 독신이라고 밝히면서 헤어진 애인 시드니 버나드에 대해 감사했다.
“나의 인생에서 가장 깊은 사랑 중의 한명인, 나의 영웅스런 공동 부모이자, 나의 전 사랑의 파트너, 그러나 똑바른 영혼의 자매, 나의
고해신부, 스키 친구, 조언자, 20년간 나의 가장 사랑하는 최고의 여자친구, 시드니 버나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요. 시드 고마워요.
난 나의 현대식 가정에 긍지를 느껴요. 놀라운 아들 찰리와 키트…”
포스터의 영화에 대한 애정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당당한 고백에 대해 객석에선 눈물을 흘리는 여배우들의 모습도 보였다. 포스터의
테이블엔 그의 두 아들과 포스터의 절친 배우 멜 깁슨이 동석하는 우정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