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어떻게 무대에 오르나? 2013 공연예술기획자회의(APAP) 스케치
APAP|NYC Conference 2013
한겨울 뉴욕의 문화가 잠들고 있다면, 오해일 것이다. APAP의 공연 마켓 부스엔 열기가 넘쳤다. Photo: Sukie Park
링컨센터, 카네기홀, 시티센터, 타운홀…
우리가 보는 공연은 뮤지션, 무용가, 배우 등 공연 예술가들과 청중의 극적인 랑데부다. 한편의 공연 뒤에는 수많은 이들의
네트워킹과 거래를 거친다. 아티스트와 공연 작품이 상품이며, 청중은 그 상품의 최종 소비자다.
지구촌 곳곳에 흩어져 있는 예술가들과 그들의 직품을 팔려는 매니저와 에이전트, 그들의 공연을 무대에 올리려는 공연 기획자들, 그리고 프로듀서들. 이들을 위한 마켓이자 회의 2013 APAP 공연예술기획자협회 회의(APAP, The Association of Performing Arts Presenters)엔 가 1월 11일부터 15일까지 맨해튼 힐튼호텔에서 열렸다.
힐튼호텔에선 각종 포스터와 브로셔로 아티스트를 홍보하고 있었다.
2013 APAP(발음 ‘에이팝’)의 주제는 이매진(IMAGINE). 한국의 랩퍼 싸이(Psy)가 유튜브 조회수 1억을넘기는 국제적인 스타가 되고,
임현정(H.J. Lim)이 유튜브에 올린 비디오로 EMI에 스카웃되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녹음하는 디지털 세상. 공연예술 '게임의
법칙'도 혁명 중이다. 하이테크 시대 청중을 위해 공연기획자들은 어떤 작품을 고르고 싶어할까?
2013 APAP엔 미 50개주를 비롯 세계 28개국에서 3400여명의 공연예술 전문가들이 참가해 콘서트, 무용, 연극 등 1000회 이상의
쇼케이스 공연이 펼쳐졌다.
힐튼 호텔의 크고 작은 홀에선 15분에서 30분짜리 하이라이트, 맛보기 공연이 마라톤으로 이어진다. 재즈 싱어 캐슬린 러셀이나 재즈
트럼펫주자 테렌스 블란차드는 프아송 루즈와 버드랜드같은 클럽에서 풀 콘서트를 하며, 오프브로드웨이에선 ‘금지된 브로드웨이(Forbidden Broadway)’같은 공연에서 기획자들을 초청한다. 안트리오는 나이니첸 댄스와 알빈에일리스튜디오에서 쇼케이스
공연을 했다.
☞ APAP( The Association of Performing Arts Presenters)
워싱턴 DC에 소재한 기구로 미국과 세계에 1500개 공연예술전문단체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상업 공연장을 비롯, 로컬, 대학교 공연장, 비영리공연장, 외국 정보, 아티스트 에이전시, 매니저, 투어 컴패니, 자문 기구 등이
가입되어 있다.
2013 APAP Sketch
테일러 데인처럼 한때 3700만장의 앨범을 판매했던 가수도 매니저를 바꾸며 쇼케이스 공연을 했다. AP
마켓은 컨퍼런스/쇼케이스 공연/전시 부스로 나뉘어져 진행된다.
2013 컨퍼런스엔 뉴욕현대미술관(MoMA)의 정도련 큐레이터와 오프브로드웨이 희곡작가/연극연출가 이영진씨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정도련씨는 ‘공연에서 큐레이터의 실행 경향(Trends in Curatorial Practice in Performance)’에서 뮤지엄 내 퍼포밍아트 기획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이영진씨는 ‘페차쿠차: 당신은 나를 몽상가라고 말할지 모르지만요(Pecha Kucha: "You May Say I'm a Dreamer)’를 주제로 한 포럼에서
의견을 주고 받았다. *페차 쿠차(pecha kucha)는 6분간 작품에 대해 압축 설명하는 프로모션 방법을 의미한다.
# 공연예술시장: "우리 아티스트들과 계약하세요!"
EXPO홀에선 370여개의 에이전시와 매니저 부스가 공연기획자들과 교섭을 한다. 매니저와 에이전트들은 대표 아티스트들의
상업성과 예술성에 피치를 올린다.
# 아티스트 발굴: "저 친구 장사가 될까?"
미국은 사실 황금어장이다. 소도시의 공연장에서도 작품을 찾고 있다. 그러나, 예산, 기획자의 구미, 관객/청중의 성향 모두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 돈이 될 것인가도 큰 판단기준이될 수 있다. 흥행 못지않게 평가도 중요하다. 관건은 아티스트가 과연 무대에 올릴만한
‘물건’인가를 판별하는 일이다. 사진은 파워 프로듀서 겸 작곡가 데이빗 포스터와 라스베가스에서 공연한 파페라 가수 페르난도 바렐라.
그는 ‘푸치니’의 아리아, 로이 오비슨의 히트곡 등을 메들리로 노래했다. 그러나, 안드레아 보첼리의 라틴 버전.
# 트리뷰트 밴드: "닐 다이아몬드보다 훨씬 싸답니다!"
타임스퀘어 인근의 BB킹 블루스클럽엔 비틀즈, 레드 제플린, 롤링 스톤스 등의 헌사 밴드, 즉 모창 밴드들이 종종 공연한다.
오리지널 밴드는 해산했거나, 너무 바빠 주요 공연장에서만 투어를 한다. 그러면, 작은 도시의 클럽에선 유사 밴드도 필요할 것이다.
닐 다이아몬드를 흉내내는 10인조 밴드 ‘The Premier Neil Diamond Tribute)의 쇼케이스 공연.
# 아티스트와 매니저: "굉장하죠?밖에 CD 샘플러도 있어요!"
아티스트들은 공연에만 전념해야 한다. 매니저와 에이전트는 그들의 재능을 팔면서 경력을 관리한다. 스티브 러브라는 매니저는
무려 페르난도 바렐라, 프리미어 닐 다이아몬드 트리뷰트, 인도 뮤지컬 공연단 ‘미스틱 인디아’ 등 37개 뮤지션과 공연그룹의
매니저로 뛰고 있었다.
# 남미 공연 초빙 프로젝트: "이젠 멕시칸 공연도 보여줍시다"
지구촌이 디지털 덕으로 하나의 촌락으로 되어가면서 다민족 공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민자의 나라 미국에선
소수민족들을 위한 문화의 필요성이 절실해진 것.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가 급증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 같은 경향은 당연한 것이다.
‘세계의 지평선, 로컬 커넥션: 미국 지역사회의 국제 에술가들(Global Horizons, Local Connections: International Artists in U.S. Communities)’에선 남미의 공연단을 미국 내에 선보이는 프로젝트 ‘Southern Exposure’의 기획자들을 초빙해서 경험담을 소개했다.
뉴욕/워싱턴 DC/시애틀/뉴저지의 기획자들은 멕시코의 현대 공연당 ‘테아트로 리니아 데 솜브라(Teatro Linea de Sombra)’를 초대해
무대에 올리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공개했다.
# 거주 뮤지션 파견 프로젝트: "연주하며, 교육하고...보람있는 일이지요."
미국의 클래식 뮤지션들이 세계 각지 거주작가로 파견되어 공연하는 글로벌 프로젝트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 워크숍도 열렸다.
‘협동 디자인: 국제 지역사회에서 아티스트와 기획자(Collaborative Design: Artists and Presenters in International Communities)’
를 주제로 한 토론에서는 카네기홀에서 선발된 클래식 연주자 그룹 ‘아카데미(The Academy)’의 뮤지션들이 인도, 멕시코, 아랍
에미레이트공화국의 아부다비에서 거주 뮤지션으로 공연하기까지 각 기관과의 협력과 프로그래밍 과정을 발표했다.
# 소셜네트워크와 공연예술: "컨텐츠가 왕, 어떻게 팔아볼까요?"
2013년 공연예술단체는 웹사이트,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를 적극 활용해야할 것이라는 특강 ‘온라인 노출 극대화하기
(Maximizing Your Online Presence)’도 열렸다. 공연 정보를 널리 알리고, 청중/관객과 상호소통하는 다이나믹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이야기. 예술단체에서 가장 어린 사원에게 페이스북을 맡기라는 조언.
또한, ‘콘텐츠가 왕’인 디지털 시대 공연물을 디지털로 배급 판매하는 방안에 관한 라운드 포럼 ‘디지털 배급을 위한 아트 콘텐트
개발(Developing Arts Content for Digital Distribution)’도 열렸다.(사진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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