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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과 순결의 유니콘(Unicorn) 태피스트리를 찾아서...

클로이스터 뮤지엄 & 가든 The Cloisters Museum &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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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해튼의 스타카토 리듬에서 벗어나 라르고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중세 미술 뮤지엄, 클로이스터는 정원도 고적하다. 

   

허드슨강이 내려다보이는 맨해튼 북단 고요한 요새 공원 안에 중세 유럽의 수도원이 있다. 그 안은 중세 미술품으로 꾸며져 있고, 밖은 자그마한 정원이 관람객들을 피렌체나 바르셀로나의 자그마한 수도원에 들어온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만든다. 클로이스터 뮤지엄 & 가든(The Cloisters Museum & Garden)은 뉴요커들에게 타임머신 타고 중세의 유럽으로 안내한다.

 

 클로이스터는 맨해튼 중심부에서 머나 먼 뮤지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유럽의 중세 수도원에 가려면 비행기를 타야하지 않는가? 한가로운 날 한인타운에서 M4 버스를 타고 유유자적한 마음으로(매디슨애브뉴-센트럴파크 노스-브로드웨이 컬럼비아대학교-클로이스터) 느린 여행을 하면, 종점이 클로이스터다. 빠른 여행을 원한다면, 타임스스퀘어에서 A트레인을 타고 올라갈 수도 있다. 190스트릿에서 내려 포트트라이온파크(Fort Tryon Park) 를 산책하며 10여분 올라가면 된다. 곳곳엔 피크닉을 즐기는 뉴요커들이 보인다. 허드슨강의 전망은 보너스다. 


 1996년 봄, 컬럼비아대학교의 ESL 코스를 수강하고 있던 시절이었다. 스위스에서 온 금발의 미남 학생이 말했다. “여긴 레고(Lego)같아!” 뉴욕의 교회 건축물이 유럽의 것을 작은 사이즈로 복사했다는 것이다. 유럽의 이민자들이 미국을 세웠지만, 천박한 역사를 지닌 미국은 유럽에 열등감을 느껴온 것 같다. 적어도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열강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아니 어쩌면 유럽에 대한 유구한 노스탈지아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미국인들은 유럽의 유구한 역사는 숭배한다. 건국 이후 끊임없이 유럽의 역사를 가져다 심었던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클로이스터즈(Cloisters)는 프랑스의 수도원 5개곳에서 교회당, 기둥, 벽돌, 문을 공수해다가 지은 미술관이라 복수가 됐다.

 

 

cloister2.JPG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의 지부인 클로이스터는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지의 중세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허드슨강과 조지워싱턴브리지가 내려다보이는 클로이스터는 중세 수도원 안에서 고딕 예배당, 비잔틴 미술품, 중세 교회 소장 보물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클로이스터의 센터피스는 ‘유니콘(unincorn) 태피스트리’다. 많은 미술 애호가들이 이 작품을 보기 위해 머나 먼 이곳까지 순례를 온다. 클로이스터는 메트로폴리탄뮤지엄 계열이기 때문에 같은 날 입장료를 한 번 내고, 두 뮤지엄을 방문할 수 있다. 하지만, 추천 기부금제이니 형편대로 내면 되므로 굳이 하루에 방대한 메트와 저 멀리 떨어진 클로이스터를 벼락치기하듯 뛸 필요는 없다. 오후 3시엔 무료 투어가 열린다.

 

화창한 봄날이나 한가로운 여름 오후에 방문하면, 시원한 허드슨강을 바라보고, 꽃내음이 향그로운 인근 포트트라이온파크를 산책하고 피크닉도 겸할 수 있다. 늦가을엔 허드슨강 건너 팰리세이드파크의 단풍이 기다리고 있다. 이 동네 인우드(Inwood)와 워싱턴하이츠(Washington Heights)엔 도미니칸공화국 이민자들이 몰려산다. 모처럼 도미니칸리퍼블릭의 유명한 로스트치킨이나 모퐁고를 맛보며, 하루 여행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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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A 190스트릿에서 내리면 포트트라이온파크의 장미, 라벤다, 아이리스가 만발한 꽃길을 지나서 클로이스터로 간다. 

 

 

클로이스터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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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가 세계의 중심이었던 중세 미술품을 일별할 수 있는 뮤지엄이다. SP 

  

 클로이스터가 소장한 중세 미술품은 5천여점이다. 12-15세기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지의 로마네스크부터 고딕 그리고 비잔틴 미술품, 그리고 스페인의 스테인글래스 등이 돋보인다.

 

 

 유니콘 사냥 태피스트리

 

 

cloister4.jpg 클로이스터에 뉴요커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유니콘 태피스트리를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 용이 신비의 동물이듯, 유럽에선 1개의 뿔을 가진 유니콘이 신비의 상징이다. 네덜란드 남부에서 울, 실크, 은과 금도금실로 짜여진 이 벽걸이들은 유니콘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 처음 등장한 유니콘은 힘과 순결을 상징한다. 말과 유사하지만, 이마에 뿔, 영양의 엉덩이, 사자의 꼬리를 가졌다는 일각수로 결혼과 번식을 기원하고, 당시 주 식량이던 감자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상징으로 알려려졌다고 한다. 유니콘은 오염된 물을 정화해서 치료수로 바꾸는 힘도 가진 신비의 동물이다. 

  

파리 소르본대학교의 중세미술관 클루니뮤지엄도 유니콘 태피스트리(직물 벽걸이)가 센터피스다.  클로이스터가 소장한 7점은 1937년 존 D. 록펠러가 기증한 것. 울, 은 실크사와 금박 실크사로 짠 벽걸이로 남부 네덜란드에서 1495-1505년 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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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포된 유니콘(The Unicorn in Captivity): 석류나무 아래 우리에 갖힌 유니콘은 도망칠 수도 있지만, 자족한 표정이다. 석류는 다산의 상징이었다. 유니콘의 체포는 행복한 결혼과 생식의 메타포라는 것. 백색의 유니콘은 순결을 상징하니 처녀가 결혼으로 '행복한 포로'가 됐다는 이야기. 페미니스트들에겐 중세의 성차별주의적 사고관이 진부할 수 있지만, 미술품을 아름답다. 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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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발견되다(The Unicorn Is Found): 유니콘이 분수대 아래 무릎을 꿇고, 마술적 힘을 갖고 있는 뿔을 씻고 있다. 12명의 사냥꾼이라는 것이 예수와 12 제자를 상징한다고 해석되기도 한다. 유니콘 태피스트리에선 동식물(flora & fauna)이 장식적이면서도 생생한 배경으로 등장하고 있다.  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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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콘 자기방어하다(The Unicorn Defends Itself): 이 태피스트리에선 유니콘이 세 사냥꾼의 창살에 의해 부상당한 채 격노해서 자신의 뿔로 개를 찌르는 폭력적인 장면을 담았다. 폭력의 카르마도 전달하고 있는 태피스트리. 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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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해된 유니콘 성으로 데려오다(The Unicorn is Killed and Brought to the Castle): 왼편엔 두 사냥꾼이 창으로 유니콘의 목과 가슴을 찌르고 있다. 또 다른 사냥꾼 하나는 뒤에서 최후의 일격을 가하고 있다. 이 태피스트리는 십자가에 못박혀 숨지는 예수의 알레고리로 해석된다. 예수의 수난을 상징하는 홀리 트리와 유니콘의 피를 받는 사냥꾼은 예수의 피(포도주)의 메타포다. 오른쪽의 이야기는 성에서 유니콘의 시체를 받은 영주와 아내의 모습이 있다. 이들을 호기심있게 바라보는 구경꾼들이 등장하고, 말 안장에 걸쳐있는 유니콘의 찢겨진 뿔은 ‘가시 왕관’의 알레고리로 보고 있다. 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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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태피스트리는 숨을 그림 찾기같다. 구경꾼의 표정을 하나하나 보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살해된 유니콘 성으로 데려오다' 디테일. 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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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만 리멘슈나이더 조각: 15세기 독일의 거장 조각가 틸만 리멘슈나이더(Tilman Riemenschneider)의 표현주의 조각을 감상할 수 있다. 고딕에서 르네상스로 넘어가던 시기에 활동한 그는 특히 린덴 트리(보리수나무)를 이용한 조각으로 유명하다. 

  

▶노트르담 드 퐁토트의 집회당(12세기):  유럽의 수도원들은 정치사회의 변동에 따라 운명을 달리했다. 석회암으로 건축된 이 집회당은 1569년 종교전쟁 당시 훼손되었다가 1791년 프랑스혁명 때 버려졌으며, 19세기에는 마굿간으로 사용되면서 황폐해졌다가 1930년대 클로이스터의 일부가 됐다.

  

▶생길랭 수도원(12세기 말):  프랑스 남부 몽뻴리에 계곡에 위치했던 수도원의 벽과 기둥 역시 프랑스 혁명 당시 석동의 손에 넘어갔다가 미국인 조각가 조지 그레이 바나드가 구입하면서 미국으로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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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이 비행기 타고 유럽에 가지 않아도, 지하철 타고 중세의 수도원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SP 

  

 욕에 정착한 프랑스 중세 수도원

  

cloister10.jpg 워싱턴하이츠 포트트라이온파크에서 올려다본 클로이스터 뮤지엄 & 가든의 전경. M4 버스는 뮤지엄 앞이 종점이다. 

  

클로이스터는 포트 트라이온파크 언덕에 프랑스 남부의 중세 수도원 5곳을 옮겨다 지은 수도원 컴플렉스다. 9세기에서 16세기 사이에 건축된 생 미셸 드 쿠사, 생 길렘 르 데저르, 보네퐁텐 코밍지, 트레에 앙 비고르와 프로빌 등 5곳의 기둥, 벽, 문, 창문, 스테인글래스 등이 공수되어 왔다. 클로이스터는 유럽 중세의 미술품들이 3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프랑스 수도원들이 뉴욕까지 온 이유는? 미국의 조각가 조지 그레이 바나드와 록펠러 가문의 공이다. 1900년대 초 프랑스 시골에서 조각과 미술품 거래로 생계를 유지하던 바나드는 수시로 중세조각과 건축 소품을 수집했다. 제 1차대전이 발발하자 바나드는 뉴욕으로 건너 와 워싱턴애브뉴의 자그마한 벽돌식 교회건물에 자신의 수집품을 전시하기 시작했다.

 

이후 바나드는 아트컬렉터로도 유명한 부호 존 D. 록펠러 주니어에게 소장품을 매각했다. 그리고, 록펠러 주니어는 자신의 소장품을 추가해 거금을 기부함으로써 중세 뮤지엄이 뉴욕에 탄생하게 된다. 디자인은 록펠러 가문의 위임으로 1936년 맨해튼 리버사이드 교회를 지은 건축가 찰스 콜린즈였다. 클로이스터는 1938년 오픈했다.

 

▶개관시간: 3월-10월(화-일요일 오전 9시30분-오후 5시15분), 11월-2월(화-일요일 오전 9시30분-오후 4시45분). 월요일 휴관(공휴일 제외). 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1월1일 휴관. ▶*추천 입장료: $25(일반) $17(노인) $12(학생) 무료(12세 미만), Fort Tyron Park, 99 Margaret Colbin Dr. Washington Heights, 212-923-3700. www.metmuseum.org. ▶가는 법: 지하철A 타고 190스트릿. 하차, 버스 M4 *무료 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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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트라이온파크의 린덴 테라스(Linden Terrace). 렌덴나무가 바로 조각가 틸만 리멘슈나이더가 잘 쓰는 목재였다. 

   

 

@Stop4East=포트트라이온파크 안에 있는 뉴리프(New Leaf, Fort Tyron Park, 1 Margeret Dr. 212-568-5323)는 클래식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이다. 볼로네즈 파스타에서 햄버거, 패션프룻 수플레까지 다양한 메뉴를 제공한다. 여름엔 야외 테이블에서 ‘알프레스코’ 다이닝을 즐길 수 있다. 조지 워싱턴 브리지 인근의 말레콘(Malecon, 4141 Broadway. Bet. 175-176th St. 212-927-3812)는 통닭구이 전문이다. 프라이치킨과 프라이슈림프도 있다. 디저트로는 소, 양, 염소 우유로 만든 트레레체(tre leche) 케이크와 부드러운 플란(flan, 푸딩)이 인기. 도미니칸들이 좋아하는 모퐁고(mofongo)는 바나나 사촌이 플랜타인과 각종 육류와 야채를 혼합한 요리인데, 우리 입맛엔 심심하다. 오전 7시 30분부터 새벽 1시 30분까지 오픈한다.

 

@Stop4Shop=와인을 좋은 가격에 구입하고 싶다면 한인 피터 리씨가 운영하는 PJ 와인(P J Wine, 4898 Broadway, bet. 204-207 St. Washington Heights. 212-567-5500)에 들러볼 필요가 있다. 저렴한 샤도네이에서 고급 보르도까지 다양한 셀렉션의 와인을 도매 가격에 판매한다. 멕시칸 테퀼라, 러시안 보드카와 스카치까지 각종 주류를 구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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