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 영화박물관 홍상수 감독 회고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 '옥희의 영화'까지
HONG SANGSOO
남자와 여자, 술과 섹스, 그리고 그들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을 집요하게 그려온 홍상수 감독의 미니 회고전이 열린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17•18일 그리고 23일 사흘간 퀸즈 아스토리아의 영화박물관(MoMI, The Museum of Moving Image)에서 홍 감독의 영화 5편을 상영한다.
1996년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비롯 ‘해변의 여인’ ‘밤과 낮’ ‘잘 알지도 못하면서’ ‘옥희의 영화’를 볼 수 있다. 이번 홍상수 회고전은 뉴욕의 아시아 주간을 기해 마련된 것이다. 다음은 회고전 상영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The Day a Pig Fell into the Well, 1996): 왜 남자와 여자는 끊임없이 사랑에 빠지고, 권태로 괴로워하며, 오해를 하며 엇갈린 사랑에 고민하는 것일까? 3류 소설가와 그가 사랑하는 유부녀, 소설가를 사랑하는 여인, 짝사랑에 빠진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 등 사랑의 거미줄이 파헤쳐진다. 이응경, 방은희, 박진성, 조은숙, 김의성 출연. (3월 17일 오후 2시)
▶해변의 여인(Woman in the Beach, 2006): 홍상수 영화의 주인공은 소설가나 감독, 혹은 교수다. 주인공은 감독 자신의 모습인 듯하다. 고현정의 복귀작 ‘해변의 여인’은 영화감독의 이야기다. 영화감독 중래는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후배 창욱을 설득해 서해안으로 여행간다. 창욱은 여자 친구인 싱어송라이터 문숙을 데려온다. 그런데, 문숙은 창욱보다 중래가 좋아진다. 이들이 소주를 마시며 하는 대사가 압권이다. “넌 한국에서 팔리지 않으니깐, 외국으로 나간 거 아니야” 이런 식의 노골적인 대사가 흥미롭다. 서해안 신두리 해변의 풍광도 멋지다. 고현정, 김승우, 김태우, 송선미 출연. (3월 17일 오후 5시)
▶밤과 낮(Night and Day, 2008): 한때 파리에 체류하면서 시네마데크에서 영화를 보던 홍 감독의 체험에서 나온 작품. 국선 화가 성남은 대마초 사건에 연루되어 파리로 도피한다. 허름한 민박집에 머물다가 우연히 옛 애인을 만나면서, 연달아 여인들에게 흑심을 품게 된다. 한편, 서울에선 그를 기다리는 아내가 임신했다고 알려온다. 서울의 밤과 파리의 낮은 한 남자의 이중생활을 상징한다. 김영호, 박은혜, 서민정 출연. (3월 18일 오후 2시)
▶잘 알지도 못하면서(Like You Know it All, 2009): 제천에서 열리는 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초청된 구경남은 심사는 뒷전으로 하고 옛날 친구 부상용과 술자리를 벌인다. 제주도에 특강을 간 구경남은 선배 양천수를 만나 그의 집에서 술판을 벌이는데, 알고 보니 선배의 아내는 자신이 연무했던 후배 고순이다. 고순은 구경남에게 쪽지를 건내는데... 김태우, 고현정, 공형진 출연. (3월 18일 오후 5시 30분)
▶옥희의 영화(Oki’s Movie, 2010): 영화과 학생 옥희는 옛 남자 친구와 중년 남자에 관한 영화를 만든다. 내용은 아차산에 1년 사이를 두고 이들과 찾아갔던 경험을 담은 것이다. 젊은 남자와 나이든 남자와 같은 장소에서 겪는 유사성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정유미, 이선균 주연. (3월 23일 오후 7시)
티켓: $10(뮤지엄 입장료 포함). 35th Ave.@37th St. Astoria, Queens. 지하철 N•Q 타고 36th Ave. 하차 www.movingimage.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