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File
2013.05.15 13:34
김기덕 영화의 매력, 래리 카디쉬 MoMA 전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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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이고, 불편하면서, 매혹적인 영화들"
MoMA 김기덕 회고전 기획 래리 카디쉬(Laurence Kardish) 큐레이터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Pieta)'가 17일 뉴욕과 LA에서 개봉된다.
2008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김기덕 전작 14편을 모은 회고전을 열었던 래리 카디쉬(Laurence Kardish)
큐레이터와의 인터뷰를 플래쉬백한다.
래리 카디쉬
2004년 봄 '사마리아'로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같은 해 가을 '빈 집'으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수상. 2006년 '시간' 2007년 '숨'으로 칸영화제 초대.
유럽의 3대 국제영화제에서 열렬한 지지를 받은 김기덕 감독의 전작 회고전이 (2008년) 4월 23일부터 5월 8일까지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린다.
유럽과는 달리 영화제가 비경쟁으로 치러지는 뉴욕에서는 메이저 뮤지엄인 MoMA에서 김 감독에게 경의를 표했다. 김기덕 감독의 연출작 14편 모두를 상영하는 특별 회고전이 마련된 것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
MoMA는 이번 회고전에서 데뷔작 '악어'(1996)에서 최신작 '숨'(2007)에 이르기까지 김 감독의 전작 14편을 영어 자막과 함께 상영한다. 상영작은 미국에서 개봉되어 238만 달러의 수입을 올린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비롯 '섬''시간''야생동물 보호구역''파란대문''실제상황''수취인불명''나쁜 남자''해안선''사마리아''빈 집''활' 등 지난 12년간 연출해온 작품들이다.
한국에서 '아웃사이더''이단아'로 불리워온 김기덕에게 전적으로 매료된 인물은 MoMA 영화부의 수석 큐레이터 래리 카디쉬(Laurence/Larry Kardish). 올해로 MoMA 근무 40년째를 맞는 베테랑 큐레이터의 2008 역작 영화제가 바로 김기덕 회고전이다. 김기덕 MoMA 회고전은 고 한동신씨와 공동으로 기획했다.
캐나다 오타와에서 태어난 래리 카디쉬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며 영화클럽을 조직했다. 뉴욕으로 이주해 컬럼비아대학원에서 영화를 전공했으며 1968년 극영화 '슬로우 런(Slow Run)'을 연출했다.
같은 해 MoMA에 입사한 카디쉬는 '한국영화 10년'(1993) '신상옥.유현목.임권택 영화제'(1996) '신상옥 회고전'(2002) '임권택 회고전'(2004)을 비롯 '세네갈: 아프리카 영화 15년''장 뤽 고다르''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등 굵직한 영화제를 기획해왔다.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바 있는 카디쉬는 비빔밥 등 한식을 좋아한다. 그의 딸은 한국에서 영어강사를 하다가 현재의 남편을 만났다.
Interview
-왜 지금 김기덕 회고전인가.
"김기덕은 세계 영화계에서 매우 중요한 감독이다. 김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처럼 그의 회고전을 봄에 여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그의 전작 14편을 모두 상영하게 됐나.
"전작을 입수할 수 있었으며 14편 모두가 일관된 프로그램이다. 뮤지엄 관객에게 김기덕의 모든 영화를 소개하고 싶었다. 임권택은 100편 이상 만들었기 때문에 회고전에서는 선별적일 수밖에 없었다."
-김기덕을 언제 발견했나.
"'봄 여름 가을…'(2003)을 처음 봤을 때였다. 김기덕 영화의 리듬과 비전은 시적이고, 불편하면서도, 매혹적이다."
나쁜 남자, 2001
-'나쁜 남자'와 '섬'은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들의 공격을 받았다. 김기덕의 여성관을 어떻게 생각하나.
"모든 등장인물이 상처받은 사람들인 것 같다. 이들은 김기덕이 상상 속에서 만든 인물들로 자신을 표현하는게 육체적으로 말고는 서투른 사람들이다. 김기덕 영화 속의 여성은 남성처럼 상처받으며 남성처럼 강한 인물들이다. 그들이 겉으로는 나약해 보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혹평도 이해한다."
-김기덕이 다른 한국 감독과 다른 점은.
"김기덕 영화에는 일관성이 있다. 그는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 지속적으로 질문을 하며 이야기 속에서 위험도 불사한다."
-유현목에서 최신 영화까지 한국 영화에 대한 생각은.
"한국영화는 자극적이며 대담하다. 한국영화는 인간관계의 어두운 면을 탐험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영화감독 출신으로 프로그래머로 일하는데.
"그래서 감독들에 대한 연민이 있다. 1년에 500여편 이상의 영화를 보며 항상 배운다는 것이 내 직업의 장점이다."
-다시 영화를 연출할 계획인가.
"불확실하다. 이제 더 이상 그런 무지스런 열정이 없다."
박숙희 기자
*이 인터뷰 기사는 2008년 4월 23일 뉴욕중앙일보에 실린 것입니다. 래리 카디쉬 큐레이터는 지난 해 10월 은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