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소재로 한 영화 2편이 뉴욕에 찾아왔다. 

지난 8월 16일 개봉된 프랑스 영화 '넌 내 아들이 될꺼야'과 9월 6일 개봉될 호주산 다큐멘터리 '레드 옵세션

(Red Obsession)'이다. 

'넌 내 아들이 될꺼야'는 보르도 와인 메이커의 집념을, '레드 옵세션'은 중국인의 보르도에 대한 집착을 다루고 있다.

 와인 애호가들은 꼭 봐야할 영화, 와인에 대해 알고 싶은 초보자도 즐길 수 있는 영화들이다. 두 편을 소개한다.

  중국인들이 집착하는 샤토 라피트 레이블. 가짜가 90%라고.

♣와인 영화 <1> 레드 옵세션 ★★★

명품 보르도와 사랑에 빠진 중국인들의 광적인 집착

Red Obsession 

섹스 장난감으로 억만장자가 된 피터 쳉은  6000만 달러 가치의 보르도를 소장하고 있다. Photo: Lion Rock Films

 

400년 보르도 역사를 뒤흔드는 14억 중국인들이 용트림.

2010 홍콩 정부가 와인세를 제거하면서 일등급 보르도 와인(premiers crus, first growth)에 대한 수요가 치솟았다.

뉴욕, 런던, 홍콩의 와인 경매장에 중국인들이 몰려가 매주 경매가를 경신하며 유럽과 미국인들을 밀어냈다.

 

게다가 2009, 2010산 보르도가 유래없는 '세기의 빈티지'로 판명되면서 희귀와인에 대한 수요와 함께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바야흐로 보르도가 금과 증권, 미술품처럼 투자가치가 있는 상품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다우 존스와 FTSE에서 보르도 레드 와인 투자 

효과는 월등했다.

 

와인 전문가들은 '향후 20년 세계 와인 총생산이 중국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호주산  ‘레드 옵세션(Red Obsession)’은 중국인들의 명품 보르도에 대한 광적인 집착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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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도의 전통과 명성, 품위, 파워는 중국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됐다. Photo: Lion Rock Films

 

워윅 로스, 데이빗 로치가 공동으로 연출한 ‘레드 옵세션’은 보르도의 와이너리를 헬리콥터 숏으로 보여준다. 샤토 라피트 로쉴드, 샤토 

마고, 샤토 라투르, 샤토 오브리옹 등에서 샤토 코 에스투르넬의 창고까지 와인 애호가들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흥분할 이름들이다.

 

호주 출신 할리우드 스타 러셀 크로우가 묵직한 톤으로 해설하는 이 다큐멘터리는 마치 스타를 추종하는 광적인 팬들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보르도, 그 이름은 스타급이다.

 

‘레드 옵세션’ 제작팀은 샤토 라피트의 샤를르 슈발리에, 샤토 팔머의 토마스 뒤루, 샤토 코스 에스투르넬의 장 기욤 프라, 샤토 페트뤼스의 

크리스찬 무예, 샤토 마고의 폴 폰테일리어 등 와인 명인들을 만났다.

 

또한, '와인계의 1인자' 로버트 파커, 나파밸리에서 니바움-코폴라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대부'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과 아시아 최초의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 지니 조 리 등 세계적인 와인 전문가들도 등장한다.

코폴라 감독은 “토마스 제퍼슨이 마셨던 코폴라 감독은 프랑스 혁명 4년 후에 생산된 와인을 마시면서 와인광으로 알려진 토마스 제퍼슨도 

같은 와인을 마셨을까? 하고 갸우뚱한다.

 

 

중국인들이 와인에 눈을 뜨면서 명품 보르도 수요와 함께 가격이 천장부지로 솟았다. Photo: Lion Rock Films

 

 

영화에서 샤토에 거주하는 명품 와인 메이커들, 와인 비평가들과의 인터뷰가 긍지와 열정에 가득 찼다면, 중국인 억만장자들과의 인터뷰는 

광적인 집착의 연속이다.

 

중국에선 세계 최고의 섹스 장난감 재벌 피터 쳉과 보르도에 취한 억만장자들의 이야기도 나온다. 중국의 부자들에게 명품 보르도는 부와

권위, 그리고 영향력을 상징하는 트로피. 보르도는 유혹이다.

홍콩 경매에서 샤토 라피트에 150만불 패널을 올려 소유하게 된 중국인 와인 콜렉터. Photo: Lion Rock Films

 

‘레드 옵세션’의 대부분은 중국인들의 샤토 라피트에 대한 집착에 할애하고 있다.

섹스 장난감으로 돈을 번 중국 재벌 피터 쳉은 6000만 달러어치 희귀 와인을 수집해왔다. 이제 그는 말한다. “예전엔 섹스를 좋아했지만, 

지금은 와인이 더 좋다”고.

인형 공장 대표 조지 통, 보르도의 샤토를 매입한 보석(테시로 쥬얼리, Tesiro Jewelry 리처드 셴의 보르도 집착도 주목할만 하다.

 

어느 여성 와인 콜렉터는 홍콩 경매에서 50만 달러에 불려지는 라피트를 그저 소유하기 위해 150만 달러를 불렀다. 이들은 1시간짜리 

사치보다도 소유하면서 오래 누릴 수 있는 트로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한 홍콩 영화에선 갱들이 “1982 라피트 말고는 모두 쓰레기”라는 대사를 한다. 라피트 빈 병이 500달러에 거래되고, 식당에선 빈 라피트에 

다른 와인을 부어 제공하는 곳, 중국이다. 

2011년 중국에서 보르도 거품이 한창일 때, 최근 빈티지 샤토 라피트가 병당 2만3200달러에 팔렸다.

 

 와이너리 운영자이기도 한 감독 워윅 로스. Photo: Lion Rock Films

실제 호주에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는 워윅 로스 감독은 월스트릿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가짜 와인이 나돌고 있으며, 

거래되고 있는 라피트 10병 중 진짜는 1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로스 감독은 “중국인들이 보르도 샤토를 매입하고 있으며, 곧 이탈리아와 스페인 와이너리에도 눈을 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팀은  영국의 와인 전문지 ‘디캔터(Decanter)’ 시상식에서 중국 닝샤의 지아 베이란 2009 카버네 블렌드가 수상하자 많은 

이들이 “중국 레이블을 붙인 병에 안에는 보르도 와인을 담았다”는 말을 하더라고 전했다.

워윅 로스 감독은 홍콩에서 태어나 호주로 이민한 후 USC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할리우드와 호주에서 '푸른 산호초' '야후 

시리어스' 등 영화 제작에 관여한 후 영화사 라이온 록 필름을 설립했다. 이후 호주에서 와이너리 포트씨 에스테이트(Portsea

Estate)에서 피노 누아와 샤도네이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와인에 눈을 뜨면서 명품 보르도 수요와 함께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았다. Photo: Lion Rock Films

2010년 샤토 라피트 로쉴드는 2008산에 중국에서 행운의 숫자를 의미하며, 베이징 올림픽의 해이기도 한 8(八)을 병에 새겨 중국 

시장에 팔았다. 보르도의 와인메이커들은 마케팅으로도 중국시장을 공략해왔다. 샤토 마고는 2011년 베이징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후원했다. 

   중국인 시장을 겨냥한 샤토 라피트 2008                     디캔터 와인상 수상  지아베이란                     산동지방의 창유 와인

러셀 크로우가 해설을 맡게된 이야기도 흥미롭다. 와인광으로 알려진 러셀 크로우는 ‘레드 옵션’ 제작자의 친구였지만, ‘레 미제라블’ 

촬영에 바빠 시간을 낼 수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허리케인 샌디로 맨해튼이 암흑에 들어가 새벽 1시부터 4시까지 해설을 녹음할 

수 있었다고 한다. 

 

베를린 영화제, 트라이베카 영화제 초청작. 러닝타임 76분.

*개봉 첫날인 9월 6일 오후 7시 10분 시네마 빌리지에선  워윅 로스와 데이빗 로치 감독이 질의 응답 시간을 열 예정이다.

http://www.cinemavillage.com

Red Obsession

▶개봉: 9월 6일@NY 시네마빌리지(Cinema Village, 22 East 12th St.) 

 9월 13일 LA 렘믈 뮤직홀(Laemmle Music Hall, 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