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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국에 돌아가 사면신청 거절로 생이별하는 문제 해결

I-601A Waiver

 


많은 분들이 고대하던 올해 안 포괄적 이민개혁 통과가 사실상 무산되었습니다단식투쟁을 하고 계신 분들의 소식도 들립니다. 올 한해 많은 분들이 매일 바뀌는 이민개혁 소식으로 인해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셨을 것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이 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만한 좋은 소식을 함께 고대해봅니다.

 

답답한 마음을 털고 오늘은 미국에 밀입국한 분들이 시민권자와 결혼한 뒤 미국 내에서 신청하는 사면(I-601A Waiver)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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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인호 원작 배창호 감독의 '깊고 푸른 밤(Deep Blue Night, 1984)'중에서.


예전에는 밀입국한 분들이 시민권자와 결혼해도 미국 내에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없었습니다합법적으로 입국한 뒤 신분을 잃으신 분들은 별도의 waiver 신청없이 시민권자와 결혼을 통해 미국내에서 영주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밀입국한 분들은 달리 본국으로 돌아가 본국 내 미대사관이나 영사관으로부터 사면승인을 받아야 이민비자로 입국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본국 내 사면신청 수속 기간이 지연되면서 무작정 미국 내 가족과 떨어져 기다려야 했습니다. 불행히도 사면신청이 거절되는 경우 가족과 생이별을 하게 되었고, 다시 불법으로 입국하는 사례들도 왕왕 있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시민권자와 결혼 후에도 영주권 수속을 밟지 않고 그냥 서류 미비자로 지내는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13 3 4일부터 시행된 I-601A, 재입국 금지기간 면제 (Provisional Unlawful Presence Waivers)로 인해 이 같은 불합리하고 가슴 아픈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밀입국한 분들이 시민권자와 결혼한 뒤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미국 내에서 사면신청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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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권을 위해 계약결혼을 하고, 시민권을 얻어 본국의 가족을 초청하려는 남자 백호빈(안성기)과 그를 
사랑하게된 여인 제인의 이야기를 그린  '깊고 푸른 밤(Deep Blue Night, 1984)'.

 

간단한 과정은 이렇습니다.

 

I-601A 규정에 따르면, 일단은 미국 내에서 가족이민 청원인 I-130 승인을 먼저 받은 뒤에야 사면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사면이 승인되면 본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비자 인터뷰 날짜를 받은 뒤 미국을 출국합니다. 인터뷰 후 이민비자를 받고 미국 입국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간 본국에 체류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I-601A 사면 승인 요건



그렇다면 I-601A 사면 승인을 받으려면 어떤 조건을 만족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조건은 밀입국자가 다시 미국으로 입국하지 못할 경우 밀입국자의 시민권자 배우자나 부모에게 극심한 고통 (Extreme Hardship)이 초래된다는 사실을 다방면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이를 증명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참고로, 이민국 (USCIS)는 극심한 고통을 증명할 수 있는 몇 가지 예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건강 (Health), 경제적인 문제 (Financial Consideration), 교육 (Education), 개인적인 고려사항 (Personal Considerations) 그리고 기타 특별 요인 (Special Factors)으로 문화적, 언어적, 종교적 장애 등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극심한 고통은 하나의 요인으로 증명된다기보다는 신청인의 전체적인 상황이 고려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멕시코 남성이 10여년 전 밀입국한 뒤 시민권 여인과 결혼을 했습니다. 슬하에 자녀 둘을 두었고, 넉넉하진 않지만 함께 행복한 가족입니다. 걱정이라면 아내가 많이 아픕니다. 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아내는 전적으로 남편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없다면 아내는 미국에서 하루도 살 수가 없습니다. 멕시코로 가족이 이주를 한다고 해도 멕시코의 현재 사회,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아내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남편 역시 10여년전 떠난 멕시코에서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힘듭니다. 따라서 아내를 비롯한 두 아이를 부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아내의 모든 가족이 미국에 거주하기 때문에 멕시코로 이동하는 것은 아내에게는 아내 가족과의 생이별을 의미합니다. 아이들은 학업을 중단하고, 또래 아이들과도 헤어져야 합니다. 시민권자인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고향인 멕시코는 낯선 나라입니다. 언어도 통하지 않은 그곳에서 새로 시작해야 합니다.

 

언뜻 들어도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이외에도 남편의 미국 내 직장문제, 인간관계 등이 관련됩니다. 이렇듯 I-601A 사면신청을 위해서는 시민권 배우자의 건강문제를 포함한 가족 전반에 걸친 모든 상황들이 고려됩니다.

 

더불어 짚어야 할 중요한 점은 사면승인에 필요한 극심한 고통은 시민권자 배우자부모에게 국한된다는 것입니다. , 규정상 시민권 자녀가 겪을 극심한 고통은 고려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대상은 아니더라도 자녀의 고통이 시민권 배우자에게 미칠 간접적인 고통을 다른 요인들과 함께 입증할 수 있다면 사면신청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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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푸른 밤'에서 백호빈(안성기 분)은 이민국 조사관에게 이름을 '그레고리 백'이라고 급조한다.


 

예를 들어 15년전 밀입국한 에쿠아도르 남성이 6년 전 시민권자 여성과 결혼을 했습니다

뉴저지에 있는 한국기업에서 기술직으로 일합니다. 슬하에 2, 4살 시민권 자녀들을 두었습니다. 남편은 아이들이 어른이 된 뒤 깜짝 선물을 주려고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매일 찍고 있었습니다. 가족간의 애착이 남다른 가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멕시코 케이스와는 달리 시민권자 아내에게는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린 자녀들이 중요한 성장기에 아버지와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힘든 일이었고, 경제력이 없는 아내가 남편 없이 감당하기에는 큰 고통이었습니다. 자녀 중 한명은 눈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언어문제, 아내가 겪은 아내 가족과의 생이별 경험 등 이 가족만이 갖는 특별한 상황들 모든 것이 고려대상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I-601A 사면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신청인과 가족의 전체적인 상황에 대해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위에서 짚은 문제들은 실제 제출되는 많은 자료들 중 일부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I-601A 사면승인에 필요한 극심한 고통을 증명하기는 쉽지 않고, 기술적인 실수까지 더해져 최근까지 승인률이 59%에 그치고 있습니다. 또한, 극심한 고통이 증명된다 해도 밀입국한 신청인이 별도의 형사기록 및 이민법 위반 기록이 있다면 사면신청이 거절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주변에 계신 전문인과 함께 본인의 상황을 차분히 검토해 보시고 충분한 자료를 준비하신 뒤 신청하신다면 또 하나의 영주권 획득의 방법이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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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윤 변호사
 917 993 4917
 JEONGYUNJO@GMAIL.COM
 http://www.immigrationj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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