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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라멘(Ramen, ラーメン) 베스트 

라면 열풍 지대, 모모푸쿠 데이빗 장의 후예들


뉴욕에 라면 열풍이 불고 있다. 
2004년 한인 요리사 데이빗 장의 모모푸쿠 누들바로 시작된 일본라면 신드롬은 이스트빌리지를 넘어서 미드타운, 
어퍼이스트사이드, 할렘,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와 파크 슬로프까지 퍼지고 있다.

의사의 콜레스테롤 경고에도 불구하고, 최근 라면집을 더 자주 다녔다. 그리고 톱 10 라면을 뽑아봤다. 
Top 10 NYC 일본 라면은 상/하 2회로 나누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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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리사들이 오픈 키친에서 라면 조리하는 '퍼포먼스'을 보는 것도 라멘 즐기기 중 하나다. 나루토 라면의 키친. SP

음식에도 유행이 있다.
노부(마추히사)와 마사(타카야마)가 몰고왔던 명품 스시의 인기가 식어가고, 뉴욕은 지금 저렴한 ‘라멘(ramen)’ 열풍이 뜨겁다.

2004년 데이빗 장이 이스트빌리지에 자그마한 모모푸쿠 누들바(Momofuku Noodle Bar)를 열었을 때만해도 맨해튼에 일본 라면집은 이스트빌리지 10스트릿의 라이라이켄(Rai Rai Ken)과 타임스퀘어 인근 49스트릿의 삿뽀로(Sapporo) 정도였다. 

momofuku-ramen--by-noah kalina-small.jpg 모모푸쿠 라면 Photo: Noah Kalina


모모푸쿠로 시작된 일본라면의 붐으로 2008년 일본 본국의 라면체인 잇푸도(Ippudo)가 이스트빌리지에 입성했고, 급기야 데이빗 장의 특허인 ‘포크번’도 카피해 메뉴에 올렸다. 데이빗 장의 말에 따르면, 일본 잇푸도에엔 포크번이 없다는 것. 그 잇푸도가 서울에도 2개의 지점을 냈다.

이후 이스트빌리지에서 미드타운, 어퍼이스트, 할렘,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파크스로프 및 보름힐까지 일본 라면집이 속속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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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일본라면집에서 국물 만드는 방법. 표고버섯, 파 몇단, 통마늘, 그리고 사과도 보였다. SP

지난해 1월 파리 여행에서도 일본 라면 열풍을 실감했다. 파리의 생딴느 거리(Rue Saint Anne)는 일본 라면집으로 즐비했다. 그 중 돼지 비계를 전문으로 하는 라면집 나리타케(Naritake)도 있었다. “비계 추가요!” 어떤 집은 창가에 라면 국물 만드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뉴욕의 톱10 라면을 뽑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식탐(*먹거리 탐험정신)으로 무장했더라도, 입맛대로, 취향대로이기 마련이다. 입맛이야말로 가장 보수적인 오감 중의 하나일 것이다.

tampopo.jpg영화 '담뽀뽀(Tampopo)'에서.

나의 경우는 돼지 뼈를 고와낸 국물(돈코츠)이나 닭국물(치킨 파이탄)의 팬이 아니라 시오(소금간)이나 쇼유(간장간) 국물을 선호하는 편이다. 하지만, 돈코츠, 하카타, 닭국물 라면도 다시 시도하면서 돼지고기 토핑(차슈, chashu)도 열심히 애정을 갖고 씹어보면서 ‘일본라멘’집을 순방하면서 추천하고 싶은 라면/라면집을 골라봤다. *ramen의 표기는 일관성을 위해 라면으로 통일하는 것이 좋지만, ‘라멘’도 섞어서 썼다.)
  


NYC Top 10 일본 라멘  Japanese Ramen Best 


tabata-sioramen.jpg 타바타 라멘의 소금간 시오라면. SP


‘일본 라멘’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국물, 면발, 그리고 토핑이다.

국물은 후쿠오카 스타일의 돼지뼈(豚骨, tonkotsu)와 닭곰탕 국물은 깊은 맛을 내고, 도쿄 스타일의 맑은 시오(shio, 소금간), 약간 갈색의 쇼유(soyu, 간장간)는 담백하며, 호카이도 스타일의 미소(miso, 된장)는 구수하다.

면발은 꼬불꼬불한 에그(혹은 no egg) 누들이나 소바 같은 직선형 누들을 사용한다. 굵기도 조금씩 다르며, 파스타처럼 면발이 약간 덜 익어서 단단하게(*엘 단테), 혹은 푹 익어서 ‘약간 불게’할 수도 있다.

토핑으로는 가장 흔한 것이 얇게 저민 돼지구이 차슈(chashu), 죽순 피클 멘마(menma), 반숙 달걀, 파, 목이버섯, 빨간 생강채, 어묵과 김(nori) 등이 오른다. 김치(Kimuchi)도 요즘 일본 라면집의 주요 토핑 중의 하나다. 하지만, 일본집에서 김치보다는 짠지를 시키게 된다.

여기에 분위기(인테리어가 일본 라면바 분위기면 더욱 좋다)와 서비스(영어가 서툴은 일본인 웨이터.웨이트리스가 더 좋다)가 인기 일본 라멘집으로 만들 것이다.



#1 간소 라면@간소(Ganso)             


ganso-ramen.jpg 간소라면

브루클린의 ‘원조’ 라면집 간소(Ganso, 元祖)의 간판라면 간소(Ganso, $12)는 담백한 쇼유(간장) 국물에 고소하고 쫄깃한 직선면발, 부드럽고 양념이 잘 배인 차슈의 맛이 어우러졌다. 반숙 달걀에 파 외에도 계절 야채를 토핑으로 올린다. 

간소 라면 외에 갈비(short rib, $15), 얼큰한 매운 된장(spicy miso, $14), 닭국물과 닭고기 토핑의 스태미나(stamina, $14) 라면을 먹어봤는데, 두루 흡족스러웠다. 특히 날개가 달려 나오는 바삭한 교자(crispy gyoza, $7)는 뉴욕 최고의 교자였다. 슈마이도 훌륭하다. 만두 만드는 아저씨는 중국인처럼 생겼지만, 일본인이라 더 믿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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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다운타운의 간소(Ganso).                                                                                  바삭한 교자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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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질이 감칠맛 있는 갈비(short rob) 라면                                          닭고기 차슈 토핑의 매콤한 스태미나 라면 SP


간소의 주인은 일본 음식에 조예가 깊은 뉴욕의 음식 저술가 해리스 살랏(Harris Salat)과 일본인 요리사 류지 이리에(Ryuji Irie)의 합작이다. 

브루클린 행 지하철 2, 3 타고 호이트스트릿에서 하차 후 본드스트릿으로 들어간다. 분위기는 모모푸쿠 누들바 스타일로 모던하며, 오픈 키친엔 유리벽이 있어서 다른 라면집처럼 요리사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는 없다. 25 Bond St. at Livingston St. Brooklyn. 718-403-0900. http://gansonyc.com




#2 미소 라면@나루토 라면(Naruto Ramen) 

 
naruto-miso0.jpg 미소라면

어퍼이스트사이드의 거의 유일한 일본 라면집일 것이다. 3애브뉴, 89스트릿에 숨어있는 나루토(Naruto Ramen)는 92스트릿Y의 콘서트에 갔다가 늦은 밤 들렀다. 그리고, 자정까지 하는 86스트릿 페어웨이에서 쇼핑하기 전의 코스가 됐다. 

간장국물의 나루토 라면을 먹으면서 사실은 차슈의 맛에 반했다. 돼지고기 팬이 아닌지라,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양념 간이 고루 잘 베였고, 특히 비계가 별로 없고, 돼지 냄새가 나지않아 토토라면, 잇푸도, 모모푸쿠 라면보다 사실 입맛에 더 잘 맞았다. 추가 주문하고 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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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반의 볶음밥                                                                                 나루토 라면 SP

다음에 재즈 콘서트를 본 후 들러 미소라면을 시켰는데, 된장의 깊은 맛과 쫄깃한 면발이 그만이었다. 미니 볶음밥(chahan) 또한 꼬들꼬들하고, 고소했고, 돼지고기도(물론) 맛있었다. 일본 라면집 중 최고의 맛이었다. 

그런데, 건너편에 한인 청년 셋이 나란히 탄탄라면(돼지고기 갈아 매운 깨소금 소스에 버무린 것 토핑)을 먹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리는 걸 보니, 다음엔 탄탄라면을 시도해봐야할 것 같다. 1596 3rd Ave (bet. 89th & 90th St) 212-289-7803. http://www.narutoterakawa.com


#3 마유 라면@테라가와 라면(Terakawa Ramen) 


terakawa-mayuramen.jpg 마유라면

테라가와 라면은 렉싱턴애브뉴 버룩칼리지 앞과 9애브뉴 58스트릿 두 곳에 있다. 예전 일본 식당 ‘테리야키 보이’였던 자리에 생긴 테라가와는 사실 깔끔하지 않고, 웨이트레스가 ‘마실 것’을 반강요하는 바람에 거북했다. 

58스트릿 지점은 ㄷ자의 바에 겨우 10명 내외가 앉아 먹을 수 있는 조그만 라면집이다. 
여기서 처음 맛본 검은색의 마유 라면(Mayu Ramen)의 맛은 황홀에 가까웠다. 개인적으로 마늘, 특히 제주도 흑마늘의 팬이기도 하지만, 돼지 뼈국물에 까만 마늘기름을 주르르 흘려 내온 국물의 그을린 마늘기름과 돼지 국물의 이중주는 오랫 동안 위장을 행복하게 해주었다. 양념이 고루 배인 반숙 달걀이 액센트였지만, 차슈의 맛은 덤덤했다. 국물 찾아 다시 가련다. 


terakawa-mayuramen2.jpg 볶음밥(차한)은 실망스러웠다.

테이크아웃 손님도 상당히 많았다. 불어터진 라면을 어떻게 집에서 먹을까? 알고 보니 나루토와 테라가와는 주인이 같다. 
18 Lexington Ave. 212-777-2939/ 885 9th Ave 885 9th Ave, (Bet. 57&58th St) 212- 307-0170. http://www.narutoterakawa.com



#4 츠케 라면@민카(Minca)              


minca-tsukeramen.jpg 츠케라면

2010년 12월 아시아소사이어티에서 ‘Ramen Fever’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그때 좌담회에 나온 라면 요리사가 이스트빌리지에서 민카(Minca, Ramen Factory)와 캄비(Kambi, Ramen House)를 운영하는 시게히토 카마다(Shigehito Kamata)였다. 하지만, 그의 라면식당은 교통이 불편해 가보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PBS에서 방영된 데이빗 장의 다큐멘터리 ‘요리사의 정신’에서 그가 도쿄인가의 일본라면집에서 츠케 라면을 후루룩 맛있게 먹는 장면을 보았다. 라면과 소스(국물이라기 보다는…), 그러니까 자루 소바를 먹는 느낌이다. 토핑이 따로 나오는 라면을 찾다가 라면공장 민카로 향했다.


IMG_7368.JPG 고요한 이스트빌리지의 라면공장 민카(오른쪽)


민카는 이스트빌리지에서도 애브뉴 A와 B 사이다. 톰킨스퀘어파크에서 2블록쯤 떨어져 있는데, 양쪽 애브뉴가 빌딩으로 가려져있어서 막다른 골목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 뉴욕이지만, 색다른 맛을 주는 고요한 거리다.
민카는 면발도 다섯가지(thick, thin, wavy, wheat noodle, whole wheat noodle, bean noodle) 중 선택할 수 있고, 토핑도 돼지고기 차슈와 닭고기 차슈 중 택할 수 있다.

민카의 오리지널 도쿄 츠케면(Tokyo Tsuke-men)은 찐한 국물맛이 김칠맛을 주었다. 돼지돠 닭국물을 8:2로 혼합, 생선파우더와 다른 비밀 재료를 섞었다고. 그게 소바 국물이나 MSG가 아니기를 바랄뿐…
 
아쉬운 점은 키친 스탭이 일본인들이 아니고, 티벳 혹은 네팔인처럼 보였다는 점이다. 일본라면집의 매력이란, 일본 청년들이 일본어를 하며 부엌에서 에너지를 품으며 라면 만드는 모습을 보는 것인데…
536 East 5th St.(Bet. A&B Ave.) 212-505-8001. http://www.newyorkramen.com

#5 치킨 파이탄 라면@토토 라멘(Totto Ramen) 


toto-spicyramen1.jpg 치킨파이탄 라멘

미슐랭 스타 한식당 단지(Danji)와 같은 블록에 있는 토토 라멘(Totto Ramen)은 잇푸도, 모모푸쿠 누들바와 함께 가장 인기있는 라면집일 것이다. 예약을 받지 않으며, 선착순으로 벽에 걸린 대기자 리스트에 이름과 사람 수를 올려놓는다. 이름 부를 때 식당 앞에 없으면, 가차없이 잘린다. 그리고, 현금만 받는다.

닭 로고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토토라멘은 닭국물을 쓴다. 워낙 유명한 스파이시 라면을 시도해봤는데, 고추기름으로 맵기는 하지만 신라면의 맛 같았고, 깊은 맛이 없이 무언가 허전했다.

다시마와 표고버섯 국물을 내어 아보카도, 호박, 버섯 등을 토핑으로 올린 ‘사진발을 잘 받는’ 베지터블 라면은 두번 먹어봤는데, 건강라면이라는 쾌적함은 있지만, 맛있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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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지터블 라멘                                                 스파이시 라멘 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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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요동                                                         우니야키동  SP

토토 치킨 파이탄(白湯) 라멘(Totto Chicken Paitan Ramen)은 ‘하얀 탕’이라는 한자대로 우유처럼 뿌옇게 낸 닭곰탕 국물에 나오는 라면이다. 면발로는 토토라면의 직선면이 가장 우수한 편이었다. 

네모형의 얇은 차슈는 키친에서 번슨버너로 그을리는데, 비계가 바짝 붙어 육질이 좋고, 씹히는 맛도 고소하다. 하지만,  닭곰탕의 팬이 아닌지라 결국 스파이시 소스($1.25)를 시켜서 섞어먹으니, 맛이 한결 나아졌다. 스파이시 소스는 참기름을 태워 고추가루, 후추가루와 마늘을 섞었다고 하는데, 중국요리에 쓰는 XO소스의 맛이 났다. 

사실 토토라멘에는 라면보다 밥 위에 차슈와 파에 유주 마요네즈를 올린 차슈 마요동(charsiu mayo don, $5.50)과 밥 위에 구운 성게알과 오이채를 얹은 야키 우니동(grilled sea urchin rice bowl)을 더 추첞고 싶다. 사이드로 시켰지만, 그 유명한 토토의 라멘 맛보다는 미니덮밥이 더 만족스러웠다. 366 West 52nd St.(Bet. 8& 9th Ave.) 212-582-0052. http://tottoramen.com

*동쪽의 히데찬 라멘(248 East 52nd St.)과 자매 식당이다. http://hidechanram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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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헬스키친(52스트릿)의 토토라멘은 늘 기다려야 한다, 오랫동안. Photo: Suki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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