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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9 15:24

신달자, 아날로그/Shin Dal-ja, Ana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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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ogue


Shin Dal-ja



A door of the latest brand

opens smoothly with a password.

Even this is not urbane enough.

The top of the line door that opens immediately,

saying yes, yes if only you put your fingerprints upon it gently.

Even this is not easy enough.

Now the door opens as if greeting an emperor

even when it detects the voice saying, “it’s me.”

That’s right.

It’s a matter of time before the door clanks open

the moment it smells the owner

standing in front of the door.


But I like the mundane things—

when you press the bell with a tired hand,

the door that rushes to you and greets you with a smile

and a human voice and human hands;

and, if I can’t have that,

the lovely twig gate of my maternal grandparents’ house

that stands only up to my knees, open day and night.



*Translated by Dr. Chae-Pyong (“J.P.”) Song 송재평 교수

Korean Poetry in Translation  https://jaypsong.wordpress.com




아날로그



신달자



비밀번호를 누르면 스르르 문이 열리는

최신식 문

그것도 촌스럽다며 지문만 슬쩍 대면 네 네 네 하며

자르르 열리는 최고급 문

그것도 번거롭다며 “나야” 목소리만 감지해도

이제는 제왕처럼 문이 열린다

그렇지 이제는 문 앞에 주인이 서면

냄새를 훅 하고 맡는 순간에 철커덕 문이 열리는

날이 바로 내일이지


그러나 나는 우둔한 것이 좋다

피로에 지친 손으로 벨을 누르면

얼른 달려와 미소로 열어 주는

사람의 목소리와 사람의 손으로 반기는 따뜻한 문

그것도 아니라면

아예 정강이 밑까지만 가린, 밤낮 열어 두는

외갓집 정 깊은 사립문이거나.




신달자.jpg 신달자(1943- )
경상남도 거창에서 태어나 숙명여대 국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2년 박목월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발' '처음 목소리'가 추천되며 등단했다. 시집 '봉헌문자' '겨울축제' '모순의 방' '아가', 산문집 '백치애인' 등이 있다. 평택대, 명지대 교수 역임. 2004년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2012년부터 한국시인협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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