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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큐레이터의 메트뮤지엄 한국미술 감상   

 
  메트뮤지엄 아시아부 100주년 <3>
 조선 백자 달항아리의 매력과 산수화의 어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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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가 소장한 조선시대 미술품은 도자기와 회화가 대표적이다. 
1998년 한국실 개관 이전만 해도 백자의 수는 고려청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는데, 지난 10여년의 꾸준한 구입으로 소장품이 늘어났다. 특히 청화백자의 전형적인 예로 2010년에 구입한 집모양 연적(사진)을 들 수 있다. 손박닥에 올릴 수 있을 만큼 작은 크기임에도 불고하고, 기와지붕, 격자창 등의 디테일이 아름답게 표현된 사랑스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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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 청화 집 모양 연적 조선 Water dropper in the shape of a house, 19th century, Porcelain with underglaze blue, Photo: Courtesy of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메트 소장 조선백자 중 특히 관람객의 관심을 사로잡는 작품은 18세기 백자 달항아리 (사진). 말 그대로 만월(보름달)을 연상케 한다고 해서 불리는 애칭으로, 높이가 38.7cm의 둥그런 항아리다. 달항아리는 그 크기와 기형 그리고 태토의 성격 때문에 물레에서 하나의 큰 항아리로 만든 것이 아니며 상하 두 쪽을 물레에 성형한 뒤 붙여서 만든 것이다. 그래서 달항아리의 윤곽은 완벽한 원형이 아니라 손으로 자연스럽게 그린 원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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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 뮤지엄의 달항아리는 유약 표면에 부분적으로 감도는 엷은 복숭아 빛이 무엇보다 매력적이다. 
1975년 메트뮤지엄이 미국인 수집가 해리 팩커드(Harry Packard)씨의 유명한 일본 컬렉션을 구입 (일부 기증)할 당시 조선시대 한국 백자 3점도 함께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유물이다. 다른 두 작품 역시 조선 백자의 대표작으로, 포도 그림이 붉은색(동화)으로 그려진 18세기 항아리, 그리고 19세기 사각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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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는 모습을 묘사한 16세기 계회도(契會圖). 
Gathering of Government-Officials, Unidentified Artist, ca. 1551, Hanging scroll; ink and color on silk
 
메트뮤지엄 소장 조선시대 회화 중에는  15~16세기 산수화와 계회도가 주목할 만하다. 1551년경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계회도(사진)는 60세의 문관직 노인들의 모임을 그린 것으로, 작품의 크기, 시원스러운 산수화의 필치, 인물들의 섬세한 묘사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2008년 경매에서 구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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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 산사의 종소리,  Evening bell from mist-shrouded temple, ca. 1450–1500, Pair of hanging scrolls; ink on silk
 
메트가 소장하고 있는 15~16세기의 산수화로는 '소상팔경도'를 주제로 그린 풍경화 4점 (사진)이 주목할만 하다. 중국 호남성 동정호 부근의 두 강이 만나는 곳의 아름다운 경치를 그린 회화로, 원래 여덟 곳의 경치를 한 세트으로 그렸는데 현존하는 작품들 중 여덟 폭 전체가 남은 경우는 드물다. 
 
메트의 소상팔경도 그림들은 조선 전기 산수화의 대가인 안견의 화풍을 잘 반영하는 우수한 작품들이다. 조선 전기 수묵 산수화는 차분하면서 서정적인 성격이 당시 미의식을 잘 반영한다. http://www.metmuseum.org/exhibitions/listings/2015/korea
 
*이 칼럼은 2006년 뉴욕중앙일보에 연재된 칼럼을 보완한 것입니다.
 
이소영 Soyoung Lee
2003년부터 메트로폴리탄뮤지엄 최초의 한국미술 담당 큐레이터로 일해왔다. 메트뮤지엄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이 공동 기획한 <황금의 나라, 신라(Silla: Korea’s Golden Kingdom)>특별전 (2013. 11.4~2014.2.23)은 황남대총 출토 금관 (국보 191호)과 금동반가사유상(국보 83호)등이 출품되고 약 195,000명의 관람객이 찾은 히트전이었다. 2011년  <흙 속의 시: 리움삼성미술관 소장 분청사기(Poetry in Clay: Korean Buncheong Ceramics from Leeum, Samsung Museum of Art)> 2009년  <한국 르네상스의 미술(Art of the Korean Renaissance, 1400-1600)>, 2008년 <미와 학문: 한국 병풍'(Beauty and Learning: Korean Painted Screens> 등 다양한 전시를 기획했다.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미술사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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