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Artists
2015.04.07 19:04
이소영의 메트뮤지엄 한국미술 감상 (4)금동반가사유상과 불교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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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큐레이터의 메트뮤지엄 한국미술 감상
메트뮤지엄 아시아부 100주년 <4>
오묘한 표정, 생동감 넘치는 손발...금동반가사유상
반가사유상은 유연한 손가락과 발가락 등 세부묘사로 미묘한 에너지가 느껴지며 불상의 땋은 머리는 선의 극적인 패턴을 보여준다.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한국 소장품 중에는 우수한 14세기 고려 불화가 4점 있다.
아미타 삼존도, 아미타와 지장도, 지장보살도 그리고 수월관음도(사진) 등이다. 현존하는 대다수가 일본에 소장되어 있고, 국내에도 많지 않은 고려 불화를 뉴욕에서 접한다는 건 감동적인 일이다.
수월관음도(Water-moon Avalokiteshvara), Hanging scroll; ink and color on silk, first half of the 14th century
서양에 있는 고려 불화는 청자와는 달리 20세기 전반에 대부분 일본이나 중국 작품으로 잘못 인식됐다. 메트가 소장한 고려 불화 4점도 한때 일본 작품으로 오인됐었다. 예를 들어 수월관음도의 경우, 찰스 스튜어드 스미스(Charles Steward Smith) 부부가 일본에서 신혼여행 하던 중 다량으로 구입한 미술 컬렉션을 1914년에 메트에 기증했을 때 들어온 것이다.
1980년대 이후 한국과 일본 학자들이 고려 불화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하면서 고려 불화에 대한 이해가 보다 깊어졌으며, 해외 소장 고려 불화의 존재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메트 소장품들은 현존 고려 불화 중 최상급에 속하는 작품들이다.
범천왕을 중심으로 한 신중도(Brahma with attendants and musicians), Hanging scroll; ink and color on hemp, late 16th century
불교는 삼국시대 4세기 후반부터 조선 건국 1392년 이전까지 약 1000여년간 국가 이념이자 종교로 크게 성행하며 한국 문화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조선시대에 들어 숭유억불 정책 아래 불교에 대한 국가의 공식적 입장이 바뀌었으나, 불교 미술의 제작은 계속되었다.
메트 뮤지엄에 조선 전기의 대형 불화가 한 점 소장되어 있는데, 불법을 보호하는 신중을 그린 범천도(사진)이다. 중앙의 키 큰 범천의 주위를 둘러싼 악기를 들은 여인들이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이집트 등 다양한 분야의 미술을 수집한 에드워드 S. 하크니스(Edward S. Harkness)씨 부인이 1921년 뮤지엄에 기증하였다.
금동 반가사유 보살상, Pensive bodhisattva (Detail), Gilt bronze, mid-7th century. Photo: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메트 뮤지엄 한국 컬렉션의 명작 중 하나로 삼국시대 7세기 중엽에 제작된 금동 반가사유 보살상(사진)을 꼽을 수 있다.
삼국시대 불교 미술은 대형 목조 건축과 조각 외에 소형의 금동 불.보살상이 유행했다. 메트의 금동 반가사유상은 그 중에서도 정말 아름다운 작품이다.
금동 반가사유 보살상
인도에서 일본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전역에서 제작된 불상 중 삼국시대 6~7세기 한국의 반가사유상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 월등하게 평가 받고 있다.
메트의 반가사유상은 섬세한 이목구비, 유연한 몸매, 생동감 넘치는 손과 발의 표현, 장식성이 돋보이는 머리칼, 화관, 그리고 옷 등 여러 면에서 고대 불교 조각뿐 아니라 세계 어느 시대의 조각과 비교했을 때 특유의 매력을 인정받는 작품이다.
*이 칼럼은 2006년 뉴욕중앙일보에 연재된 칼럼을 보완한 것입니다.
이소영 Soyoung Lee
2003년부터 메트로폴리탄뮤지엄 최초의 한국미술 담당 큐레이터로 일해왔다. 메트뮤지엄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이 공동 기획한 <황금의 나라, 신라(Silla: Korea’s Golden Kingdom)>특별전 (2013. 11.4~2014.2.23)은 황남대총 출토 금관 (국보 191호)과 금동반가사유상(국보 83호)등이 출품되고 약 195,000명의 관람객이 찾은 히트전이었다. 2011년 <흙 속의 시: 리움삼성미술관 소장 분청사기(Poetry in Clay: Korean Buncheong Ceramics from Leeum, Samsung Museum of Art)> 2009년 <한국 르네상스의 미술(Art of the Korean Renaissance, 1400-1600)>, 2008년 <미와 학문: 한국 병풍'(Beauty and Learning: Korean Painted Screens> 등 다양한 전시를 기획했다.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미술사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