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꽃과 색과 탐구...메트뮤지엄 아이리스와 장미 특별전(5/12-8/16)
빈센트 반 고흐: 꽃처럼 시들어버리는 색에 관하여
Van Gogh: Irises and Roses
May 12–August 16, 2015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왼쪽부터 반고흐뮤지엄 소장 '아이리스', 메트의 '아이리스', 워싱턴 DC 내셔널갤러리의 '장미', 메트의 '장미'. 모두 1890년 작품.
"그림도 꽃처럼 퇴색한다.(Paintings fade like flowers.)"
-빈센트 반 고흐-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가 말년 1890년에 프로방스에서 그린 꽃 그림 네 점이 최초로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 모였다.
5월 12일부터 8월 16일까지 열리는 '반 고흐: 아이리스와 장미(Van Gogh: Irises and Roses)'전은 반 고흐 사망 125주년을 맞아 메트가 여는 자그마한 특별전이다.
두 점의 아이리스(붓꽃)과 두 점의 장미꽃. 메트가 소장한 아이리스(가로)와 장미(세로), 암스테르담 반 고흐뮤지엄에서 온 아이리스(세로), 그리고 워싱턴 DC의 내셔널 갤러리(가로)에서 온 장미가 재회했다.
헤어졌던 반 고흐의 꽃 그림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흥분되는 일이다. 그보다 더 흥미진진한 것은 반 고흐가 색채에 얼마나 탐구했는지, 그가 의도했던 컬러가 어떻게 퇴색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장미와 아이리스 시리즈는 반 고흐가 발작으로 입원했던 프로방스 상레미의 정신병원에서 퇴원하기 1주일 전 그린 작품이다. 한편, '해바라기' 시리즈는 1888년-89년 아를르에서 그렸다.
장미와 아이리스는 반 고흐 퇴원 후에도 물감이 마를 때까지 병원에서 보관했다가 1890년 6월 그가 자살하기 전달 오베르로 배달됐다. 이중 메트뮤지엄이 소장한 세로 장미와 가로 아이리스는 1907년 반 고흐의 어머니가 사망할 때까지 어머니 집에 걸려있던 작품.
장미와 아이리스 네 점은 같은 캔버스에서 잘라낸 것으로 사이즈가 같다.
일본 목판화(우키오에)의 명료한 색 대비에 탐닉했던 반 고흐는 스스로 색상을 실험했다. 그는 실타래를 모아 색의 대비도 연구했다.
125년 전 아이리스와 장미 그림 색깔. 오리지널 컬러를 재생한 것. 붉은 끼가 강해진다.
그리고 꽃 그림에서 노랑-보라, 핑크-녹색의 보색을 활용해 선명한 색상 대비와 화려한 효과를 드러냈다.
레몬 노랑색 배경에 보라색 아이리스, 핑크색 배경에 보라색 아이리스, 녹색 배경에 핑크색 장미, 황녹색 배경에 핑크 장미로 대조시켰다.
하지만, 진홍색 물감은 빛에 민감해서 퇴색했다.
때문에 보라색 아이리스는 붉은 끼가 빠진 청색이 되었고, 분홍색 장미는 흰색으로 변했다. X-레이로 분석한 결과 붉은 안료가 사라진 흔적이 나타나 있다.
고흐는 1889년 생레미 정신병원에서 들판의 아이리스를 그렸으며, 현재 LA 게티뮤지엄에서 소장하고 있다.
이듬해엔 화병 속의 아이리스와 장미 시리즈를 시작했다.
Vincent van Gogh, Irises, 1889, Getty Museum
화무십일홍(花無十一紅). 열흘 붉은 꽃 없다고 했듯이, 빛에 민감한 붉은 색 물감은 세월과 함께 퇴색된다.
들판의 꽃들은 삶의 환희지만, 화병 속 꽃들은 곧 시들어버린다. 반 고흐가 죽음을 예감했을까?
들판의 꽃들은 곧 화병 속으로 들어가고, 시들고, 꽃은 화병 밖으로 떨어진다.
반 고흐는 "꽃처럼 그림도 퇴색한다"고 말했다. 들판의 꽃들은 생명력을 상징하지만, 화병의 꽃들은 곧 생이 마감될 운명이다. 반 고흐는 꺽인 아이리스와 화병 밖에 널부러진 장미로 구도를 더욱 극적으로 묘사했다.
결국 반 고흐는 1890년 7월 27일 권총을 가슴을 향해 겨누었고, 이틀 후 숨을 거두었다.
마지막 작품으로 여겨지는 '까마귀가 나는 밀밭(Wheat Field with Crows, 1890). 반고흐뮤지엄 소장.
▶개방시간: 일-목 오전 10시-오후 5시30분, 금-토 오전 10시-오후 9시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5월 첫 월요일(*패션 갈라) 휴관.
▶입장료: 성인($25), 65세 이상($17), 학생($12). *추천 기부금제(suggested donation). 1000 5th Ave. 82nd St. 212-535-7710, www.metmuseum.org.
*It’s Time We Met: 메트로폴리탄뮤지엄 하이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