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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빌딩 숲 사이로 '예술의 향기'가

Art Walk in NYC

  

*올 여름 뉴욕에서 봐야할 공익 미술 15점 <ArtNews, 201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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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인디애나의 인기 조각 LOVE.  Photo: Sukie Park

 

 

엠파이어스테이트과 크라이슬러, 씨그램과 립스틱, 필립 존슨과 프랭크 게리…

누군가는 뉴욕을 '고층빌딩 국립공원'이라고 했다.


맨해튼은 빌딩의 정글이다. 

그 정글 숲의 그늘과 마당, 그리고 빌딩 로비엔 행인을 멈추게 하는 미술품들이 있다. 

무채색의 빌딩을 병풍 삼아 서있는 조각들은 뉴욕 거리를 갤러리로 만들며, 

다시 ‘미술의 메카’임을 증명한다. 

곳곳에 서있는 공공미술작품(public art)은 우리의 눈과 마음을 넓혀주는 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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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인디애나=LOVE, 언제나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다. 미국의 조각가 로버트 인디애나의 조각 ‘LOVE’는 원래 1964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의 크리스마스 카드용으로 디자인됐다. O가 기울어져 더 흥미를 끄는 이 디자인은 73년 8센트짜리 우표로 발행되기도 했다. 


1970년 조각으로 제작된 LOVE는 이후 인디애나폴리스뮤지엄, 필라델피아의 LOVE 파크(존 F. 케네디 플라자), 뉴욕의 6애브뉴와 브루클린 프랫인스티튜트 캠퍼스 등지에 설치됐으며, 히브리어, 중국어, 스페인어로도 제작됐으며, google에서 패러디한 디자인으로 선보이기도 했다(6th Ave.@55th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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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테로의 자이언트 청동 조각 아담. 아담의 상징은 여러 사람들이 만지고 가는 바람에 황금빛을 띠게 됐다. SP  


▶페르난도 보테로=뚱뚱한 것은 아름답다? 콜롬비아 출신 화가•조각가 페르난도 보테로는 다이어트에 혈안이 된 21세기에 농담을 하고 있다. 홀푸드와 삼성 익스피리언스가 자리한 컬럼버스서클 타임워너빌딩 로비 양쪽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는 한 쌍의 대형 청동조각 ‘아담과 이브’는 과장된 체격이 웃음을 자아낸다(59th St.@Broadway). 


동쪽으로 가다보면, 일본 식당 ‘노부57’ 앞에도 보테로의 청동 조각이 누워있다. 사실 미드타운의 말보로갤러리 소장품인 ‘유로파의 강간’(2007)이다(40 West 57스th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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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뒤뷔페=그의 그림은 어린이의 낙서를 연상시킨다. 원초적이면서도 순수한 이미지를 담는 프랑스 조각가 장 뒤뷔페의 작품은 미드타운과 로어맨해튼에서 만날 수 있다. 나이키 옆 시계상 토르노 빌딩 내 퍼블릭스페이스엔 ‘웰컴 퍼레이드(1974∼2008)’와 ‘보행(L’ambulant, 1973∼2008)’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은 미드타운 관광객들의 휴식처로도 인기있다(590 Madison Ave.@57th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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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이스맨해튼 뱅크와 대조를 이루면서도 잘 어울리는 장 뒤뷔페의 조각 'Group of Four Tress)'. 

월스트릿 인근의 체이스맨해튼뱅크 플라자에는 흑백 조각 ‘4개의 나무(Group of Four Trees, 1969∼72)’가 빌딩과 대조를 이루며 위풍당당하게 서있다. 

1964년 체이스맨해튼 뱅크의 데이빗 록펠러 회장은 돌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의 ‘성킨 가든(Sunken Garden, 1964)을 설치했다. 5년 뒤엔 뒤뷔페에게 새 빌딩에 어울릴 조각을 의뢰한 것. 모던한 빌딩의 단조로움과 대조를 이루는 뒤뷔페의 모노톤 조각이 액센트를 준다. 뉴욕의 페이스갤러리가 장 뒤뷔페의 작품을 거래한다(Pine St. Nassau & William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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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와 건축가의 협업을 강조한 이사무 노구치의 '레드 큐브'. Photo: Sukie park


▶이사무 노구치=돌을 보기를 황금같이 하게 만드는 돌 조각의 명인 노구치는 뉴욕(퀸즈)에서 거의 유일하게 자신의 이름으로 미술관(노구치뮤지엄, www.noguchi.org)을 갖고 있다. 아이리시계 어머니와 일본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이사무 노구치는 돌 조각과 아카리(Akari)라는 종이조명 제작에 몰두하면서 때때로 안무가 마사 그레이엄의 세트디자이너로도 활동했다. 


“조각가는 빌딩의 장식가에 불과하지 않다. 조각가는 공간을 창작하는 건축가의 진지한 협력자다”라고 말한 노구치는 뉴욕의 거리를 젠(zen, 禪)의 공간으로 확장한다. 로어맨해튼의 HSBC은행 빌딩 앞에 조각 ‘레드 큐브’(1968)을 제작했다. 붉은색 큐브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하는 이들이 종종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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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의 창립 이념에 걸맞는  이 조각은 로이터스워드가 존 레논이 살해된 것에 분노해 제작했다.  

 

▶칼 프레더릭 로이터스워드=”방아쇠를 당기지 말라’!” 맨해튼 유엔 빌딩 앞에는 총구가 묶인 대형 *청동조각 ‘매듭진 권총(Knotted Gun, 1988)’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마틴 루터 킹과 간디의 비폭력주의를 떠올리는 이 조각은 국제연합, 유엔의 창설 목적 중의 하나인 평화와 비폭력을 상징한다.


 스웨덴 출신 칼 프레더릭 로이터스워드는 친구였던 비틀즈 멤버 존 레논이 살해된 것에 분노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룩셈부르크 정부가 유엔에 선사한 작품이다(First Ave., 45&46th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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