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뮤지션 그레이스 켈리(정혜영)를 아시나요?
‘재즈 신동’에서 ‘재즈의 미래’로 도약한
그레이스 켈리 Grace Kelly
그레이스 켈리(Grace Kelly)를 아시나요?
모나코 왕비가 된 할리우드 스타가 아니다. 재즈계의 그레이스 켈리는 한인 2세 재즈 뮤지션이다. 색소폰주자이자 보컬리스트이며, 작곡과 편곡도 하는 만능 재즈 뮤지션을 말한다.
지난달 막 열아홉 생일을 지낸 켈리의 한국이름은 정혜영, 매사추세츠주 웰슬리에서 태어나 ‘그레이스 정’으로 불리운 소녀는 다섯살 때 어머니(장유정씨)가 재혼하며 새 아버지(로버트 켈리씨)의 성을 따 자연스럽게 ‘그레이스 켈리’가 됐다.
여섯살 때 피아노를 시작한 후 일곱살에 작곡했고, 아홉살 때 색소폰을 발견했다.
색소폰 배우기 시작한지 6주만에 콘서트를 할 정도로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던 소녀는 자신의 키 만큼이나 묵직한 색소폰을 감싸안고 리 코니츠, 필 우즈, 데이브 브루벡, 행크 존스, 윈턴 마살리스, 케니 바론, 해리 코닉 주니어, 다이앤 리브스 등 재즈계의 거장들과 세계 곳곳에서 500여회 이상의 콘서트를 열어왔다.
Photo: Jimmy Katz
지난해 여름 유서깊은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 오프닝에 초청된 켈리는 올해 다시 뉴포트의 러브콜을 받았다. 켈리는 올 8월 5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제 57회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에서 자신의 5인조 밴드를 이끌고 무대에 오른다. 이 콘서트의 특별 게스트는 필 우즈. ‘19 그리고 79’의 신예-노장 알토 색소폰주자가 뉴포트 재즈의 역사를 장식하게 된다.
켈리는 최근 자신의 자작곡으로 구성된 7번째 CD ‘그레이스’의 녹음을 마쳤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 브루클린에 사는 켈리와 E-메일로 인터뷰를 했다.
*이 인터뷰는 중앙일보 2011년 6월 11일자에 실린 글을 보완한 것입니다.
올 8월 뉴포트재즈페스티벌의 버클리 콘서트 무대에 깜짝 출연한 그레이스 켈리. Photo: Sukie Park
-뉴포트에서 다시 공연하게된 소감은.
“무척 신나는 일이다! 역사적인 재즈 축제이며, 지난해 뉴포트에서 연주하면서 훌륭한 시간을 보냈다. 난 다른 공연도 볼 수 있어서 너무나 신난다. 뉴포트는 항상 훌륭한 연주자들로 꾸며진다.”
-올 여름 미 최고의 역사를 지닌 뉴포트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재즈 축제인 몬트리올 국제재즈 페스티벌에도 간다. 두 축제를 비교하면.
“뉴포트는 마일스 데이비스가 컴백한 곳이자, 나의 아이돌들이 연주했고, 녹음한 축제다. 엘라 피츠제랄드, 빌리 할리데이, 존 콜트레인, 머디 워터스, 프랭크 시나트라, 레드 제플린, 듀크 앨링턴 등...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벌도 전설적인 축제다. 지난해 연주했었는데, 군중의 에너지와 반응이 놀라웠다. 난 마치 미니 록스타가 된 기분이었다! 올해도 연주하게 되어 기쁘다!”
-지난해엔 영국의 스타 뮤지션 제이미 컬럼의 오프닝에 특별 게스트로 나왔다.
“제이미의 오프닝에 초대되어 무척 영광이었다. 나도 제이미의 팬이다. 제이미는 재즈와 컨템포러리 팝음악 청중을 멋지게 연결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 음악도 그런 성향이 있어서 그를 존중한다. 지난해 내가 무대에 등장하기 전 추켜세워주어서 난 으쓱해졌다!”
색소폰주자 필 우즈와 그레이스 켈리. Photo: Jimmy Katz
-색소폰의 명인 필 우즈의 모자를 선물받은 이야기가 자자한데.
“필을 알게된 건 2006년 여름이다. 필은 그해 여름 스탠포드대학교에서 거주 뮤지션으로 가르치고 있어서 나는 그에게 배우고 싶었다. 마지막인 서로를 잘 알게되고 그가 내 연주를 무척 좋아하게 됐다. 그해 9월 필이 매사추세츠 피츠필드에서 연주할 때 초청했다. 몇 년이 지나서 ‘재지즈(Jazziz)’ 크루즈에서 나의 밴드의 게스트가 됐고, 함께 CD를 녹음하자고 의기 투합했다. 그것이 올 1월 출반한 나의 여섯번째 앨범 ‘Man With The Hat’이다.”
(2006년 피츠필드재즈페스티벌에서 당시 74세의 우즈는 14세 소녀 켈리를 무대에 초청, ‘I’ll Remember April’의 솔로 연주에 감동했다. 우즈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모자를 즉석에서 벗어 켈리에게 경의를 표해 화제가 됐다. 켈리는 새 앨범에서 ‘Man With a Hat’을 작곡해 우즈에게 헌사했다.)
-올해 뉴포트에선 윈턴 마살리스가 두번 연주한다. 마살리스와도 협연했는데.
“몇년 전 윈턴과 협연한 적이 있다. 우린 뉴욕의 스테이크 식당에서 만났다! 난 링컨센터에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안토니오 시아카와 연주하고 있었는데, 그날 다음 세션도 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면서 트럼펫 주자가 합류할 꺼라고 귀뜸해주었다. 알고 보니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가 바로 윈턴 마살리스였다! 우린 그날 두 번째 무대에서 함께 연주했고, 일주일 후에 윈턴으로부터 링컨센터 내 로즈홀에서 ‘빅 밴드’와 하는 3일간 연주에 스페셜 게스트로 와줄 수 있겠냐고 묻는 거였다.
그 후엔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서 연주할 게스트 중 한 명으로 와달라고 요청했다. 윈턴은 놀라운 뮤지션이자 상당히 명료하게 말하는 타입이다. 재즈의 진정한 리더로 날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었고, 음악과 음악 비즈니스에 대한 좋은 충고를 해줬다.”
-협연해온 재즈 뮤지션들 모두 나이가 지긋하다.
“그들을 무척 존경한다. 그들이야말로 이 음악을 창작해온 분들이다. 리 코니츠나 필 우즈같은 사람들을 알게된 것은 초현실적인 경험이다. 색소폰을 시작하면서 그들의 레코드를 들어왔다. 리 코니츠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유명한 ‘Birth of the Cool’의 색소폰주자였으며, 필 우즈는 퀸시 존스의 빅 밴드에서 활동했었다. 이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영광이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 연주하고 싶은 연주자와 무대는.
“매일 내게 영감을 주는 연주자들을 더 많이 만나고 있다. 앞으로 허비 행콕, 브라이언 블레이드, 스티비 원더, 스팅, 폴 매카트니와도 연주하고 싶다. 닮고 싶은 뮤지션은 조지 벤슨이다. 조지는 정말 훌륭한 가수 겸 연주자다. 그가 걸었던 길과 연주했던 장르를 탐험하고 싶다.”
2010 뉴포트재즈페스티벌에서 크리스 보티의 연주를 보고 있는 그레이스 켈리(선글래스).
-지난해 뉴포트에서 트럼펫주자 크리스 보티의 콘서트를 무대 객석에서 유심히 보더라.
“지난해 내 18세 생일에 크리스와 함께 연주했었는데, 무척 좋았다. 그때 크리스는 보스턴 인근에서 연주 중이었다. 크리스는 매우 달콤한 남자로 우린 무대에서 즐겁게 연주했다. 무척 친절한 남자이자, 위대한 뮤지션이다. 그의 밴드를 무척 좋아한다!”
-19세 생일은 어떻게 보냈나.
“5월 13일과 14일 뉴욕의 전설적인 아폴로시어터에서 열린 ‘할렘 재즈 슈라인 페스티벌’에서 세 차례 연주했다. 베니 카터, 펫주자 와이클리프 고든, 보컬리스트 카라 쿡, 전설적인 탭댄서 사비옹 글로버 등과 공연했다. 내 생일엔 뉴욕에서 부모님, 남자친구와 뮤지컬 ‘애브뉴 Q’를 보고나서 디저트를 먹었다. 다음 날 미네아폴리스로 가는 오전 6시 비행기를 타야했기 때문에 일찌감치 자야했다.”
-남자 친구가 있나.
“버클리에서 만난 베이스 연주자로 7개월째 사귀고 있다. 그에게서 영감을 얻어 쓴 곡도 있다!”
-작곡은 어떤 과정을 거치나.
“피아노로 곡을 많이 쓴다. 사람, 장소, 경험 등 모두 작곡에 영감을 준다. 마감시간. 반드시 끝내야하기 때문에 또한 노래 만드는데 영감을 준다!”
-몇 곡이나 썼나.
“이제까지 약 100여곡쯤 되는 것 같다. 그 중 여러 곡은 음반에 녹음했다. ASCAP(미음악가협회, The American Society of Composers, Authors and Publishers)과 ISC(International Songwriting Competition, 국제작곡콩쿠르) 등지에서 상을 받아 영광이다.”
2010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 오프닝에서 그레이스 켈리 밴드.
-작곡/편곡/노래/색소폰 연주의 차이라면.
“색소폰과 노래의 사이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말을 통해 노래하는 것과 혼(horn)을 통해 멜로디를 전달하는 것의 차이다. 작곡은 내 인샌의 어는 순간과 이야기를 포착하기 때문에 무척 중요하다. 난 여러사람, 추억과 감정에 대해서 작곡한다. 노래를 작곡하고, 또한 내가 다시 편곡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좋다. 공연하는 것은 순간적으로 정지된 즉흥성으로, 오자마자 재빨리 떠나버린다. 곡을 쓰거나, 편곡할 때는 그런 ‘정지된 순간’을 주조할 수 있으며, 내가 원하는대로 할 수 있다!”
-색소폰의 무게는.
“3개를 갖고 있는데, 알토는 약 10파운드이며, 커브된 소프라노는 약 5파운드다.”
-연주 전 습관이 있나.
“어떤 연주자들은 무대에 오르기 직전 파스타나 바나나를 먹으라고 한다. 나는 특별한 습관은 없고, 그저 연습을 많이 한다. 연주와 노래가 지속적으로 내가 누구인가를 느끼도록 만든다.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이 내게 에너지를 준다고나 할까. 이전에 기분 나쁜 일이 있더라도 일단 무대에 오르면 잊혀진다. 무대는 내 ‘비밀의 묘약’인 셈이다.”
-레이디 가가 노래를 좋아하나.
“어떤 노래는 좋아한다. 난 재즈뿐만 아니라 옛날 팝송, 현재 팝송, 리듬앤블루스, 세계 음악, 퓨전 등 모든 장르의 음악에 귀를 열고 있기 때문에, 라디오에서 나오는 곡을 그냥 듣는 걸 좋아한다.”
재즈엣링컨센터의 디즈스 코카콜라 클럽에서 그레이스 켈리 퀸텟이 필 우즈와 협연하고 있다. Photo: Sukie Park
-재즈는 본인에게 무엇인가.
“재즈는 내게 즉흥성이다. 재즈는 현재의 순간에 즉흥적으로 무엇이라도 표현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다.”
-아직 음주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닌데, 클럽에서 노래하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아직 21세가 되지 않아 술은 안 마신다! 좀 지루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 난 물을 엄청 좋아한다. 물은 건강하고, 리프레싱하다. 차도 많이 마시지만, 소다는 잘 안마신다.”
-아시안으로서, 여성으로서, 틴에이저로서 재즈 뮤지션이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같다.
“아시안 여성 아티스트로서 재즈라는 음악에 새로운 보이스를 대표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아시아계 소녀가 색소폰을 연주하는 건 정말 드문 일이지만, 나는 포용한다. 내가 지구촌의 많은 아시안 소녀들에게 영감을 주고, 국적이나 스테레오타입과 무관하게 자신이 정말 열정을 갖고 할 수 있는 것을 고수하라고 말하고 싶다. 난 어렸을 때 내가 열정을 갖고 좋아하는 무언가를 발견해서 정말 행복하다. 음악을 연주하고 창작하는 것은 내겐 ‘직업’이 이상의 것이다.”
-색소폰이 첫 악기는 아니었을 것 같다.
“여섯살 때 클래식 피아노를 시작했다. 하지만, 난 피아노 연습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엄마는 예술광이시다. 엄마는 스탠 게츠, 시나트라, 그리고 재즈 라디오를 즐겨 들으셨다. 일요일 브런치에 부모님이 틀어주는 재즈 음악을 들으며 자랐다. 특히 스탠 게츠의 색소폰 연주를 좋아했는데, 색소폰을 발견한 후 난 이게 내 악기가 될 것이라는 걸 알아챘다.”
-스탠 게츠가 좋았던 이유는.
“그의 사운드와 멜로디를 사랑한다. 처음 그것에 매혹되었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매혹시킨다. 스탠은 호른(horn)을 통해 노래한다.”
-첫 재즈 선생은.
“첫 색소폰 선생님은 제임스 메렌다였는데, 처음부터 즉흥연주에 빠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는 연습을 재미나게 만들어주었다. 우린 튠을 배우는데 무척 집중했고, 공부를 시작한 지 6주 후에 첫 연주회를 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그 전에 엄청나게 많은 음악을 들어오면서 귀를 통해 노래를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공부의 스케일이나 디테일은 나중에 왔다.”
그레이스 켈리의 앨범
-열다섯살에 버클리음대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다. 연주와 학업을 어떻게 조율하나.
“올 12월에 졸업한다. 버클리음대에서는 연주활동하는 학생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투어 중일 때는 교수들과 이메일로 수업한 후 학교에 돌아가서 수업과 시험으로 보충한다. 융통성있는 선생님들 덕분에 공부하면서 연주도 다닐 수 있었다. 인터넷 덕분에 숙제를 온라인으로 제출하는 식으로 공부를 해올 수 있어서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연주 활동에 깊게 개입해있는데.
“부모님은 내 커리어의 모든 것이다. 부모님 없이 나의 현재도 없을 것이다. 아버지(로버트 켈리)가 매니저이자, 투어 매니저, 로디, 웹 그루...모든 것이다. 엄마는 노래 선곡을 도와주시며, 의상도 챙겨주신다. 두분은 정서적으로 육체적으로 도와주신다. 12살부터 CD를 내면서 우리의 제작사 PAZZ 프로덕션에서 출시됐다. 19살에 7번째 CD가 나오는 것에 무척 긍지를 갖고 있다.”
-형제는.
“하버드대 언어학과를 졸업한 언니는지금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소셜미디어 게임을 위한 국제 커뮤니티 개발업체에서 일한다. 첫번째 CD에서 언니가 한 곡의 가사를 썼다.”
-친아버지완 연락하나.
“두살 때 부모님 이혼하신 이후로 연락이 끊겼다.”
-혜영이라는 본명에 대해선.
“아름다운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엄마가 지어주신 이름인데, 정말 맘에 든다!”
-서른살의 그레이스 켈리를 상상한다면.
“연주, 편곡, 그리고 많은 연주자들과 협연하는데 성공했으면 좋겠다. 나의 꿈은 장르를 만들고, 세대 차를 좁히는 것이다. 여러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기에, 유동적으로 융합된 음악을 창작하고 싶다. 퀸시 존스나 듀크 엘링턴이 말했듯이 나도 좋은 음악을 좋아한다. 사람들이 후대에 내 음악을 듣고 ‘그레이스 켈리처럼 들리는 걸!’이라고 말해준다면 좋겠다.”
☞GRACE KELLY
1992년 매사추세츠주 웰슬리에서 한인 부모 사이에 태어났으며, 두살 때 부모 이혼, 다섯살 때 어머니(장유정씨)가 로버트 켈리씨와 재혼하며 이름이 그레이스 켈리가 됐다. 10세 때 색소폰을 시작, 12세에 첫 앨범 ‘Dreaming’을 낸 후 ‘그레이스풀리(GraceFully)’’무드 체인지‘ 등 6개의 앨범 출반. 2007년 ASCAP 재단 청년 재즈 작곡가상을 비롯 재즈 전문지 ‘다운비트’가 선정하는 학생 연주가상·보컬리스트상·작곡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열여섯살 때 버클리음대에 전액장학금을 받고 입학했다.
2008년 보스턴음악상 최우수 재즈 연주자상, 2010 보스턴음악상 최우수 재즈 아티스트상을 수상했다. 리 코니츠, 필 우즈 데이브 브루벡, 행크 존스, 윈턴 마살리스, 보스턴 팝스, 케니 바론, 해리 코닉 주니어, 다이앤 리브스, 크리스찬 스콧 등과 세계 곳곳에서 500여회 이상의 콘서트를 열었다.
<J 칵테일>
재즈 거장들이 말하는 ‘그레이스 켈리’
윈턴 마살리스와 연주하는 그레이스 켈리.
재즈엣링컨센터를 이끌고 있는 트럼펫주자 윈턴 마살리스는 어느 겨울 링컨센터에서 사흘간 열린 켈리의 연주를 지켜본 후 다음해 1월 워싱턴 D.C.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마틴루터킹데이 이브 콘서트에 초청했다.
마살리스는 “그레이스 켈리는 지성과 위트, 그리고 감성으로 연주한다. 그녀는 일급 재즈뮤지션의 특징인 상당한 자연스런 능력과 적응력을 갖추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필 우즈는 “10년 전 어떤 이가 어디서 새로운 ‘새’(Bird-*재즈 색소폰주자 찰리 버드 파커의 별명)가 올까요”라고 물었을 때 난 반쯤 농담으로 "아프리카에서 온 난장이 알비노 여성"이라고 답한 적이 있다. "지금 우리 재즈계엔 명백한 리더가 없다. 아마 그레이스 켈리가 될 지도 모른다.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재즈 보컬리스트 해리 코닉 주니어는 어느 날 마스터클래스에서 켈리의 연주를 글을 후 그날 밤 당장 자신의 콘서트에 불러 연주를 시켰다.
그레이스 켈리와 에스페란자 스폴딩
2013 뉴포트재즈페스티벌에서 그레이스 켈리(왼쪽)와 에스페란자 스폴딩. Photo: Sukie Park
올 2월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재즈 뮤지션으로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상을 수상한 에스페란자 스폴딩(26)은 2008년 ‘보스턴의 그래미상’으로 불리우는 보스턴음악상에서 그레이스 켈리에게 고배를 마신 인물이다.
켈리는 중견 재즈싱어 네나 프릴론, 베이시스트 월터 비즐리, 하피스트 데보라 헨슨-코넌트, 색소포니스트 앤드레 워드, 재즈계의 신성 트럼펫주자 크리스찬 스콧과 여성 베이시스트 겸 싱어 에스페란자 스폴딩 등 쟁쟁한 뮤지션들을 제치고 이 상을 받았다.
창립 24주년인 보스턴 음악상은 보스턴 인근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을 대상으로 팝·록·힙합·재즈·블루스와 포크·펑크 등 다양한 장르 26개 부문에서 100명 이상의 뮤지션들이 경쟁한다. 켈리의 꿈은 그래미상을 받는 것이다.
뉴욕=박숙희 문화전문기자
sukie@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