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2776 댓글 0

포르투갈 음식과 콘서트의 1석 2조

뉴왁 '아이언바운드' Ironbound, Newark

  

 

때때로 뉴욕을 탈출해 뉴저지의 뉴왁(Newark)으로 가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포르투갈 음식, 뉴저지퍼포밍아트센터(NJPAC), 그리고 쇼핑이다. 

첫째, 비행기를 타지 않고, 기차로 18분 내외면 포르투갈/브라질 동네에 도착한다. ‘아이언바운드(Ironbound)’로 불리우는 페리 스트릿(Ferry St.)에서 맨해튼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씨푸드를 친절한 서비스로 향유할 수 있다. 

둘째, 요요마가 ‘첼로 안처럼 아늑하다’고 찬사를 보낸 공연장 NJPAC에서 재즈나, 클래식 콘서트를(링컨센터나, 카네기홀보다 싸게) 구경할 수 있다. 

세째, 와인숍에서 포르투갈의 대표 와인 포르트(Port), 수퍼마켓에서 카스텔로 병물(Castello Water), 바칼라우(대구 말려 절인 것), 브라질 산 그라나도(Granado) 비누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IMG_3423.jpg  

  페리 스트릿은 아이언바운드의 주요 상권이다. 아데가 그릴 앞의 사인. SP

  

 최근에 더 근사한 이유가 생겼다. 코리 부커(Cory Booker) 뉴왁 시장이 멋진 남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2일(2012년 4월 12일) 자신이 사는 동네 어퍼 클린턴힐의 불난 집에 뛰어들어가 수퍼맨처럼 한 여인을 구출했다. 그의 영웅담은 뉴욕까지 퍼졌다. 70년대 범죄의 도시로 악명 높던 뉴왁은 이제 안전한 문화의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7년 여름 리스본, 신트라, 보카오, 라메고, 코임브라, 그리고 포르토를 종단하며 포르투갈을 여행했다. 뉴왁 국제공항에서 도착하자마자 여행가방을 끌고 아이언바운드로 가서 앙코르로 포르투갈 음식을 즐겼다. 열흘간의 본토 여행 후에 찾은 뉴왁의 포르투갈 요리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래서 시즌이 바뀔 때마다 콘서트를 겸해 아이언바운드로 가게 된다.

 

 

  PICT0220.jpg

    수도 리스본에서 1시간 걸리는 신트라(Sintra)는 옛날 왕족과 귀족들의 휴양지였다. 산 꼭대기의 페냐 궁전(Pena Palace)는 호화로우면
    서도 디즈니랜드처럼 장난스러워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지금은 축구나 잘하는 후진국인 포르투갈. 그러나 한때 고대 이집트처럼 세계를 호령하던 시절도 있었다. 포르투갈은 18세기 스페인과 함께 해양 기술을 이용해 식민지를 개척했다. 아프리카, 브라질, 환대서양, 그리고 인도양의 섬까지 식민지화했다. 브라질은 남미에서 유일하게 포르투갈어를 쓰며, 음식문화 영향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뉴왁의 아이언바운드엔 포르투갈과 브라질이 들어간 간판이 즐비하다.

 

 포르투갈은 우리나라처럼 바다에 면하고 있어서 신선한 씨푸드 요리도 많다. 포르투갈은 유럽에서 생선 소비량이 1위이며, 세계에서 4위라고 한다. 브라질뿐만 아니라 인도의 고안(Goan) 지방과 홍콩의 마카오 요리에 영향을 주었다. 또한, 15세기 중반엔 일본에 간 선교사가 스폰지 케이크 ‘카스테라’와 튀김(뎀뿌라) 요리를 전파했다.
 

 

포르투갈 기본 요리                                                                                                    

   

 

PICT0146.jpg

▶바칼라우(bacalhau): 포르투갈의 국가대표 음식으로 대구를 소금에 절여서 말린 것이다. 냉장고가 나오기 오래 전 개발된 저장법이다. 바칼라우를 이용한 요리만 365가지가 넘으니, 우리의 김치와도 같은 포르투갈의 간판 요리다. 거의 매일 식탁에 오른다고 보면 된다. 시장 생선가게에서 파는 바칼라우는 품질 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하얗고, 비린내 대신 소금내가 나는 것읕 택하면 된다. 조리하기 전 24시간 물에 담구어 두면 소금기가 빠지고, 부드러워진다. 대신 물을 2-3차례 갈아주어야 한다. 카리비안 요리에도 바칼라우가 사용된다. 사진은 신트라를 사랑한 시인 바이런이 살았던 로렌스호텔 레스토랑의 바칼라우 요리. SP


 

 

PICT0005.jpg

▶정어리 구이(sardinhas assadas): 팔딱팔딱 뛰는 신선한 정어리를 구워서 양파, 레몬과 함께 서브한다. 뉴욕 시타렐라 같은 마켓에서도 포르투갈 산 정어리를 팔지만, 신선도가 떨어진다. 포르토의 듀로 강변 식당에서 정어리 한마리. 
 

 

▶칼데이라다(caldeirada): 해물, 감자, 토마토, 양파를 오래 끓인 해물탕. 포르투갈 식 불리야베즈.

 

PICT0065.jpg  

▶칼도 베르데(caldo verde): 케일을 잘게 썰어 감자와 조리한 수프. 초리조(chourizo)가 들어가면 더 감칠맛이 있지만, 없으면 담백하다. 리우 데 자네이루의 포르투갈 식당에서 칼도 베르데. 


 

 

PICT0067.jpg  

▶코지도 아 포르투게사(cozido a Portuguesa): 해물이 서민층의 주식이라면, 육류는 중세에 귀족들의 요리였다. 쇠고기, 돼지고기, 족발, 초리조, 햄, 칙피(chickpea) 등을 넣고 푹 끓인 요리. 유사한 ‘페조아다 아 트랜스몬타나(fejoada à transmontana)’는 브라질에서 국가 대표 요리가 됐다. 포르토의 레스토랑에서. 

 

▶비프(bife): 포르투갈 스타일의 스테이크로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와인 소스에 튀겨서 감자, 밥, 샐러드와 함께 먹는다. 스테이크 위에 계란 프라이를 얹기도 한다.


 

 

IMG_3439.jpg  

▶새끼돼지 구이(leitao a bairrada): 스페인처럼 포르투갈도 새끼돼지(애저, suckling pig) 구이를 사랑한다. 포르투갈 도로 곳곳에 아기 돼지와 바비큐 사인이 붙어있다. 마포 최대포집의 돼지껍질 요리가 그리워진다면, 아이언바운드가 있다. 돼지고기 팬은 아니지만, 껍질은 스낵처럼 먹는다. 그런데, 이 애저요리는 부드럽고,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사진은 뉴왁 아데가 그릴의 애저 구이($18).

 

 

PICT0010.jpg

▶달걀: 수탉(rooster)은 포르투갈의 상징 동물이다. 곳곳에 수탉 모양이 들어간 기념품들이 있으며, 그래서인지 포르투갈 남성은 콧 수염에 마초 스타일이다. 식탁에도 찐 달걀, 프라이가 종종 곁들여지며, 제과류에도 달걀이 듬뿍 들어간다. 신트라의 한 식당에서 계란이 곁들여진 바칼라우 요리. 삶은 달걀을 절반 자르면, 좀 더 예쁘련만... 

 

 

 

PICT0034.jpg
▶파스텔 데 나타(pastel de nata): 중국까지 전파된 포르투갈의 간판 디저트 ‘에그 커스터드’. 계피와 설탕가루를 치면 더 맛이 좋다. 리스본 근처 벨렘의 수도원 옆에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베이커리가 있다. 수녀들이 이 디저트를 개발했다는 설도 있다. 코임브라의 빵집. 

 

 

IMG_3704.jpg

▶포트 와인(Port wine): 포르투갈 북부 듀로(Douro)에서 생산되는 디저트 와인. 그레이함(Graham)과 테일러(Taylor)가 유명하다. 


 

 

아이언바운드의 먹거리                                                                                              

 

 

뉴왁 펜스테이션에서 동쪽 페리스트릿에 이어지는 ‘아이언바운드(Ironbound)’는 포르투갈과 브라질 레스토랑이 밀집한 타운이다. 1970년대 포르투갈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됐고,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브라질인도 유입됐다. 아이언바운드에서는 매년 6월 포르투갈 축제가, 9월엔 브라질 축제가 열린다.

 

 

 

IMG_3427.jpg

  

▶아데가 그릴(Adega Grill): 아데가는 포르투갈어로 포도주 저장고를 뜻한다. 데이트와 가족 단위에 적절한 레스토랑 ‘라운지’와 과 싱글과 젊은이들에게 인기있는 바가 분리돼 있다. 바칼라우, 새우, 조개, 시푸드 빠예야(Paelha Marinheira) 랍스터, 스테이크(Mar e Terra), 애저 구이, 레드와인과 과일을 믹스한 상그리아도 한 잔. 사진은 아데가 그릴의 바.  쥬크박스, 스포츠가 돌아가는 TV, 브라질 출신 미녀 바텐더들이 청년들에게 인기다. .(130 Ferry St. 973-589-8830). 

 

 

adega-old1.jpg  

 아데가 그릴의그린 소스 클램, 갈릭 소스 슈림프, 앨래스칸 킹 크랩, 모두 신선하고 저렴하며, 맛있다. 

 

 

nw-peninsula.jpg  

▶이베리아 페닌슐라(Iberia Peninsula): 업 스케일의 포르투갈 식당. 고기를 바비큐해서 부위별로 잘라 서브하는 호디지오(rodizio)가 인기다.(67 Ferry St. 973-344-2067).

 

 

▶시브라 마리스퀘이라(Seabra Marisqueira): 페리스트릿에서 들어간 매디슨스트릿에 자리한 식당은 ‘신선한 해물 요리’로 로컬에 유명하다. 중앙에 네모난 바가 차지하고, 테이블은 구석에 있어 허름한 인상. 정통 포르투갈 해물요리와 포르투갈 맥주를 맛 볼 수 있다. 장어탕도 맛있다고. (87 Madison St. 973-465-1250).

 

 

riviera.jpg  

▶리비에라 베이커리:빵의 시조를 자부하는 포르투갈 동네의 제과점에서 부드러운 과일 크레이프나 감칠맛 나는 에그 커스터드는 식후 디저트 뿐 아니라 아침식사로도 그만이다.(Ferry St@Madison St.). *문 닫았음

 

 

▶돈 페페(Don Pepe’s): NJPAC 인근 맥아더 하이웨이선 상의 스페인 레스토랑이다. 아이언바운드처럼 새우와 조개 요리 뿐 아니라 랍스터와 스페인의 대표 요리인 해물밥 빠예야(paella), 스테이크도 인기다. 양이 너무 많아 대부분이 남은 음식을 백(doggy bag)을 들고 떠난다.(844 McCarter Highway, 973-623-4662).

  

 

  

뉴왁의 볼 거리                                                                                                            

 

 

nw-njpac4.jpg  

 

▶뉴저지퍼포밍아트센터(NJPAC): "프루덴셜홀은 숨이 막힐 정도로 화려하고 클래식하다. 인테리어 컬러는 붉은색이 주로 사용됐지만 적절히 배치된 석고상들과 아름다운 금색나무로 꾸며진 의자들은 스테이지와 강당을 따스한 분위기가 감도는 하나의 방으로 느껴지게 한다. 30년전 뉴욕주에서 설립된 필립 존슨의 링컨센터 이후 뉴욕 인근에서 이처럼 화려한 홀을 본 적이 없다." 1997년 10월 이 공연장이 오픈했을 때 뉴욕타임스의 보도다.

 

 “음향이 온화하고 명료한 콘서트홀로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감싸안긴 느낌으로 마치 거대한 현악기 안에 앉아 연주하는 기분이다.” 스타 첼리스트 요요마가 NJPAC에서 연주한 후 밝혔다. 

 

  

jb-smallIMG_3463.jpg

지난 15일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이 런던의 '세인트 마틴 아카데미(Academy of St. Martin)' 오케스트라와 베토벤 전곡 연주회에서 지휘, 퍼스트 바이올린, 그리고 솔로이스트를 겸했다. 


 

newark-njpac.jpg

 10월 20일 제임스무디 재즈페스티벌에서 테렌스 블랜차드가 션 존스 옆에서 트럼펫을 불고 있다.   

  

 NJPAC은 카네기홀 좌석 수(2800)에 육박하지만, 발코니에서도 전망이 좋은 프루덴셜홀(2750석)과 빅토리아 시어터(514석)을 보유하고 있다. 프루덴셜홀 무대에는 밥 딜런을 비롯, 재즈 뮤지션 소니 롤린즈과 다이애나 크롤, 비엔나 소년합창단 등이 올랐다.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정명훈씨가 이끄는 드레스덴 스카츠카펠 오케스트라, 그리고 이문세 콘서트도 열렸다. 클래식과 재즈 연주자들이 카네기홀 콘서트 전후에 공연을 하는 경우가 많다. 1 Center St. 888-466-5722, www.njpac.org.


IMG_9047.JPG

▶뉴왁뮤지엄(Newark Museum): NJPAC에서 3블럭 떨어진 뮤지엄으로 서구에서 가장 티벳 미술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09년 설립된 뉴왁뮤지엄은 1989년 유명 건축가 마이클 그레이브스 디자인으로 5억2000만달러의 개조공사를 거쳤다. 티벳 갤러리에는 신전이 있으며, 한국•중국•일본 갤러리도 마련돼 있다. 49 Washington St. Newark. 973- 596-6550, www.newarkmuseum.org.

 

 

 

nw-church1.jpg

▶성심 바실리카 성당(Cathedral Basilica of the Sacred Heart): 1995년 10월 이 성당을 방문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이 장엄한 건물은 뉴왁의 심장부에 서 있으며 신의 인류에 대한 변치않는 사랑이자 예수의 표적이며 우리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프렌치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성심 바실리카 성당은 1899년 시공해서 1954년에야 완공됐다. 232피트 높이에 200여개의 스테인글라스 청동문 14개의 이탈리아산 캐스트종이 볼거리. 89 Ridge St. 973-484-4600.

 

  

♣가는 길

기차=맨해튼 펜스테이션에서 뉴왁 펜스테티션까지 뉴저지 트랜짓(www.njtransit.com), 맨해튼에서 패스(path) 트레인(www.panynj.gov/path)

자동차=조지워싱턴 브리지-NJ 턴파이크 사우스-Exit 15W(뉴왁/오렌지)-루트 280 West-Exit 15A(Route 21-Downtown/Arts)-Route 21 South(McCarter Highway)-센터스트릿서 우회전.

  

 

 

 nw-washingtonstatu2.jpg

  뉴왁 다운타운의 워싱턴 파크에 서있는 조지 워싱턴 동상. 

 

 ☞뉴왁 간략사

 

1666년 청교도에 의해 설립되어 '교회의 도시'로 불릴 정도로 교회가 많았다. 발명왕 에디슨이 뉴왁에 살며 축음기와 전등을 발명했고 공장을 세우면서 영화의 미래를 연 도시다. 한때는 'Made in Newark' 브랜드가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19세기 말과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남부의 흑인들이 공장을 찾아 뉴왁으로 이주했으며 67년 흑인 폭동으로 '범죄 도시'라는 악명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70년대 동부 최초로 흑인 시장을 선출하고 도심에 빌딩 붐이 조성되며 뉴왁은 부흥의 도시로 변모를 꾀하게 된다.


뉴왁은 토마스 에디슨을 비롯, 가수 폴 사이먼.휘트니 휴스턴, 영화배우 브룩 실즈, 농구선수 샤킬 오닐 그리고 에드 코치 전 뉴욕 시장의 고향이기도 하다.

 

1997년 카네기홀을 방불케하는 아트센터 NJPAC이 들어서면서 뉴왁은 '문화의 전당'으로 거듭나게 됐다. 설치작가 강익중씨가 뉴왁의 브로드스트릿 역에 '해피 뉴왁(Happy Newark)'을 설치했다.

 

profile
© NYCultureBeat.com | Big Apple, Small Bites: Across the City

All rights reserved. Any stories of this site may be used for your personal, non-commercial use. You agree not to modify, reproduce, retransmit, distribute, disseminate, sell, publish, broadcast or circulate any material without the written permission of NYCultureBea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