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d Wild West: 뉴욕컬처비트 서부 가다 (6) 짝퉁도시 라스베가스(Las Vegas)
Wild Wild West
NYCultureBeat Goes to the West <6> Las Vegas
시계도, 창문도, 거울도 없이...실낙원失樂園
Las Vegas-Sedona-Monument Valley-Grand Canyon(North Rim)-Bryce Canyon-Las Vegas
사막 위에 세워진 파라다이스. 도박의 도시, 라스베가스(Las Vegas)는 10년에 한번꼴로 가보게 되었다. 뉴욕에 오기 전해인 1995년 가을 패키지로 서부여행하며 편의점 세븐 일레븐에 단체로 들어갔을 때 캐셔들이 마치 아시안 갱들이 몰려온 것처럼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중국인들이 몰려가기 전이었나 보다.
그때 우리는 관광 가이드를 따라 트레저 아일랜드 호텔의 해적쇼, 미라지 호텔의 볼케이노쇼, 벨라지오 호텔의 분수쇼 등 무료 쇼를 보러 다녔다. 첫 미국 여행에서 라스베가스는 지구의 유구한 나이테가 보이는 그랜드 캐년의 웅장함과 함께 자본주의 미국의 단면을 보여주는 '멋진 신세계'였다.
라스베가스로 들어서는데, 서울 남산타워처럼 생긴 스트라토스피어가 들어온다. 이 놀이기구를 탄 후 롤러코스터와는 영원히 안녕.
2007년 한 컨벤션 취재 차 다시 갔을 때는 벨라지오 호텔에 머물렀다. 무료 쇼를 이미 본지라 혼자 밤 거리를 거닐다 무언가 추억에 남을 거리를 만들어 보고자 스트라토스피어 놀이기구를 타러갔다. 예전에 서울 놀이공원 드림랜드에서 공중에서 멈춘 롤러코스터를 탄 후 다시는 청룡열차를 안타겠다고 다짐한 지 오래였다. 334미터 상공의 스트라토스피어는 그야말로 영화에서 본 우주선에 탄 기분이었지만, 너무도 무서워서 내려와서 누워버릴 지경이었다.
2015년 9월 세번째 라스베가스 여행으로 나는 이제 느긋해 있었다. 미국인 친구는 그랜드 캐년엔 예닐곱번 갔어도 라스베가스에서 하룻밤 자고 바로 떠났기에 초행이나 마찬가지였다. 이탈리아와 뉴욕을 카피한 철저한 '인공 도시' '짝퉁 도시' '유흥의 도시' '원죄의 도시' 라스베가스를 은근히 경멸해왔던 것이다. 가이드와 라스베가스를 누볐던 나는 경력자인 셈. 라스베가스에서 만큼은 내가 그의 가이드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런데, 호텔에 체크인한 순간, 우리는 알았다. 호텔 밖에 나갈 필요가 없다는 것을.
시저스 팰리스 호텔의 카지노.
팔라조-베네치아 호텔 안엔 수많은 명품 부티크와 스타 요리사들의 레스토랑, 그리고 물론 카지노가 끊임없이 투숙객을 유혹하고 있었다. 창문, 시계, 거울, 소파가 없다는 라스베가스의 카지노. 일단 호텔 안에 들어가면 출구를 찾기 힘들어진다. 베가스의 호텔들은 'NO WAY OUT'이라고 속삭이는듯, 현혹적인 마케팅으로 여행객들의 지갑을 노리고 있었다. 라스베가스 카지노는 어떤 꿈을 꾸는 자에겐 낙원이, 어떤 이에겐 숨막히는 실낙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오, 라스베가스. 미워도 다시 한번~
On The Road Again
Paragonah, Utah 브라이스 캐년을 떠나 라스베가스로 가는 길, 4시간 거리다. 유타주에서 아리조나주를 거쳐 네바다주로 향하는 하이웨이 주변엔 변화무쌍한 풍광이 펼쳐졌다. 파라고나의 야생화들.
Hurricane, Utah 왜 이름이 허리케인일까? 그 의문은 나중에야 풀렸다. 유타주의 기후도 변화무쌍했던 것.
Washington-Coral Canyon, Utah 산호색의 지형이 절경인 워싱턴-코랄 캐년. 도대체 미국에는 워싱턴이라는 지명이 몇개나 될까 궁금하다.
Black Rock Rd, Arizona 아리조나주는 '그랜드 캐년 스테이트' 험난한 지형의 블랙록 로드. 바그너의 오페라라도 들어야할 것 같다.
Littlefield, Arizona 리틀필드에 들어서자 소나기가 내렸다. 아침 브라이스캐년에 폭우가 지나간 후 국립공원 패스가 있으니, 인근 자이언 캐년에 들러볼까 했었다. 뉴욕에 와서야 우리가 가려고 했던 그날, 9월 15일 자이언 캐년에서 등산하던 캘리포니아 여행객 4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다는 기사를 보았다. 사람의 운명이란 알 수 없다. 허리케인...
Hotel Palazzo & Venetian
베네치안-팔라쪼 호텔 '미니 베니스'라고 이름을 불러주세요! 시저스 팰리스 호텔이 로마를 카피했다면, 베네치안 팔라쪼는 베니스를 베껴왔다.
3000개 객실 팔라쪼 호텔 팔라쪼는 무려 3068개의 객실을 보유한 초대형 럭셔리 호텔이다. 그러나, 라스베가스에선 럭셔리도 디스카운트된다. 2007년 여행했을 때는 베네치아의 곤돌라가 인기였는데, 팔라쪼 오픈 후 그랜드 카날과 곤돌라가 호텔 안에도 생겼다.
Paradise, Nevada 팔라쪼 호텔의 주소는 네바다주 라스베가스가 아니라 '파라다이스'다. 객실도 널찍해서 무언가 잃어버릴까봐 걱정부터 했다.
팔라쪼의 시네마스코프 창문 밖으로 해적쇼를 선사하는 트레저 아일랜드 호텔이 보인다.
황금색 트럼프 호텔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선 도날드 트럼프의 호텔. 그의 편협하고 저돌적인 성격과 닮았다. 스탠드업 코미디언 마가렛 조는 최근 페이스북에 "도날드 트럼프가 미 대통령이 되면, 전 세계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일침.
라스베가스에 밤이 내리면, 무료 쇼가 펼쳐진다. 해적쇼, 분수쇼, 화산쇼... 호텔 44층 창문에서 마치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 보는 듯 하다.
헬로 차이나! 팔라쪼-베네치아 호텔은 특히 중국인 고객에게 아첨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와 인테리어도 중국 스타일이 엿보였으며, 욕실의 샴푸, 로션, 샤워캡 등에 파이자(Paiza)와 한자(샴푸는 세발액!)가 박혀있다. 이유는? 마카오에 같은 계열의 파이자 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며, 카지노를 좋아하는 메가 중국 여행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것이다.
지하 카지노에 고급 중국 식당이 있으며, 그리말디 피자리아 앞에는 '메이주 동포'라는 식당의 개봉 박두.
팔라쪼 카지노 1996년 1월 뉴욕에 처음 와서 처음 본 영화가 샤론 스톤이 나오는 'Casino'였다. 샤론 스톤이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으려고,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뇌물공세를 해서 비난받게된 그 영화. 대사도 잘 안들렸던 영화가 마지노장 슬럿 머신의 소음과 오버랩된다. 팔라쪼 카지노에서 도박 명수들의 콘테스트가 열리고 있다.
1센트 슬럿머신 라스베가스에 세번, 아틀랜틱 시티(발리 호텔)에는 제이 갈스 밴드 콘서트 보러 갔으니 딱 네번 카지노에 가본 셈이다. 20달러 갖고 노는 것이 고작인 내가 가장 싼 1센트짜리 머신을 골랐다.
라스베가스에서 어떻게 카지노를 건너 뛰겠는가. 기념으로 몇개의 머신을 돌았더니 10불 1전 바우처가 쥐어졌다. 캐쉬를 교환하러 가니 아시아계 캐셔가 얼굴엔 인위적인 미소를 짓고 있지만, 빈정거리는 태도가 포착된다. 짠순이 같으니라고!
라스베가스의 취향은 이 정도다. 도쿄에도 빠찡코와 콜컬 산업이 발달했지만, 라스베가스에 비할까?
캐년 랜치 스파 친구 덕에 강남 가고, 친구 덕에 럭셔리 스파. 아멕스 프리미엄 멤버라고 호텔 체크아웃을 오후 4시까지 연장해주고, 스파 이용권도 주었다. 브런치와 저녁 사이에 카지노 대신, 캐년 랜치(Canyon Ranch) 스파에서 반나절. 뉴욕 스파캐슬보다 아기자기하다. 특히 자꾸지에서는 머리를 누울 수 있어서, 각종 트로피컬 레인 샤워가 좋았다. http://www.canyonranch.com/lasvegas/the-spa
Real Venice, Little Venice
라스베가스는 도시 전체가 놀이 공원(Theme Park)같다. 로마 주제의 시저스 팰리스 호텔, 베니스 테마의 베네치아/팔라쪼, 파리 호텔과 뉴욕 뉴욕 호텔까지. 이 호텔들이 트레이드마크 사용료를 받는다면? 짝퉁 호텔 베네치아/팔라쪼와 진짜 베니스(2009 촬영)을 비교해보면...
라스베가스의 산마르코 종탑과 그랜드 카날
베니스의 산마르코 종탑(Campanile di San Marco)
라스베가스 베네치아 호텔의 듀칼레 궁전.
베니스 운하와 듀칼레 궁전(Palazzo Ducale)
라스베가스의 리알토 브리지(Rialto Bridge).
베니스의 리알토 브리지.
라스베가스의 운하와 곤돌라.
베니스의 운하와 곤돌라.
라스베가스의 산마르코 광장.
베니스의 산마르코 광장(Piazza di San Marco).
FOOD in The Palazzo
팔라쪼 호텔의 스타는 아이언 셰프 마리오 바탈리(Mario Batali)다. 뉴욕에 바보(Babbo), 델 포스토(Del Posto), 오토(Otto), 카사 모노(Casa Mono) 등 레스토랑과 이탈리안 마켓 이태리(Eataly) 등 20여개 업체를 갖고 있는 바탈리는 팔라쪼/베네치안 호텔에 오토(Otto), 카르네비노(CarneVino), B&B 레스토랑, B&B 버거까지 4곳을 운영하고 있다.
팔라쪼의 스타 마리오 바탈리 그의 파트너인 조 바스티아노비치의 엄마, 요리사 리디아 바스티아노비치와 함께 팔라쪼 카지노 고객의 먹거리를 더욱 더 이탈리아, 베니스답게 만든 것. 요리책만도 10개에 이른다.
라스베가스의 오토 에노테카 피자리아 뉴욕에서는 워싱턴스퀘어파크 인근에 자리한 오토, 라스베가스에선 팔라쪼 호텔 안 곤돌라가 다니는 운하 옆 가짜 산마르코 광장(피아짜)에 호화롭게 들어섰다.
카르노비노에서 저녁식사 팔라쪼 호텔에 여장을 풀고, 카지노 옆의 바탈리 식당 카르네비노로 내려갔다. 이탈리아어로 '카르네'는 육류, 카지노 고객들의 허기를 달랠 수 있는 스테이크 대신 이탈리안 카르네. 잘 생긴 소 조각이 식당 한복판에 서 있다. 마치 월스트릿의 황소처럼.
씨푸드 스파게티 카르네비노에선 고기를 시키는 것이 현명하겠지만, 일주일 가까이 산과 계곡에서 그리웠던 해물과 파스타 밖에 보이지 않았다. 바탈리 셀렉션의 살루미를 애피타이저로 시킨 후 해물 스파게티(SPAGHETTI AI FRUTTI DI MARE)로 포식을 했다.
그랜드 럭스 카페(Grand Lux Cafe) 브런치 다음 날 브런치는 미국식으로. 카지노 옆의 그랜드 럭스 카페는 클림트 풍의 아르데코가 화려했다. 카지노에 어울리는 황금빛 비잔틴 & 클림트 테마의 호텔도 나오지 않을까? 알고보니 치즈케이크 팩토리가 운영하는 그랜드 럭스 카페는 베네치안 호텔에도, 뉴욕에도 있다고.
훈제연어&베이글 뉴욕 스타일의 훈제연어 베이글 한 접시 럭셔리.
뉴욕 스테이크와 해시브라운, 수란 해시브라운은 감자 팬케이크처럼 바삭 고소했고,스테이크는 보기보다 맛이 좋았다.
팔라쪼의 그리말디 피자 라스베가스 맥카렌 공항으로 가기 전 팔라쪼 안의 그리말디 피자리아에서 브루클린 오리지널보다 '화려한' 데코, 친절한 서비스를 즐기며 피자를 맛볼 수 있었다.
PEOPLE on the Street
라스베가스의 홈리스 이들이 처음 라스베가스에 왔을 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인간 뉴욕 택시의 점심 식사
엘비스 프레슬리와 함께
Leaving Las Vegas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니콜라스 케이지가 출연한 마이크 피기스 감독의 'Leaving Las Vegas'(1995)는 인생 막장의 극작가가 죽기로 결심하고, 라스베가스로 왔을 때 그를 구원한 이는 콜걸이었다. 라스베가스의 환락을 떠나며...
Merci, Mustang! 렌탈카 무스탕은 서부여행 내내 켄터키 더비의 아메리칸 파라오처럼 달려주었다.
뉴욕을 향하며,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본 라스베가스.
뉴욕컬처비트 서부 가다 시리즈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뉴욕컬처비트 서부 가다 <1> 라스베가스 공항에서 세도나로
*뉴욕컬처비트 서부 가다 <2> 세도나, 빨간 바위산의 파노라마
*뉴욕컬처비트 서부 가다 <3> 서부극 촬영지 모뉴멘트 밸리
*뉴욕컬처비트 서부 가다 <4> 지구의 나이테, 그랜드캐년 노스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