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fast in New York Style <1>
아침에 무엇을 먹을까 고민도 된다. 잘 먹으면, 하루 종일 기분도 좋다. 여름날 프렌치 토스트, 머핀과 치즈케이크로 아침을 시작했다.
"아침 식사는 보약보다 더 좋다"는 말이 있지만,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이 건너 뛰기 쉬운 식사가 아침이다. 뉴욕에서 살던 뉴욕을 스쳐 지나가는 여행객이던 '음식의 천국' 뉴욕에서 아침식사를 놓칠 수는 없다.
뉴욕에선 주말에 인기있는 브런치 레스토랑에 가려면,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집에서 해결할 수 있는 아침 식사 아이디어를 3회에 걸쳐 소개한다.
아침 식사가 건강에 좋은 이유
▶아침에 몸을 깨어나게 해준다.
▶하루에 움직일 에너지를 준다.
▶건강에 해로운 간식을 피하게 해준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집중력과 기억력을 도와준다.
▶우울증을 해소시켜준다.
▶점심과 저녁 때의 폭식을 예방해 건강한 체중을 지키게 해준다.
#1 뉴욕 베이글 New York Bagel: 크림치즈와 훈제 연어
시나몬 레이진(왼쪽)과 펌퍼니클 베이글
뉴욕의 아침은 베이글로 시작된다고 했다.
베이글의 칼로리는 식빵 한 조각이 아니라 10개 정도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베이글은 든든한 아침 식사로 최고다.
우리 동네 브루클린 하이츠의 몬태규 베이글이 그럭저럭 잘 했는데, 몇 개월 전부터 맛이 뚝 떨어져버렸다. 그래서 아침에 베이글을 사러 가는 '고행'을 할 필요가 없다. 대신 맨해튼에서 사와 다음 날 아침에 먹어야 한다.
Bagel with Lox
베이글은 유대인들이 가져온 빵이다. 베이글을 유대인 스타일로 먹고자한다면, 록스(Lox, 훈제 연어)를 크림 치즈 위에 올리고, 그 위에 날 양파와 케이퍼를 올리면 금상첨화.
러스&도터즈의 훈제연어(록스)
베이글&록스
베이글에 훈제연어 만큼이나 감미로운 것이 스모크드 스터전(훈제 철갑상어). 브루클린 캐롤가든 러스&도터스 급의 델리 셸스키즈 스모크드 피쉬(Shelsky's Smoked Fish, 251 Smith St. 718-855-8817)에서 훈제 철갑상어와 훈제 연어(록스)를 사다가 플레인 베이글 위에 벤즈 크림치즈를 바른 후 위에 얹어 양파(보라색)와 케이퍼를 올려 먹으면 영양도 많고, 든든하다. http://www.shelskys.com
#2 프렌치 페이스트리(French Pastry):크롸쌍, 브리오쉬, 마카롱 & 쿠키
페트로시안 베이커리의 플레인 크롸쌍
지난해 뉴요커들을 홀렸던 소호 도미니크 안젤 베이커리의 크로넛(크롸쌍+도넛)에 이어 최근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선 크롸쌍과 베이글의 잡종 크라겔(cragel)이 등장했다.
바삭하고 부드러운 맛의 크롸쌍과 커피, 그 얼마나 환상적인 조화인가?
한때 자갓 서베이(Zagat Survey)에 대항하는 순수 식도락가들 컬트 웹사이트였지만, 기업에 팔려 너무 상업적이 된 www.chowhound.com의 창설자 짐 레프의 말에 의하면, 크롸쌍은 만들어 나온 순간부터 맛이 망가진다고 했다. 그러니 크롸쌍은 제과점에서 사서 바로 먹는 것이 최고인 셈이다.
페트로시안 부티크의 아몬드 크롸쌍과 커피 한잔.
경험에 의하면, 크롸쌍이 맛있는 곳은 카네기홀 인근 페트로시안 카페(Petrossian Cafe), 브루클린 코트 스트릿의 마켓( Marquet Patisserie, 221 Court St. Brooklyn, 718-855-1289)다. 급할 땐, 집에서 엎어지면 코가 닿을 카페 타짜(Tazza)가 있기는 하지만, 두 집 만 못한 것 같다.
특히 페트로시안 카페의 아몬드 크롸쌍은 금새 동이 난다. 어느 날 운 좋게 아몬드 크롸쌍을 사서 바로 먹었는데, 입에서 녹는 듯 감미로웠다.
아프리콧 데니쉬도 아몬드 크롸쌍 만큼 맛이 좋다. 페트로시안 카페
초컬릿 크롸쌍도 맛있지만, 초컬릿 양이 감질나고, 인색하게 생각될 정도로 적다.
때로는 플레인 크롸쌍이나 브리오쉬를 사다가 노이하우스(Neuhaus) 초컬릿 쨈(스프레드)를 발라 먹으면, 아쉬움이 해결된다. 벨기에산 노이하우스 초컬릿 스프레드는 노이하우스 초컬릿숍이나 딘&델루카에서도 구입할 수 있을듯.
초컬릿은 어디에?
노이하우스 초컬릿잼과 딸기잼을 바른 페트로시안 브리오쉬.
메종 카이서의 아몬드 크롸쌍. SP
요즈음 맨해튼 곳곳에 지점을 낸 프렌치 베이커리 메종 카이서(maison Kayser, http://www.maison-kayser-usa.com). 지난해 여름 어퍼이스트사이드에만 있을 때 바게트를 샀는데, 따끈따끈한데다가 투명하고 멋진 플라스틱 백에 담아주었다. 지하철 안에서 자꾸만 손이 가는 바게트를 떼어 먹다보니, 집에 올 때까지 거의 절반이나 먹었다. 그후로 따끈따끈한 바게트를 기대했지만, 늘 차갑다.
메종 카이서는 컬럼버스 서클, 플랫 아이언, 브라이언트 파크 사우스까지 지점을 늘렸다. 아몬드 크롸쌍은 넙적하고 못생겼지만, 맛을 좋다.
마카롱 카페 마카롱
누가 마카롱으로 아침을 먹을까?
애프터눈 티에 딱 맞을 것 같지만, 달달한 것이 생각나는 아침 메뉴로도 손색이 없다. 피스타치오, 라스베리, 아몬드 크림의 맛이 탁월하다. 칼로리는 알고 싶지 않아요. 마카롱 카페(http://macaroncafe.com).
포숑의 종합 쿠키와 커피 한 잔. 가벼우면서도 아침에 기분이 좋아진다.
9/11 후, 정확히 말하면 미국의 이라크전 참가 후 뉴욕에서 급격히 사라진 것 중의 하나가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들이다. 루테스, 에섹스 하우스, 샹터렐 등이 문을 닫았다. 또한 스위소텔 내에 자리했던 베이커리 포숑(Fauchon)도 폐업했다. 이라크 전을 두고 미국과 프랑스의 관계가 악화되어 냉소 보수주의자들은 '프렌치 프라이'를 '프리덤 프라이'로 부르고 있었다.
포숑 종합 과자
포숑이 사라진 후 파리에 두 번 갔을 때 마들렌느에 있는 포숑 본점을 닳도록 드나들었다. 마들렌과 포숑 잼(특히 블루베리가 맛있다), 차(아쌈, 다질링도 좋다) 등 파리의 딘&델루카인데, 지하에는 레스토랑도 있다.
파리 포숑 본점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신용카드 소지자는 온라인 쇼핑 사이트(https://us.venteprivee.com)를 통해 가끔 포숑 과자, 초컬릿, 티 등을 구입할 수 있다. 파리로 가지 않고도 포숑을 배송받을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라니.카라테 마카롱도 벵테브리베에서 구입할 수 있다.
#3 그리스 요거트 Greek Yogurt: 그라놀라와 꿀의 하모니
아테네에 본점을 둔 파예 요거트. 파예는 그리스어로 'Eat'라는 뜻.
고대 찬란한 문명의 역사를 지닌 그리스는 지금 유럽에서도 한참 후진국이 됐다. 산토리니 섬에 갔을 때 거리에 '파르테논' 신전같은 뼈대만 남은 빌딩들이 많아 궁금했는데, 돈이 없어서 짓다가 만 건물들이라고 들었다. 그리스 섬들을 찾는 관광객으로 그래도 돈을 벌고 있는 나라다.
건강식 웰빙 요리인 지중해에서도 그리스는 요거트가 그 대표 수출품이다. 뉴욕 수퍼마켓에는 다양한 브랜드의 요거트가 있지만, 가장 애용하게 된 것이 파예(Fage) 요거트. 2 큰 술을 퍼서 그라놀라(Early Bird가 담백, 건강하다)와, 블루베리 말린 것등을 토핑으로 올린 후 꿀을 뿌려 먹으면, 든든하고 영양가 있는 아침식사가 된다. 파예 요거트는 페어웨이가 제일 싸다. http://www.fairwaymarket.com
EarlyBird Farmhand's Choice. SP
요거트와 그라놀라
#4 계란과 소시지 Egg & Breakfast Sausage
아침에 조금 번거롭더라도 조리를 할 수 있다면, 계란 식사가 단백질도 보충되고 좋다. 계란은 아직까지 싸고, 영양 많다. 콜레스테롤이 높은 노른자를 피할 수 있다면.
미국에 와서 처음 보고, 먹어보는 것이 부지기수지만, 브렉퍼스트용 소시지가 따로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이탈리안 소시지도 sweet와 spicy, with fennel, without fennel 등 세분화되어 있다.
브렉퍼스트용 소시지는 자그마해서 부담이 없다. 계란과 소시지를 프라이팬에 지진 후 접시에 낸다.
#5 과일 Fruit Salad
오차드 과일 샐러드
어느 독일 영화에서 "하루 사과 하나씩 먹으면, 의사들이 달아난다(An apple a day keeps the doctor away!)"라는 대사를 들었다.
찾아보니 아침에 먹는 사과 하나엔 비타민 C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심장병, 암, 두뇌질환 예방효능에 치아 보호 효능까지 있다는 것. 모든 과일은 좋은 모양이다.
맨해튼 곳곳의 델리를 비롯 샌드위치숍 등지에서도 자그마한 플라스틱 컨테이너에 깎은 과일, 프룻 샐러드를 판다. 건강과 몸매에 예민한 뉴요커들이 즐겨먹는 식사 대용이다.
브루클린에 살며, 멀리 미드우드의 J애브뉴에 있는 디파라(Di Fara's) 피자리아를 다니면서 인근 코니아일랜드 애브뉴에 오차드(The Orchard)이라는 과일 상회가 있다는 걸 알게됐다. 순전히 www.chowhound.com의 짐 레프 덕이다. 그리고, 친구와 디 파라로 피자 순례가는 길엔 주문해 놓고 기다리는 동안 오차드로 과일과 채소를 사러 간다.
The Orchard
오차드는 미 전역에서 최고의 과일만을 가져온다. 어느 날은 제주도 흑마늘도 팔고 있었다. 애국심이 발동해 사왔는데, 빵에 발라 먹어도 좋을 달큰한 맛이었다.
직접 사러가면, 직원이 맛을 보라고 이것저것을 깎아 준다. 한겨울에 어디서 수입해왔는지 블루베리(사진 위) 15달러라고 해서 경악했다. 모든 과일이 비싼 것은 아니다. 과일 샐러드만큼은 맨해튼 델리보다 싼 셈이다. 하니듀, 캔탈럽, 망고 등등 최상품의 과일을 모아 깎아서 담아 $8. 천국의 과일 맛이다. 50달러 이상 주문 시 배달도 해준다. http://www.orchardfrui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