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뉴욕한국학교 학생들의 설날 세배
뉴욕한국학교 설놀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February 6, 2016
Happy New Year!
One Fine Day at New York Korean School in The Bronx
매주 토요일 아침 9시 한글을 배우려는 한인 1.5세, 2세, 3세, 그리고 타민족 학생들이 브롱스 리버데일의 특수학교 인 테크놀로지(IN-Tech Academy)로 간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뉴욕한국학교(New York Korean School, 교장 유숙희, 이사장 허병렬)이 열리기 때문이다.
1973년 5월 5일 허병렬 이사장을 비롯 김홍준, 정한길, 엄호택씨 등이 미주 한인 자녀들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리버데일의 JFK 고교 안에 설립한 뉴욕한국학교는 어느덧 개교 43년을 맞았다. 그 동안 미국 방방곡곡에 한국학교가 생겨났다. 이와 함께 전미 한국학교연합회(NAKS, National Association for Korean School)가 창설되어 매년 미주 1천여개 한국학교에서 700-800명의 교사들이 모여 연수 및 심포지엄을 열고 있다.
허병렬(Grace B. Huh) 뉴욕한국학교 이사장은 2009년 36년간 맡아온 교장직은 은퇴했지만, 여전히 현역 교사로 초급학생을 가르친다. 그가 직접 제작한 교재와 특별한 교수법이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흥미를 갖게 해준다. 허병렬 이사장은 1926년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태어나 창씨개명으로 일본 이름을 갖고, 학교에서도 일본말을 써야했다. 1945년 광복이 되어 마침내 한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 1964년 한국을 떠나 뉴욕에 정착했어도 모국어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자그마한 체구의 허병렬 이사장은 지난 1월 17일 90세가 됐지만, 교단에 서는 것을 즐긴다. 매일 아침 뉴욕중앙일보와 뉴욕한국일보를 읽으며 아침을 시작하는 그는 신문배달 소년 모자(Newsboy Cap)가 패션 트레이드마크. 허병렬 이사장은 1984년 뉴욕시장이 수상하는 소수민족 우수인상을 비롯 제 29회 소파상(1985), 대한민국 국민훈장 석류장(1989), KBS 해외동포상(2004), 뉴욕한인회 지역사회 봉사상(2013) 등을 수상했다.
경기여고와 서울대 전신 경성여자사범대학교를 졸업한 허병렬 이사장은 1944년 경성종암국민학교 교사로 출발, 서울사대부국, 이대부국 교사를 거쳤다. 그는 1959년 국비 장학생으로 테네시주 내쉬빌의 조지 피바디 사범대학교에 학사 학위를 받고 귀국했다가 1964년 자비로 뉴욕의 뱅크스트릿 오브 에듀케이션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뉴욕에 정착했다. 티칭 경력이 70년이 넘는 전설적인 교사다.
뉴욕한국학교 초급반에는 나나(Nana, 13), 승민(10)과 알리(Ale, 17)가 나란히 앉아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부모가 프랑스계인 나나양은 한국에 영어 원어민 교사로 가 있던 삼촌 덕에 지난 여름방학 때 한달 동안 서울에서 한국 문화를 배웠고, K-Pop의 팬이다. 알리는 영어와 스패니시 외에 제 3의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 뉴욕한국학교를 찾았다. 승민군이 알리군에게 한글 발음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1.한겨울에 밀짚모자 꼬마 눈사람/눈썹이 우습구나 코도 삐뚤고/거울을 보여줄까 꼬마 눈사람
2.하루종일 우두커니 꼬마 눈사람/무엇을 생각하고 혼자 섰느냐/집으로 들여갈까 꼬마 눈사람
한국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최필남 음악교사가 초급반 학생들에게 '꼬마 눈사람'을 가르쳐주고 있다. 뉴욕한국학교 설립 초기부터 가르쳐온 최필남 교사는 교감직을 맡기도 했다.
스프링밸리 고등학교의 수학교사 스티브 보비아(Steve Bobea, 52)씨의 네 딸(데이미스 그레이스 16/ 조페이스 13, 이사벨라조이 10, 엘라호프 6)도 뉴욕한국학교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고 있다. 이사벨라조이는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를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업스테이트 뉴욕 미들타운에 사는 이들은 토요일 아침 1시간 이상 운전해서 브롱스의 뉴욕한국학교로 간다. 사진 보비아씨부터 시계방향으로 EllaHope Caraballo-Bobea(6), IsabellaJoy(10), ZoeFaith(13), Deymiss Grace(16).
1.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들이고/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2. 우리 언니 저고리 노랑 저고리/우리 동생 저고리 색동 저고리/아버지와 어머니 호사 하시고/우리들의 절 받기 좋아하셔요.
유숙희 뉴욕한국학교 교장 선생님도 곱게 한복을 차려입었다. 뉴욕한국학교 초대 교장은 설립자인 허병렬(1973-2009) 현 이사장, 2대 교장은 허병렬 선생의 제자인 최선경(2009-2014)씨가 맡았다. 현 교감은 서예와 한국화를 지도하는 박현숙씨다.
2월 8일 설날을 맞아 6일 수업 3, 4교시는 학교 강당에서 설놀이가 펼쳐졌다. 2016 설놀이는 설 노래, 설 이야기, 제기 차기, 윷놀이, 세배 드리기, 다과/떡 나누기로 진행됐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여학생들이 세배 드리는 법을 배우고 있다.
왼쪽 끝은 유아반을 지도하는 명미 몬친스키 교사(*스프링밸리 고교 수학 교사), 오른쪽 세배를 지도하는 김수진 고등반 교사와 마이크를 잡은 박종권 컴퓨터반 교사 겸 교감.
남녀유별. 뉴욕한국학교의 여학생들은 남학생들과 따로 세배법을 배웠다. 남자와 여자의 세배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학생들 세배법, 여자는 오른손을 왼손 위에 올린 뒤, 손과 팔꿈치를 어깨 높이까지 수평으로 올려 고개를 숙인다. 시선은 양 손 사이로 바닥을 향하게 한다. 다리는 왼발을 먼저 구부린 뒤 오른발을 구부리고, 왼발을 위에 오도록 한 후 발을 포개 엉덩이를 붙여 앉는다. 손 모양은 수평을 유지한 채로 윗몸을 앞으로 반쯤 구부려 절하고, 앉은 반대 순서로 일어선다.
토요일 아침 일찍 뉴욕한국학교에 데려다주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남학생들도 세배를 ...남자는 왼손을 오른손 위에 포갠 뒤, 팔꿈치와 손을 배 부근에 수평으로 올린다. 허리를 굽혀 손으로 바닥을 짚은 뒤에는 왼발을 먼저 구부리고 오른발을 마저 구부려, 오른발이 왼발 위에 가도록 포개 앉는다. 엉덩이는 발에 붙이고 앉는다. 손과 양 팔꿈치가 바닥에 닿으면, 얼굴을 손에 맞닿을 정도로 허리를 굽펴 절하면 된다. 이후에는 절한 반대 방법으로 일어선다.
학부모들이 무대에 올라가 학생들로부터 세배를 받고 있다. 물론 세뱃돈을 준비했다.
나 세뱃돈 받았지롱!
무대 위에서 제기차기도 벌어졌다.
뉴욕한국학교 학생, 선생님, 학부모들 모두 무대에...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뉴욕한국학교
https://sites.google.com/site/koreanschoolnewyork
646-638-4564/516-242-84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