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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파라디소 Cinema Paradiso

뉴욕 아트하우스 시네마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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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가 ‘꿈의 공장’ 할리우드의 본산이라면, 뉴욕은 단연 독립영화의 성지다. 스티븐 스필버그, 피터 잭슨 등 흥행 감독들이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상업오락영화를 생산하는 반면, 뉴욕의 저예산 인디 감독들은 인간성에 호소하는 진실의 영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유럽에선 칸, 베니스, 베를린 등 권위있는 국제영화제가 열리지만,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권위있는 뉴욕영화제엔 상(prize)이 없다. 뉴욕에서 영화는 성적을 매기는 콘테스트가 아니라, 함께 나누고 즐기는 영화인들과 팬들의 잔치다.

 

뉴욕을 ‘시네마 파라디소(Cinema Paradiso)’로 만드는 것은 명화와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아트하우스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무성영화에서 필름 느와르, 프랑스 누벨 바그에서 독일의 뉴시네마, 그리고 이란 영화, 아프리카 영화까지, 구로자와 아키라에서 로베르 브레송까지 전설적인 감독들의 회고전이 늘 열리는 곳이 바로 뉴욕이다. 

 

백인, 노년층이 다수인 아카데미회원들이 선정하는 오스카 시상식을 앞두고, 인디 삶을 성찰하는 영화, 외국 영화, 예술 영화를 볼 수 있는 뉴욕의 영화관을 소개한다.

 

 

# 링컨센터 월터리드시어터 Walter Reade Theater @Lincoln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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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드학교 옆에 자리한 월터리드시어터(Walter Reade Theater)는 링컨센터의 필름소사이어티가 운영하는 아트하우스다. 뉴욕영화제와 ‘뉴 디렉터스/뉴 필름즈’를 주최하는 기구인 만큼 세계 영화와 신인 감독, 그리고 인디영화 등 ‘넓고 다양하게’ 소개하는데 정평이 나있다. 극장은 할리우드 황금기 뉴욕과 뉴저지에 극장 체인을 운영했던 월터 리드(1884∼1952)의 이름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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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소사이어티의 프로그램을 거쳐가지 않은 유명 감독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랑소아 트뤼포, 장 뤽 고다르,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페드로 알모도바르, 마틴 스콜세즈까지 부지기수. 마틴 스콜세지 감독, 배우 제인 폰다와의 대화가 열렸으며, 여름에 열리는 아시안영화제에선 서극 감독이 평생 공로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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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폰다

 

와이드 스크린에 객석 268석을 보유한 월터리드시어터는 한국영화의 요람이기도 했다. 2004년 한국영화 40편을 28일동안 상영한 ‘최신의 호랑이: 한국영화 60년사’와 2008년 김기영 감독 회고전 등이 열렸다. 매년 3월엔 인기 만점의 최신 프랑스 영화제 ‘랑데부 위드 프렌치 시네마(Rendez-Vous with French Cinema)’가 시네필을 열광시키고 있다. http://www.filmlinc.com(165 West 65th St. 212-721-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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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센터 캠퍼스 보수 공사 후 링컨 리스토란테(Lincoln Ristorante) 아래 오픈한 자매 영화관 엘리노부닌먼로 필름센터(Elinor Bunin Munro Film Center)에서도 인디영화를 상영한다. 레개가수 밥 말리와 아트 콜렉터 페기 구겐하임 다큐멘터리를 이곳에서 볼 수 있었다. http://www.lincolncenter.org/venue/elinor-bunin-munroe-film-center

 

@Stop4Eat 월터리드시어터의 구내 매점에선 물론 팝콘과 소다, 쿠키류를 판다. 내엔 ‘인디 바(Indie Bar, 144 West 66th St.)’라는 이름의 카페가 있다. 이곳엔 파미자노치즈와 블랙 트러플을 가미한 팝콘과 오개닉 베지테리언 핫도그도 있다. 이외에 살구잼과 까멍베르치즈, 프로슈토가 들어간 샌드위치와 수프를 서브한다. 스타 셰프 사무엘 마커슨이 지휘하는 브로드웨이 앨리스 털리홀 로비의 아메리칸 테이블(American Table)은 널찍해서 쾌적하다.

 

*링컨센터 공연 갈 때, 아메리칸 테이블

*링컨 리스토란테 레스토랑 위크 리뷰

 

 

# 필름포럼 Film F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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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빌리지의 필름포럼(Film Forum)은 아르데코 스타일의 간판이 고색창연하다.

필름 포럼 내 3개 소극장(총 489석)에선 고전 명화뿐만 아니라 미 인디영화, 외국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상영하고, 회고전을 열어왔다.  1970년 어퍼웨스트사이드의 로프트에서 의자 50개로 시작한 필름포럼은 1972년 카렌 쿠퍼가 관장으로 영입된 후 다운타운으로 이전했다. 이후 1975년 밴담시어터로, 1980년 와트스트릿으로 옮겨졌다가 1989년 현재의 위치에 정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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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트리오

 

2011년 4월 필름포럼 큐레이터들과의 대화가 열렸다. 왼쪽부터 미 독립영화와 외국영화 담당 카렌 쿠퍼와 마이크 마지오레, 미 장르영화와 감독 회고전 담당 브루스 골드스타인이 영화 큐레이터로서의 경험을 토로했다. 예전 같으면 가장 부러워할 직업이 아트하우스 시네마의 큐레이터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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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강 감독의 ‘모텔’, 김소영 감독의 ‘민둥산(Treeless Mountain)’ 그레이스 이 감독의 다큐멘터리 ‘그레이스 이 프로젝트’, 등 한인 감독들의 인디영화도 상영됐다. 빈센트 미넬리의 할리우드 뮤지컬, 세르게이 에이젠쉬타인 미니 회고전, 구로자와 아키라 회고전, 복원영화 특별 상영회 등이 열렸다.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팝콘을 맛보아야 한다. http://www.filmforum.org (209 West Houston St, 212-727-8110). 

 

@Stop4Eat 한식당 도화(Dohwa, 55 Carmine St. 212-414-1224)는 ‘펄프 픽션’의 퀜틴 타란티노 감독이 투자해 화제가 됐다. 개성 출신 곽명자씨가 주방을, 딸 제니퍼 곽이 한국의 색채로 모던하게 꾸민 인테리어를 지휘했다. 모녀는 한식 요리책도 출간했다. 돼지갈비, 김치 볶음밥, 해물파전, 떡복이 등이 한국의 맛, 그대로. http://www.dohwanyc.com

 

 

# 안솔로지필름아카이브 Anthology of Film 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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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빌리지의 안솔로지필름아카이브(AFA, Anthology Film Archives)는 장 르노아르의 ‘게임의 규칙’에서 실험영화 ‘스코피오 라이징’까지 영화학도들에겐 필수인 작품의 보물창고다. 뉴욕에 전위영화, 언더그라운드 영화가 융성하던 1960년대 전설적인 실험영화 감독 조나스 메커스에 의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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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커스는 1969년 실험영화 감독 스탠 브라케이지, 제롬 힐, 피터 구벨카, P. 아담스 시트니와 함께 전위적인 아트영화를 상영하는 뮤지엄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영화선정위원회를 구성, 필름 수집에 나서게 된다. AFA는 1970년 조셉 팝의 퍼블릭시어터에서 개관된 후 소호의 우스터(Wooster) 스트릿으로 이전했다. 1979년 법원 청사를 구입, 145만달러의 비용을 들여 2개의 영화관과 도서관, 영화보관소를 보유한 건물로 개조했다. 오래 전 이명세 감독이 뉴욕에 체류하던 시절 한국영화를 함께 본 추억이 있다. http://www.anthologyfilmarchives.org. 32 Second Ave@2nd St.

 

@Stp4Eat 뉴욕의 스타 요리사 다니엘 불루가 운영하는 캐주얼한 프렌치 비스트로 ‘DBGB(299 Bowery St. 212-933-5300)’에서 보졸레 소시지, 미니버거와 프렌치프라이 콤보인 ‘프렌치’, 파테와 와인 한 잔을 마신다.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오르가즘 흉내 장면으로 유명세를 탄 카츠 델리(Katz’s Delicatessen, 205 East Houston St. 212-254-2246)에선 영화에서 멕 라이언이 주문했던 파스트라미 샌드위치나 칠리 핫도그를 즐기면 어떨까. 파스트라미와 콘비프 콤비네이션도 있다.

 

*미슐랭 3스타 다니엘 불루 제국의 맛

*로어이스트사이드 투어 <1> 먹거리, 볼거리, 살거리

 

 

# 랜드마크 선샤인 시네마 Landmark's Sunshine Cin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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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어이스트사이드의 영화천국, 랜드마크 선샤인 시네마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뉴욕의 개발붐에 따라 2018년이면, 문을 닫을 운명인 아트하우스 시네마. 우리동네 브루클린 하이츠 시네마가 결국 항복했듯이, 랜드마크 선샤인 시네마는 3500만 달러에 시장에 나온 후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연 렌트가 20만 달러로 치솟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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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년 하우스턴 히포드롬(Houston Hippodrome)이라는 이름의 유대인 공연장으로 오픈했던 이 건물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문을 닫았다가 창고로 운영됐다. 1996년 보수공사를 거쳐서 5개의 작은 영화관이 마련됐다. 토요일 밤엔 '록키 호러 픽쳐쇼'등 영화광들을 위한 상영회도 열렸다. 이곳에서 지난해 말 덴마크 레스토랑 다큐멘터리 '노마(Noma)'를 볼 수 있었다. 로비에 에스프레소 바가 있다. http://www.landmarktheatres.com/new-york-city/sunshine-cinema, 143 East Houston St.(bet. 1&2 Ave.) 

 
@Stop4Eat 하우스턴과 러드로우 스트릿 코너 카츠 델리카트슨(Katz Deli, 205 East Houston St.)은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오르가즘 장면을 촬영한 명소. 파스트라미 샌드위치와 칠리 도그가 맛있다. 유대인 찐빵 크니쉬(knish)를 맛볼 수 있는 요나 쉬멜(Yonah Schimmel, 137 East Houston St.)도 추천.
 
 
 

# 파리 시어터 Paris Theatre                                                

 

030613paris.jpg 파리 시어터

 

플라자 호텔(Plaza Hotel) 건너편, 버그도프 굿맨(Bergdorf Goodman) 백화점에 자리한 파리 시어터는 '보석상자(jewel-box)' 영화관으로 불리운다.  1948년 개관했을 때 전설의 스타 마를레네 디트리히가 리본 커팅에 참석했다고 한다. 오디토리움식의 둥그런 레이아웃에 의자가 편안하다. 좌석은 발코니까지 517석.

 

2012년 아카데미 영화제 수상작 '아티스트(The Artist)'를 보러간 날에는 바로 뒤에서 강한 액센트로 떠드는 여인이 있었는데, 영화 끝난 후 뒤돌아서 째려보려 했더니 배우 이사벨라 로셀리니여서 경악했다. 비슷한 연령대의 여인과 극장을 나가고 있었는데, 로셀리니의 쌍둥이 자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웨덴 출신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만과 이탈리아 감독 로베르토 로셀리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사벨라의 쌍둥이 자매 아이소타 로셀리니는 이탈리아 문학 교수라고 한다.

 

지금 상영되는 1950년대 백화점에서 만난 두 여인의 로맨스를 다룬 '캐롤(Carol)'은 파리 시어터에서 보기에 딱 맞는 영화.

https://www.citycinemas.com/paris  4 West 58th St. 

 

@Stop4Eat 스타 셰프 토드 잉글리쉬가 운영하는 플라자 호텔 지하의 푸드 코트 '플라자 푸드 홀'엔 레이디 M에서 다니엘 불루의 베이커리, 페이야르 등 빵집과 테이블이 있어서 편리하다. 버그도프 굿맨 8층의 전망 좋은 레스토랑도 추천.

 

*NYC 전망좋은 레스토랑: 버그도프굿맨 

 

 

# 안젤리카 필름 센터 Angelika Film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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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 한국에서 TV에 소개됐던 소호의 안젤리카 필름센터는 뉴욕에 온 초창기에 즐겨찾았다. 한때 안젤리카는 영화광들의 메카였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스크린 사이즈가 적고, 지하철이 다니는 소음이 들려서 종종 신경이 날카로워질 때도 있다. 하지만, 안젤리카에서만 상영하는 인디 영화가 있다면, 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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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칼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뉴욕 벽화가 반긴다. 널찍한 로비 카페는 티켓을 산 후 시간 죽이기에 좋고, 스타벅스처럼 콩나물 시루라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좋다. 18 West Houston St.@Mercer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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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4Eat소호로 내려가면 고메 마켓 딘&델루카(Dean & Deluca, 560 Broadway)에 샌드위치, 도넛플랜트 도넛, 스시 등 먹거리가 많다. 1 블럭 더 내려가면, 베이커리 발타자르(Balthazar, 80 Spring St.)에서 프렌치 타르트, 크롸쌍, 샌드위치 등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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