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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 S. 리/흔들리며 피는 꽃
2016.03.24 22:35

(172) 스테파니 S, 리: 보통 여성작가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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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며 피는 꽃 (10) 중간의 미덕



보통 여성작가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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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iness and Luck, 2014, Stephanie S. Lee, Color & gold pigments and ink on Hanji 17 ½˝ (H) x 15 ½˝ (W) x 2 ¾˝ (D) each



술계에서는 'mediocre women artists'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특별할 것 없는 그림들을 그리는 여성작가들이라고 폄하하는 말이다. 그저 그런 작업을 하는 수많은 남성작가들이 있는데도 이런 단어가 생겨나고 많이 쓰이는 것을 보면 생계를 책임지느라 절박한 상황에 놓인 남성작가들보다 비교적 편한 환경에서 작업활동을 하는 여성작가들에 대한 심술이 다분히 섞여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건간에 흔히들 평범하다고 하면 지루하고 하찮게 여기고는 하는데 개인적으로 보통으로 산다는 것은 상당한 조율과 균형을 필요로하는, 좀처럼 도달하기 쉽지않은 상태라고 본다. 요즘은 개성의 시대라며 저마다 개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이미 우리는 저마다의 다름을 지니고 태어났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어느 수필에서 "내가 아무리 나를 버려도 나는 나 이외의 어떤 것도 될 수 없었다"라고도 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될 수 없으며 아무리 같아지려 해도 나와 똑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독창적 관점이 어느 분야보다 중요한 예술이란 분야에서 그림을 보고, 그리다 보면 독창적인 것에도 관심이 가지만 과연 보통이란 것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생각들도 많이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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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of Me, 2014, Stephanie S. Lee, Color & gold pigments and ink on Hanji 17 ½˝ (H) x 15 ½˝ (W) x 2 ¾˝ (D) each



술, 그 중에서도 그림이란 것이 가진 중요한 기능중 하나는 개인이 가진 독특한 관점을 증폭시켜 심미적으로 아름답게 시각화하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개성의 진폭이 너무 크면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 공감을 얻어 감동을 전하지 못한 개인의 독창성은 예술이 가진 순기능으로 순환되지 못하고 자아도취나 한풀이, 때로는 시각적 폭력에 머무르게 된다. 크게 소리치기만 해서도, 내 멋대로 토해내기만 한다고 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다양성을 이야기 하되 보편적 공감의 접점을 찾아 최대한 아름답게 보여줄 때 사람들은 작가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깊은 감동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독창적인 동시에 대중적이고, 철학과 사상을 탐구해 이전에 없던 방향을 제시해 주되 모두가 이해하기 쉽게 전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이다. 모든 것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 상태, 그것이 보통이 가진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특별하지 않다, 혹은 평범하다는 것은 어쩌면 삶을 균형있게 살고 있다는 칭찬이기도 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Stephanie_100-2.jpg Stephanie S. Lee (김소연) / 화가, 큐레이터 
부산에서 태어나 예술고등학교 졸업 후 1996년 뉴욕으로 이주했다. 프랫인스티튜트 학부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한 후 맨해튼 마케팅회사, 세무회사, 법률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딸을 출산하면서 한동안 전업 주부생활을 했다. 2010년 한국 방문 중 우연히 접한 민화에 매료되어 창작민화 작업을 시작했다. 2014년 한국민화연구소(Korean Folk Art)를 창설, 플러싱 타운홀의 티칭아티스트로 활동하며, 전시도 기획하고 있다. http://www.stephaniesl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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