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뮤지컬 '해밀턴(Hamilton)' 얼마나 벌까?
노다지 뮤지컬 '해밀턴(Hamilton)' 얼마나 벌까?
연간 1억달러 흥행 수입, 린-마누엘 미란다 연 최소 640만 달러
브로드웨이 힙합 뮤지컬 '해밀턴(Hamilton)'이 12일 제 70회 토니상 최우수뮤지컬상, 뮤지컬 대본상, 오리지널 작곡상, 남우주연상(레슬리 오돔 주니어), 남우조연상(다비드 디그스), 여우조연상(르네 엘리스 골스베리), 연출상, 안무상, 조명상, 의상상, 오케스트레이션상 등 11개 부문을 석권했다.
2016 토니상 사상 최다인 16개 부문 후보, 11개 부문 수상에 흥행에서도 블록버스터가 된 뮤지컬 '해밀턴(Hamilton)'. 미 건국의 아버지들의 이야기에 힙합 음악을 입혀서 흑인과 히스패닉계 배우들로 포장한 '해밀턴'은 브로드웨이 흥행의 공식에서 전적으로 벗어난 대안 뮤지컬이었고, 적중했다.
비평가들의 만장일치 찬사, 전석 매진 행진에 프리미엄 티켓이 3천불에 이르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두번씩 관람하며 돌풍을 몰고 온 뮤지컬 '해밀턴'은 브로드웨이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Hamilton Photo: Joan Marcus
푸에르토리코계 린-마누엘 미란다(Lin-Manuel Miranda)라는 천재의 아이디어에서 출발, 오프브로드웨이 퍼블릭 시어터를 거쳐 브로드웨이까지 여정. 미화 10달러의 얼굴 '해밀턴'은 어떻게 로켓같은 성공을 거두었으며, 앞으로 어떤 신기록을 세울까?
블록버스터 뮤지컬 '팬텀 오브 오페라'와 '라이온 킹'은 이제까지 세계에서 60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 뮤지컬 '위키드'는 40억 달러 흥행을 넘어섰다. '해밀턴' 작사, 작곡, 주연의 린-마누엘 미란다의 미국사 힙합 뮤지컬이 '팬텀 오브 오페라' '캣츠' '에비타'의 마이더스 손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나 '라이온킹'의 연출가 줄리 테이머를 능가할까?
최근 뉴욕타임스가 분석한 해밀턴 공화국 수입의 이모저모를 정리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해밀턴' 흥행 수입 이모저모
-제작비 회수: 2015년 8월 6일 브로드웨이 리처드로저스시어터(Richard Rodgers Theater)에서 공식 오픈한 '해밀턴'은 제작비 1250만 달러를 몇개월 전 이미 회수했다.
-주당 수입: 해밀턴은 리처드로저스시어터의 1321석을 매진시키고 있으며, 주 190만 달러의 티켓 판매와 60만 달러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기록이면, 연간 1억 달러 수준의 흥행이 가능하다는 것.
-티켓 가격: 현재 프리미엄 VIP 티켓가는 475달러, 암표상 가격은 872달러로 치솟았다. '해밀턴' 매 공연당 13-22%(180-300매)가 암표로 팔리고 있다. 암표상들은 연간 6천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셈.
-극장 렌트와 부대 비용: 리처드로저스시어터 렌트는 주간 29만5000달러, 극장 스탭, 연주자, 무대일손 등을 포함한 비용이다.
'해밀턴', 오프브로드웨이에서 브로드웨이로, 그리고 시카고로 시작 전국 투어에 나선다. 토니상 시상식 공연에서.
-전국 순회 공연: 9월엔 시카고, 내년 3월엔 샌프란시스코, 2018년엔 시애틀에서 전국 투어를 시작한다.
-세계 공연 라이센스: 글로벌 시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수입을 세계 라이센스로 온다. '팬텀 오브 오페라'는 세계 13개 언어로 30개국에서 151개 도시에서 공연되어 왔다. 하지만, '미국 역사'라는 스토리와 '힙합' 장르가 너무도 미국적인 뮤지컬인 '해밀턴'이 세계 라이센스는 미지수.
-음반: 캐스트의 뮤지컬 레코딩 앨범은 42만8000장이 팔렸으며, 다운로드는 21만2000회로 총 11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도서: 뮤지컬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한 미란다와 제레미 맥카터의 공저 '해밀턴: 혁명(Hamilton: The Revolution, $40)'는 올 4월 시판되어 10만1000부로 뉴욕타임스 하드커버 난픽션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랐다.
-머천다이징: 리처드로저스시어터 로비숍에선 뮤지컬 '해밀턴'의 T-셔츠, 모자, 자석, 머그잔 등을 팔고 있다. 극장까지 못가는 관광객들을 위해 블루밍데일 백화점에서도 '해밀턴' 의류를 팔고 있다. 여기에 무허가 '해밀턴표' 향수, 인형, 키체인에서 맥주까지 해밀턴 머천다이징이 난무하고 있다.
제 70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뮤지컬상을 수상한 프로듀서 제프리 셀러. TV 화면 캡쳐.
-프로듀서 투자와 로열티 수입: 뮤지컬 '렌트(Rent)'와 미란다의 첫 뮤지컬 '인더 하이츠(In the Heights)'에 투자했던 베테랑 프로듀서 제프리 셀러(Jeffrey Seller)가 대표 제작자. 셀러는 순수입의 42%를 공동 프로듀서 질 퍼만(Jill Furman), 샌더 제이콥스(Sander Jacobs)와 나누어 갖는다. 이는 연간 1300만 달러가 프로듀서 세명의 돈지갑 안으로 들어간다는 계산이다.
뿐만 아니라 로열티(3%)로 주간 5만2000달러, 연간 270만 달러의 추가 수입을 올리고 있다. 제프리 셀러는 여기에다가 자신이 운영하는 제작회사 어드벤처랜드(Adventureland)가 순 수익의 5%인 연간 160만 달러를 추가로 벌게된다. 이들 메인 프로듀서 3인방보다는 비교적 작게 투자한 100여명(NBC엔터테인먼트 회장 로버트 그린블랫, 파워 홍보인 켄 선샤인)은 브로드웨이 공연 수익의 42%, 연간 1300만 달러를 나누어 갖는다. 이 프로듀서들은 앞으로 뉴욕 바깥 미 순회공연과 세계 라이센싱으로 추가로 벌게된다.
해밀턴
-린-마누엘 미란다의 수입: '해밀턴'을 창작한 천재 린-마누엘 미란다(36)는 얼마나 벌까? 미란다는 아이디어를 냈고, 작사, 작곡에 대본까지 섰으며 주연도 겸하고 있다. 창작자로서는 로열티와 이익 분배금을 받으며, 배우로서는 출연료를 따로 책정받는다. 7월 중 출연에서 하차하면, 출연료는 포기하지만, 지속적으로 수입이 들어온다. 뉴욕타임스는 미란다의 브로드웨이 프로덕션 수입이 내년까지 640만 달러에 이르며, 순회공연과 세계 라이센싱으로 추가 수입을 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영화 '해밀턴'?: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할리우드로 가는 경우도 예상할 수 있다. 린-마누엘 미란다는 이미 할리우드 커넥션이 있다. 그는 '스타워즈: 포스 어웨이큰(Star Wars: The Force Awakens)의 노래를 작곡했으며, 만화영화 '모아나(Moana)'의 곡을 쓰고 있다. 또한, '메리 포핀스(Mary Poppins)' 실사 영화에 에밀리 브런트와 함께 캐스팅되었다. 그의 첫 브로드웨이 뮤지컬 '인 더 하이츠'는 할리우드에서 제작이 불발됐지만, '해밀턴' 뮤지컬 영화의 가능성은 농후하다.
뮤지컬에서 안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해밀턴' 안무가 앤디 블랭켄부엘러는 토니상 안무상을 수상했다.
-'해밀턴' 공화국의 중신들: 연출가, 안무가, 오케스트라 지휘자, 의상 디자이너, 조명기사, 사운드디자이너 등 제작 스탭은 얼마나 벌까? 세트 디자이너만 빼고 이들은 모두 미란다의 첫 뮤지컬 '인 더 하이츠'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동료들이다. 이들은 로열티만으로도 평생 1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게 된다.
연출자 토마스 케일(Thomas Kail)은 총수입의 2.5%, 뉴욕 공연으로 연간 230만 달러를 벌고, 순수익의 1.5% 지분으로 연간 추가로 47만 달러가 들러온다. 안무가 앤디 블랭켄부엘러(Andy Blankenbuehler)는 총수입의 1.75%와 순수익의 0.5%로 연간 170만 달러를 쥐게 된다.
이외에 미란다의 음악 파트너 알렉스 라카모아(Alex Lacamoire)는 연간 79만 달러, 의상 디자이너(Paul Tazewell), 조명 디자이너(Howell Binkley), 음향디자이너(Nevin Steinberg)는 총수입의 0.37%-0.5% 사이에서 33만6000달러에서 45만4000달러의 수입을 올릴 것이다.
Hamilton Photo: Joan Marcus
-배우 수입: 원래 뮤지컬 연기자들은 계약 출연료만 받는다. 그런데, 올 4월 대표 제작자 제프리 셀러가 '해밀턴' 기획을 도운 배우들과도 수입을 나눌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프브로드웨이 퍼블릭시어터와 브로드웨이 개막 공연 출연자들, 그리고 개막 전 워크숍 참가 배우, 무용수, 스테이지 매니저 등 30여명은 브로드웨이 공연과 투어 프로덕션 수익의 1%인 나누어 갖게 된다.
6월 12일 뉴욕 비컨시어터에서 열린 토니상 시상식에서 '해밀턴' 팀이 공연하고 있다.
이는 브로드웨이에서만 연간 1만 달러의 추가 수입이다. 뮤지컬 공연이 없을 땐 웨이터/웨이트레스 등 대부분 저임금으로 일하는 연기자들에겐 희소식이다. 이들은 매주 최소 1900달러의 출연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제작자와 다른 스탭의 흥행 수입과 비교하면, 연기자들의 수입은 미미하다. 빅 파이에서 떨어지는 고물이 빵가루에 불과한 것. 이는 저작권법이 창작자들 우선이며, Performer들을 대우하지 않기 때문. 사실은 무대에 매일 오르는 이들이 연기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자문단 비용: '해밀턴'의 성공 뒤에는 미국사 고증 자문으로 알렉산더 해밀턴의 전기를 출간한 론 체르나우(Ron Chernow)가 뮤지컬 '해밀턴'의 기본 가닥을 잡는데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연간 90만 달러 수입을 개런티했다. 또한, 오프 브로드웨이 공연장 퍼블릭 시어터는 차후 '해밀턴' 개발과 공연에 기여했다. 수익의 5%와 총수입의 1%로 연간 250만 달러를 가져간다.
아들 덕에 연간 31만달러를 버는 루이스 미란다
그리고, 놀랍게도 미란다의 아버지 루이스 A. 미란다 주니어(Luis A. Miranda Jr.)는 수익의 1%인 31만2000달러를 받는다. 직업은 정치자문이지만, 뮤지컬팬인 아버지 미란다는 캐스트 앨범을 수집하고, 자동차 안에서 노래하며, 아들 린-마누엘을 뮤지컬 세계에 빠지게 해주었으며 현재 아들의 매니저이자 비서처럼 옆에서 삶과 경력을 돌봐준다는 공적을 인정받은 셈. 그렇다면, 린 마누엘 미란다의 어머니는? 천재 미란다를 낳은 공적을 인정해야하지 않나? 미란다 가문이 조금 탐욕스럽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다.
-기타 스탭: 분장사(주간 2만 달러), 전기 & 음향 비용(주당 2만8000달러), 광고비(8만 달러)
-주간 제작비: 극장 렌트(29만5000달러), 배우 출연료(22만 달러)와 스탭 비용, 광고비(8만 달러) 등 '해밀턴'의 주간 총 제작비는 65만 달러, 연간 3400만 달러.
이리하여 뮤지컬 '해밀턴'은 지금 브로드웨이라는 도박에서 대박을 터트린 노다지 뮤지컬이 됐다.
Hamilton Photo: Joan Mar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