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즈(Lillie's Times Square), 빅토리안 양식 빈티지 레스토랑
스타카토 리듬의 타임스퀘어와 브로드웨이 극장 정글 숲 안에 타임머신 타고 빅토리아 시대로 돌아간듯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이 숨어있다. '19세기의 마릴린 먼로' 릴리 랭트리(Lillie Lantry)에게 헌사하는 레스토랑 겸 바 릴리즈(Lillie's). 맨해튼에 숨은 보석이다.
lilliesnyc.com
유럽의 옛 도시에 가면 100년은 족히 넘은 카페나 레스토랑들이 도처에 있다. 미국처럼 역사가 짧고, 뉴욕처럼 변화가 많은 도시에서 그런 분위기의 레스토랑을 찾는 것이 미션 임파서블은 아니었다. 몇년 전 우연히 발견한 브로드웨이 극장가의 '릴리즈(LILLIE’S)'는 빅토리안 양식으로 꾸민 레스토랑 겸 바. 뮤지컬 '북 오브 몰몬'이 공연 중인 49스트릿 유진오닐 시어터 건너편, 고풍스러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과 공간을 거꾸로 돌려 마치 유럽의 어느 도시 속에 들어간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19세기 마릴린 먼로 릴리 랭트리
빅토리아 시대에서 21세기 뉴욕 한복판에 재현된 릴리는 누구일까?
릴리 랭트리(Lillie Langtry, 1853-1929), 본명은 Emilie Charlotte Le Breton. 영국 저지섬(Isle of Jersey)에서 태어나 런던으로 이주, 에드워드 7세를 비롯 수많은 왕족, 귀족들과 염문을 뿌렸다. 당대의 마릴린 먼로, 별명은 'Jersey Lillie'.
친구인 오스카 와일드의 추천으로 런던에서 배우로 활동하다가 세계적인 배우의 꿈을 품고 1882년 엘리스아일랜드를 통과, 뉴욕에 정착했다.
뉴욕파크시어터에서 데뷔하던 날 밤 화재로 빌딩이 전소되었지만, 그녀 이름 'Lillie Langtry' 하나는 검게 그으른채 남아 있었다. 이 생존력(!) 덕분에 릴리는 미 전역에 알려진 유명인사가 된다. 그녀는 빅토리아 시대의 규율을 무시한 신여성이었다. 세계의 왕자, 대통령, 예술가, 시인들과 어울리면서 시대를 앞서간 전위여성이었다.
릴리 랭트리의 삶을 경배하고, 그녀가 살던 시대를 재현하는 로맨틱 & 빈티지풍 데코가 릴리 레스토랑 겸 바의 매력이다. 아일랜드 벨파스트의 빅토리안 맨션에서 가져온 가구를 비롯 프랑스, 브라질 등지에서 수입한 소파와 스테인드 글래스 윈도우, 빈티지 미술품 등으로 빅토리아 시대 공간을 재현했다. 지하 화장실의 빈티지 데코도 정감을 준다. 릴리즈 타임스퀘어와 유니온스퀘어 두곳에 보석처럼 자리해 사라져가는 뉴욕을 지켜주고 있다.
런치 스페셜 램찹(Lamb Chop)은 하나라서 아쉽지만 하우스 와인을 제공했고, 생맥주 셀렉션도 근사하다.
릴리즈에선 브로드웨이 낮 공연이 있는 수요일과 토요일을 피하면, 비교적 한적하게 와인/맥주를 곁들인 런치 스페셜($14)을 즐길 수 있다. 릴리즈 샐러드, 릴리즈 버거, 램찹에 하우스 와인까지 근사한 점심식사가 된다. 브로드웨이 공연이 시작되는 오후 8시 이후에는 바도 한적했다. 생맥주 셀렉션도 훌륭하다.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에서 릴리즈는 오전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오픈한다. 한밤중에 가보고 싶어진다.
LILLIE’S Victorian Restaurant and Bar
249 West 49th St. 212-957-4532
http://timessquare.lilliesny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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