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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스톤처럼 섹시하고, 바바라 월터즈처럼 매서운

수퍼스타 앵커 메긴 켈리(Megyn Kelly)



누가 트럼프를 두려워하랴?


000CiJDM39UkAARmr2.jpg Fox News Channel



2016 미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극적인 라이벌은 도날드 트럼프-테드 크루즈, 힐러리 클린턴-버니 샌더스뿐이 아니다. 


대선 경기장의 '공화당 불도저' 도날드 트럼프(Donald Trump, 69)와 중계석의 폭스 TV 스타 앵커 메긴 켈리(Megyn Kelly, 45)의 관계가 초미의 관심사다. 


미 대선이 '리얼리티 TV쇼'처럼, 여론은 트위터에 좌지우지되는 시대, 대선 앙숙 트럼프와 켈리가 다시 만난다. 5월 17일 오후 8시 폭스 뉴스채널에서 메긴 켈리의 트럼프 인터뷰 스페셜 'Megyn Kelly Presents'을 방영한다.



megyn-kelly-d-800.jpg Megyn Kelly Special



지난 여름 갑자기, 메긴 켈리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을 뿐 아니라 페미니즘의 심볼로 부상했다. 8월 공화당 대선 후보 첫 TV 토론회(Fox News Channel)에서 '막말 도사' 도날드 트럼프에게 던진 용감한 질문이 세계의 시선을 집중시킨 것이다. 


켈리: "당신은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여성들을 '뚱뚱한 돼지', '개', '게으름뱅이', '역겨운 동물'로 불러왔지요?"     


트럼프: "오직 로지 오도넬(*TV 호스트, 코미디언)이요"


켈리: "아니지요. 기록을 위해서 말하자면, 로지 오도넬뿐이 아닙니다. 당신의 트위터엔 여성의 외모에 대해 경멸하는 코멘트가 몇개 있습니다. 당신은 '유명인사 견습생(Celebrity Apprentice, *TV 콘테스트 프로그램)'에서도 한 경쟁자에게 '그녀가 무릎을 꿇는다면, 예쁜 그림이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지요. 이런게 우리가 대통령으로 선출할 남자의 기질로 들리나요?..."


*Donald Trump and Megyn Kelly go back and forth at the Fox News GOP debate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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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공화당 대선 후보 TV 토론회를 진행한 폭스 뉴스의 진행자 크리스 월리스, 메긴 켈리, 브렛 발러.



여성비하 폭언으로 돌진하던 도날드 트럼프가 모멸당하고, 기가 죽은 순간이었다. 

트럼프의 얼굴에 대고, 이처럼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앵커나 기자가 전무했다. 트럼프를 경멸하면서도 그가 올려주는 시청률에 매달리기에 급급한 언론은 지속적으로 트럼프의 확성기로 홍보에 앞장서왔던 것.


그런데, 샤론 스톤처럼 섹시하고, 바브라 월터즈처럼 매서운 웅변의 메긴 켈리가 미국인 2400만 시청자들 앞에서 트럼프를 KO시킨 것이다. 그리고, 메긴 켈리는 대선의 첫 승리자로  브라운관에 깃발을 꽂았다. 



 trump-magazine-newsweek.jpg45337326_poem_4.jpgTrump vs. Kelly



다음날 밤 트럼프는 폭스뉴스채널의 라이벌 CNN에 출연, 켈리를 반격했다. 


"그녀의 눈에서 피가 나왔다. 피가 다른 어느 곳에서도 흘러나오고 있었다"며 켈리가 월경(menstruation) 중이라 자신을 공격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망언에 이어 트위터로 켈리가 '경량급(lightweight)'  '빔보(bimbo, 섹시하나 지성이 없는 여자를 비하하는 속어)'라고 섀도우 펀치를 날렸다. 


하지만, 켈리는 이에 대해 "좋은 저널리즘을 하는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겠다"고 응수했다. 



2016-01-26-FNC-KF-KellyRespondsToTrump1.JPG 트럼프의 토론 보이콧 뉴스를 전하는 메긴 켈리



도날드 트럼프는 올 1월 28일 아이오와주 TV 토론에서 켈리가 진행한다고 하자 출연을 거부한다. 이에 대해 켈리는 트럼프를 "볼드모트(Voldemort,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악당)"라고 비판했다. TV와 트위터로 이어지는 트럼프의 복수전은 오히려 켈리를 월드 스타급으로 올려놓는데 기여하게 된다. 


그동안 메긴 켈리는 블론드의 긴 머리를 샤론 스톤이나 페미니스트 스타일의 숏커트로 잘라내면서 '빔보' 스타일에 종지부를 찍는다. 그리고, 변호사 출신, 재혼한 세 아이의 섹시맘 켈리는 미 대선의 가장 흥미진진한 '여왕벌 앵커'로 브라운관을 훨훨 날고 있다. 


Cf_78-hVAAIXAgy.jpg 뉴욕포스트



'인터뷰의 여왕' 바브라 월터즈와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은퇴했고, 부드러운 케이티 쿠릭과 다이앤 소여가 중년의 위기에 들어간 시점, 메긴 켈리는 미모와 지성, 그리고 용기의 3박자를 겸비한 수퍼스타 앵커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메긴 켈리는 지난 5월 3일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의 패션 갈라에도 초대되어 카메라 플래쉬를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켈리 스페셜 방영을 앞둔 15일 트럼프의 여성 비하와 성희롱 내력을 특집으로 보도했다. 켈리의 트럼프 인터뷰가 선거에 어떤 변수가 될까?  이 인터뷰는 바바라 월터즈의 모니카 르윈스키 인터뷰( 1999년 3월)에 버금가는 시청률(7400만명)을 올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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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 찰리 로즈와 자신을 조화한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메긴 켈리.



그러면, 여우굴(Fox-TV)에 혜성처럼 등장한 메긴 켈리는 누구인가?



1970년 뉴욕주 시라큐스에서 시라큐스대 교육학 교수(에드워드 켈리)와 재향군인 병원 간호원(린다 켈리) 사이의 세째로 태어났다. 엄마는 이탈리아계, 아이리쉬계 아버지는 메긴이 15살 때 세상을 떠났다. 엄마는 자식들에게 칭찬보다는 충고를 더 했고, 때론 회초리를 드는 타이거 맘이었다. 켈리는 케이티 쿠릭과의 인터뷰에서 "엄마에게 맞고 자랐다"고 말했다.


베들레헴 센트럴 고교 졸업 후 시라큐스대 언론학과를 지원했지만, 낙방했고 대신 정치학을 전공했다. 이후 알바니 법대로 진학한다. 켈리는 법대 졸업 때 10만 달러의 학자금 빚을 앉고 있었다. 



megyn-kelly-february-2016-patrick-demarchelier-04.jpg 1988년 고교졸업식에서 메긴 켈리



시카고로 이주한 켈리는 법률회사 비켈&브류어(Bickel & Brewer)에서 일하다가 존스 데이(Jones Day)로 옮겨 9년간 법인 고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때 대기업 회장들, 반대심문, 재판 등의 경험이 훗날 두려움없는 앵커로 변신하는 경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시절 시카고 거리축제에서 의대생 다니엘 켄달(현 마취과 의사)를 만나 4년 연애 후 2001년 9월, 9/11 몇 주 후에 웨딩마치를 울맀다. 



megyn_kelly-fox-news.jpg 폭스뉴스채널



서른세살, 켈리는 학자금을 다 갚았고, 가뿐해졌다. 로펌에서 파트너로 승진하기 일보 직전, 켈리는 어릴 적 꿈이었던 방송국으로 눈길을 돌리게 된다. 방송 데모 테이프를 제작해서 폭스뉴스채널 워싱턴지국에 보냈고, 지사장이 폭스뉴스 회장 로저 에일리스(Roger Ailes)에게 알리면서 켈리는 기자로 전격 채용됐다. 


이후 로저 엘리스 회장은 켈리의 멘토가 된다. 이 엘리스 회장은 2001년 스타 앵커 폴라 잔(Paula Zahn)이 CNN의 제안을 받자 즉각 해고한 인물이기도 하다. 한편, 켈리는 2006년 다니엘 켄달과 이혼에 이른다. 



 25322A1E00000578-0-image-a-59_1422974063422.jpg 메긴 켈리가 전 남편을 인터뷰하고 있다.



그러나, 켈리는 2011년 마이클 잭슨이 사망하자 주치의 콘라드 머레이 사건을 토론하는 코너에 전남편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이후 폭스에서 2012년 미 대선을 커버했으며, 이듬해엔 '켈리 파일(Kelly File)'의 사회를 맡았다. 폭스에서 탄탄대로를 걷던 켈리는 지난해 8월 TV토론에서 트럼프와 대결한 직후 '켈리 파일'이 케이블 TV 시청률 최고 프로그램으로 기염을 토했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트스 모린 다우드(Maureen Dowd)가 트럼프 옹호 칼럼을 연이어 쓰고 있는 이즈음, 트럼프와 맞장 뜰수 는 거의 유일한 여성 저널리스트 메긴 켈리. 폭스뉴스채널은 다급히 5월 17일 켈리가 진행하는 쇼 첫 프로그램 'Megyn Kelly Presents'을 론칭하면서 그 첫 회로 트럼프 인터뷰를 방영하게된 것이다.



001So in love Kelly, 45, and Brunt, 44, were married in 2008 (wedding photo above).jpg 002.jpg 

2008년 결혼식에서 켈리와 브런트(왼쪽) 5월 3일 메트뮤지엄 패션갈라에서 남편과 메긴 켈리. Photo: Humans of New York



켈리는 2008년 워싱턴 DC에서 친구 소개로 만난 한살 연하의 소설가 더그 브런트(Doug Brunt)와 재혼, 두 아들과 딸 하나를 두었다. 2014년 타임지에 의해 '세계에서 영향력있는 사람 100인'에 선정된 켈리는 카톨릭 신자이며, 정치성향은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에 투표한 바 있는 무소속(Independent)이다.


현재 켈리는 폭스에서 600만-900만 달러선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여름 폭스뉴스채널과의 계약이 끝나면 자유의 몸이 된다. CNN, ABC 등에서 켈리에게 러브콜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지만, 폭스는 당대 최고의 스타 앵커를 붙들기 위해 2천만 달러까지 올려줄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대선 즈음에는 켈리의 첫 회고록도 출간될 예정이다. 이후 켈리의 몸값은 더욱 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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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켈리? 샤론 스톤? 배너티 페어에 등장한 메긴 켈리. Photo: Vanity Fair



수려한 미모, 변호사의 논리와 지성, 그리고 용기와 카리스마까지 갖춘 메긴 켈리가 원하는 이상적인 자신의 모습은?

"오프라 윈프리, 찰리 로즈, 그리고 나 자신이 조금씩 조화된 모습입니다."


켈리는 주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오프라 윈프리의 어필력, 변호사 출신 토크쇼 호스트 찰리 로즈의 진지함에 자신의 외모와 카리스마를 조합한다면, 메긴 켈리는 대선을 넘어서 미국 TV 역사에서 커다란 획을 긋는 저널리스트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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