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하모닉과 협연하는 소프라노 조수미(Sumi Jo)씨 인터뷰(2005) 플래쉬백
소프라노 조수미(Sumi Jo)씨가 1월 31일 오후 7시 30분 링컨센터 데이빗 게펜홀에서 뉴욕필하모닉과 음력설 콘서트(Chinese New Year Concert)에서 협연한다. 롱 유(Long Yu)가 지휘하는 뉴욕필 콘서트에서 조수미씨는 오페라 '투란도트' 중 시뇨레, 들어주오!(Signore, ascolta!), 아당의 '투우사' 중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지요(Ah! Vous Dirai-Je, Maman)'과 중국 민요 3곡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날 콘서트엔 프랑크 황 뉴욕필 악장, 트럼펫티스트 앨리슨 발솜이 협연한다. 티켓: $35-$110, 학생 러시티켓($18) http://nyphil.org/rush http://nyphil.org/concerts-tickets/1617/chinese-new-year-celebration
소프라노 조수미씨의 3회로 예정되었던 중국 공연이 취소됐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 아시아태평양판에서 보도했다.
조수미씨는 22일부터 상하이심포니, 광저우심포니, 중국필하모닉와 협연할 예정이었다. 조수미씨와 함께 한국 지휘자 정민씨는 중국인 성악가와 지휘자로 대치됐다. 중국 측은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라 불만을 표명했으며, 일방적 공연 무산은 경제·문화적 보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Update 2007.1. 24>
*다음 인터뷰는 2005년 7월 8일 뉴욕중앙일보에 게재된 기사를 보완한 것입니다.
소프라노 조수미(Sumi Jo)
Sumi Jo Photo: Sukie Park/The Korea Daily
"예술가를 편안하게 해주는 미국 무대가 좋아"
조수미 9일 카라무어페스티벌 '몽유병의 여인' 주연
이탈리아 로마에 거주하는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뉴욕 업스테이트 카라무어 페스티벌에 초대되어 2일(*2005년 7월)부터 뉴욕에 머무르고 있다. 조씨는 오는 9일 오후 8시 카라무어의 베네치안 시어터에서 공연될 벨리니 오페라 '몽유병의 여인'의 주연 아미나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내년이면 국제 무대 데뷔 20년을 맞는 프리마돈나를 5일 저녁 타임스퀘어의 스튜디오 빌딩에서 만났다.
-주 활동 무대가 유럽인데 뉴욕에 오면 어떤 기분인가.
"유럽은 전반적으로 편안하고 정적인 반면 뉴욕은 동적이다. 리듬도 틀리다. 다인종이 모여 사는 것을 보면 정말 '세계의 수도'라는 느낌을 받는다. 뮤지컬을 좋아하기 때문에도 뉴욕이 좋다. 벌써 '스패멀롯'과 '미녀와 야수'를 봤다."
-벨칸토 오페라의 매력은.
"테크닉에 있다. 다른 오페라보다 좀 더 어렵고 기계적인 테크닉이 필요하며 상당한 음악성이 요구된다. 프레이즈가 길어서 호흡법을 정확히 배운 성악가들만이 할 수 있다. '몽유병의 여인'의 아미나는 가장 자신있는 역이기도 하다."
2005년 업스테이트 뉴욕 카라무어 페스티벌 '몽유병의 여인'의 주연 아미나 역을 하고 있는 소프라노 조수미씨.
-이탈리아와 미국 오페라는 어떻게 다른가.
"이태리에서는 성악가들의 역할이 정해져 있다. 미국에서는 롤에 대한 갭이 없이 다양하게 소화하는 것 같다. 유럽의 청중은 예술가들에게 완벽함을 요구하는 오페라 지성인들이 많아 까다롭지만 미국 청중은 예술가들을 존경하고 분위기를 중시하는 것 같다. 그래서 예술가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미국 무대가 쉬운 편이다."
-오페라의 본산 유럽에서 활동하며 장벽이 있다면.
"작은 체구의 아시아 여성으로써 그 어려움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사회는 인종차별이 문제라지만 이태리, 영국 등 유럽사회는 민족주의가 강하다.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고음, 레퍼토리, 테크닉으로 무대에 서니 유럽인들이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밤의 여왕으로 분한 오페라 '마술피리'는 역사상 처음으로 데카, 필립스, 워너의 3개 레코드사에서 출반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탈리아 산타세칠리아에서 유학했는데 유럽 활동의 장점은.
"언어적인 이점이 있지 않을까? 이태리어, 불어, 독어 등 오페라 아리아를 이해하고 부를 수 있다."
Sumi Jo
-자신의 장점이라면.
"나만의 폭넓은 레퍼토리가 있다는 것이다. 벨칸토, 왈츠, 모차르트, 영화음악, 뮤지컬 등 다양하게 소화한다."
-오페라에 대한 일반인의 편견은.
"지난 20여년간 오페라를 하며 배운 교훈이라면 '참는 것'이다. 오페라는 지휘자, 다른 가수들, 스테이지 매니저 등 여러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다. 수없이 많이 음악성을 양보해야하기 때문에 피곤하기도 하다. 그래서 솔직히 독창회가 제일 좋다."
-잘 맞는 지휘자나 성악가는.
"지휘자는 플라시도 도밍고, 성악가는 호세 카레라스다. 우리는 서로 코드가 맞는다. 서로에 대한 존경심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공연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하루를 보내나.
"1년의 80퍼센트를 공연여행으로 보내기 때문에 집에서 청소하고, 요리하고, 수퍼마켓에서 장보고 강아지들과 산책하는 것을 즐긴다. 애완견 타미와 밀리는 골든 리트리버종이고, 신디 크로포드는 요키종이다. 신디는 작아서 여행을 데리고 다닐 때도 있다. 개는 하나님께서 주신 인간의 가장 큰 친구들이다."
Sumi Jo
-가장 감명깊었던 공연은.
"몇년 전 서울에서 북한의 조선민주국립교향악단과 KBS 교향악단이 남북합동 콘서트를 연 적이 있었다. 이틀 동안 북한 사람들에게 정이 너무 들어 헤어지는데 가슴이 찢어졌다. 우리가 한 민족 한 핏줄이라는 걸 절실히 느꼈다. 빨리 통일이 되어야 한다."
-내년이 국제 무대 데뷔 20주년이다. 특별한 계획은.
"런던, 비엔나, 베를린, 로마 등 5개 도시와 뉴욕.LA.보스턴 등 미 7개 도시 투어를 한다. 이태리 국제 콩쿠르 심사위원으로도 위촉됐다. 이에 따른 활동도 할 것이다."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세계적인 프리마돈나 보다는 한국 사람들이 사랑하고 기억에 남는 예술가로 남고 싶다."
박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