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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25년 후 구글어스로 생모 찾은 청년 실화 

'라이언(Lion)' ★★★★

    오스카 작품, 남우조연, 여우조연, 각색, 촬영상, 오리지널 작곡상 후보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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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언' 예고편 <YouTube>



    호주 영화 '라이언(Lion)'을 보면서 문득 어릴 적 보았던 TV 만화영화 '엄마 찾아 삼만리'가 떠올랐다. '라이언'은 인도의 미아 소년이 호주로 입양되어 위성지도 프로그램 구글 어스(Google Earth)를 통해 고향과 생모를 찾은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다.


    가난과 고아, 입양 후 정체성 혼란, 그리고 고향을 찾아 부메랑... 입양 한인들이 세계 도처에 퍼져 살고 있기에 '라이온'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스토리다. 가난했던 소년이 입양으로 제 2의 인생을 꾸리게 되지만, 뿌리와 정체성이라는 실존의 문제는 예고없이 찾아온다. 집요한 열정과 희망의 승리, 해피 엔딩의 기분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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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의 가난한 마을에서 소년 사루는 형과 기차에서 석탄을 훔쳐다 팔며 엄마와 생계를 유지해가고 있다. 돈은 없지만, 사랑은 가득한 가족이다. 어느날 형 따라 일감을 찾으러간 사루는 잠에 빠져들고, 미아가 된다. 형을 찾아 헤매다 기차에 갇힌 후 1600킬로미터 멀리 캘커타에 떨어진다. 거리의 홈리스 어린이들, 인신매매 커플과 만나고, 경찰서로 인계되었다가 마침내는 이역만리 호주의 한 가정으로 입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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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똘똘한 사루는 귀여움을 받고 자라지만, 양부모가 입양한 또 하나의 아들은 문제 투성이다. 입양 역시 운이 따라야 한다. 청년이 된 사루는 멜번의 대학교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며 미국인 유학생 루시와 사귄다. 어느날 파티에서 문득 묻어두었던 생가족을 떠올리며, 구글어스를 통해 고향 찾는데 혈안이 된다. 25년만에 집으로 가는 길을 찾아나선 것이다. 


    인도계-호주인 사루 브리얼리(Saroo Brierley)의 수기 'A Long Way Home'을 각색, 메거폰을 잡은 가스 데이비스(Garth Davis)의 감독 데뷔작이다. 데이비스는 '피아노'의 제인 캠피온(Jane Capmion) 감독과 TV 시리즈(Top of the Lake)를 연출한 경력이 있으니, 실력과 톤이 예사롭지 않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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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작 치고는 캐스팅도 화려한 편이다. 호주 간판 배우 니콜 키드만(Nicole Kidman)이 중년의 입양모 수 브리얼리로 열연하며, '캐롤'에서 동성애를 보여준 신성 루니 마라(Rooney Mara)는 다소 약한 캐릭터지만 주인공 사루의 무게중심이 되어준다.


    기구한 운명의 소년 사루. 5세 소년 역은 4000여명의 경쟁을 뚫고 발탁된 서니 파와(Sunny Pawar)가 맡았다. 영화 '금지된 장난(Forbidden Games)'의 아이들처럼처럼 천진하고 순수한 눈망울로 스크린을 누빈다. 2부에서 입양되어 성장한 30세의 청년 사루 역은 '슬럼독 밀리어네어(Slumdog Millionaire)'의 데브 파텔(Dev Patel)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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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살 소년 사루는 형 구뚜와 빈곤을 모면하기 위해 석탄을 훔치고, 기차를 향해 달리고, 집을 찾아 달린다. 어쩌면, 그의 삶은 가난으로부터의 도피였는지 모른다. 30세가 된 사루는 다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달린다. 어릴적의 그 육체적인 달림이 아니라, 구글 어스를 통해 뿌리를 찾아 마음으로 달리는 것이다. 때문에 양모 니콜 키드만은 슬픔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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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는 가족과 입양, 집념과 사랑에 대해 탐구한다. 

    인도 캘커타에서 호주 타스마니아까지 가난에서 벗어나 입양가정에서 사랑과 교육을 받았을지라도 사루에겐 찾아가야할 생모와 고향이 25년간 기억의 자물쇠 안에 꽁꽁 숨었던 것이다. 브리얼리 부부에게 사루는 성공적인 입양이었지만, 또 하나의 입양아는 비극의 씨앗이 된다. 


    성인이 된 사루가 생모 찾아 나설 때 양모 수 브리얼리는 사랑의 이름으로 사루를 놓아준다. 이 장면에서 니콜 키드만의 섬세한 연기가 압권이다. 다섯살 소년 사루의 생존 비결은 용맹과 지혜였고, 25년 후에는 여기에 집념과 열정까지 보태진다. 그의 본명 '셰루(Sheru)'가 힌두어로 '사자(lion)'였음이 우연은 아닐 것이다. 디즈니의 라이온 킹, 뉴욕공립도서관 정문 앞의 사자상,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정글에 살며 퇴화된 현대인이 다시 찾아야할 생존의식, 용맹성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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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우리의 삶 속에 기억의 자물쇠 저편으로 이끌어가는 단서, 그 열쇠는 사소한 모티프다. 사루에게 그것은 어릴 적 형이 약속했던 과자 잘레비(jalebi)였다. 영화 '시민 케인(Citizen Kane)'에서 신문왕 케인의 유언 '로즈버드'가 썰매였듯이.


    '라이언'은 사실 소년 사루의 삶이 펼쳐지는 1부가 더 매력적이다. 인도의 가난한 마을의 사람과 풍광을 세피아톤으로 포착한 장면들이 노스탈자를 자아낸다. 서니 파와의 천진무구한 연기가 이탈리안 네오리얼리즘 영화 '자전거 도둑'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처절하게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화면들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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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에서 호주까지, 사루 브리얼리의 회고록 'Long Way Home'(왼쪽). 영화에서 청년 사루 역의 데브 파텔과 사루 브리얼리.



    '라이언'은 2017 아카데미상 최우수작품상, 남우조연상(데브 파텔), 여우조연상(니콜 키드만), 각색상, 촬영상, 오리지널 작곡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그런데, 엄연히 주연인 데브 파텔이 골든글로브, 오스카상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된 것은 주연상보다 수상의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제작자들이 의도적으로 조연으로 뺀 것. 상업적인 요인도 있지만, 인종차별 논쟁에 휘말리기도 한다. 1985년 영화 '킬링 필드(Killing Fields)'의 주연이었던 하잉 S. 느고르가 남우조연상을 수상했을 때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었다. 



    zxmffatq.jpg *상영관


    miss Korea B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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