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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 '풍악도첩'(보물 제 1875호) 뉴욕에

메트뮤지엄 금강산 특별전 기획자 이소영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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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뮤지엄의 특별전 '금강산: 한국미술 속 기행과 향수' 언론 프리뷰 중 겸재 정선의 금강산 여름 풍경화 '봉래전도' 앞에서 이소영(Soyoung Lee) 큐레이터.

 

 

금강산: 한국미술 속 기행과 향수

Diamond Mountains: Travel and Nostalgia in Korean Art

 

 

2월 7일-5월 20일, 메트로폴리탄뮤지엄

 

메트로폴리탄뮤지엄(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이 2월 7일 특별전 '금강산: 한국미술 속 기행과 향수(Diamond Mountains: Travel and Nostalgia in Korean Art)'을 시작한다. 금강산 특별전은 오는 9일 개막될 평창 동계올림픽(Pyeongchang 2018 Olympic Winter Games, 2/9-2/25)과 메트뮤지엄 내 한국실(Arts of Korea Gallery) 개설 20주년을 동시에 기념하는 전시다. 

 

메트뮤지엄은 6일 언론 프리뷰를 열었다. 미국 내 최초로 선보이는 겸재(謙齋) 정선(鄭歚, 1676-1759)의 '풍악도첩(鄭敾筆 楓嶽圖帖/Album of Mount Gumgang)'과 봉래전도(蓬萊全圖)를 비롯, 도암 신학권(陶巖 申學權/ Sin Hakgwon, 1785-1866)의 금강산도, 고암 이응노(顧庵 李應魯/Lee Ung-no, 1904-1989), 소산 박대성(小山 朴大成/Park Dae-sung, 1945-), 신장식(申璋湜/Sin Jangsik, 1959-),그리고 영국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Elizabeth Keith, 1887-1956)와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 1745-1806)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수미탑', 작자 미상의 금강산 회화와 금강산 모형 청화백자연적 등 27점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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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조석진의 10폭 '금강산도'(1918), 엘리자베스 키스의 목판화 '금강산, 판타지'(1921)와 '금강산 구룡폭포'(1922), 박대성의 '금강산 구룡폭포'(2004), 신장식의 '금강산 만물상'(2014)과 '금강산 천화대'(2014).

 

전시 하이라이트는 보물 제 1875호인 정선의 풍악도첩. 총13점 중 금강내산총도(金剛內山總圖/ General View of Inner Geumgang),  단발령망금강(斷髮嶺望金剛山 /Mt. Geumgang seen from Danballyeong Ridge), 불정대(佛頂臺/ Buljeongdae Rock), 백천교(百川橋 /Baekcheon Bridge), 해산정(海山亭/Haesanjeong Pavilion), 총석정(叢石亭/ Chongseok Pavilion) 등  6점이 소개되고 있다. '풍악도첩'은 정선이 서른여섯살 때인 1711년(숙종 37년, 신묘년) 가을, 금강산을 유람하며 진경산수화풍으로 그린 화첩(앨범)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정선의 작품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작품들이다.  

 

전시 작품은 국립중앙박물관(National Museum of Korea), 국립현대미술관(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리움삼성미술관(Leeum, Samsung Museum of Art), 서울역사박물관(Seoul Museum of History), 서울대박물관(Seoul National University Museum), 아모레퍼시픽미술관(Amorepacific Museum of Art),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Asian Art Museum of San Francisco), 오레곤대학 조단슈니처미술관(Jordan Schnitzer Museum of Art, University of Oregon)에서 대여해왔다.

 

이날 언론 프리뷰엔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문화체육관광부 고욱성 지역문화정책관, 오승제 뉴욕한국문화원장, 메트뮤지엄 측에서는 다니엘 와이스(Daniel Weiss) 회장 겸 CEO, 퀸시 호튼(Quincy Houghton) 전시 부관장, 캐리 르보라 바랫(Carrie Rebora Barratt) 소장품 전시부관장, 마이크 헌(Mike Hearn) 아시아부 부장이 참석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기념사에서 "금강산은 한국인들이 힘든 일을 겪을 때면 떠올리는 향수가 있는 곳이다. 세계적인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금강산 특별전을 기획한 메트뮤지엄의 이소영 큐레이터에게 전시에 관한 궁금증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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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큐레이터가 6일 언론 프리뷰에서 정선의 풍악도첩(보물 제 1875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풍악도첩 중 '불정대'(왼쪽)와 '백천교'.  

 

-왜 전시 주제가 금강산이었나.

 

이소영: 금강산은 한국의 대표적인 명산으로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중요한 예술 전통의 대상이었습니다. 또한, 2018 동계올림픽의 장소인 평창과 같은 강원도에 위치한 산입니다. 이러한 여러가지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 곳을 세계인에게 소개한다는 의의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대여 특별전은 기획에서 운송, 전시, 반송까지 오래 걸릴 것 같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이소영: 처음 전시 아이디어 개발에서 전시 오픈까지 약 2년반 걸렸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 한국의 여러 기관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등지에서 적극 협력해주어서 대여 과정은 비교적 수월했습니다. 하지만, 전시를 구성하는 건 항상 컴플리케이티드하죠. 특히 기행과 노스탤지어(향수)라는 관점에서 이번 전시의 테마를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하면서 서로 조화가 되는 작품들을 선정하는 과정이 항상 힘들어요. 힘들면서도 재미있죠.

 

-한국은 '도자의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 첫 회화 특별전이다. 메트뮤지엄의 한국실은 중국과 일본실에 비해 작은 규모인데, 전시 디자인은 어떤 컨셉이었나.

 

이소영: 서양에서는 한국미술 중 도자기가 제일 잘 알려져 있죠.  회화만 전시하는 첫 특별전인 만큼 의미가 있죠.  이번 전시 오픈하기 전에 한국실을 약간 리노베이션도 했는데, 전시 케이스 안에 그림을 걸었을 때보다 더 가까이서 잘 보일 수 있도록 케이스 안 디자인을 새롭게 했습니다. 케이스 안 뒷벽면을 이중으로 해서 좀 앞으로 오게 했어요. 관람객이 그림 보는 경험을 최대한 좋게 할 수 있도록 전시 디자이너와 고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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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의 가을 풍경을 담은 겸재의 13점 앨범 '풍악도첩' 중 금강내산총도. 가운데 비로봉이 보인다. 비단에 엷은 채색화. Jeong Seon (artist name: Gyeomjae) (Korean, 1676-1759). Album of Mount Geumgang(Pungak-docheop): General View of Inner Geumgang. Korea, Joseon dynasty (1392-1910), 1711. One of fourteen album leaves; ink and light color on silk. 14 1/8 x 14 5/8 in. (35.9 x 37 cm). Lent by National Museum of Korea. Treasure no. 1875, Photo: Courtesy of National Museum of Korea

 

-겸재 정선의 화풍으로 알려진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란 무엇인가. 중국, 일본, 서양미술과 비교한다면.

 

이소영: 진경산수화라는 용어는 사실 조선시대 당시에 정착된 용어라기 보다 현대에 18세기 화풍을 설명하는 용어로 생긴겁니다.  쉽게 말하면 한국의 명소의 진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직접 가서 보고 느낀 걸 사실성을 살려서 그린 산수화인데, 사실 ‘진경’은 서양의 리얼리즘(realism)과는 또 다릅니다. 서양의 원근법에 의한 사실주의는 아니고요. 정선의 진경화풍 금강산 그림은 보이는 그대로를 표현한 그림들이라기보다 보고 느낀 인상(impression)을 전달하는 그림들입니다. 

 

특히 정선의 금강전도나 금강총도와 같이 금강산의 전체적인 모습을 한 폭에 담은 그림들은 실제로는 볼 수 없는 풍경을 나름 구성해서 만든 그림입니다. 중국에도 중국의 명소를 그린 그림들이 물론 있지만, 조선 후기와 같이 하나의 미술 장르로서 발전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본은 명소를 그리는 전통이 18세기 이전부터 있었고 에도시대 후기에는 특히 Nanga(남화) 또는 Bunjinga(문인화) 화가들에 의해 더 발전했습니다.

 

-메트뮤지엄에 북한 미술품이 있나. 이번 전시에 북한화가들의 금강산 그림을 소개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이소영: 저희 컬렉션에 북한 미술품은 소장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번 전시에 북한 화가들의 그림을 소개하는 것도 생각은 해봤지만, 우선 기행과 노스탤지어라는 주제에 맞는 작품들 위주로 했을 때 북한 화가들 그림은 딱 맞지 않고, 둘째 지난 2-3년의 전시 준비 기간은 북한을 방문하기 어려운 시기라 남한 화가들에 주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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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평창과 금강산에서 동계 올림픽 전야제를 열 계획이 전면 취소됐다.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홍보할 기회를 놓친듯하다.

 

이소영: 올림픽 이후라고 금강산에서 문화행사를 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들었어요!

 

-2월 27일 이소영 큐레이터가 하는 메트뮤지엄의 특강 '존 싱거 사전트 걸작들(John Singer Sargent Masterworks)'의 내용은. 

 

이소영: 저랑 미국 회화 큐레이터(*Stephanie L. Herdrich)가 함께 하는 특강으로 사전트와 금강산의 직접적인 코넥션 관련 내용은 아니고, 한국과 미국의 화가들이 각 나라의 명소를 다니고 그린 전통을 비교해보는 것입니다. 사전트 외에 지금 특별전(Thomas Cole's Journey)이 열리고 있는 풍경화가 토마스 콜(Thomas Cole)도 포함됩니다. 사전트는 사실 미국보다도 이태리를 많이 여행했는데, 미국인 화가가 당시 유럽을 이상의 나라로 생각하면서 그린 그림들에 대해서도 언급할 예정입니다.

 

*이소영 큐레이터는 2월 14일 오전 11시 메트뮤지엄 한국실에서 관람객과 대화의 시간을 연다. 이 행사는 뉴욕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한국문화가 있는 날(Korean Culture Day)' 시리즈의 한 프로그램이다. 예약 필수. 

*예약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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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Soyoung Lee) 큐레이터

1971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태어나 한국, 스웨덴, 영국 등지에서 자랐다. 컬럼비아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동양 미술사 전공 후 2001년 메트뮤지엄의 연구원으로 일했다. 이듬해 한국미술 담당 큐레이터로 발탁됐다. 컬럼비아대학교에서 '17세기 일본 큐슈지방 도자기와 조선시대 도자기의 비교(Interregional Reception and Invention in Korean and Japanese Ceramics, 1400-1800)'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티븐 콧킨 프린스턴대학교 사학과 교수와 사이에 1남 1녀를 두었다. 부친이 이찬용 뉴욕한국문화원장(1987-90)을 지냈다.

 

Metropolitan Museum of Art

 

*메트로폴리탄뮤지엄 금강산 특별전 연다

*메트뮤지엄 '황금의 나라 신라' 큐레이터 이소영씨

*메트뮤지엄 미켈란젤로 드로잉전 

*메트뮤지엄 데이빗 호크니 회고전 

*메트뮤지엄 로댕 특별전 

*메트뮤지엄을 10배 즐기는 5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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