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도시 랭스 노트르담 대성당: 미소짓는 천사(L'Ange au Sourire)
2018 프랑스 여행 <6> 랭스 노트르담 대성당
역대 프랑스 군주 대관식, 샤갈의 스테인드글래스 윈도우
전쟁 파괴 후 복구된 '미소짓는 천사' 하이라이트
랭스 노트르담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특별히 여성을 우대하는 것 같다. 성녀 잔 다르크(Jeanne d'Arc)나 외젠 들라크루아의 회화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Liberty Leading the People, 1830)', 그리고 성모 마리아(Our Lady)에 바치는 교회 노트르담(Notre-Dame)까지 여성상위국가인 것처럼 느껴진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곱추'의 배경이었던 파리의 노트르담(Notre-Dame de Paris, 1160-1260)과 화려한 스테인드글래스로 유명한 샤르트르 노트르담(Cathédrale Notre-Dame de Chartres, 1145-1220) 외에도 고딕 건축양식의 걸작인 노르트담 대성당이 샴페인의 도시 랭스(Reims)에 있다.
Jules Eugène Lenepveu, Coronation of Charles VII in Reims in the presence of Joan of Arc, 1986-1890
랭스 노트르담 대성당(Notre-Dame de Reims, 1211-1516)은 역대 프랑스 군주들의 대관식을 치른 장소였다. 1027년 앙리 1세이 랭스 대성당에서 첫 대관식을 연 후 1429년 잔다르크(Joan d'Arc)가 지켜보는 가운데, 샤를르 7세의 대관식이 열렸으며, 1654년 루이 14세까지 무려 31명의 프랑스 군주들은 대주교의 공인으로 왕관을 쓴 것. 중세 종교의 권위와 왕권신수설을 가늠케 하는 행사다. 특히 백년전쟁 당시의 영웅 잔다르크는 랭스 대성당 안팎에 두개의 동상이 설치됐다.
하지만, 나폴레옹의 대관식은 1804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열렸다. 당시 자크 루이스 다비드(Jacques-Louis David)가 그린 대작이 브르뮤지엄에 걸려있다.
랭스 노트르담 대성당 Notre-Dame de Reims
원래 랭스 노트르담이 건축되기 전 그 자리엔 로마시대 공중 목욕탕이었다. 1211년 불타 버린 고딕 교회에 재건이 시작되어 재건이 시작됐다. 그리고, 300년에 걸친 1516년 경 완공에 이른다. 샤르트르 노트르담을 화재 이후 재건에 고작 26년이 걸렸는데, 건축가 이름은 미상이다. 한편, 랭스 노트르담의 건축가들(Jean d'Orbais, Jean-le-Loup, Gaucher of Reims, Bernard de Soissons)의 이름이 남아 있다.
제 1차 세계대전으로 파괴됐던 랭스 노트르담 대성당. 록펠러재단의 재정 지원으로 복구가 가능했다.
1914년 제 1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의 폭격으로 건물 조각과 스테인드 글래스 창문들이 파괴됐다. 고딕 교회 건축의 상징인 로즈 윈도우는 다행히도 떼어져 보관되어 손상을 입지 않았다. 10월 초 대성당을 방문했을 때 세계대전 당시의 폭파된 교회와 대피한 사람들의 모습 등을 담은 사진을 전시 중이었다.
오른쪽이 제 1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 침공으로 파괴됐던 '미소짓는 천사상'.
성당 건물 북문 벽에 인물상만 2천여개에 달한다. 그중 정문 왼쪽 벽에 서 있는 돌조각 미소짓는 천사(L'Ange au Sourire)가 가장 인기 있다. 1236년에서 1245년 사이에 조각된 미소 천사는 1914년 제 1차세계대전 중 독일군의 폭격으로 얼굴이 잘렸다. 떨어져 파괴된 얼굴은 교구에 보관되어 후에 복구됐다. 이 천사는 독일의 야만성에 의해 파괴된 프랑스 문화의 상징이 됐다. 천사의 별명은 '랭스의 미소(Le Sourire de Reims)'다.
1962년 프랑스 대통령 샤를르 드골과 독일 수상 콘라드 아데나우어와 랭스 대성당에서 미사에 참석하며 프랑스-독일의 화해 무드는 조성됐다. 전쟁으로 인한 스테인드글래스 창문의 상처는 예술로 치유됐다. 1974년 러시아 출신 유대인 화가 마크 샤갈(Marc Chagall)이 스테인드글래스 창문을 디자인했다.
샤갈의 창(1974, 위)와 이미 크뇌벨의 창(2011)
2011년 6월 랭스 노트르담의 800주년 기념식에 독일의 아티스트 이미 크뇌벨(Imi Knoebel)에게 의뢰했다. 뒤셀도르프 출신 크뇌벨은 작품료를 받지 않고, 독일 외무성의 재정지원(90만유로)으로 스테인드글래스 창문 6개을 선사하며, 프랑스와 독일 간의 상흔을 치유하는 제스추어를 보였다. 이로써 랭스 대성당은 고딕 창문과 근대 작가, 현대작가의 스테인드글래스 창문이 공존하게 됐다.
랭스 노트르담은 199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5월부터 8월까지 샴페인 도시 랭스에 밤이 내리면, 대성당도 샤르트르 노트르담처럼 처럼 화려한 조명쇼 '색채의 꿈(Rêve de couleurs)'을 펼친다고. http://www.cathedrale-reims.culture.fr
*프랑스 샹파뉴의 시골마을 르메닐쉬로제(Le Mesnil sur Oger)에서 하룻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샹파뉴 태탕제(Taittinger) 카브 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