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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너리와 빈티지 록이 만날 때

'라 밤바' 로스 로보스 시티 와이너리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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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 Lobos at City Winery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해 한국인들의 자부심이 팽팽했을 때 강변가요제 출신 가수 이상은은 '담다디'로 흥을 돋았고, 퇴계로 대한극장에선 영화 '라 밤바(La Bamba)'가 대형 간판을 걸고 상영 중이었다. '담다디'와 영화 주제가 '라 밤바'는 단순하고, 흥겨운 춤곡은 신명난 우리 한국인들의 감정을 대변한 노래였던 것 같다. 

 

'라 밤바'는 1959년 17세에 비행기 추락사고로 록스타 버디 홀리(Buddy Holly, 22)와 함께 사망한 멕시코 출신 가수 리치 발렌스(Ritchie Valens)의 전기영화다. 루 다이아몬드 필립스가 주연하고 LA의 라틴록 그룹 로스 로보스(Los Lobos)가 부른 영화 '라 밤바'의 타이틀곡이 들어간 앨범은 200만장이 팔리며 크게 히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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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 Lobos, 늑대들

 

로스 로보스(Los Lobos)는 1973년 LA에서 창단한 밴드로 록큰롤, 컨트리, 포크, 리듬&블루스, 볼레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섭렵해왔다. 2015년 록큰롤 명예의 전당에 등재되었으며, 밴드 멤버는 David Hidalgo, Louie Pérez, Cesar Rosas, Conrad Lozano, Steve Berlin, Enrique González. 로스 로보스는 영어로 '늑대들'이라는 의미라고.

 

창단 45년째, 로스 로보스는 건재하다. 최근 맨해튼의 클럽 시티 와이너리(City Winery)에서 열린 로스 로보스 콘서트에 가보았다. '라 밤바'와 '다나'를 듣기를 기대하면서. 1부엔 통기타로, 2부엔 전기기타로 기타를 연주했다. 역시 중장년의 청중이 대부분이었는데, 흥에 겨워 일어서서 춤을 추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아쉽게도 '라 밤바'는 부르지 않았지만, 템프테이션(The Temptations)의 히트곡 "Papa Was a Rollin' Stone"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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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 of Champagne Tasting at City Winery

 

이전에 명품 샴페인 테이스팅과 그리스 와인 시음회에 가보았지만, 시티 와이너리 콘서트는 처음이었다. 1987년 하우스턴 스트릿에 클럽 '니팅 팩토리(The Knitting Factory)'를 설립했던 마이클 도프(Michael Dorf)씨의 기획으로 문을 연 시티 와이너리는 빈티지 음악의 메카다. 학창시절 레코드와 라디오로 들었던 왕년의 뮤지션들을 아늑한 클럽에서 볼 수 있다.

 

시티 와이너리는 지하에 배럴 저장고를 두고, 1층에는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서 콘서트를 연다. 노라 존스(Norah Jones)에서 데이빗 크로스비(David Crosby), 패티 스미스(Patti Smith) 등 스타 뮤지션들이 무대에 올랐으며, 패션 디자이너 아이작 미즈라히가 코미디쇼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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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nnie Spector & The Ronettes/ Bueba Vista Social Club coming to City Winery, NYC

 

12월 22일과 23일엔 'Be My Baby'의 전설적인 로니 스펙터와 로네츠(Ronnie Spector & The Ronettes: Best Christmas Party Ever!)가 열린다. 몇년 전 B.B. 킹에서 로니 스펙터의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즐겁게 관람했고, 지난해 링컨센터 아웃오브도어 축제 오프닝 콘서트에서 로버타 플랙(Roberta Flack)과 함께 노래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27일엔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28일엔 비틀즈(The Beatles) 모창 밴드의 콘서트, 30일엔 아레사 프랭클린, 아니타 베이커, 휘트니 휴스턴 모창 콘서트와 도나 섬머, 티나 터너와 샤카 칸 콘서트가 자매 클럽 시티 비니야드(City Vineyard)에서 열린다. https://citywinery.com/newyork/tickets.html

 

 

CITY WIN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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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k Wine Tasting at City Winery

 

'와이너리(Winery)' 하면 녹색 포도밭의 평원과 근사한 샤토가 떠오른다. 롱아일랜드와 핑커레이크라면 몰라도 뉴욕시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것이 와이너리. 하지만, 맨해튼에도, 브루클린에도 와이너리가 존재한다. 포도밭은 없지만, 포도주를 제조하고, 숙성 저장시키며, 자신의 브랜드로 포도주를 판매하는 와이너리.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엔 브루클린 와이너리(Brooklyn Winery), 맨해튼 소호엔 시티 와이너리(City Winery)가 대표적이다. 브루클린 와이너리는 제조공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투어와 시음회가 열리는 반면, 시티 와이너리는 투어에 콘서트도 열린다.

 

그리니치 빌리지의 클럽 바턴 라인(The Bottom Line)은 2004년, 이스트빌리지의 유서깊은 펑크 클럽 CBGB는 2006년,  재즈와 실험음악의 전당 '니팅 팩토리(The Knitting Factory)' 등 다운타운 클럽들이 역사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타임스퀘어의 B.B. 킹 블루스 클럽은 올 4월 문을 닫고 말았다.  반면, 2008년 오픈한 시티 와이너리는 시카고, 내쉬빌, 아틀랜타, 보스턴, 워싱턴 DC, 그리고 나파밸리까지 확장하고 있는 와이너리 겸 콘서트 클럽이다. 특히 'Oldies but Goodies'팬들과 와인 애호가들에게 활짝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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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es produced by City Winery, NYC

 

시티 와이너리는 아르헨티나, 칠레, 오레곤, 워싱턴 그리고 캘리포니아에서 11종의 포도 78톤을 수입한다. 나파밸리의 베티넬리(Bettinelli)에서 온 카버네 소비뇽, 오레곤주 윙에이메트 밸리의 하일랜드 비니야즈(Hyland Vineyards)에서 온 피노 누아, 아르헨티나 멘조자의 카테나 비니야즈(Catena Vineyards)에서 수입한 말벡 등이 대표적이다.

 

연간 제조량은 300배럴(x300병)이다. 20여종의 'CITY WINERY' 브랜드 와인을 구비하고 있으며, 가격은 $16-$49. 수석 와인 메이커 데이빗 르콩테(David LeComte)는 프랑스 론밸리 출신으로 몽뻴리에르 대학에서 와인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시티 와이너리에선 자신의 브랜드로 와인을 제조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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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 Lobos at City Winery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중동 등 지중해 요리를 중심으로 한 타파스 메뉴(칙피 허무스, 데빌드 에그, 부라타, 펌킨*염소치즈 리조토볼, 오리 타코 등)가 와인과 함께 즐기기에 좋다. 

 

시티 와이너리 지하의 40석 테이스팅룸(The Barrel Room)에서는 병이 아닌 꼭지에서 틀어 나오는 와인(on the tap wine) 11종을 구비하고 있다. 방부제나 설파이츠(Sulfites, 와인제조에 들어가는 첨가물 아황산염) 없는 내추럴 와인과 곁들이는 식사를 제공한다. 해피아워(월-금, 3-6PM)엔 캘리포니아산 소비뇽 블랑, 샤도네이, 카버네 소비뇽, 프티 베르도, 핑거레이크산 리슬링, 오레곤산 피노 누아 등이 글래스당 $7-$9 선이다. 타파스 메뉴로는 시금치 딥, 호박 프라이, 고추볶음, 미니버거(비프 슬라이더), 소프트 프레첼 등이 $10-$16 선이다. 12월 31일 뉴이어스이브엔 5코스 샴페인 디너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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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WINERY, NYC

155 Varick St.

https://citywinery.com/newyork

 

*브루클린 와이너리(Brooklyn Winery)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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