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허병렬/은총의 교실
2019.02.07 19:55

(397) 허병렬: 금수저 자녀 교육법

조회 수 724 댓글 0

은총의 교실 (48) 갑부들의 고민


금수저 자녀 교육법


225.JPG


맨하탄의 갑부들이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토론을 했다는데 그 주제는 무엇이었을까. 이 자리에 나온 전문가들의 조언은 무엇이었으며 그 내용은 우리들에게 어떤 암시를 주고 있나.


이 모임에 이름을 붙이자면 ‘갑부들의 자녀교육 연구’가 될 것이다. 하나의 이색적 부모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겠고 그 내용이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 돈 벌기보다 자녀 교육이 더 힘들다는 것이다. 돈이 있거나 없거나에 관계없이 제일의 관심사는 ‘자녀교육’이 분명하다. 그래서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서 토론을 벌인 것이다.  


둘째,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재산이 자녀교육에 플러스 보다 마이너스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을 수긍하였다. 그래서 이 어두운 쪽의 영향을 줄여보자는 것이었다. 우리들의 주변에는 부자들의 교육실패 사례가 흔히 있어서 현명한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셋째, 자녀 교육의 목적을 인생의 의미에서 찾고 있다. 자녀를 성실하게 일하고, 보통 사람과 잘 어울릴 수 있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를 하는 사람으로 키우고자 한다면 그것은 인생 자체를 말하는 것이 된다.


넷째, 결혼은 당사자의 결정이라는 것이 분명한 이 시대의 결혼관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만일 빈곤한 배우자를 만날 경우 ‘혼전 서약’을 받게 한다는 것이다. 나중에 생길 지도 모르는 재산 분규를 예방하려는 의도라고 본다.


다섯째, 그들은 ‘재산 불리기’의 좋은 방법을 찾고 있다. 결국 적당히 나누어주고, 나머지로 재단을 설립하는 방법을 취하게 되는 것 같다. 자녀에게 줄 것이 너무 많아도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느끼게 한다.


여섯째, 그들은 자녀들에게 부모의 지갑이 무제한이라는 인식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 용돈을 줄 때,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등을 고려하여 매우 구체적인 토론이 있었던 모양이다. 자녀들이 절약하면서 알맞게 사는 방법을 알기에는 바람직한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곱째, 부모는 자녀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자선사업 등을 생활화하면서 자녀들에게 행동으로 보이면 그들도 그렇게 자랄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의 이번 모임을 이색적으로 보는 이유는 구성원이 갑부들이고, 주제가 교육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보통 물질적인 풍요가 자녀교육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사물에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기 마련이다. 자녀들이 하는 것을 공급할 수 있다든지, 이상적인 교육 환경을 꾸밀 수 있다는 것은 밝은 면이다. 그러나 자녀들에게 싹틀지도 모르는 배금사상·우월감·물질 위주의 사고방식·나약한 정신 등은 어두운 면에 속한다.


그런데 이 어두운 면을 생각하고 거기에 알맞는 교육 방법을 취하는 일이 쉽지 않다. 부모 자신이 성취감에 들떠서 자녀교육이 소홀히 되기 쉽고, 물질로 부모의 자녀 보살핌을 대신하려고 하거나, 풍요로움이 교육에 마이너스가 된다고 생각조차 않는 것이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가정에는 꿈과 같은 이야기일 지 모른다. 그러나 경제상태가 좋아지면서 생길 수 있는 현상들이다.


갑부들이 가지는 자녀 교육에 대한 고민을 이해하면서 각자가 처한 상태에서 최선의 교육 방법을 취하는 슬기로움이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자녀 교육’은 가장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허병렬100.jpg 허병렬 (Grace B. Huh, 許昞烈)/뉴욕한국학교 이사장

1926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성여자사범학교 본과 졸업 후 동국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60년 조지 피바디 티처스칼리지(테네시주)에서 학사, 1969년 뱅크스트릿 에듀케이션칼리지에서 석사학위를 받음. 서울사대부속초등학교, 이화여대 부속 초등학교 교사를 거쳐 1967년부터 뉴욕한인교회 한글학교 교사, 컬럼비아대 한국어과 강사, 퀸즈칼리지(CUNY) 한국어과 강사, 1973년부터 2009년까지 뉴욕한국학교 교장직을 맡았다. '한인교육연구' (재미한인학교협의회 발행) 편집인, 어린이 뮤지컬 '흥부와 놀부'(1981) '심청 뉴욕에 오다'(1998) '나무꾼과 선녀'(2005) 제작, 극본, 연출로 공연했다. 

?